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는 파랑 - 피아니스트가 음악을 기억하는 방법
김지희 지음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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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름다움에 스며드는 감각과 기억의 여정'

<G는 파랑> 이 책의 앞 날개에 쓰인

이 책을 설명하는 문장 중에 하나인데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전체 200페이지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금방 읽을 것 같았다.

아니 사실 맘잡고 읽기만 한다면

한 두 시간이면 다 읽을 정도의 분량이다.

그런데 출퇴근길에 몇 번을 가져가고도

다 못 읽어서 주말까지 들고 있게

될 줄은 예상을 못했다.


책의 구성은 저자가

음악을 듣는 법을 소개할 때

에세이처럼 저자와 인연이 닿게 된

혹은 의미있는 곡으로 남게 된

사연을 풀어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챕터별, 꼭지별로

음악이 소개되는데

그 곡을 일일이 유튜브에서 찾아서

들으면서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400페이지 이상의 책을

읽은 것보다 속도가 안나고 시간이 걸린다.

나중에는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책을 먼저 읽고

나중에 음악을 찾아서 들으려고 했는데

음악을 들으며 읽을 때와

글만 읽을 때의 느낌과 감동이 전혀 달랐다.

특히나 어떤 부분을 주의깊게 들어보라거나

상상하면서 들어보라거나 하면

음악을 찾아서 듣지 않고서는

소통이 전혀 안되는 기분이었다.

유튜브에 [G파랑]이라는 폴더를 만들고

책에서 알려준 음악을 찾아서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어쩔 수 없이 전곡을 듣지 못한 곡들은

나중에라도 다시 듣기 위해서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난 후에도

반도 못 읽은 것과 같은

섭섭함이 남는 것은

책에 소개된 곡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그냥

넘겨버려서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글이 어렵거나

난해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저자가 피아니스트가 되기까지

그리고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스승같은 곡들에 대한 사연을

일반적인 에세이처럼

편하게 써내려갔다.

쉽게 읽힌다고 쉽게 쓰여진 것은

아니리라.

솔직한 자기고백부터

음악과 함께 한 희노애락의 시간들이

꾹꾹 눌러 담겨져 있다.

쉽게 읽히지만 쉽게 읽을 수 없는

빨리 읽어버리면 아까운 글들이다.

음악찾기는 어쩌면 핑계고,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아껴 읽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피아니스트가 음악을 기억하는 방법'

이라는 부제처럼

책은 저자가 음악을 기억하는

세 가지 방법으로 챕터로 나누고 있다.

1장 몸으로 기억하기

2장 마음으로 발견하기

3장 음악으로 살아가기



제목이 <G는 파랑>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동명의 제목으로 된

<모리스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M. 83>

곡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알게 되었다.

청각을 시각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음악가가 음악을 어떻게 상상하며

형상화하여 듣고 느끼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에게 G는 파란색입니다. G장조가 중심이 되는 곡에서는 다채로운 파랑이 들립니니다. G장조인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에는 세상의 모든 파랑이 있습니다. 1악장은 파도입니다. 어릴 때 본 바다의 파도는 악몽에 나오던 새파란 상어의 입이었습니다. <중략>

2악장은 파랗지 않은 것을 파랗게 기억하는 장면입니다. <중략>

3악장의 파랑은 어릴 때 자주 먹던 페인트 사탕입니다. 먹기 전에 보이는 투명하고 진한 파랑에는 사탕을 사는 설렘과 혹시 선생님에게 들킬까 하는 긴장이 있습니다. <중략>

라벨의 작품처럼 많은 악기가 다채롭게 뛰노는 음악을 들을 때면 어릴 때 이루지 못한 예쁜 색칠의 꿈을 대신 이루는 느낌이 듭니다.

P34~35


음악을 먼저 들었다면 좀 난해하게

느꼈을 수도 있겠는데

저자의 가이드를 따라 들으니

다양한 파란색의 물감으로 그려지는

캔버스의 그림들을 상상하며

들으니 훨씬 생생하고

실감나게 들린다.

당연히 [G파랑] 플레이리스트에 저장!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이탈리안 협주곡 F장조, BWV 971>

이 곡도 저자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된 곡으로

지금은 가장 애정하는 곡이 되었다.


<이탈리안 협주곡>은 제가 학생이었을 때 가장 연습하기 좋아했던 음악입니다. <중략> 이 곡을 설명하는 교수님의 표정이 참 행복해 보였고, 교수님을 흉내내면서 전해진 손의 움직임이 개운했습니다. 손가락으로 퍼즐을 맞추는 느낌이었습니다. <중략>

제게 1악장의 퍼즐은 작고 얇은 나무조각이었고, 2악장의 퍼즐은 청동이었고, 3악장의 퍼즐은 소나기를 머금은 돌멩이였습니다. <중략>

이 곡에서는 건반이 혼자서 솔로와 오케스트라를 표현합니다. 플루트가 시작하고, 첼로가 이어받고, 바이올린이 지배하다가, 바순이 들어옵니다. 무거운 종소리가 배경에 퍼질 때도 있습니다. 어떤 악기가 리드를 하며 어떤 퍼즐을 만드는지 상상하며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p.60



이렇게 [G파랑] 폴더는 뒤늦게

한 곡, 한 곡 채워져 가고 있고,

피곤한 출퇴근길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 덕분에

음악은 다채로운 모양과 색으로

귓전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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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방구석 시리즈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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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 <방구석 뮤지컬>을 보고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상식도 높아졌었다.

단순히 스토리만 나열하는 것이 아닌

그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집중해야 하는 점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해주어서

뮤지컬을 선택할 때, 감상할 때

가이드처럼 활용하기 좋았었다.

이 책 <방구석 오페라>를 처음 보았을 때

잠시 '어 내가 읽은 책 아닌가' 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뮤지컬이 아니라 '오페라'였다.

그리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아무래도 오페라는 뮤지컬보다 대중의 장벽이 높다보니

내가 과연 오페라를 즐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꾸어 생각해 보면 그럴수록

오페라를 제대로 잘 즐기기 위해서

쉽고 편한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방구석 뮤지컬>에서 익히 경험한 바

저자는 분명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잘 설명해주고 가이드를 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조금은 낯설고 어려운 장르이지만

저자 특유의 쉽고 편안한 설명은

귀를 쫑긋거리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가면서 집중하게 만들고,

기어이 오페라를 직접 보러 가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 것이다.



전작에서처럼 이 책 역시

스토리라인을 따라갈 수 있는 중요한 곡의

번역본과 메인 뮤직리스트,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표곡을 감상할 수 있는

QR코드를 전달해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처음에 몇 번은 곡을 틀어 놓고 보면서

내용을 읽어 나가다가

시간이 많이 걸려서 우선 읽고

나중에 한꺼번에 보자고 텍스트만 읽자니

짧게나마 극과 곡을 보고 읽는 것과

텍스트로만 접하는 것과는

느낌과 이해도가 천지차이라는 것을

다시금 (뮤지컬 때도 느꼈지만) 깨달았다.



결론은 이 책을 읽고

오페라를 직접 보러가는 것과

유튜브로만 감상하는 것과도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라는 것이다.

읽고 마음의 준비가 된다면

하나쯤 골라서 직접 관람하러 가야겠다.



책은 총 5개의 파트 즉,

5개의 주제로 분류해서

총 25편의 오페라를 소개하고 있다.

Part 1은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정도의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피델리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율리시스의 귀환>, <리날도>,

<이도메네오>

이렇게 다섯 작품을 다룬다.

Part 2는 복잡한 애증의 관계의 작품들로

<요정의 여왕>, <피가로의 결혼>,

<나부코>, <포기와 베스>,

<서부의 아가씨>가 소개된다.

많이 알려진 오페라도 있지만

<서부의 아가씨>와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있는데 이러한 작품들은

좀더 감각적이고 초보자가 다가가기에

부담이 좀더 적다.

Part3은 악을 이기고 주인공이 승리해내는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도

구성되어 있다.

<돈 조반니>, <마술피리>,

<일 트로바토레>,

<보리스 고두노프>, <마탄의 사수>가 소개된다.

관객을 압도하는 크고 화려한 무대와

익숙한 곡들이 많은 작품들이 많다.

Part4는 비극으로 끝나는 작품들이다.

<살로메>, <라 조콘다>, <오텔로>,

<니벨룽의 반지>, <토스카>를 소개한다.

책에서 처음 알게 되는 <살로메>라는

작품은 파격적인 가사와

폭력적인 장면이 많다는 이유로

첫 공연 이후 수십년간 공연이

금지되었었다고 한다.

오늘날 작품으로 따지면 굉장히

입체적인 매력을 가진 인물이고

음악마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잘 맞아 떨어지면서

관객들은 기존에 오페라에서

느끼지 못했던 신선하고 현대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 공연이 된다면

꼭 한 번 가서 직접 보고 싶은 작품이다.

마지막 Part5 역시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다.

다양하고 실험적인 노래들이

많은 작품들이다.

<포페아의 대관식>, <투란도트>,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파우스트>,

<카르멘>까지 익숙한 스토리도 있지만

이를 재해석하여 오페라로 풀어낸

시도들을 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파우스트>의 몇 장면과 곡을

들어봤는데 현대무용같은 구성은

오페라의 긴장된 벽이 느껴지지 않는

편하게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역시 공연을 한다면 꼭 가서 보고 싶다.

비록 작품의 맛보기였지만

이렇게 작품을 보면서 해설을 읽다보니

어느새 오페라에 친숙해지고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방구석을 나와서

진짜 오페라를 즐기러 가야겠다.

가장 먼저 어떤 작품을 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본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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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현대미술 - 진짜 예술가와 가짜 가치들
뱅자맹 올리벤느 지음, 김정인 옮김 / 크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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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열렸던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회에 다녀왔었다.

대형 전시회임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특히나 미국의 화가라는 점이 새로웠다.

전시에는 호퍼가 파리에 건너가서 활동하던 시기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시기에 많이 좌절을 느꼈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예술에 대한 한계에 대한 자각이었을 수도 있고,

미국의 화가를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좌절감은 미국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시선과 방법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현대미술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진보적이고 진취적인 저자의 책 [또 다른 현대미술]에서는

반갑게도 호퍼가 등장한다.

저자는 프랑스 현대미술에 영향을 준 작가 중의

한명으로 호퍼를 꼽고 있는 것이다.

권위와 자존심, 전통 등 이해관계에서

가장 자유로워야 할 예술계가

편견과 장벽, 힘의 논리에 지배되는 현실에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벌거벗었음을 외치는 아이와 같은

역할을 이 책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려운 현대미술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내는 책인 줄 알았는데

처음 서문부터 그 기대는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저자는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20세기의 미술사에 정면 도전한다.

순수한 예술의 평가가 아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패권을 쥔

미국 주도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정치, 경제 적인 배경이 깔린 이 흐름에

세계 여러 나라는 암묵적으로 동의하면서

순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 중심이 되었던

유럽 미술의 색깔은 옅어졌고

가짜 가치에 밀려난 뛰어난 화가들은

주류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라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QR코드로 정성스럽게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의

작가와 작품을 찾아서 올려주어

같이 보면서 읽어나가면서

우리도 이러한 주장과 시선이

필요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계는 특히 순수미술이나 음악, 문학계는

활동 범위가 좁아서 원색적이고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없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급진적이지만 똑바른 시선을

던지는 목소리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저자는 프랑스적인 미술을 주장하는 바,

프랑스 사람만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아울러서 주목해야 하는

프랑스적인 현대미술의 특징과 방향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는

주목해야 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작품들을 QR코드로 같이 볼 수 있도록

실어주었는데 이를 따라가면서 보는 것만으로

박물관,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흥미롭고

설렘과 떨림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다만, 이런 주제에서 제시한 사례가

프랑스 작품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역자도 얘기한 것처럼 이 책의 한계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당연하게 순종적으로 받아들였던

현대미술사에 대한 의문부호를 찍고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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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묘묘의 타로카드 레슨 - 누구나 바로 점칠 수 있는 타로카드 실전 리딩 북
타로묘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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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에 관심이 많아서 예전에 배웠다가 최근 다시 배우고 싶어서 강의를 듣고 있는 중인데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초보자도 쉽게 풀어낼 수 있다니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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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칸집 - 사람과 삶이 담긴 공간
차민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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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아가느냐의 중요성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실감하게 된다. 

좁은 공간, 넓은 공간, 

자연적인 공간, 도시적인 공간...

두루두루 경험을 해보니 

상황에서 오는 감정과 생각의 변화도 있지만

환경이 기운과 감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느낀다. 

여행을 가는 이유도 같을 것이다. 

일상의 멈춤도 있지만 

새로운 환경의 생경함, 낯섬을

즐기기 위함도 클 것이다. 

'건축'과 관련된 책을 즐겨보는데

그 이유 역시 

사람이 많은 시간 머무르는 공간에 대해

알고 싶기 때문이다. 



<아홉칸집>을 읽게 된 이유 역시 

그 공간의 의미와 그 안에서 

달라진 삶의 궁금해서였다. 

'2021년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이라는 

거창한 이력보다는

편리한 아파트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북한산 자락에 집을 짓고 

살 수 있는 용기와

그로인해 달라진 삶이 궁금했다. 



한옥을 응용해서 지은 집은

목조가 주는 안정감과 자연적인 건강함이

책으로도  그대로 느껴진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맘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될 수 있는 

공간도 해방감과 함께 아늑함을 선물한다. 

한옥의 가장 큰 장점은 

유현준 교수의 말을 빌자면

바깥의 자연을 안으로 끌어 들여와서

지루하지 않은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폐쇄적인 서양과는 달리

자연이 인테리어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하루의 변화, 사계절의 변화가 가져오는

시시각각의 다른 풍경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무엇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그 변화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충족감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더 생생한 모습이 보고 싶어서

방송에 나온 이 집을 찾아봤다.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EBS의 '건축탐구-집'에도 

소개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사진으로 봤던 느낌과는

또다른 동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아홉칸집'은 정사각형의 구조를

가로 3, 세로 3, 아홉칸으로 만들어

공간을 구성하여서 붙인 이름으로

마루와 방을 유연하게 변형해서

사용하는 한옥처럼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변형해서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상암에 있던 사무실과 합치면서

줄인 월세로 대출이자를 감당하고 있다는데

최근 금리가 많이 올라서 

저자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는 것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껴진다. 


​외부환경의 변화로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어려움이 따르고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 공간에 누워 숨쉬노라면

나른하게 욕조에서 북한산 자락을 바라보노라면

오늘의 이 행복에

걱정과 근심은 어느새 사르르 녹을 것 같다. 

공간이 주는 어려움보다

공간이 주는 만족감과 행복이 더 크다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기에.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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