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현대미술 - 진짜 예술가와 가짜 가치들
뱅자맹 올리벤느 지음, 김정인 옮김 / 크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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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열렸던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회에 다녀왔었다.

대형 전시회임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특히나 미국의 화가라는 점이 새로웠다.

전시에는 호퍼가 파리에 건너가서 활동하던 시기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시기에 많이 좌절을 느꼈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예술에 대한 한계에 대한 자각이었을 수도 있고,

미국의 화가를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좌절감은 미국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시선과 방법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현대미술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진보적이고 진취적인 저자의 책 [또 다른 현대미술]에서는

반갑게도 호퍼가 등장한다.

저자는 프랑스 현대미술에 영향을 준 작가 중의

한명으로 호퍼를 꼽고 있는 것이다.

권위와 자존심, 전통 등 이해관계에서

가장 자유로워야 할 예술계가

편견과 장벽, 힘의 논리에 지배되는 현실에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벌거벗었음을 외치는 아이와 같은

역할을 이 책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려운 현대미술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내는 책인 줄 알았는데

처음 서문부터 그 기대는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저자는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20세기의 미술사에 정면 도전한다.

순수한 예술의 평가가 아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패권을 쥔

미국 주도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정치, 경제 적인 배경이 깔린 이 흐름에

세계 여러 나라는 암묵적으로 동의하면서

순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 중심이 되었던

유럽 미술의 색깔은 옅어졌고

가짜 가치에 밀려난 뛰어난 화가들은

주류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라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QR코드로 정성스럽게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의

작가와 작품을 찾아서 올려주어

같이 보면서 읽어나가면서

우리도 이러한 주장과 시선이

필요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계는 특히 순수미술이나 음악, 문학계는

활동 범위가 좁아서 원색적이고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없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급진적이지만 똑바른 시선을

던지는 목소리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저자는 프랑스적인 미술을 주장하는 바,

프랑스 사람만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아울러서 주목해야 하는

프랑스적인 현대미술의 특징과 방향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는

주목해야 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작품들을 QR코드로 같이 볼 수 있도록

실어주었는데 이를 따라가면서 보는 것만으로

박물관,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흥미롭고

설렘과 떨림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다만, 이런 주제에서 제시한 사례가

프랑스 작품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역자도 얘기한 것처럼 이 책의 한계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당연하게 순종적으로 받아들였던

현대미술사에 대한 의문부호를 찍고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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