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 - 예술계 하버드,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의 크리에이티브 명강
로드 주드킨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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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판 TED 형식으로 15분 동안 강연이 진행되는데 기분이 우울할 때,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종종 챙겨보곤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기승전결을 갖춘 임펙트 있는 강의는 긴 시간의 강의보다 더 많은 여운과 감동을 준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보다는 그 설명을 한 방으로 대치할 수 있는 예를 주로 사용하는데 그 예들은 더 강렬하게 많은 말을 전달해주곤 한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 이 책을 읽으면서 이 프로그램이 생각난 것은 그 강의에서 느꼈던 핵심을 찌르는 임펙트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 역시 센트럴 세이트 마틴 대학의 크리에이티브 강의를 책으로 옮겨 놓은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공통점이 느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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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파트에 90개 가까운 에피소드를 언제 다 읽었는지 모를 정도로 책은 매 장, 매 에피소가 강하고 신선하다. 한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사례나 일화는 촌철살인으로 본질을 찌르는 저자의 조언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사례를 통해 무장해제시킨 후 그는 우리가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강한 공감을 하게 되는 한 마디. 사실 거창하거나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그 사실들을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고가 완전 새로운 것이 아니라 평범한 생각을 살짝 비틀어 끄집어내듯 그의 크리에티브 강의 역시 특별하기 보다 일상 속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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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완전히 몰두하라.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든 추한 것이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당신이 지금 경험하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당신의 목적지에 영향을 주는 것은 현재의 상황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출발 지점을 결정할 뿐이다." ---p.85

 

저자는 총 7장으로 나눠서 창의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1장 '재능을 발견하라, 내 안의 강점을 끌어내라'를 시작으로 2장 ''나'를 깨트려라, 상식을 파괴하라', 3장 '재미있게 놀아라, 더 많이 웃어라', 4장 '생각을 바꿔라, 판을 뒤집어라', 5장 '사람을 관찰하라, 상대를 꿰뚫어라', 6장 '메시지를 던져라, 기억에 남게 하라', 마지막 7장 '위기를 극복하라, 기회를 놓치지 말라'라는 주제로 나눠 세부적인 지침들을 각 장별로 소개하고 있다.

 

사실 목차에 엑기스가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실천에 옮길 수 있을 지를 구체적으로 배우는 과정이 본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풍부한 예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전달해주는 글을 읽노라면 실제 강의를 듣고 싶을 정도로 생동감있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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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승의 역할이란 많은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살짝 터치를 해서 길을 잡아주는 것이리라. 이 책의 방향과 역할 역시 그런 듯하다. 많은 말이 아닌 사례와 함께 간단히 던지는 화두는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고 되뇌어보면서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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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 중요하다. 하지만 '바람직한 연습'이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 완벽해지겠다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되풀이하기만 한다면 부적절한 연습이 되고 만다. 바람직한 연습은 시간과 노력을 창의적인 개선에 쏟는 것을 의미한다. 마티스(Henri Matisse)가 똑같은 여성을 모델로 여러 장의 그림을 그릴 때 그가 추구한 것은 독착성이었지 정확성이 아니었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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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쉬게 하고, 사고가 균형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라.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대신 그것이 당신에게 다가오게 하라. 훌륭한 아이디어와 해결책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데도 우리는 날마다 일상적인 일들에 얽매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느라 돌아볼 겨를이 없다. 때로는 내가 엉뚱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동안 회피했던 일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일을 하고 싶다면 잠시 일을 중단하라." ---p.104~105

 

대단한 창의적인 작업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하얀 빈페이지는 늘 가슴을 옥죄어 온다. 시작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 한 단어가 생각이 나질 않아서 며칠을 바라보기만 할 때도 있고, 책을 의미없이 뒤적이기만 할 때도 많다.

 

그러다 마음이 급해지면 비로서 아무말이나 시작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글이 풀려나갈 때가 많다. 기승전결 구조를 만들어 쓰는 것이 힘들어서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어 버렸는데 그러다 보니 무엇을 쓸 지 떠오르지 않는 날은 시작도 못하고 머리속이 엉키기 일쑤이다.

그때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은 무엇이든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쓰다가 아니면 통으로 날릴 각오를 하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써내려가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내용들이 조합이 되어 구성될 때가 많다. 재미있는 것은 무작정 쓰기 시작하면서 방향을 잃고 새로 완전히 다시 쓴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그 구조대로 갔고, 신선한 방향으로 마무리 된 경우도 다수였다. 이런 글쓰기 방법에 대해 죄책감 아닌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저자는 이런 나를 응원해주는 것 같아 용기를 얻게 되었다.

 

책의 맨 끝에는 이름도 재미있는 '아주 중요한 부록 연습 과제'가 실려 있다. 강의에서 맥을 잡았을 수 있도록 했다면 이를 통해 독자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연습용 과제를 제시해준 것이다. '남과 다른 당신을 만들어줄 여덟 가지 연습 과제' 의 8가지에 바로 내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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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찍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는 창의적인 예술가가 되고 싶은 소망이 간절한데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속을 태우는 이들이 종종 있다. 그런 학생들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또 간절히 그리고 싶어 하지만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그들은 대단히 의미 있고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구상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냥 기다린다고 굉장한 작품이 나오지는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붓을 주고 캔버스 위에 점 하나를 찍어보라고 했다. 과감하게 한 획을 그어도 좋다. 그러고 나면 또 다른 점을, 그 다음엔 도 다른 획을 그어도 좋다. 그리고 대화가 무르익으면서 캔버스 위에는 어느새 그림이 완성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은 글쓰기나 다른 창작 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일단 한 단어를 쓰고 나면 다음에 어떤 말을 써야 할지 생각날 것이고, 조금씩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p.350

 

창의력이라는 것을 배우는 것, 키우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막연할 수 있다. 국어, 수학 배우듯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도,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정답도 따로 없다. 사람마다 필요한 부분도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과정 자체가 산발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는 그 지난한 과정에서 이 책은 한 줄기 등불일 수도 있고, 몸을 의지해 갈 수 있는 지팡이가 될 수도 있다. 저자의 조언을 충실히 따르고, 몸소 실천에 옮겨 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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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미셸 푸코 지식의 고고학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51
조희원 글, 조명원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을 알게 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지만 완독을 한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다. 인문고전을 다루다 보니 만화라고 해도 개념이나 깊이는 어쩔 수 없이 반복해서 읽어도 이해가 쉽지 않았다. 책장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어렵지만 그나마 재치있는 만화가 긴장을 풀어주고, 이해를 도와주어 힘겹게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었다. 만화라고 해서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 시리즈의 몇 권을 읽고 느꼈기에 쉽게 도전할 수 없었다.

 

[만화 미셸 푸코 지식의 고고학] 역시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책을 보기 전부터 각오를 했었다. 현대 철학이 워낙 난해하고 어려우니 만화로 표현했다 해도 관념을 풀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풀어내었다 하더라도 이해가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50권이 완간인 줄 알았는데 실로 오랜만에 출간되었다는 반가움과 어쨌든 원서보다는 그나마 이해하기 쉬울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이름은 익숙할 정도로 많이 들었지만 정작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사상을 주장했는지는 모르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한 번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강하게 작용했다.

 

책이 도착하는 시간이 지루할 만큼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드디어 책과 마주했다. 푸코의 철학을 그림으로 풀어내기가 녹록치 않았음을 밝힌 그림 작가의 머리말을 읽으며, 역시나 이전에 읽었던 책들과 다름없이 책장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역시 그랬다. 만화가 있었기에,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을 정도로. 그리고 만화가 있었기에 내용의 이해도 그나마 조금이라도 할 수 있었을 정도로. 어려웠지만 그래도 반복해서 읽으며(지금도 다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푸코가 어떤 학문적 노력을 했는지, 어떤 성과을 얻었는지, 그 과정을 어렴풋하게나마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저서와 동명인 이 책의 제목이 왜 '지식의 고고학'인지도 알 수 있었다. 몇 번을 거듭 읽고 다시 그림 작가의 머리말을 읽어보니 그 핵심이 그대로 담겨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전체를 보고 나니 비로서 그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미셸 푸코는 1960년대 프랑스에 출현한 구조주의의 기수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수많은 저서를 통해 20세기 철학에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이기도 하죠. 푸코의 ≪지식의 고고학≫은 인간이 어떻게 '앎'을 구성해 가는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방법으로 관련 학문을 연구해야 하는지, 기존의 역사 연구 방법을 어떻게 보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역사학적 방법론 또한 소개하고 있지요.

사실 이전까지의 역사 연구는 어떤 사건이나 누군가의 발언을 분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그 속에 숨겨진 주장이나 주제를 찾아내는 것을 역사 연구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푸코가 주목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발언의 배경에 숨어 있는 법칙, 이른바 무의식적인 사회 구조를 밝혀내는 일이었습니다." -- 그림 작가 머리말 '사유의 즐거움을 경험하길 바라며' 中

 

책은 미셸 푸코가 누구인지부터 출발해서 ≪지식의 고고학≫은 어떤 책인지, 푸코가 택한 지식 연구 방법, 고고학적 방법론의 목적과 성격, 그리고 지식과 개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첫 장인 '미셸 푸코는 누구인가?'는 이 책을 통틀어 그나마 가장 이해가 잘 되고, 잘 읽히는 장이다. 철학보다는 미셸 푸코라는 인물을 직접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동성애자로서의 삶과 그와 무관하지 않은 철학 행로를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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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부터는 본격적인 그의 철학의 배경과 개념, 변화 과정을 다룬다. ≪지식의 고고학≫이란 어떤 책인지를 다룬 2장에서는 우리가 말하는 '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푸코의 탐색과 탐구 과정이 담겨져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지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시의 시대적인 분위기가 정한다고 주장했어.

푸코는 ≪지식의 고고학≫을 통해 특정 분야의 지식이 역사를 통해 어떻게 변화하며 흘러왔는지 비교하는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 거야."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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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가 택한 지식 연구 방법은 '고고학 방법론'이었다.

 

"결국 이제까지의 모든 역사는 이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마름질된 자료들의 재구성에 불과했던 거야.

바슐라르와 깡길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푸코는 이제 앎의 역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기술하려고 해.

어떠한 목적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자료를 다루고 불연속의 지점을 찾아내어 분석하는 방법.

그것이 바로 푸코의 철학적 방법론인 고고학적 방법론이야."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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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고학적 방법론의 목적과 성격'은 무엇일까?

 

"푸코는 어떤 것을 설명하는 방식, 즉 지식의 역사는 당시 앎이라 여기는 것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생각했어.

뿐만 아니라 앎이 구성되는 계열들을 살펴봄으로써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대상에 대한 앎, 즉 앞선 시기에 앎과 그 이후의 앎 사이에 단절과 단절의 이유 또한 고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결국 우리는 불연속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한 시대를 특징짓는 앎 자체를 하나의 연구 대상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고고학적 방법론의 목적인 동시에 특징적 성격이라 할 수 있어." --- p.97

 

이후에는 푸코가 주장하는 앎과 지식을 좀더 이해하기 위해 담론, 개념, 언표의 기능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여기서부터 머리가 조금씩 복잡해진다. 정신을 차리고 반복해서 읽으며 되뇌어도 직관적인 해석이 쉽지 않다. 다음에 푸코가 정의한 이 개념들을 바탕으로 그가 주장한 고고학적 방법론이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푸코가 말하길 지식을 구성하는 요소인 언표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질서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성이라고 했어.

그는 이 물질성을 있는 그대로 고찰하는 것이 고고학적 방법론이라고 했지."--- p.179

 

"지식의 기반이 되었던 언표가 결국 정신성이 아니라 물질성에 기반하고 있음을 밝힌 푸코는 '철학은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문제에 부딪쳤지.

푸코는 지식이 권력과 결탁하여 담론을 움직이는 것을 계보학적 방법으로 분석하기 시작했어.

푸코는 《광기의 역사》(1961), 《감시와 처벌》(1975)과 같은 저술에서 권력의 문제점을 잘 드러냈어.

푸코는 책에서 '이성과 비이성을, 정상과 비정상을 나눈 다음 이성과 정상을 비이성과 비정상보다 우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라는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어.

푸코는 이러한 기준과 구별이 어떤 사회적·정치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지 끈질기게 추적했어.

푸코는 권력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지식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담론으로 환산시킨다는 것을 밝혔지.--- p.2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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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는 《성의 역사1 : 앎의 의지》(1976)에서 성에 대한 담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자세히 살피고, 이를 통해 권력 장치가 담론의 확산을 통해 성을 어떻게 왜곡할 수 잇는지를 보여 주려고 했다.

 

"지식의 대상, 권력의 대상, 윤리의 대상으로서의 주체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한 푸코의 연구는 후기에 접어들면서 구성된 주체가 아니라 스스로 구성하는 주체, 즉 창조적 주체라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생각을 전환했어.

푸코의 입장 변화에 따라 그가 말하는 주체는 더 이상 권력이 만든 구성물에 머물러 있지 않았어.

푸코는 주체란 권력에 의해 만들어질 뿐이라는 결정론적 관점도 거둬들였어.

푸코의 관심은 개인이 어떻게 스스로 주체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로 모아졌지.

그렇게 푸코의 중심 연구 주제는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되었어.

푸코는 결국 주체라는 고전 철학의 주제로 되돌아온 것일까?

이에 대한 판단은 푸코를 충분히 공부한 후에 내려야 할 우리들의 몫이야." --- p.218~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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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푸코의 철학에 대한 이해나 지식이 생겼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름자만 들어봤던 때와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걸음마의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한 수준일 것이다. 리뷰를 쓰기 위해 푸코 강의까지 찾아서 들었지만 점점더 복잡하고 난해해지기만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셸 푸코'라는 이름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어떤 학문을 하고자 노력했는지 알게 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갔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충분했다. 이제 '미셸 푸코'를 맞으러 갈 준비를 갖춘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힘들고, 지루하고, 어려울지 상상하기도 힘들지만 그럼에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이 이 시리즈의, 이 책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한다.

자, 다음은 또 누구를 만나러 갈까 벌써부터 설레고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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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책에 대한 책 역시 요즘 부쩍 많이 읽고 있다. 시간은 유한하고, 그 유한한 시간 안에 꼭 읽어야 할 책이 무엇인지 먼저 앞서 간 선배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에서 책과 관련된 책을 유독 관심있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보석같은 책들을 만나게 되는 기쁨도 있고, 책에 대한 소개나 감상을 읽노라면 마치 내가 그 책을 읽은 것 같은 친근감도 들게 되는 것이다. 소개된 책을 모두 읽을 수는 없지만 그중 정말 끌리는 책 몇 권 만나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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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을 처음 봤을 때는 기존의 메타책이라고 예상했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니 얼마나 읽은 책이 대단한 책일 것이며, 무려 50년의 독서 내공은 과연 어떤 경지일 지 궁금했다.

 

사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지만, 이름 정도만 익숙하게 느껴졌을 뿐 저자의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었다. 원래 소설을 잘 읽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일본 작가의 작품은 한 손으로 꼽아도 손가락이 남을 정도로 거의 읽지 않았었기에 더욱 접할 기회가 없었다. 「상실의 시대」를 읽고 너무 좋아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을 찾아 읽은 정도가 고작이다. 비록 저자의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먼저 읽고 작품을 찾아 읽어봐도 좋을 것이라는 편안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책은 저자 인생에서 처음 강렬하게 만난 책, 그리고 성장시킨 책, 삶의 구비구비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놓지 않았던 50년 책읽기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1부와 책 읽기에서 시작한 치열한 소설쓰기의 과정이 담긴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를 둘러보는데 언급된 책은 1부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과 2부의 「신곡」뿐이다. 순간 느꼈다. 이 책은 단순히 저자가 50년에 걸쳐 읽었던 책들에 대한 단상이 아니라 밀도가 상당히 높은 '책의 분해'가 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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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부터 책 페이지는 넘어갈 줄 모른다. 딱히 모르는 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표현도 아닌데 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 저자가 출판을 목적으로 직접 쓴 책이 아니라 말로써 전달한 강연을 재구성한 책이기에, 오히려 전달을 목적으로 한 내용이니 만큼 더 잘 읽힐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한 자 한 자 발걸음 떼기가 어렵다. 마치 모래사장을 걸을 때 한 발 한 발 힘을 주어 걷게 되는 것처럼 한 단어, 한 문장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고 계속 되뇌이며 곱씹게 된다. 그럼에도 저자가 표현하고, 전달하는 내용을 명쾌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주된 이유는 아마도 저자의 작품을 읽지 않아서 일 것이다. 먼저 저자의 작품을 읽고,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저자의 생각과 과정을 따라 읽어 가야 그 깊이를 같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작품을 읽지 않았으니 창 밖에 서 있는 것처럼 겉도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저자가 왜 그 작품을 쓰게 되었는가, 그 배경의 책들을 서술하며, 인물과 연결시키는데 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이해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여기에도 명확하게 적용된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고통, 감내 그리고 승화까지의 과정이 오롯이 담겨져 있는 책읽기와 소설로 표출해내는 치열한 과정에 동참할 수 없음이 못내 아쉬웠다.

 

어쩌면 책을 읽었다고 해도 이해를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문장 한 구절에서, 시 한 줄에서 그는 영감을 얻고, 그 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펼쳐 낸다. 아무리, 아무리 반복해서 읽어 봐도 이해되지 않는 시 두 행으로 농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함축적인 시를 파고 들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치열한 과정을 보노라면 역시 괜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가 아님을 책 한 장이 넘어갈 때마다 실감한다.

 

"'나의 영혼'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나의 영혼'은 기억한다

 

열여덟 살 때 내가 느낀 걸 노년에 들어선 지금 나의 언어로 쓴다면, 이런 게 아닐까. 개인을 뛰어넘는, 아울러 개인을 포함하는 '나의 영혼'의 빛이 모여드는 곳을 향해, 한 마리의 반딧불이인 나도 빛을 발하며 날아다닌다. 그런 이유로 앞으로의 나의 생이 존재한다.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의 영혼'과 이어진 내가 알고 있던 것이며, 그 이상의 것은 '나의 영혼' 밖에 존재하는 한, 언제까지고 알 수 없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이 시를 읽고 이렇게 이해한 것은 제게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그걸 알아냈을 땐 이미 대학생이었지만요. 그것은 문학을 통한, 보물과도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십 년 가까이 지나 저는 이미 소설가로 살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장애를 가진 장남이 태어나면서, 제 실생활에 또 한 번의 전환기가 찾아왔습니다. 아이의 장애는 두개골 흠집에 의한 것이었죠. 아이와 함께 다소 이상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우리의 삶에 새소리가 끼어들게 되었고, 저는 이걸 소설에 썼습니다." --- p.191~191

 

고전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한 줄 한 줄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 그럼에도 다 이해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놓지 않고 끈덕지게 달라붙어 있으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은 깊은 여운이 남고, 끝없는 되새김질을 하도록 가슴 한 구석 자리잡는다. 어느 순간 섬광처럼 그 의미를 깨닫기도 하고, 끝없는 숙제로 남기도 하지만 그렇게 식지 않는 무거운 울림을 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읽는 과정도 천천히 눌러 읽어야 했지만, 읽은 후에도 쉽게 내려 놓지 못한다.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게 되고. 문장 하나가 걸려 계속 되새김질 하게 된다. 아마도 한 번으로 책읽기를 끝내기는 어려울 듯 하다.

 

평생을 책을 읽었다면 얼마나 많은 수의 책을 읽었겠는가. 그럼에도 이 책에서 언급된 책이 제한적인 것은 작가의 책 읽는 방법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3년 동안 한 책을 독파한다거나 시 한 구절, 번역본의 단어 하나의 뉘앙스에도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며 읽는다. 그렇게 시를, 책을 읽은 후에는 자신의 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 소설 속에서 한 인물이 어떻게 탄생하고, 왜 그런 배경을 갖게 되었고, 그 사람들의 행동의 이면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 지 그 과정 속에 천천히 녹아들게 한다. 소설가라는 직업의 특성이 있기도 하겠지만, 저자의 책읽기는 그야말로 혼을 바치는, 흡사 수도의 과정 같다.

 

책 중간중간 얘기하는 자신만의 책읽는 방법에서도 저자의 깊이 있는 책읽기 모습이 그대로 그러난다. 특히 번역서를 읽는 방법은 따라해보고 싶을 정도로 유용해보인다. 다만, 인내심이 많이 필요할 듯 싶다.

 

"한 권의 번역본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 혹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에 각각 빨강과 파랑, 두 종류의 색연필로 선을 긋거나, 약간 긴 구절이라면 선으로 상자를 만드는 것이 제 방법입니다.

-중략-

그렇게 책을 다 읽고, 영어 책이라면 '아마존' 같은 데서 금세 구할 수 있을 테니 원서를 사서 우선 감동한 부분을 원문과 대조합니다. 작가가 이걸 쓰면서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것을 쉬이 알 수 있어요.

일 년에 한 권이라도 좋아요. 이런 방법으로 그리 많은 책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또 번역된 문장을 외우려 들면 좀처럼 외워지지 않는데(예외도 있습니다만), 원문을 옮겨 적으며 외우면 글쓴이 마음의 변화나 리듬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외국어라도 외우기 쉬울 때가 많습니다.

다음은 파란색으로 칠해둔, 아무래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느낀 부분을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원문을 꼼꼼히 읽어요. 이때 정성껏 사전을 펼쳐보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저도 젊었을 때는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어서, 어느 단어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걸 발견하면 사전을 팽개치고 곧장 달겨들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는 나쁜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인내심 있게 사전을 펼쳐보고 즐거움마저 느끼며 천천히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것이 외국어 책을 읽는 수련법입니다.

번역을 읽다가 잘 모르겠다 싶으면 원문을 확인해요. 예를 들어 사전에 네 가지 의미가 실려 있다면, 첫 번째 항목을 보고 '아아, 이제 알겠다' 싶더라도 꾹 참고(그 단계에서 의미를 책에 적어두는 것도 좋겠지요), 두 번째 항목, 세 번째 항목까지 모두 읽는 습관을 들입니다. 훗날 '그 단어의 다른 뜻이 떠오를 때가 오리니'라고 기다릴 수도 있겠는데, 어쨌든 그런 방법으로 자신을 훈련하는 것이죠. 그렇게 자기 힘으로 읽는 노력을 하다 보면, '이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하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p.39~40

 

외국어로 된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모국어의 깊이가 더해지는 방법일 듯 싶다. 낱말 하나의 차이에 민감해질 수 있고, 꼭 맞는 의미를 찾기 위해 오히려 더 모국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터이니 말이다. 일 년에 한 권이라도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책을 읽어내는 깊이가 깊어질 듯 싶다.

 

3년 동안이나 파면서 그를 소설가로서 성장시킨 책이 「신곡」이라면, 그의 인생에 책이라는 불씨를 처음 던진 작품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다. 아마도 저자의 50년 독서 인생의 첫 시작이자 소설가로서의 삶을 만든 발판이 된 작품일 것이다. 책 속에서 만난 한 문장은 강한 섬광처럼 다가왔고, 저자는 스스로 평생 그렇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알게 모르게 그렇게 살아왔다고 고백하고 있다. 평생의 지표를 삼을 수 있는 책을 어린 시절 만났다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물론, 스스로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을 테지만 말이다.

 

"All right, then, I'll go to hell(그래 좋다, 나는 지옥으로 가겠다)." 지옥으로 가도 좋으니 짐을 배신하지 않겠다. 제가 영향을 받은 것은 이 한 줄입니다. 사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기 시작한 때는 할머니와 아버지가 연달아 돌아가신 해라, 저도 지옥이라는 곳이 가까이 있을 거라고 상상했던, 그런 환경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좋다, 나는 지옥으로 가겠다. 아이들도 이런 결심을 해야 하는 때가 있구나.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평생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겠어. 저는 다짐했습니다.

-중략-

당시 웬만해서는 손에 넣기 힘들던 공책을 구해서, 첫 페이지에 그 문장을 적었습니다. 문장 주변에 장식을 두르고는, '좋다, 나는 지옥으로 가겠다'고...... 지금껏 이걸 원칙으로 살아온 듯합니다. 사실 우왕좌왕할 때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런 마음가짐을 지녀왔습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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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맞대면은 조금 낯설게 어렵기만 했다. 중간중간 되돌아가서 다시 읽고, 다 읽은 후 다시 찾아서 읽다 보니 그제서야 조금씩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아무래도 좀더 자주 만나 더 친해져야만 할 듯 싶다. 얼마 전 즐겨듣고 있는 위즈덤하우스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에디터 통신에 이 책의 에디터가 나와서 책을 소개한 부분을 들었다. 조사하나까지도 한 자 한 자 고민을 거듭하며 편집을 했노라는 얘기를 하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다. 그렇게 어렵게 만든 책이기에 읽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장중한 울림을 주는 묵직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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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공부법 - 한 문제를 이해하면 백 문제가 ‘와르르’ 풀리는 가장 단순한 공부 원리
권종철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또 오랜 기간 교육 관련 일을 하다 보니 교육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 보게 된다. 한국의 교육 현실은 한숨이 먼저 나올 정도로 학부모, 아이들을 숨막히게 한다.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는 안개 속 미로 같은 현실.

 

다들 그 막막한 상황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 허우적대며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우리의 교육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밝을 리 없다. 늘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은 느낌으로 보곤 하는데 어느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프로그램임에도 비슷한 공통된 사례들이 중복해서 나오는 것이다. 중학교에서 전교 1, 2등을 다투던 아이가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곤두박질 치는 경우, 더 이상의 공부를 거부하고 손을 놓아 버리는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 걸음에 괴로워하는 경우 등등.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아이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고,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공부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겠지만, 중학교까지 잘하던 아이들이 왜 갑자기 고등학교에 가서 급격하게 무너지는 것일까? 공부를 계속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중학교 때까지 공부 잘하던 아이가 왜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 못하게 되는가?"

 

[도미노 공부법]의 책에 대한 소개를 봤을 때, 내 눈에 꽂혔던 질문이다.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질문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 그리고 그 해답을 구체적을 찾을 수 있다는 흥분과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중학교가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하는 시기'라면 고등학교는 그것을 '적용하는 시기'이다. 중학교 때까지는 올바른 공부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얻는 일이 가능하다. 선행 학습과 반복적 문제 풀기라는 '물량 공세'로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와서는 그것이 힘들어진다. 물량 공세로 감당하기에는 공부의 깊이가 너무 깊어지고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도 더 많이 주어진다. 중학교 때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하지 못한 학생은 고등학교에 와서 '적용'할 무기가 아무것도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중학교 3년 내내 열심히 공부를 하고도 고등학교에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탄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실이 여러분에게 주는 지침은 분명하다. 중학교 때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선행 학습과 반복적 문제 풀기 방식의 공부로는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할 수가 없다.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기술은 발달할 수 있겠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그 소중한 시기를 헛되이 날려 버린다는 점도 아쉽지만,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그렇게 중학교 시절을 보낸 아이는 고등학교에 와서 너무나 심신이 지쳐 버린다는 점이다. '마지막 승부처'에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입장해야 하는데 '무장해체' 당한 채 던져지는 것이다."

-p.31~32

 

중학교 때까지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면 고등학교에 가서 정작 중요할 때 지쳐서 하지 못한다는 말은 종종 들어왔다. 이를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올바른' 공부가 아닌, 선행과 문제풀이와 같은 '얕은' 공부를 일컫는 말일 것이다. 얕은 공부를 하다보니 표면상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학원과 자신 만의 학습 시간을 나눠 갖다 보니 시간도 부족하고, 깊이 있게 들어가는 공부도 할 수 없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깊이 있는 공부'란 무엇일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한 번쯤 빠져 본 기억이 있다면 그 과정이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몹시 어설프고, 우왕좌왕하지만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다 보니 계속 하게 되고, 어느 순간 장벽을 뛰어 넘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속도대로 점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된다. 흥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도, 불편해도 참아내며 길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후에 뒤돌아 보면 그 순간이 물꼬가 트이는 단계였음을 깨닫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게 된 과정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저자가 얘기하는 '도미노 공부법'의 개념과 원리가 이해가 된다. 공부 역시 물꼬를 터줄 그 '첫 번째 도미노'가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 첫 번째 도미노를 찾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알려준다. 첫 번째 도미노를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문제를 올바르게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 역시 1부는 지금까지의 학습 습관을 점검해보고, 2, 3부는 도미노 공부법과 깊이있는 공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 4부는 국어, 수학, 영어 과목별로 '첫번째 도미노'를 찾는 과정을 통해 실제 활용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법학 대학원에서 언어추론, 언어이해를 가르쳤던 저자가 제시하는 국어에서의 '첫번째 도미노'는 '독해력'이다. 저자는 왜 독해력인지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증명한다. 결국 국어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 같지만, 실은 이 능력이 결여되어 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어 뿐만 아니라 수학도 독해력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적지 않으며, 영어는 말할 것도 없다.

 

 

자, 그렇다면 문제는 이렇게 찾은 첫 번째 도미노, '독해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지문의 내용이 아닌 전체적인 구조에 초점을 맞춰서 파악하는 '구조적 독해' -저자의 표현으로는 '하늘에서 보기 독해법'- 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글의 중심 생각(중심 내용)을 하나의 문장으로 파악하기

② 각 단락이 중심 생각(중심 내용)과 관련해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 보듯이 글의 구조를 잡고, 세부적인 내용과 연관시켜 독해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이렇게 의식을 하면서 꾸준히 연습을 해나가야 독해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하지는 않아도 당장 시작할 수는 있는 제안이다.

 

 

수학과 영어 역시 국어처럼 단계를 거치며 첫 번째 도미노를 각각 찾는다. 그것이 출발점이다. 처음에는 불편해도 결코 어렵지 않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바로 시작해볼 수 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만 연습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깊이있는 공부'의 단계로 들어설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공부를 해나갈 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더 공부해야 할 것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것을 알아갈 때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작든 크든 '성공의 경험'은 공부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이 공부의 과정 속에서 성취한 성공의 경험은 점점 더 커지는 도미노도 거뜬히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최근 영어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여러 번 하다 말다를 반복하다가 우연히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틈만 나면 영어책을 들여다 보며 공부를 하게 된다. 중독이 되었나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어쩌다 접근하게 된 방법이 저자가 말한 과정과 거의 유사하였다. 부지불식간에 '첫 번째 도미노'를 찾게 되었고, 점점 더 깊이 들어감으로써 깊이있는 공부에 접근하게 되었나 보다. 그 과정이 '도미노 공부법'의 실천 과정과 거의 유사해서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그 과정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놀면서 공부하는 것은 꿈이 아니다"라는 책의 소제목처럼 정말 재미를 가지고 하다 보면 저절로 집중하게 되고, 깊이 들어가게 된다. 시간의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열쇠는 바로 '첫 번째 도미노' 찾기이다. 한 번 성공한 경험은 다른 과목, 다른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급적이면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부터, 아니어도 괜찮다. 가장 먼저 '첫 번째 도미노'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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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독해 -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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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독해]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내용의 책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인생독해?'

부제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를 보면서도 읽을 수 있는 대상이 다중적이기에 역시나 갸우뚱. '홀로 버려진 세대를 위한 유수연의 생존 독서' 띠지를 봤을 때에라야 비로소 '책'과 '독서'와 관련된 책임을 알 수 있었다. '독해'의 의미가 그러니까 진짜 글이나 책을 읽고 해석한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처음부터 쉽게 독서와 이 책을 연결시키지 못했던 이유는 저자가 영어로 유명한 토익강사라는 것 때문이었다. 나중에 보니 읽지는 못했지만 2030 젊은 세대의 멘토로서 전하는 『유수연의 독설』이라는 책을 출간한 적이 있었더랬다. 아마도 '독설'의 연장선 상으로, 책으로 접근하기에 '독해'라는 제목을 붙인 것 아닌가하는 나름대로의 추측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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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책이라면 요즘 거의 홍수를 이루다시피 한다. 책을 알기 위해서 책과 관련된 책을 찾다가 다시 길을 잃을 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온다. 이 책 역시 책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책을 소개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저자가 책을 읽어내는 방법을 에세이처럼 풀어낸 글이었다. 평범하지 않은 이력의 소유자답게 책을 읽는 방법도 치열하고, 치열한 인생을 헤치고 나온 만큼 책을 보는 관점도, 특히 인물을 보는 시선도 냉철하고 현실적이다. 누가 뭐라든 자신의 시선으로, 관점으로 인물들과 책을 분석해나간다.

 

『데미안』 『이방인』, 『어린 왕자』는 물론 기형도의 시나 『콧수염 아저씨의 똥방귀 먹는 기계』와 같은 동화까지 선정한 책들은 공통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 이 책들은 작가 자신을 성장시킨 작가 자신과 같은 책들이었다. 신기한 것은 적지 않은, 다양한 책을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저자가 보인다는 것이다. 책이 통째로 저자에게 들어갔다가 나온 것 같은, 각기 다른 장르의 책임에도 하나로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내세울 스펙이 없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독하게' 살아낼 수 밖에 없었던 저자가 책들을 관통하면서 얻게 된 시선들이 여실히 드러난다. 시종 긴장하며 정신 바짝차리며 읽게되고,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에는 '인생 독해(讀解)'가 '인생 독(毒)해'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렇지, 인생 독하지. 그럼에도 우린 살아내야 한다. 주인공이 아닌 주변에서 조용하게 버티며 살아내고 있는 소설 속 주변인들처럼.

 

"사람들은 흔히 이기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 공부 잘하는 방법을 말한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독종이 되는 방법'쯤이 될 것이다. 평범한 한 개인이 어떠한 고민들을 거쳐서 이 세상에서 질기게 살아남았는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독하게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있었는가 정도이다. 그리고 독하게 삶을 이끌어가는 그 이면에는 나의 가치관과 성향을 만들어낸 책들이 있다.

나의 책읽기는 주입식 독서법이 아니다. 주인공보다는 현실의 모습에 가까운 주변인들의 삶과 태도에 더 집중하는 실전형 독서이며 책의 내용보다는 실제 현실에 어떻게 접목하고 응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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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두 파트로 나뉜다. '인생, 다른 방식으로 보기'와 '독해, 나만의 언어로 보기'.

 

첫번 째 파트에서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페스트』,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그리고 기형도의 시,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의 말처럼 주로 소설 속의 인물들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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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미완의 '피스토리우스'에서로 옮긴다. 끝내 비상하지 못하고, 이상만 꿈꾸다가 현실에 주저앉아버린, 소설 속에서는 외면받는 인물. 저자는 그 인물을 통해 자신 속에, 그리고 어쩌면 대다수일 수도 있는 우리의 모습과 마주한다. 대다수는 주인공처럼 돋보이지 않는다. 현실에 실망하고, 모순된 감정에 괴로워하며 그렇게 또 하루를 버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주인공을 바란다. 그러나 거울 속의 '나'는 피스토리우스에 가깝다. 문학적인 의미를 넘어 평범한 인간을 조망하는 시선은 그렇게 살짝 비껴서 비추고 있다.

 

카뮈의 『이방인』에서는 어머니를 완벽한 한 타인으로 존중하고자 했던 '뫼르소'를 통해 희미해져 가는 자신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역설한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도 역시 깊이 묻혀 있는 진짜 자신과 직면하고 자신을 이해할 수 있어야 타인과의 관계 맺기도, 소통도 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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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주인공인 '어린 왕자'라는 인물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극히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그래서 '어린' 왕자겠지만 저자는 이 어린 왕자를 어린이를 가장한 어른의 시각이라고 추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숙한 유아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타인을 규정하는 것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확고히 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반발하는 이유는 어린 왕자의 시선만이 고귀하다는 식의 평가에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는 어른이 되어갈수록 가슴 한 구석에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나 만족보다, 죄책감을 안고 사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은가. 행복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면서도 문득문득 나의 삶은 어린 왕자가 보기에 괜찮은 삶일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닐까, 불안해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한 존재로 만들기도 한다." ---p.99~100

 

첫번 째 파트에서 '나'를 찾았다면, 두번 째 파트에서는 그렇게 다져진 '내'가 세상 밖으로 걸어나가 독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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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던가. 책을 통해 세상의 이치, 경제, 경영, 마케팅 등의 속성을 들여다 본다. 동화 『콧수염 아저씨의 똥방귀 먹는 기계』를 통해 기업들이 끊임없이 신제품을 발표하는 이유를,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을 통해서는 불완전이 빈틈이 아닌 차별화의 기회임을 강조한다.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마이클 포터의 『경쟁우위』와 프리드리히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는 시야를 넓혀 재정의하고, 융합하여 컨버전스 시대에 맞는 능력을 키울 것을 제안한다.

 

레드오션이었던 토익강사 시장에서 자기계발을 접목하면서 독특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낸 저자다운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책 역시 독서와 자기계발이라는 평범한 조합에 자신만의 관점을 에세이 형식으로 버무려서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읽으면서 내내 '새롭다'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으니 분명 차별화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인생에 콕 박혀 저자를 만들어준 책목록에 내가 읽어 본 책이 많지 않아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함께 읽은 책이었다면 공감도 하고, 반론도 제기하면서 좀더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특히 성장기에 꼭 읽었으면 좋았을 『데미안』이나 저자가 제시한 체크리스트의 대부분이 체크됨에도 아직 읽지 못한 『이방인』은 이번 휴가 동안에 읽을 도서목록 일순위이다. 시간이 된다면 다른 책들도 읽어 봐야겠다. 저자처럼 온몸을 관통하며 읽을 자신은 없지만, 저자의 관점에 동의하면서 때로는 반론도 제기하면서,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나가며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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