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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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추천영상으로 뜬 

TVN의 '유퀴즈온더블럭'을 보게 되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인물이라

잠깐 시간을 내서 보고 있는데

마지막 퀴즈를 맞추는 시간이 있었다.

이 때 출제된 문제는 한국 화가 작품을

현재 경매 낙찰가가 높은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었다.

제시된 작품은 이중섭의 대표작인 <소>와  

김환기의 <Universe 5-IV-71 #200>, <고요 5-IV-73 #310>,

<3-Ⅱ-72 #220> 이렇게 총 4점의 작품이었다.  

문제를 듣는 순간 당연히 이중섭의 <소>가

최고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 머릿속으로 순서를 정해보았다.

출연자들 역시 순서대로 낯이 익은 <소> 그림부터

배열을 했는데 결과는 오답이었다.

이중섭의 <소>는 47억으로 제시된 작품 중 가장 낮은 가격이었고,

김환기의 <Universe 5-IV-71 #200>가 약 132억,

<3-Ⅱ-72 #220>은 80억, <고요 5-IV-73 #310>은 60억 5천만원이었다.

 

현대미술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탓인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높은 낙찰가라면 뉴스에서라도 한번쯤 봤을 법도 한데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미술과 그림에 대해서 아무리 몰라도 그렇지.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작가인데

정작 한국사람인 나는 이름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의 그림이 어떠한 의미인지, 

왜 그렇게 높은 가격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할 뿐더러 관심도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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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미술관2 : 한국]는 딱 그 시점에 만나게 된 책이다.

고대를 비롯 중세, 근대미술과 관련된 책은

종류도 많고 심심치 않게 봐왔는데

현대미술과 관련된 책은 거의 읽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나같은 문외한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김환기 화가의 작품에 궁금증이 딱 생길무렵

[방구석미술관2 : 한국]이 한국의 현대화에 대해

다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깜짝 놀랐다.

필요한 시점에 이렇게 딱 선물처럼 찾아와 주다니.

 

동명의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서양미술을 다룬 [방구석 미술관]에 이어

2편으로 한국미술편을 출간한 것이다.

이중섭, 나혜석, 이응노, 유영국, 장욱진, 김환기,

박수근, 천경자, 백남준, 이우환까지

'20세기의 한국미술의 거장' 총 10명을 만난다.

사연도 있고 해서 이들 중 단연 궁금한 이는 '김환기'였는데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나보다.

 

저자 역시 프롤로그를 '김환기'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얼마 전 일입니다.

사석에서 한 신사분과 미술에 대한 담소를 나눌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반 고흐 그림을 좋아한다면 반 고흐 예찬론을 펼쳐 보였습니다.

그런 그분께 저는 물었습니다.

"김환기는 어떠세요?"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대답하시더군요.

"모르는데..."

궁금했습니다. 왜 우리는 서양미술에 열광하면서도

한국미술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이상했습니다. 왜 우리는 미술이라고 하면

서양미술을 먼저 떠올리고,

무엇보다 먼저 서양미술'사'라는 역사를 공부하려고 할까?"

<중략>

<방구석 미술관2 : 한국>편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이제는 좀 알고 싶은데 알기 어려운 한국 현대미술.

그 시작을 돕기 위해 이 책은 쓰였습니다.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1세기 동안 한국 현대미술은 어땠는지,

그 흐름의 맥을 짚어 보여주고자 한국태생 미술가 10명을

방구석에 모셨습니다. 

그들과 함게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수다 떠는 중에

'한국의 예술'이 '세계의 예술'로 확장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동서양, 국경, 이념 등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며

오늘날 미술은 사실상 하나의 '세계미술'이 되어가고 있음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 p.005~007 -들어가며 中-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민망함이 좀 줄어들었지만 

한국미술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보편적이라는 사실은 좀 슬펐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한국화가들이 목숨을 걸 정도로

치열하게 탐구하며 온 생을 바쳐서 일궈 낸 작품들을,

한국미술의 맥을 우리는 너무도 모른다는 것이,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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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은 서양미술을 다뤘던 1편과

동일하게 구성되어 있다.

소개할 화가의 대표작과 그의 작품과 생을

아우르는 수식어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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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면 화가의 사진과 사진에 대한 설명,

이 장을 관통하는 키워드 혹은 문구가 던져진다.

저자는 이 키워드를 따라 화가의 생애부터

작품의 흐름과 발전, 미술사적 의미까지 시간순으로 추적해간다.

분기점이 되는 사건과 전환점이 되는 계기들,

파란만장했던 삶과 철학이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어떻게 발전되어갔는지 의미를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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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본문에서 미처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추가로 다루면서 마무리한다.

예를 들어 이중섭하면 '소', '아이'의 그림이 떠오르지만

'닭'도 그렸었다고 하는데

그 의미는 무엇이었는지를 다루는 식이다.

 

현대 작가의 작품에 대한 책이 많이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저작권의 부담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이 책은 이우환의 작품(저작권 문제로 QR코드로 연결해서 감상할 수 있다) 외에는

화가들 작품의 섬세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낌없이 많은 작품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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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작가가 어떤 작품에 영향을 받아 가면서

성장을 해왔는지 영향을 받은 작품까지 같이 비교해서 보여주면서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영향이 사조일 수도 있고,

전통적인 미일 수도 있고,

뮤즈와 같은 동료, 동반자이기도 하고, 

장자와 같은 사상가의 사상이기도 하다.

그런 사소한 부분까지 가져와 인용해 보여주면서

그 생생한 느낌을 실감나게 전달해준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화가들이 서양화라는 장르에서

작품활동을 주로 했지만

자신만의 세계가 구축될수록

한국의 미, 자연으로 귀결되고

결국에는 우주 전체를 아우르는 단계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대나무에서 서양화로, 다시 한글로 점진했던,

모두, 함께, 어울려, 자유와 평화의 춤을 노래했던

이응노가 그러했고,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였던 유영국의

극도로 단순해졌던 '산'의 세계가 그러했다.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는 사람(민족)은

영원한 공허함 속에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였을 때 모방만 할 수 있을 뿐

자신이 가진 것과 통섭해 재창조해내지 못합니다.

문화유산이 있기에 우리는 어제를 소중히 기억하며,

현재를 지혜롭게 살아, 건강한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것입니다"

 

한민족 미의 맥(脈)을 이어 '현재의 미'로 재해석해가며

극도의 무욕의 단순함을 추구했던 장욱진도 그러했다.

 

신과 인간의 매개와 같은 역할을 TV로 표현하면서

소통과 지구촌이라는 공간에 존재하는

우리는 하나라는 아우름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백남준,

 

다소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돌과 철판으로 자연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존재들,

사람, 자연은 물론 공기, 공간, 그 속의 울림, 떨림까지도 

모든 것들의 관계를 조망하려고 했던 이우환 역시

관계를 통한 큰 하나의 어우름을 추구하려고 했다.

 

김환기 역시 궤를 같이 한다.

흔한 백자항아리를 끝도 없이 탐구하면서

한국의 미를 표현해내려고 했던 김환기는

고향 자연의 그리움과 백자항아리의 무심(無心)의 미를

투영한 '점의 우주'를 창출한다.

한점 한점을 채움으로써 이루어지는

우주는 역설적으로 모든 걸

비워내버린 무심의 공간이 된다.

 

역대 가장 비싼 한국작가의 작품 10점 중 9점이

김환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한

답으로 저자는 말한다.

 

"우선(일반적으로 말하자면) 환기의 작품은 '미술사적으로'

한국 20세기 현대회화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유영국과 함께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이며 무엇보다

(1970년대 탄생해 현재 세계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단색화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화가이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미술사적 가치를 공고히 인정받은 작가일수록

작품가는 고공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김환기의 경우 이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작품이 너무 좋습니다. 그저 그의 그림이 너무 좋습니다.

경이로움을 느낄 정도로 좋습니다.

작품이 가지는 미술사적 가치도 가치지만,

환기가 그린 그림 속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사실 표현할 필요도 없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오직 그의 그림에서만

뿜어 나오는 순수의 에너지요.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 모든 세계인의 마음을 통하게 하는

그의 그림은 '돈의 가치'마저도 무색하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 p.227~228
 

"그렇게 마르지 않는 순수의 에너지를

무한히 발산하며 팽창하는 '점의 우주'를 세상에 선물합니다.

그런 환기의 점화를 꼭 몸으로 직접 만나보세요.

그가 창조한 무한한 점의 우주 속에서 유영하는 신비로운 체험,

 체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때 더 이상의 어떤 설명도, 문자도 불필요함을 알게 되실 겁니다.

--- p.259~260

 

도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에너지와 기운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알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붓터치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그의 작품을 직접 보지 않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에너지와 경이로움이 있을 것 같다.

 

찾아보니 '환기미술관'이 꽤 지척에 있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다니 새삼 억울하다.

한 걸음에 달려가고 싶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당분간 휴관이라고 한다.

아쉽지만 다시 개관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책을 읽으며 미술책에 가볍게 한 두 줄로 표현되었던,

심지어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수많은 화가들이 얼마나 예술혼을 불태우며

치열하게 한국미술을 개척해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그림을 자주 봐주고, 

그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세계를 제대로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한국미술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렇듯 무지몽매한 나에게

한국현대미술을 조금이나마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준

흔치 않은 현대미술 가이드이다.

앞으로도 이 책의 부제처럼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이후의 현대미술도 지속적으로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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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공부합니다 - 게임폐인에서 의대생이 된 인생역전 공부법
이원엽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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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보니 공부법책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웬만한 공부법책은 다 들춰봤다.  

내용을 살펴보면 맥락은 거의 비슷하다.

방법에서 각자의 경험과 취향의 차이가 있을 뿐,

좀더 성실하고 조직적인 사람은 계획이나 실천과정이

감히 따라할 엄두도 안날 만큼 압도적이고,

조금 느슨하게 했던 사람들도

어쨌든 본인의 목표를 향해 달려서 성취한 만큼

빽빽한 과정에 벽이 먼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용의주도하지 않은 사람은,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은,

그 방법을 과연 끝까지 따라해서 실천해낼 수 있을까.

자신에 적용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

결국 책으로 남느냐 내것이 되느냐의 갈림길은 그 부분인 것 같다.

 

다시 학교에 입학해서 2년을 꼬박 공부하면서

다시 깨달은 방법과 여러 경험들을 추가해서

막막해하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어도

결국 원점이 될 때가 많다.

너무 많은 방법이 다양한 걸까?

자세한 방법은 오히려 질려버리게 하는 것일까?

최근 근본적인 회의와 물음이 일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확신을 가지고 일단 시도라도

해보게 할 수 있을까.

딱 한가지만 실천한다면 무엇을 하라고 할까.

단순해야 전달도 쉽고, 하기도 쉬울 것 같았다.

100% 효과를 볼 수 있는 그 딱 한가지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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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합격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공부합니다]

홍보기사를 보게 되었다.

게임폐인에 고등학교 입학당시 be동사도

제대로 모를 정도의 실력,

문제집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가정환경.

이런 저자는 결국 교과서와 기출문제만 가지고

공부를 시작 결국 삼수끝에 결국 의대에 합격했다는

내용을 본 순간 눈이 번쩍 띄였다.

 

단순할 때 공부하기도 편하고 집중도 잘 되고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을 때가 있다.

그냥 하나에 집중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수많은 사교육과 다양한 교재 등은

그렇게 하나에만 심플하게 집중하는 것을 허락치 않는다.

하나도 채 마무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또 접하고, 다시 새로운 교재를 접하고.

 

저자 자신도 얘기한다고.

자신도 넉넉했다면 이렇게 단순하게 할 수 없었을 거라고.

다양한 사교육의 방법으로 하면서

시간만 많이 잡아먹는 얕은 공부를 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을 거라고.

열악한 환경에서 최대한 방법을 찾다보니

결국 본질에 접근할 수 있었고

그게 실력으로 쌓여서

재수할 때보다 더 적은 시간을 공부했음에도

3개월 만에 4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승하고

6개월 만에 의대에 합격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공부법이 있다. (중략)

그런데 이 중에 완벽한 정답이 있을까?

진짜로 시도만 하면 어떤 문제든 막힘없이 풀면서 정적이 퀀텀점프하는 공부법이 있을까?

나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방법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다.

각각의 공부법이 지니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반드시 알아야 할 '공부의 본질'을 모른 채로 무작정 공부에 덤빈다고

그 결말이 좋을 리 없다는 뜻이다.

무엇이든 본질을 알아야 정복할 수 있다.

여러분은 우리가 정복해야 할 대상인 공부,

구체적으로 각 과목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해 본적이 있는가?

나는 두 번의 수능을 피눈물을 흘리며 망쳐본 뒤에야

이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고 끝내 그 답을 찾았다.

바로 공부의 본질은 '단순함'이라는 사실이다.

---p.51~52

 

그가 제시하는 '단순함'의 가장 기본은 '교과서'이다.

전통적인 수능 만점자의 공부비법 '교과서'에 충실하고....

또? 라고 허탈해할 수도 있으나

역시나 그도 '교과서'가 가장 중요한 교재라고 강조한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교과서의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되

그 개념 하나를 이해하는 게 하니라

그 전에 나오는 개념, 그 이후에 나오는 개념을

연결해서 깊이 파고들라는 것이다.

그 개념과 개념을 연결해서 이해하고,

개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이해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교과서의 단원별 목차를 이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개념을 파고들면서 파악한 후

문제를 풀되, 단순히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많고,

틀린 문제의 경우 왜 틀렸는지를 다시 개념을 끄집어와서

완벽하게 알 때까지 파고든다.

저자는 문제집 살 돈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문제를 다운받고, 풀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풀이집을 만들다보니 그 원리를 깨닫게 되었다 한다.

하나하나 풀이를 만들려면 개념을 다시 봐야 하고

그렇게 정리를 하다보니 어떤 개념에서 이 문제가 나왔고

어떤 개념과 연결되는지 체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체가 한 눈에 보이고, 문제에서 요하는 개념을

찾아내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아

세 번째 수능을 볼 때는 시간적인 여유조차 있었다고 한다.

 

요즘 그래도 많이 알려진 백지테스트,

그 너머 개념간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작업까지

그 개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전 단계, 전 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파고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처럼 많은 학생이 그냥 지나치고 있는 교과서의 목차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다.

내가 교과서와 기본 개념을 완벽하게 마스터했다고 자부하려면,

반드시 목차에 있는 개념과 그 개념이 왜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따라서 내가 어떤 개념을 완전히 숙지하고 있는지

아는 방법 또한 간단하다.

대단원을 보고 소단원의 내용이 무엇인지 떠올려봐라.

만약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 개념에 대해

이해가 덜된 것이며, 그것이 바로 본인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목차를 자주 보는 게 효과적인 이유다."

---p.72~73

 

공부의 7, 8할이 결국 교과서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문제를 풀면서 그 개념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인 것이다.

 

"이렇게 '연결'을 반복하면, 개념을 문제에 적용할 수 있게 되며

이로써 공부에 대한 기초 근력이 키워진다.

이런 식으로 실제에 적용함으로써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

아무리 복잡하게 꼬아놓은 문제를 보더라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직과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답을 찍어서 맞히는 운에 기대지 않고

진짜 실력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진짜 실력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p.93

 

이 과정이 그가 책에서 제안하는 5간계 생각 공부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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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에서 멘토로 활동하면서

그의 이러한 공부방법을 전파하였다.

그 과정에 받은 대표적인 질문, 당연히 독자가 궁금해할 질문들을

추려서 책에서 답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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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나올 법한, 가장 궁금해할 질문이 바로

"정말 교과서만 봐도 될까?"일 것이다.

이에 대한 그의 답변은,

 

"사실 나에게는 이게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앞에서도 계속 얘기했듯이 다른 교재를 살 수 없어 교과서만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공부해본 결과, 실제로 교과서만으로도 100점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략)

단순히 교과서에 나온 공식을 외우고 예제만 푸는 방식으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출문제의 의미와 교과서 개념 하나하나의 의미를

조금만 더 고민하고 스스로 질문에 답하면서 공부하면

운이 아닌 진짜 실력으로 100점을 받을 수 있다. (중략)

물론 수능장에서 잘 안 풀리는 문제를 만날 수 있다.

이때는 이전에 풀었던 기출문제 중 비슷한 문제가 무엇이었고

어떻게 풀었는지를 떠올리거나, 교과서 목차를 떠올려보면서 어떤 개념으로

적용하면 좋을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

경험상 이렇게 해서 안 풀리는 문제는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교과서를 중심으로 개념을 살펴보면서

머릿속에 잘 정리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제대로 인출해서 활용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p.117~118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많은 교재와 방법의 홍수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단순하게 생각할 때

길이 보이고, 방법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먼저 해본 선배의 확실한 조언은

불안해하는 후배들에게 확신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15시간씩 공부하며 재수를 했음에도

국어2등급, 수학3등급, 영어4등급, 과학탐구4등급이던 성적이

단순한 공부법으로 한 6개월 반수를 했음에도

국어1등급, 수학1등급, 영어2등급, 과학탐구 1등급으로 상승했다.

같은 사람의 결과이니 그 효과를 의심하지 않아도 될 듯히다.

 

막연했던 여러 가지의 생각들이

이 책을 보면서 확실하게 정리가 되었다.

이제 개념을 정리하기도 전에

문제 먼저 풀고 있다는 아이들에게

이론과 근거를 대면서 얘기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왜 교과서 읽기가 우선인지, 왜 백지테스트가 필요한지.

그리고 다양한 문제집이 아닌

하나의 문제집이라도 제대로 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기초가 없다고.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조용히 내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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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 이동진 영화평론집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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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영화평을 좋아했다.

'금요일엔 수다다'부터 어쩜 그 전부터인가.

'무비썸', '영화당'까지 쫓아다니며 그의 영화 해석을 즐겨듣곤 한다.

다소 어렵게 표현을 해서 선뜻 이해가 안될 때도 있지만

촌철살인같은 깊이있는 해석과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분석에

어떤 영화평이든 믿고 보게 된다.

영화를 보고 올 때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해

개봉영화 별점과 한줄평을 참고해보곤 한다.

그가 극찬한 영화들은 다소 무겁거나 밀도가 꽉찬 영화들이 많아서

찾아서까지 보긴 부담스럽지만

내가 본 영화의 평을 비교해보기에는 유용하다.

영화가 누구 한 사람의 관점으로만 해석될 수는 없겠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내가 놓친 부분이나 또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됨으로써

훨씬 입체적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한 번 보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뷰나 영화평을 꼭 여러 편 챙겨본다.

좋았던 영화일수록 더더욱.

 

그런데 그의 영화평론집이 출간된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예약판매를 받고 있다는 온라인서점 홍보 메일을 받은 순간

전광석화처럼 달려가가서 바로 구매버튼을 눌렀다. 

한동안은 그를 책과 관련된 방송에서 많이 봤다.

빨간책방을 비롯 비밀독서단 등도 열심히 찾아 보고 들었다.

그것도 물론 좋았다.

그럼에도, 그는 역시 '영화'다.

'영화당'은 한 주에 2편, 그것도 주제를 가지고

진행하다 보니 영화를 자유롭게 다루기에는

제약이 따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 한편 한편에 그의 해석을

보고 싶다는 아쉬운 맘이 있었다.

최근에는 책과 관련된 일을 주로 해서 그런지

책도 주로 책과 관련된 책을 출간해서

약간의 갈증도 있었다.

그런데 그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정통 영화평론집이 발간된다고 하니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었다.

 

예약한 후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실물을 손에 쥐었다.

 

 

 

벽돌보다 더 두꺼운, 맞으면 무기가 될 법한 두께의 책은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 으뜸이었다.

정가가 높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두께와는 상관없이 충분히 지불할 의사가 있었지만

 막상 묵직한 책을 받고보니 넉넉한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다.

그만큼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제본은 두께때문인지 간지나는 튼튼한 사철제본으로 되어있어

책장이 떨어져 나갈 염려없이 마음껏 펼쳐서 읽을 수 있다.

 

 

책은 1999년의 <벨벳 골드마인>부터 2019년의 <기생충>까지

20년간 그가 써온 208편의 영화평론이 담겨있다.

208편!!!

웬만한 영화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얼른 내가 봤던 영화들의 제목을 찾아본다.

영화는 봤으되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던 영화들.

그럼에도 깊은 울림을 주거나

풀기 어려운 문제같은 것을 남겨주었던

영화들이 많이 눈에 띈다.

 

 

책에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들이 유난히 많다.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도 많은 편이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 변천을

볼 수 있을 정도로 7편이나 실려 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많이 보긴 했지만

보고나면 늘 숙제를 받아 든 학생처럼

찝찝함과 함께 의문부호를 붙이게 된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이 책을 받고 가장 먼저 홍상수 감독 작품만 죽 읽어봤다.

워낙 한참 전에 아리송한 마음으로 봐서 그런지

영화평을 읽으면서도 기억에서 끄집어내기가 힘들다.

영화의 스토리보다 인물의 말과 행동, 장면을

편집으로 정교하게 짜맞춤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감독 스타일의 영화를

스토리를 쫒아가면서 본 내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관점과 숏, 변화 위주로 풀어 쓴

영화평을 읽어보니 

영화를 전혀 보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느꼈다.

보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한편 한편 보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얼마 전 즐겨듣는 팟캐스트에

채소요리전문가가 출연을 해서 한 말이

계속 머리 속을 떠돌았다.

고기요리만 할 때는 삶이 단조롭고 지겹게 느껴졌는데

채소요리를 만난 후 채소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하루 하루 알아가다보니 삶이 의미있어졌다는 내용이다.

 

요즘 내가 딱 그랬다.

한참 돌진하던 생활이 잠시 주춤하다보니

무기력증까지는 아니지만

하루를 살아가는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던 중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영화를 보게 되었다.

몇 일전 신문에 책과 관련된 참고사진으로 실려 있던

스틸 사진을 보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오늘,

 별다른 생각없이 틀어놓고 보기 시작했다.

영화가 끝난 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시선이 켜켜이 쌓아둔 책더미 속에서

잠자고 있던 이 책으로 옮겨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장 해결해야 할 여러 일들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읽어보리라 하면서

가끔 눈인사만 하고 있던 터였다.

급히 목차를 살폈다.

역시나 있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단번에 읽어 내려갔다.

너무 간결하게 영화를 정리해주고 있었다.

복잡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웠던

그 생각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이것은 20세기 최악의 학살 사건을

가해자의 자리에서 되짚어 반성해보려는 태도이며,

피와 눈물로 반복해서 설명되어온

홀로코스트에 대해 다르게 말해보려는 시도다.

성실하게 사는 게 아니라

제대로 인식하며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 영화에서 연민의 대상일지언정

면책의 이유가 될 수 없는

무지의 폐해에 대한 경계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와 관련한

모티브들에 상징적으로 함축되어 있다."

--p.566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삶은 아직도 길다.

그 하루하루를 모르는 것으로 채워 갈 즐거움이 생겼다.

다시 탈탈 털고 일어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나서야겠다.

이 책은 그 즐거운 재료를 제공해줄 것이다.

 

내일은 어떤 영화를 볼까?

벌써부터 설렌다.

 

그러고보니 내일 10시에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게 된다.

 

<기생충>을 다시 한번 볼까?

극장에서 본 후 여기저기서 워낙 많이 다뤄지다 보니

마치 몇 번을 본 듯하다.

이 책에 가장 먼저 실려있는 영화가 바로 <기생충>이다.

영화관에서는 스토리 따라 가기 바빴는데

다시 꼼꼼히 보고 싶어졌다.

영화는 두 번 시작되니까. 

 

내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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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 유료 누적 조회수 5천만 산경 작가의
산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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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은 종이책보다 훨씬 접근성이 쉬운데도

너무 장르적이거나 자극적이거나 흥미위주일 것이라는 선입견에

선뜻 진입하기 어려운 장르였다.

그렇지만 웹툰처럼 아예 만화를 대체해버리지는 않더라도

웹소설 역시 점점 그 영역이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

최근 ebook이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음에도

아직 종이책을 고집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가방에 한두권씩 넣고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면

혹은 긴 여유시간이 생겼을 때

휴대폰을 켜고 ebook를 검색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ebook의 긍정적인 기능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그 맛에,

두툼하고 부드러운 책의 감촉에,

ebook은 절대 안 읽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장담을

슬쩍 내려놓기 시작한 것이다.

 

웹소설도 마찬가지가 될 것 같다.

이미 많은 웹소설이 드라마화되어

재미있게 보고난 후에야 웹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면

웹소설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구나라는

신선한 깨달음이 일곤 했다.

앞으로 대기중인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들어나고 있다고 하니

웹소설의 독자와 영향력은 점점더 넓고 깊게

확대해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찾아 읽지는 않았는데

언젠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에

웹소설가인 한산이가, 박연필 작가가 나와서

웹소설을 맛보기처럼 소개한 방송을 듣게 되었다.

그때 처음 웹소설이라는 세계를 인식하게 되었다.

진행을 맡고 있는 장강명 작가는  여러 이유에서

아직은 웹소설 세계에 들어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것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아직은 일반 소설과 웹소설의 간극은 넓다.

 

하지만 언젠가는 플랫폼이 아닌

컨텐츠로서의 영역으로 구분되지 않을까 싶다.

'회색인간'의 김동식 작가의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처럼

경직되지 않은 웹소설 플랫폼을 통해서

개성있고 창의적인 작가들이

자유로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들게 한다.

 

그때부터였다.

'웹소설'에도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방송을 듣다 보니 장르별로 필요한 공식이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실시간으로 독자의 반응을 살펴야 하고

그 반응이 곧 연재를 이어가고 이익을 창출하는 원동력이다보니

독자들을 의식하면서 풀어낼 수밖에 없는 제약도 있을 것이다.

그런 문화 속에서 형성된 웹소설만의

독특한 구조와 형식이 존재할 것이다.

독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보면서 글을 써야 하는

그 살벌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기 작가들의 공식은 무엇일까.

 

일단 웹소설 읽기를 시작하기 전에

웹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구조와 생리를 알고 싶었다.

원론적으로 재미가 있으면 당연히 인기가 있겠지만

아이디어를 풀어내는 웹소설 특유의 형식과 공식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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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읽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그 이유때문이다.

제목 그대로 '유료 누적 조회수 5천만'이라는 놀라운 기록의 

'산경' 작가가 자신만의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을 풀어놓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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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반 소설과 웹소설의 차이가 뭐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일반 소설 작가는 글을 다루지만 웹소설 작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일반 소설 작가가 완벽한 문장을 고민할 때

웹소설 작가는 좀 더 재미있고 흥미 있는 상황을 고민합니다.

일반 소설 작가는 현실 속의 평범한 사람 혹은 평범한 환경 속에

숨어 있는 깊이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면 웹소설 작가는

흥미 있는 사람, 흥미 있는 환경을 다양하게 넓게 보여줍니다.

일반 소설을 두 시간짜리 영화라고 한다면

웹소설은 한 시간짜리 드라마 24부작이죠.

일반 소설은 완성된 작품을 보여줍니다.

반면 웹소설은 작품의 완성을 위해서

독자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p.5~6 <프롤로그> 中
 

처음 웹소설을 접했을 때,

그리고 이 책을 펼치기 전 들었던 질문에 대한 답이

고스란히 서두에 실려있다.

차이점을 비교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표현은 한 것이겠으나

두 장르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2014년 <비따비 : Vis ta Vie>로 정식 데뷔한 작가는

10만독자를 보유한 편당 유료 조회수 3만을 돌파하며

월 매출 1억원의 기록한 주인공이다.

7년의 넘는 시간을 그렇게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작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자신만의 노하우를 이 책에서 솔직하고 생생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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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8개의 챕터로 세밀하게 나누어

작가 자신의 작품을 예로 들면서 구석구석 설명해주니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례가 실감나게 이해된다.

아쉬운 것은 그 작품들을 읽었다면 더 생생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유료일테지만 나중에 찾아서 읽어본 후

다시 비교해보면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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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은 가장 중요한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웹소설의 근간은 '이야기'이고,

가장 핵심이라는 것이 그대로 반영된다.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써라'

저자가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게 해주는 조언이다.

꼭 웹소설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겠지만

웹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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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장은 '어떻게 담을 것인가'이다.

어떤 캐릭터로 표현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구성의 형식으로 풀어낼 것인가를 담고 있다.

일반소설의 비중과는 다소 다른

웹소설만의 두드러진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연재의 형식으로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한 편을 구성할 때는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두어야 하는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저자의 성공과 실패담에 기초한 살아있는 조언을 들을 수 있다.

 

5~6장은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 지를 다룬다.

아마도 이 부분은 일반 소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철저한 준비만이 촘촘한 작품을 쓸 수 있는 것은

초석이 될 수 있는 것은 장르를 떠나 공통된 사항일 것이다.

 

7~11장은 구체적인 웹소설 쓰기에 대한 스킬이다.

프롤로그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

쓴다면 어떻게 쓸 것인가.

여기서도 웹소설 만의 특징을 고민해야 할 부분인데

역시 저자의 경험과 스타일 기초로 조분조분 설명해준다.

가독성 높은 글을 쓰는 방법, 서술하는 시점,

작품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해주는 디테일 등

습작을 하는 작가나 막 입문한 작가가 느낄 수 있는

막막함과 답답함을 콕 집어서 해소시켜 줄 것이다.

 

12장은 작가로서 발을 디디면서 부딪히게 될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플랫폼의 선택이나, 계약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13~17장까지는 작가로서의 생명을 유지하는 법.

작가가 되었다고 해서 끝은 아닐 것이다.

인기있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써내야 하고 유지해야 하는

정글같은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저자만의 비법(?)을 소개한다.

"하루도 쉬지말고, 5천자 이상을 써라."

 

18장은 웹소설 작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웹소설이 드라마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실제로 드라마가 되기까지 과정이

그렇게 어렵고 힘든 과정인지 처음 알았다.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 뿐만 아니라 흥행까지 고려해야 하는

쉽지 않은 확률이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해를 품은 달>이 새삼스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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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에서 작가는 마지막 당부를 한다.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세상은 계속 격동적으로 흘러가는데

자신만의 방식에 갇혀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소통이 중요한 웹소설 세계에서 금방 도태될 것이다. 

주독자층의 관심사에 함께 호흡하면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에 어울리는 스타일로 풀어낼 때

독자가 공감할 수 있고 영감을 주는 글을 써 낼 수 있을 것이다.

 

웹소설을 이해하려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작가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인 것 같다.

쉽게 읽히는 글이라고 해서

쉽게 쓴 것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어떤 특징을 가진 매체라는 것을 배웠으니

이제는 슬슬 그 속으로 들어가봐야겠다.

쓰기는 고사하고 읽기도 초보이니

스테디셀러로 먼저 시도해봐야겠다.

당분간은 스마트폰 하나만 가뿐하게 들고 다닐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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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소중한 플레이리스트
김현경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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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은 조용하면 더 집중이 안된다.

멈춰버린 듯한 시간이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특히 무언가를 집중해서 빨리 끝내야 할 때는

더더욱 심리적인 압박감을 해소시켜줄 무언가를 찾는다.

컴작업을 할 때는 주로 유튜브 방송을 많이 틀어놓고

때로는 여러 번 봐서 스토리를 이미 알고 있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틀어 놓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음악'이다.

청소할 때도, 샤워할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독서를 할 때도

거의 '음악'을 틀어놓는 편이다.

 

음악 장르는 거의 가요이지만

때때로는 그냥 추천 클래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가요는 취향이 안맞으면 거슬리지만

클래식이나 연주곡은 추천곡이 새로운 느낌을 줄 때가 있어서

유튜브나 멜론에서 종종 이용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거의 듣지 않는 장르는 '재즈'였다.

기승전결도 잘 느껴지지 않았고

특히나 선입견인지 모르겠지만

끈적거리는 느낌은 느끼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로 해서

좀처럼 선택하지 않았었다.

최근 어쩌다 재즈를 듣게 되었는데

이전과는 다른 편안한 쉼터 같은 아늑함이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일까.

예전의 그 답답하고 지루한 느낌이

이제는 오히려 편안하게 감싸는 듯한 휴식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음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음악의 역사 이론을 몰라도 즐기는데는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릴 것이고,

무엇보다 배경스토리를 알면

음악이 더 풍부하고 애절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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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소중한 플레이리스트]를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 역시 음악의 배경지식을 늘려서

음악의 언어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싶었다.

전문가가 즐기는 음악과

대중이 감동하는 음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음악 속에서 선택된

음악은 분명 오래, 깊이 들을수록 그 진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무엇보다 어떤 한 장르만 다루는 것이 아닌

클래식, 재주, 대중음악을 아우르면서 다루고 있어

음악의 전체적인 배경과 뿌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또한 음악에세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설명이 끝나는 곳에 추천음악목록과 함께

저자가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의 QR코드를 실어서

음악을 감상하면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것은 곡마다 링크가 연결된 것이 아니라

유튜브 채널로만 이동이 되어 있어서

해당음악을 찾으면서 들으려니

글을 읽는 흐름이 자꾸 끊기는 불편함이 있었다.

곡마다 연결해놓으면 주소가 수정된 경우

나중에 어긋난 정보로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은데 장단점이 있는 듯 하다.

어찌되었든 책을 읽으면서는

내용과 살짝 어긋나더라도 음악을 함께 들으면서 읽기를 추천한다.

글로만 읽을 때와 음악을 같이 들을 때

느껴는 곡에 대한 느낌은 천지차이이기 때문인다.

불편함을 무릅쓰고라도 독자에게 굳이

들려주려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각 주제에 따라 연관성을 갖는 클래식 음악과 재즈, 그리고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아티스트, 장르 그리고 작품들의 의미와 영향력을 소개하였다.

2장에서는 재즈의 시작부터 모던 재즈의 개척자 마일스 데이비스까지 다루었다.

미국의 대중예술인 재즈가 시대적 상황과 변화에 따라 변천하는 스타일을 살펴보며 특징과 흐름,

그리고 중요 아티스트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독자들의 재즈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 장이다.

덧붙여, 발전의 양상에서 유사성을 보이는 클래식 음악과 비교도 해보았다.

마지막 장에서는 평소 존경하고 좋아했던 아티스트가 후세에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그들의 음악은 나만의 플레이 리스트에 소중히 저장하고픈 소망을 불러일으킨다."

- '시작하면서'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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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삶이 빛나는 음악, 클래식에서 대중음악까지'는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 잡는다.

아이돌 팬덤의 현상의 기원을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출발하여 낭만시대 리스트를 거쳐

최초의 아이돌 프랭크 시나트라,

그리고 아이톨 팬덤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케이팝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해석은

이해하기 힘들었던 현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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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째로 다루는 주제 역시 평소에는 관심 밖의 주제였다.

바로 '랩'이다.

가사의 중요성의 시초부터 랩의 뿌리,

한국의 랩의 계보까지 아울러 다룸으로써

음악의 원천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후 비틀즈, 퀸을 비롯한 영국의 뮤지션들,

댄스음악, 민족음악, 축제음악 등

커다란 하나의 주제 속에서

전방위적으로 끌어와서 이야기를 구성한다.

음악의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현대까지 이어지니 다루니

더욱 생생하게 음악 변천의 의미가 느껴진다.

다만 기고했던 매체가 학회지이다 보니

분량의 한계가 있어서인지 한 분야를 좀더 깊이

다루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2장 '나를 위로하는 음악, 재즈'에서는

재즈의 역사, 장르를 좀더 촘촘하게 다루고 있어

재즈를 한층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블루스, 스윙, 부기우기, 비밥, 쿨재즈, 모달 재즈, 현대 재즈까지

뮤지션을 중심으로 재즈의 변화를 살펴본다.

쉽지 않은 삶을 살았던 흑인들의 한을

음악으로 풀어낸 장르이다 보니

뮤지션의 삶 또한 다양한 슬픔과 아픔, 희열이 느껴진다.

스토리가 있어 재즈의 깊이는 더욱더 깊어지는 것 같다.

저자가 권하는 곡을 틀어놓고

책을 읽노라면 당시의 재즈공연장으로 초대된 느낌이다.

배경을 알고 들으니 슬픔과 애환을 리듬과 흥으로 풀어낸

그들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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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노래를 사랑한 가수의 삶과 음악'에서는

더더욱 스토리와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마리아 칼라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필리프 자루스키,

주세피나 스트레포니, 제니 린드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를 만나 볼 수 있다.

영상으로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가수들의 경우는

음악과 영상을 함께 보면서

접근하니 그들의 노래가 한층 더 가슴 속을 파고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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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음악의 여행을 하다보니 어느덧 종착점에 도달했다.

마치 도슨트의 설명을 들은 것 같이 생생하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한층 결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책장을 덮고 본격적인 뮤지션들의 안내를 따라

음악 속으로 제대로 들어가야겠다.

 

장르별 좀더 깊이 다루는 시리즈물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면서

오늘은 재즈 속으로 몸을 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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