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공부법 - 한 문제를 이해하면 백 문제가 ‘와르르’ 풀리는 가장 단순한 공부 원리
권종철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또 오랜 기간 교육 관련 일을 하다 보니 교육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 보게 된다. 한국의 교육 현실은 한숨이 먼저 나올 정도로 학부모, 아이들을 숨막히게 한다.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는 안개 속 미로 같은 현실.

 

다들 그 막막한 상황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 허우적대며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우리의 교육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밝을 리 없다. 늘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은 느낌으로 보곤 하는데 어느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프로그램임에도 비슷한 공통된 사례들이 중복해서 나오는 것이다. 중학교에서 전교 1, 2등을 다투던 아이가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곤두박질 치는 경우, 더 이상의 공부를 거부하고 손을 놓아 버리는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 걸음에 괴로워하는 경우 등등.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아이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고,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공부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겠지만, 중학교까지 잘하던 아이들이 왜 갑자기 고등학교에 가서 급격하게 무너지는 것일까? 공부를 계속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중학교 때까지 공부 잘하던 아이가 왜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 못하게 되는가?"

 

[도미노 공부법]의 책에 대한 소개를 봤을 때, 내 눈에 꽂혔던 질문이다.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질문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 그리고 그 해답을 구체적을 찾을 수 있다는 흥분과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중학교가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하는 시기'라면 고등학교는 그것을 '적용하는 시기'이다. 중학교 때까지는 올바른 공부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얻는 일이 가능하다. 선행 학습과 반복적 문제 풀기라는 '물량 공세'로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와서는 그것이 힘들어진다. 물량 공세로 감당하기에는 공부의 깊이가 너무 깊어지고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도 더 많이 주어진다. 중학교 때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하지 못한 학생은 고등학교에 와서 '적용'할 무기가 아무것도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중학교 3년 내내 열심히 공부를 하고도 고등학교에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탄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실이 여러분에게 주는 지침은 분명하다. 중학교 때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선행 학습과 반복적 문제 풀기 방식의 공부로는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할 수가 없다.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기술은 발달할 수 있겠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올바른 공부 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그 소중한 시기를 헛되이 날려 버린다는 점도 아쉽지만,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그렇게 중학교 시절을 보낸 아이는 고등학교에 와서 너무나 심신이 지쳐 버린다는 점이다. '마지막 승부처'에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입장해야 하는데 '무장해체' 당한 채 던져지는 것이다."

-p.31~32

 

중학교 때까지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면 고등학교에 가서 정작 중요할 때 지쳐서 하지 못한다는 말은 종종 들어왔다. 이를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올바른' 공부가 아닌, 선행과 문제풀이와 같은 '얕은' 공부를 일컫는 말일 것이다. 얕은 공부를 하다보니 표면상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학원과 자신 만의 학습 시간을 나눠 갖다 보니 시간도 부족하고, 깊이 있게 들어가는 공부도 할 수 없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깊이 있는 공부'란 무엇일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한 번쯤 빠져 본 기억이 있다면 그 과정이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몹시 어설프고, 우왕좌왕하지만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다 보니 계속 하게 되고, 어느 순간 장벽을 뛰어 넘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속도대로 점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된다. 흥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도, 불편해도 참아내며 길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후에 뒤돌아 보면 그 순간이 물꼬가 트이는 단계였음을 깨닫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게 된 과정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저자가 얘기하는 '도미노 공부법'의 개념과 원리가 이해가 된다. 공부 역시 물꼬를 터줄 그 '첫 번째 도미노'가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 첫 번째 도미노를 찾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알려준다. 첫 번째 도미노를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문제를 올바르게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 역시 1부는 지금까지의 학습 습관을 점검해보고, 2, 3부는 도미노 공부법과 깊이있는 공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 4부는 국어, 수학, 영어 과목별로 '첫번째 도미노'를 찾는 과정을 통해 실제 활용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법학 대학원에서 언어추론, 언어이해를 가르쳤던 저자가 제시하는 국어에서의 '첫번째 도미노'는 '독해력'이다. 저자는 왜 독해력인지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증명한다. 결국 국어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 같지만, 실은 이 능력이 결여되어 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어 뿐만 아니라 수학도 독해력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적지 않으며, 영어는 말할 것도 없다.

 

 

자, 그렇다면 문제는 이렇게 찾은 첫 번째 도미노, '독해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지문의 내용이 아닌 전체적인 구조에 초점을 맞춰서 파악하는 '구조적 독해' -저자의 표현으로는 '하늘에서 보기 독해법'- 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글의 중심 생각(중심 내용)을 하나의 문장으로 파악하기

② 각 단락이 중심 생각(중심 내용)과 관련해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 보듯이 글의 구조를 잡고, 세부적인 내용과 연관시켜 독해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이렇게 의식을 하면서 꾸준히 연습을 해나가야 독해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하지는 않아도 당장 시작할 수는 있는 제안이다.

 

 

수학과 영어 역시 국어처럼 단계를 거치며 첫 번째 도미노를 각각 찾는다. 그것이 출발점이다. 처음에는 불편해도 결코 어렵지 않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바로 시작해볼 수 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만 연습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깊이있는 공부'의 단계로 들어설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공부를 해나갈 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더 공부해야 할 것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것을 알아갈 때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작든 크든 '성공의 경험'은 공부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이 공부의 과정 속에서 성취한 성공의 경험은 점점 더 커지는 도미노도 거뜬히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최근 영어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여러 번 하다 말다를 반복하다가 우연히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틈만 나면 영어책을 들여다 보며 공부를 하게 된다. 중독이 되었나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어쩌다 접근하게 된 방법이 저자가 말한 과정과 거의 유사하였다. 부지불식간에 '첫 번째 도미노'를 찾게 되었고, 점점 더 깊이 들어감으로써 깊이있는 공부에 접근하게 되었나 보다. 그 과정이 '도미노 공부법'의 실천 과정과 거의 유사해서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그 과정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놀면서 공부하는 것은 꿈이 아니다"라는 책의 소제목처럼 정말 재미를 가지고 하다 보면 저절로 집중하게 되고, 깊이 들어가게 된다. 시간의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열쇠는 바로 '첫 번째 도미노' 찾기이다. 한 번 성공한 경험은 다른 과목, 다른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급적이면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부터, 아니어도 괜찮다. 가장 먼저 '첫 번째 도미노'를 찾아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