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지 않은 새로움에게 새로움의 길을 묻다
임웅 지음 / 학지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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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라는 말처럼 흔하면서도 어렵고 힘들고, 모호한 말이 또 있을까? 이제 교육과정부터 과학기술, 경제까지 '창의'라는 화두는 흔하면서도 필수적인 요소처럼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위축이 된다. 도대체 '창의'가 무엇이고,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그 앞에서 답답한 한숨이 나온다.
그렇게 모호한 '창의'라는 말 앞에서 우왕 좌왕하면서 우리는 기존에 우리가 세워두었던 기준과 범위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있다. 시선은 먼 곳을 향해 있지만, 몸은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는 별다를 것 없을 것이라는 위안을 한다.

[새롭지 않은 새로움에게 새로움의 길을 묻다]는 이렇듯 모호하기만 한 '창의'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러한 '창의'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해준다. 이 책을 읽으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창의'라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풀고자 하는 마음 반, 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하려는 마음 반이었다. 과연 책을 끝까지 읽은 후에 '창의'라는 녀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첫인상은 책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진 논문 같다는 것이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가장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창의'라는 보이지 않은 것의 실체를 가시화시키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도대체 '창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바로 창의란 이런 것이다라는 설득력있는 실체를 보여 주어야만 그것을 키울 수 있는 방법 또한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선택한 방법은 '사례'였다. 보이지 않은 '심리'를 사레를 구체화시키는 방법처럼, 정의되기 어려운 '창의'를 저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좁혀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창의'란 무엇이며, 이것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을 도출해내기에 이르른다. 수많은 학설과 이론, 사례가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다.
책은 상당히 논리적으로 전개된다. 처음에는 '창의를 만드는 재료'라는 제목으로 '창의'의 조건에 대해서 정의한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그가 정의한 '창의'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새로운 새로움'과 '새롭지 않은 새로움' 즉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새로운 새로움'과 기존의 존재하고 있던 것들의 변형으로 나타나는 '새롭지 않은 새로움'이다.
누구나 노력만 하면 두 가지 창의를 키울 수 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전자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두 번째 '새롭지 않은 새로움'의 '창의'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도, 오히려 전문지식이 방해할 수도 있는 틀을 과감하게 뛰어 넘을 수 있어 지식이 없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새롭지 않은 새로움'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쉽지만은 않다. 그러한 노력이 저자의 말을 빌자면 '인지적으로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인지하고, 습관화 시키려는 노력을 부단히 한다면 그 '창의'적인 사고로 한 발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창의에 대한 다각적인 정의와 인간이 사고하는 작동 방식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이를 이용한 '창의를 만드는 네 가지 비법'을 소개한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이 장이 이 책의 본론이고 핵심이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 독자는 창의가 무엇이고, 인간은 어떻게 사고하는 지와 같은 배경 지식을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배워온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네 가지 비법은 다음과 같다.

촘촘한 지식의 구조를 갖자!
고착을 인식하는 습관을 기르자!
다른 폴더를 여는 힘, 인문학적 교양을 갖추자!
타인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인성을 기르자!

초보자와 전문가를 구분하는 논리적인 설명, 고착에 대한 인식과 이를 탈피할 수 있는 방법, 특히 폴더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고정관념이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제시 등을 읽다 보면 책을 끝까지 읽은 보람을 느끼게 된다. 역시나 하는 감탄을 하면서 과연 '창의'를 키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창의가 생기는 것도 고착이라는 괴물을 쉽게 떼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안개 속에서 막연히 무엇인지도,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렇게 길을 알려주고, 나아갈 길을 밝혀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조금씩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쉬운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롭지 않은 새로움'을 위해 '새로운 폴더'를 열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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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는 마력 E2
팸 그라우트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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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는 마력 E2]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어는 '가능성의 장'이다. 여기서 얘기하는 '가능성의 장'이란 무한한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다. 마법을 부리는 것처럼 스위치만 올리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그러나 그것을 이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눈 앞에, 주위에 그러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아서. 이 책의 저자는 얘기한다. 누구나 모두 그렇게 할 수 있으나 일부의 사람들만 그 '가능성의 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절대적인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고 에너지를 모은다면 우주는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인데 표면적으로는 그것을 믿고자, 믿으려고 갖은 애를 쓰지만 결국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의심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설마, 이루어지겠어?' '그럼,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이러한 마음이 드는 순간 집중해 있던 마음은 어느 새 흐트러지게 되고 당연히 원하던 결과도 이룰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러한 종류의 책을 꽤 많이 읽었었다. 원조에 가까운 '시크릿'은 호기심에 사서 본 책이었고, 그 이후에 모임 때문에 이러한 '신념'에 관련된 책을 적지 않게 봤었는데 늘 책을 읽을 때면 그렇지, 모든 것은 내 생각하기에 달린 거야. 하면서 신념을 불태우지만 늘 마음 속 부정과 의심으로 귀결되곤 했었다. 그러면서도 경험는 하지 못했지만 그러한 우주의 기운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분명이 존재하는 힘이고, 그렇지 않으면 설명되지 않는 사례들도 꽤 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 끝을 보고 싶은 마음에 그 이후에도 좀더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책들을 지속적으로 읽고 있는 중이었다.
[소원을 이루는 마력 E2] 역시 그러한 맥락으로 마주했던 책이다. 근본적인 원리는 다른 책들과 동일하나 이 책이 좀더 편안하게 다가왔던 것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결코 어렵거나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스프링처럼 튕겨나가는 마음을 꽉 잡아 두는 것인데 아홉 가지 간단한 실험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생각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도록 해주는 것이다. 저자의 말을 빌자면 이 '가능성의 장'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늘 잠궈 둔 채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꼭지를 열듯이 난로의 스위치를 켜듯이 방법만 안다면 우리는 그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제시된 아홉 가지 에너지 원칙은 가능성의 장이 당신의 삶에서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것이다. 의지를 확고히 하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가능성의 장이 그 어떤 물리법칙보다 더 심오하고 중력만큼이나 믿을 만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고, 이들 실험을 직접 행동에 옮겨보라.
중요한 사실 하나. 그에 앞어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먼저 기한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착가도 버려야 한다. 영적 법칙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우주는 아낌없이 베푸는 존재이며, 언제나 당신의 든든한 후원자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p.23~24
이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그 우주의 힘에 집중하고 그 힘을 작동하는 방법을 깨닫도록 해주기 위해 아홉 가지 원칙과 실험을 제안한다.
대장원칙, 폭스바겐 제타 원칙, 아인슈타인 원칙, 아브라카다브라 원칙, 안내자 원칙, 슈퍼히어로 원칙, 칼로리 원칙, 101마리 달마시안 원칙, 오병이어 원칙.
"이 책에 소개되 아홉 가지 실험을 통해 알게 되겠지만, 그 원리가 작동하는 것을 보면 당신도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그 영적 원리야말로 낡은 정신적 구조물에서 당신을 완전히 해방시켜주는 유일한도구다." ---p.26
앞 뒤 맥락을 빼고 결론만 보면 조금 황당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양자물리학을 비롯한 단계별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끄떡여지고, 믿고 싶어진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도록 저자는 이해하기 쉬운 말로 실험을 고안해서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구나 구체적이인 사례 중심으로 끊임없이 증명을 해가며 서숧을 하고 있어서 아홉번째 원칙을 읽을 즈음에는 나도 모르게 실험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첫 번째 실험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슬그머니 결과에 대한 자신도 없어진다. 처음부터 성공을 할 수 있겠는가. 다시 마음을 잡고 제대로 도전을 다시 해봐야겠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먼 미래의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그것도 48시간 내에 확인해볼 수 있는 단계별로 방법을 제시해주었기에 더 믿음이 가고, 어쩌면 이번에는 좀더 진전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기필코 나의 '가능성의 장'을 확인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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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별안간 아씨 - 전2권 별안간 아씨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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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KBS에서 방영되었던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 물론 원작이 있는 드라마였지만, 그래서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는 책까지 구해서 봤지만 드라마로 먼저 봤기에 처음의 충격이 너무 오래가서 아직도 책보다는 드라마로 더 기억이 남는다. 역사의 팩트 공간 속에서 가상의 인물과 사건을 실감나게 구현해 낸 트렌디 사극의 선두에 섰던 작품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 같은 작가의 작품이 다른 방송사에서 역시 공전의 히트를 치며 이러한 사극의 형태는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아나가는 것 같았다.
 
[별안간 아씨]를 읽기 전 책소개를 보면서 그때 그 드라마가 떠올랐던 것은 시대적인 배경과 신분과 성별같은 사회적인 장벽에 가로막혀 좌절해야 했던 젊은이가 이를 뛰어 넘기 위해 혹은 뛰어넘을 수는 없을 지라도 낡고 고루한 그 제도에 제대로 한 방을 먹인다는 그리고 거기에 달달한 로맨스까지 덤으로 느낄 수 있다는 포맷이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스토리가 공개된 후 이미 판권 제의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은 후 들은 느낌은 정말 한 편의 드라마를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책 뿐만 아니라 정말 드라마나 영화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적절한 인물은 누가 어울리지 나도 모르게 머리 속으로 캐스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 역시 스토리를 짠 후에는 드라마나 영화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시각적인 형상화가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전달이 된다.
 
왕의 주도 하에 개혁을 이루려고 했던 시기, 정조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도 동일하고, 왕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것 역시 같다. 워낙 드라마틱한 시대이다 보니 책이나 영화, 드라마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책 역시 그런 변혁의 시대이기 때문에 노비의 신분을 세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갖게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 계획을 왕이 직접 주도한다는 것이 이 책은 그 시대 상황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그러한 계획이 단순히 한 노비 신분을 벗겨 주려는 사사로운 목적이 아니라 정조와 정치적인 대척점에 있는 좌의정의 세를 누르고, 고른 인재를 등용하려는 정책을 제도화시키려는 거국적인 작전의 열쇠라는 점에서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왕이 쓰기에는 약간 치사한 방법일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정면승부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편법이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신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여, 정조의 정책에 동의할 수밖에 없게 만들려는 전략, 그 전략의 중심에 바로 노비 덕이가 있는 것이다.
 
좌의정 아버지와는 달리 성품이 반듯하고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아들 규식을 타킷으로 정조는 세상을 바꿔보려는 계획을 세운다. 대상에 맞춤으로 계획을 짜고, 상황에 따라 전술을 바꾸기도 하는 정조는 꼭 달성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 먼저고, 그들에 대한 애정이 가장 크다는 것을 책의 후반에 강하게 드러낸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러한 계획을 짤 수 있었던 것도 대상이 되는 좌의정의 아들이나 업무를 맡긴 숨은 인재 형수, 그리고 형수를 통해 알게 된 노비 덕이까지 사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그들을 간파했기에 가능했을 것이고,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정조의 의중은 최측근 홍국영조차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보이고, 아슬아슬하다. 발각이 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전략을 정조는 거침없이 실행에 옮긴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도 노비로 태어나 십오년 이상을 거친 일을 하면서 자란 노비가 어떻게 단 백일 만에 양반집 규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정조의 굳은 신념 사람을 잘 썼기 때문일 것이다. 형수의 모친 기생 출신의 월향, 형수라는 사람의 가능성을 보고 믿고 맡겼기에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 기술의 방식에 바로 정조가 꿈꾸는 세상의 구도가 그대로 녹아 있는 듯 하다.
 
그런 구도 속에 노비 덕이가 숨은 진주처럼 요조숙녀로 변모되어 가는 모습은 긴장감이 느껴지면서도 상황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당연히 그 사이에서 싹트는 로맨스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마치 몰래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태는 점점 심각해져가고,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두 사람. 그리고 결전의 그 날. 정조가 계획했던 대로 상황은 진행되는데 묘하게 불편하기 시작한 두 사람의 감정과 적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반듯한 규식에 대한 연민이 책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뻔한 결론이지만 그 뻔한 결론을 간절하게 바라게 한다. 그러나 작가는 역시 뻔한 수지만 뻔하게 두지 않았다. 스토리가 탄탄해야 한다는 것은 아마도 이렇게 같은 결론이지만 결론으로 도달하는 과정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긴장되면서도 유쾌하고, 그러면서도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를 주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드라마든 영화든 영상으로 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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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글쓰기 - 옥스퍼드 대학이 출간한 글쓰기 바이블
피터 엘보 지음, 김우열 옮김 / 토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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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글쓰기책을 꽤나 뒤적거려봤다. 한때는 직업으로 글을 썼고, 지금은 개인적인 취미로만 글을 쓰고 있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부딪치는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열망에서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심심치 않고 보고 있다. 정갈하게 형식에 꽉 짜여져 있는 엄격한 글쓰기책이 있는 가하면 내면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자유로운 형식의 책들도 많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은 그야말로 글쓰기란 무엇인지, 글쓰기의 단계별 성장을 위한 형식을 갖춘 글쓰기 교본같은 책이었다. 내가 알지 못한 많은 부분에 대한 방법을 알 수 있었고,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 지를 깨닫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그럼에도 다 읽고 나서는 글을 쓸 때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게으르고 글을 잘 써야겠다는 절박함이 부족해서였을 수도 있지만 혼자 그 과정을 단계별로 적용해나가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책에서 제시한 대로 한 번 해보려고 시도를 해봤으나 이내 곧 내 스타일대로 내 방식대로 회귀하게 되었다.
직업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살짝 피하게 된다.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의 이면에는 여기서 승부를 보고 싶다라는 간절함이 부족한 것 같았다. 최근에는 서평을 제일 많이 쓰다 보니 형식에서도 어느 정도 패턴이 생기면서 읽고 쓰는 것으로 만족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습관적으로 독서, 글쓰기에 손이 가게 된다. [힘 있는 글쓰기] 역시 습관적인 호기심에 펼쳐 든 책이었다. 이 책의 부제인 '당신의 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가장 실용적인 글쓰기 매뉴얼'은 수많은 글쓰기책에서 어필한 것과 대동소이해서 이 부분만 봐서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옥스퍼드 대학 33년 스테디셀러'라는 문구에서는 약간 호기심이 일었다. 33년 동안 꾸준히 읽혔던 책이라면 뭔가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아님 여전히 입으로 회자되는 거품인가? 한 권쯤 더 읽는다고 해서 손해볼 것이 없다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책을 처음 받아들고, 옮긴이의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책이 다른 글쓰기책과는 조금 다른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다른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독자들에게 피드백 받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글을 '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제법 깊이 다룬다는 점이다. 이 둘은 글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그 무엇보다 도움이 되지만 그 어떤 책에서도 다루지 않는 부분이다. 더구나 글에 '힘'을 담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저자로서 선뜻 쓰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얘기를 하면 욕먹기가 십상이라는 정도는 글쓰기를 가르쳐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자기가 발견한 바를 독자에게 '기꺼이 내어주려고'했다. 그 점에서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 p.9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도 저자의 오랜 시간 쌓인 글쓰기 내공에 감탄을 하게 된다. 글을 쓰는데 있어서도 어떠한 과정이라도 자신감있게 시원한 답을 제시한다. 애매한 것이 없다. 원인과 결과의 분명한 상관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해야 할 것을 주저함없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보편적인 형식이 있긴 하지만 글쓰기처럼 주관이 뚜렷한 과정을 자판기에서 물건을 구입하듯 그렇게 뽑아낼 수 있는 원리를 명쾌하게 얘기할 수 있을까?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의심과는 달리 저자는 수많은 경험과 사례를 통해서 글쓰기라는 모호한 과정의 원리를 꿰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였고, '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무엇보다도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이고, 앞으로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 지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수많은 글쓰기책에서 주장해 온 '개요짜기'를 이 책은 비틀어 버린다. 물론 개요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할 때가 있다. 무조건 글을 쓰기 전에 개요부터 짜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개요에 대한 부담감이 심했던 나는 구세주라도 만난 듯 너무 반가웠다. 그는 순서에 개의치 말 것을 주장한다. 완벽하게 다듬어 가는 글은 틀리지 않을 수는 있어도 생각이 끊어짐으로 좋은 글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일단은 쏟아내면서 의식의 흐름을 열어라. 그 뒤 퇴고를 하는 과정에서 새로 뒤집어 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몰입의 상태에서 쓴 글은 순서가 바뀔지언정 거의 살아남는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저자는 재차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현재 내가 글을 쓰고 있는 패턴이기도 해서 더욱 반가웠다.
 
독자를 의식해서 한 줄도 쓰지 못하는 고통스런 이유, 그 공포를 뛰어넘기 위한 비법, 역자도 얘기한 것처럼 글이 '진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마법'을 실현하기 위한 그 만의 방법을 읽으면서 글을 대하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지금 내가 하는 주먹구구식의 글쓰기가 바로 나에게는 큰 효험이 있는 방법이었다는 것을. 물론 아직 보강해야 하는 단계가 많긴 하지만 그것을 인정받은 것만으로도 내가 이 책을 읽은 의미는 충분했다.
 
그는 문장이 이상하거나 내용이 이상해지더라도 멈추지 말고 쭉 쓰라고 권유한다. 글을 쓰다가도 'delete'키를 누르면 다시 문장을 교정해가는 습관이 있는 나는 조금 뜨끔했다. 그렇게 수정하는 동안 모처럼 드러나기 시작하는 내 안의 창의성은 그대로 다시 숨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꼬가 텄을 때 문장의 형식에 구애받지말고 끌어낼 수 있을 만큼 끌어내라는 거의 그의 조언이다. 그런 '날원고'는 퇴고와 피드백을 거쳐 생생한 글로 다시 정비될 수 있기에 의식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애초에 처음부터 문장을 완성해가다 보면 표면적으로는 잘 쓴 글이 될 지언정 그가 말하는 '진짜 목소리'는 결코 그 글 속에서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듣고보니 그렇다. 결국 쓰기도 퇴고도, 피드백도 두려워해서는 결코 '힘 있는' 글을 쓸 수 없다. 결국 글은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잘 토해내고, 잘 삭제하고, 그리고 잘 다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고의 문장은 처음 날원고를 작성하는 최고의 순간에 탄생하기 쉽다. 그때 우리는 몸이 풀린 상태로 빠르게 쓰고, 들떠 있지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다른 것은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말하려는 바에 온전히 몰두 한다. 이렇게 흘러나오는 문장은 살아 있고 생생해서 독자도 그것을 귀로 들을 수 있다. 분명 날원고의 상당 부분은 이렇지 않을 테고, 퇴고하면-언어를 느리고 조심스럽고 의식적으로 다루면서-그런 언어에 도달하기란 더욱 어렵다. 퇴고는 복잡한 방정식을 짜는 것과 비슷하다. 문장을 쓰다가 멈추고 적절한 단어를 고민하고, 대안은 없는지 기억을 더듬고, 그 문장이 앞뒤와 잘 어울리는지 따져야 한다. 생산 단계에서 자기가 말하려는 바를 온전히 느끼는 데 전심전력으로 달려드는 것과 달리, 퇴고할 때는 독자를 감안하고 전제 구조를 생각하고 그 말이 진실한지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훌륭한 날원고에서 문장을 탄생시키지만 퇴고에서는 문장을 구축해야 한다." --- p.245
 
물론 이러한 방법의 글쓰기만 제시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쓰는 글 뿐만 아니라 자료를 참고하면 쓰는 글에 대한 것 역시 통쾌한 해법을 제시한다. 자료를 참고해서 쓰는 글일 경우 자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할 것 같지만 실은 비슷비슷하고 때로는 상반된 자료 더미 속에서 현기증을 느끼며 오히려 길을 잃고 헤맸던 경험이 많은 나는 그의 확신에 찬 해법에 환호성을 질렀다.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나 편견, 또 즉석 원고를 써보는 기법을 활용하면 이런 마비 상태에 빠지지 않는다. 아는 게 적을 때 시작하는 편이 쓰기 쉽다는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 그 후 조사한 내용은 생각을 점검하고 원하는 만큼 세련된 수준으로 글을 다듬는 데 쓸 수 있다.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나 편견이나 즉석 원고를 써보는 기법을 쓰면-특히 이 중 두어 개를 같이 사용하면-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읽거나 조사할 때도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낼 것이다. 이 기법들은 조사가 지루하거나 까다로울수록 더 도움이 된다. 따분한 조사도 흥미진진해진다. 당신이 이미 그 주제의 '권위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읽는 동안 다른 권위자-그 책이나 글의 필자-가 당신의 편견에 동의하거나 주제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당신은 재미를 느끼는 동시에 초롱초롱해질 것이다. 그들이 당신에게 새로운 데이터나 생각을 제시하면 흥미와 에너지가 솟아날 것이다. 한마디로 이미 두뇌에 그물망이 만들어져서 원래대로라면 따분했을 정보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 " --- p.165
 
450페이지가 넘는 책에서 일관되게 그가 주장하고 있는 기본 원칙은 내 안의 잠재해 있는 에너지를 끌어내 펄떡이는 것과 같은 살아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 역시 그의 그러한 철학이 그대로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 방대한 분량이 형식에 얽매이지도, 상투적이지도 않게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순식간에 읽어 내려가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힘 있는 진짜 목소리' 덕분이리라.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 좋은 글이 어떤 글인지를 평범하지 않은 그의 글을 통해서 알 수 있었으며 -물론 퇴고의 어마어마한 고통도 알게 되었지만- 그런 글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쓸 수 있게 되는 지를 배웠다. 막연한 주제를 이렇게 솔직하고 확실하게 알려주는 책이 또 있을까? 읽을수록 감탄을 하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중구난방 글을 써 온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해 준 유일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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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부터 시작하는 자존감 UP 자기소개서
차오름 지음, 이윤선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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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들어갈 때도 자기소개를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모임이나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자기소개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회사에 취직할 때 역시 자기소개를 해야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자기소개는 자신이 좋은 친구, 능력 있는 동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방법입니다." --- p.20
 
실제로 언제부터인가 '자기소개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말해주는 필수로 자리잡았다. 예전에는 회사에 입사할 때나 필요했던 것이 요즘은 모임이나 단체를 들어갈 때도 자신을 글로 설명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영역의 확대는 물론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듯하다. 요구하는 수준과 형식은 다르겠지만 초등학교에서조차 교내활동을 지원하려면 자기소개서가 필수 요건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엄마의 고민도 커졌다. 교내 활동은 물론 교외 활동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던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기소개서를 써야할 일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가 보호자가 되어 표현해주었지만, 이제는 대신해서 생각해줄 수도, 표현해줄 수도 없다. 오로지 스스로 생각과 경험을 그리고 자신를 표현해내야 한다. 여러가지 활동에 운좋게 참여하게 되다 보니 심심치 않게 써오긴 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에 대한 소개의 밀도가 높아질 필요성이 생겼다. 그동안 어설프게 썼던 기록들을 이제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아직 초등학생, 중학생이니 그 수준에 맞는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일일이 가르쳐주기도 쉽지 않으니 어떻게 자신을 표현해내는 방법을 길러줄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갈 무렵 눈에 확 띄는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13세부터 시작하는 자존감 UP 자기소개서]​. 최근 살고 있는 지역의 청소년 자치단체에 지원을 준비하느라 고민하던 큰 딸을 보면서 이제는 제대로 자기소개서를 쓰는 연습을 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던 터라 이 책의 제목이 왜 '13세부터 시작하는...'인지 공감이 갔다. 중학교 이상이 되면 초등학교와는 달리 시야가 좀더 넓어지고 깊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소개서에 녹일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한 능력이 저절로 키워질 리가 없다. 아직 문맥이 매끄럽지도 않고, 구성도 엉성한 초등학교 6학년 둘째 아이의 글을 보면서 지금부터는 준비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시기적으로 이 책의 제목에 백배공감하는 이유였다.
정말 필요한 때에 출간되어 주어서 감사할 정도로 이 책은 지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단순히 자신에 대한 소개로서의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쓰기 위해 진짜 자신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그러한 과정을 단계별로 쉽고 자세하게 풀어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자 서문의 제목 "자기소개서,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탐색하는 과정"이라는 말은 자기소개서의 본질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한다.
책의 제 1부에서는 '자기소개서, 어떻게 시작할까?'라는 제목으로 자기소개서의 포문을 여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풀어가는 방법이 재미있다. 글쓰기책의 부담스러운 형식이 아닌 '자기소개'라는 소재를 가지고 칼럼을 쓰듯 흥미롭게 '자기소개'에 대한 의미를 풀어낸다. 그리고 독자가 방심한 틈을 타서 독자의 모습은 어떤 지 생각해보라는 제안과 함께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둔다. '그 정도야 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써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로 글을 쓴 또래의 예시를 보여준다. '별거 아니네'라는 독자의 자신감이 들자마자 역시 자신에 대해서도 써볼 수 있는 공간을 비워준다. 이런 형식은 책이 끝날 때까지 유지되며, 결국 독자는 저자가 이끄는 길을 따라가면서 한 편의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즉 글을 쓰는 형식 뿐만 아니라 나를 탐색하는 방법까지도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된다.
물론, 들어갈 내용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내용 못지 않게 형식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에 자기 속에서 끌어 낸 '나의 모습'을 최대한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형식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저자가 소개한 자기소개서 잘 쓰는 방법...
첫째​,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의미를 쓴다.
둘째,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려주자.
셋째,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자.
넷째,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보여준다.
다섯째, 이루어 낸 것, 성취한 것, 성공한 것, 칭찬할 것을 쓴다.
1부가 형식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이었다면 제 2부는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에 담을 내용을 고민하는 장이다.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서 자기소개서에 담을 내용을 탐색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름의 뜻, 내가 겪은 주요 사건, 나를 단련시킨 어려움과 문제들, 내가 추천하고 싶은 한 권의 책, 나의 선천적 능력, 내가 배운 지식들,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나의 믿음, 확신 그리고 신념, 나의 희망, 나의 꿈 등 자기소개서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새삼 놀랐다. 자기소개서가 빈약해지는 것은 쓸 내용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렇게 전방위적인 나에 대한 관찰이 끝나면 제3부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위해 꼭 써 보아야 할 주제들'을 제시한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실전 연습에 들어간다. 여기까지 자신에 대한 고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착하게 잘 따라왔다면 이 정도 글을 쓰는 것은 이제 두렵지 않을 듯 싶다.
뒤에 실린 '주요 학교 자기소개서 및 자기 개발 계획서 주제들'에 실려 있는 대원국제중학교를 비롯 청심국제중학교,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자기소개서 양식을 보면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이 왜 두렵지 않아야 하는 지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어디 제출하지 않아도 꼭 한 번 써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방법이 옳은 것인지,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열정은 갖고 있는지, 꿈의 방향대로 가고 있는 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스펙 한 줄을 더 적기 위해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내가 걸어온 길을 보면서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만일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다음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까지 자신이 좀더 채우려고 노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과 같은, 자기 스스로를 객관화 시킬 수 있는 기회, 그것이 바로 자기소개서 작성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을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아주 쉽게, 그리고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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