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코딩 직업 특강
제인 베델 지음, 김민섭 옮김 / 그린북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코딩'이라는 말은 초등학교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코딩 교육'이 앞으로 교육과정에 도입이 된다는데...

도대체 무슨 교육은 하는 것이길래 아이들이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나.

사교육이 심한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몇 백 만원 단위의

교육이 횡행하고 있다는데 이대로 있어도 괜찮은건지...

학부모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코딩이 전세계적인 흐름이고,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는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하니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어떻게해서든

가르쳐야 하는 쪽으로 마음을 기울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아주 큰 함정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문자만큼 중요한 능력이라고 하니 '공교육'에서 가르치겠다고 하는데

부모들은 '걱정'이 먼저 든다는 것이다.

기존 교육 패러다임의 트라우마에 지쳐 있는

학부모, 학생들은 또다른 경쟁의 장,

시험 당락의 수단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교육에서 만큼은 정말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

실제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는 것을 보면

솥뚜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씁쓸하지만.

 

그럼, 코딩이 무엇이냐~

한 마디로 어떤 명령을 컴퓨터가 수행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컴퓨터 언어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었지만

미리 명령어를 입력해 둔 블록을 선택해서 끼워넣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개발되면서

아이들도 간단하게 사용법만 배우면 프로그램을 짤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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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필수 능력이라는 '코딩'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서 찾아보던 중 [10대를 위한 코딩 직업 특강]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코딩 방법을 배우는 책은 이미 다수 나와 있지만

실제적으로 코딩이 어떻게 적용되고, 왜 배워야 하는 지에 대한

특성이 알고 싶었던 내게는 이 책이 더욱 궁금했다.

 

이 책은 '코딩'을 취미로 하는 것을 넘어서

직업으로 갖고자 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어떠한 능력이 필요한 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그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지 등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서 그야말로 코더에 관한 A부터 Z까지

속속들이 털어서 알려주고 있다.

 

우리 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

전문적인 접근이지만 이 책에서 인터뷰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학교에서 혹은 취미로 처음 코딩을 접하면서 흥미를 느껴

전공으로 선택하고 직업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마중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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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바로

'전문가 인터뷰'와 '아마추어 인터뷰'이다.

각 장마다 나사를 비롯해 대학, 게임 회사, 애니메이션 영화사 등

각계에서 일을 하고 있는 10명의 코더들이 어떻게 코딩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작업을 했고,  어떻게 전문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 등의

과정을 심층적으로 인터뷰한 내용이다.

또한 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성장하고 있는

10명의 아마추어 인터뷰도 함께 실어서

현장에서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 한 많은 사람들은 학교 프로그램이나 캠프 등에서

코딩을 배우면서 흥미를 느껴서 더 배우게 되었다거나

대회 등을 준비하면서 많은 성장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참여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대회가 많은 것도 부럽고

몰입해서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것도 부러웠다.

 

무엇보다도 형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맞는 적성과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 부럽기 그지 없었다.

모든 것을 시험과 성적으로 귀결시켜야 하는

우리의 교육 환경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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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코딩이 무엇인지를 시작으로

프로그래밍 언어, 코드 등 기초적인 내용부터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코더, 펌웨어 코더,

비디오 게임과 애니메이션, 웹 사이트 코더는 물론

인공 지능과 로봇 , 사이버 보안 코더까지

코더가 활약하는 영역을 전 방위적으로 살펴 본다.

 

저자는 코더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능력으로

용기, 창의력, 논리, 열정, 인내심을 꼽았다.

이것은 비단 저자 뿐만 아니라 인터뷰 한 전문가들도

대략 비슷하게 꼽은 것이기도 하다.

코딩을 배우면서 수없는 좌절감을 맛보는데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열정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의력과 논리력의 필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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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코딩이 내 적성에 맞는 지 궁금하다면?

저자가 준비한 테스트를 해보길 바란다.

나의 테스트 결과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분야 외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업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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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자는 각 장의 내용과 관련된 테스트나 퀴즈, 다양한 읽을거리 등을

마련해두어 재미있게 쉬어갈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해 두고 있다.

또한 박스 형태로 제공하는 유용한 정보나

'집중탐구'를 통해 소개하는 컴퓨터 역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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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교육'이라는 교육계 이슈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지금도 빠른 출발은 아니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세계는 이미 변화할 준비를 끝낸 것 같다.

이런 모습들을 보니 형식적이고, 구색맞추기 교육 외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지 답답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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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홈트 브릿지 미로 - 다리를 건너고 통과하는 미스터리 탈출 게임 100 브레인 홈트 (Brain Home Training)
클래러티 미디어 지음 / 폴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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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큰 아이가 워낙 어려서부터 미로를 좋아해서

 한동안은 미로책은 꾸준히 사주었었다.

지금은 고등학생이니 미로를 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아이들이 하는 미로를 보면 많이 아쉬워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나도 미로 많이 했는데....'

그래서 지금도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미로는 아이들만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던 터라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퍼즐도 아이들용도 많지만

수백 피스짜리 성인용도 많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미로라고 왜 성인용이 있으면 안 될까?

어른들이 컬러링도 하는 세상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브레인 홈트 브릿지 미로]를 알게 되었다.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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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는 몰랐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브릿지(bridge)'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미로를 보고는 바로 이해가 되었다.

 

바로 중간중간 다리가 있는 것이다.

이 다리를 따라서 갈 수도 있고,

아래 길로 통과해서 갈 수도 있다.

해보기 전에는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실제해보니 그냥 미로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하고 쾌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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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모두 100개의 미로가 4단계 난이도별로 25개씩 실려 있다.

 

1단계는 두뇌 가동률이 고작 1%.

브릿지 때문에 처음에는 좀 당황했지만

곧 적응하면서는 술술 길을 찾아갔다.

그럼에도 탈출까지는 좀 더듬거렸는데

이 정도의 수준이 겨우 두뇌 가동율 1%밖에 안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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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가 끝날 때마다 BATTLE MAZES 코너가 있다.

단계마다 2개씩 총 8개 실려있는데

두 사람이 마주보면서 시합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것이다.

큰 아이와 둘째 아이가 시합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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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역시 어렸을 때부터 내공이 쌓인 큰 아이 승!

연이어 진행한 두 번째 판도 큰 아이 압승으로 마무리~

역시 미로 애호가답다^^

 

2번째 단계는 두뇌 가동률 50% 수준.

별 ★★개 난이도.

뇌가 일상생활에 가동되는 수준이라는데

그럼에도 조금씩 복잡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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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는 두뇌 가동률 100%

그러니까 전심전력을 다하는 수준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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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4단계는 무려 두뇌 가동률이 200%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초월의 수준이라고 한다.

나는 보기만 해도 복잡해서 엄두가 나질 않는데

아이는 연거푸 몇 개를 풀더니 머리가 어지럽단다.

그럼에도 하나, 하나 풀어낼 때의 성취감 때문이지

손에서 연필을 놓을 생각을 안 한다.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을 다 풀어버릴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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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구조의 미로는 수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풀 수 있지만,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의 미로를 풀기 위해서는

좌뇌가 관장하는 기억력, 구성력, 판단력 등과

우뇌가 관장하는 창의력, 응용력 등이 필수로 요구된다.

이 외에도 고도의 집중력 그리고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혜안(사고력)까지 필요하니,

미로 그 자체가 두뇌 개발 종합 프로그램인 셈이다."

- INTRODUCTION 中 -

 

단순히 길을 찾는 놀이에 불과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능력이 필요할 줄이야.

브릿지가 있어서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미로.

책 한 권을 끝까지 다 풀고 나면

시리즈의 다른 미로도 구입해서 풀어봐야겠다.

내친 김에 [익스트림 틀린그림 찾기]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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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도서관 - 호메로스에서 케인스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
올리버 티얼 지음, 정유선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호메로스에서 케인즈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라는 부제가 붙은

[비밀의 도서관]은 책을 받아 본 순간부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우선 43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에 놀랐고,

고대부터 중세,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현대까지 99권이

서로 연결된 흐름을 가지고 이어진 사실에도 놀랐다.

책 사랑꾼이라는 저자의 방대한 자료에도 놀랐다.

이미 알려진 유명한 작가라도 하더라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소개함으로써 신선함은 물론,

흐름의 맥락에 더 적절한 요소가 되게 하는

저자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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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고전이나 영문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고전 몇 권을 읽었을까 말까.

그래서 책을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그런 걱정은 기우가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수준이나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기 위한 테스트를 준비한 것이다.

"삶이 문학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간단 테스트!"

마치 잡지에 실린 심리테스트라도 하는 것처럼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지고, 책에 대한 긴장감이 풀리면서 친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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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6~10개.

"꽤' 문학적인 삶을 사는 당신! 신비로운 고대시대? 상상력과 감정을 중시한 낭만주의 시대? 철도, 전화 등이 도입되며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빅토리아 시대? 흥미로운 시대를 기준으로 읽어보세요."

--- p.5

 

저자는 머리말에 이 책의 의미와 구성 등을 상세하게 풀어놓고 있다.

읽기 전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내용들이 모두 읽은 후에

다시 읽어보니 책의 흐름과 내용, 구성이 모두 이해가 되었다.

 

"《비밀의 도서관》은 우리 삶과 연관된 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간다. 이 여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쓰였다. 첫 번째는 잘 알려진 책의 덜 알려진 면을 밝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이 우리 주변의 세계와 놀라운 연관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을, 낯선 것에서 익숙한 것을 찾아갈 예정이다. 즉, 이제까지 기록되거나 타이핑되고, 어딘가에 새겨지고, 말이 글로 옮겨진 수많은 책과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 p.7~8

 

책을 읽는 내내 이러한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느껴졌고,

그러기에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역사 속에서 외면당하고 있거나 사라진 진실이 그나마 작가의 노력으로

세상 빛을 조금은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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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동양에 대한 최초의 여행기를 쓴 사람이《동방견문록》의 '마르코폴로'가 아니라  

그가 태어나기 2년 전에 죽은 '지오반니 다피안 델 카르피네'라는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수사였음을 밝히는 식이다.

 

"몽골의 결혼 풍습, 그들이 먹는 음식, 의복, 법률과 관습 등 그 밖의 많은 것들에 관한 귀중한 정보도 제공했다. 그는 1240년대 말 이 여행기를 완성했고, 말년에는 유럽 기독교인들에게 최초로 몽골 세계를 소개한 유명인사가 됐다.

그로부터 50년 이상이 지나서야 마르코 폴로는 자신의 여행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 p.78~79

 

또한 계몽주의 시대 현미경을 최초로 만든'로버트 훅(Robert Hooke)'이 쓴

《마이크로그래피아》를 소개하면서 현미경학과 관련된 이 책이

'과학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출판된 것 중 가장 중요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때문이라고

폭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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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은 뉴턴과 오랫동안 불합리한 경쟁을 해야 했고, 뉴턴은 음흉하게도 역사에서 훅에 관한 기록이 삭제되도록 만들었다. 그는 경쟁자의 초상화를 모두 없애기까지 해서 약 300여 년의 시간 동안 우리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뉴턴의 가장 유명한 말 중 하나인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덕분이다"라는 문장은 훅에게 쓴 편지에 들어 있었다. 12세기의 신학자 사르트르 베르나르의 글을 인용한 이 구절이 역설적인 까닭은, 뉴턴이 올라탔던 거인 중에 부분적으로나마 훅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 p.167

 

앞서 말한 것처럼 챕터와 챕터를 잇는 구성도 독특하다.

이 부분 역시 저자의 계산된 의도가 담겨져 있음을 머리말에 밝히고 있다.

 

"도서관 투어를 떠나기 전에 알아둘 게 하나 더 있다. 아홉 개의 장의 모든 항목이 이전 항목과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때로는 두 책 사이의 연결고리가 명확하겠지만, 알아보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 안에 역사, 그리고 책과 책을 잇는 고리가 존재하므로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도 의미와 연관성을 찾는 즐거움을 느끼기 바란다." --- p.9

 

빅토리아 시대 탐정소설 작가 아서 이그나티우스 코난 도일의 책 《네 개의 서명》을 소개한 후,

바로 이어서 《진지함의 중요성》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를 소개하는데

그 시작의 도입문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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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의 한 디너파티에서 코난 도일이 《주홍색 연구》의 후속 작품을 쓰기로 결정하고,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구상했다. 문학적으로 엄청난 역사를 지니게 된 이 식사에서 1890년대 두 거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 p.283

 

또는 미국 최초로 시집을 출판한 시인 앤 브래드스트리트와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에 대한 이야기 다음에 에밀리 디킨슨을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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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년 앤 브래드스트리트가 매사추세추에 도착한 이래, 많은 여성 작가들이 이곳에서 배출됐다. 루이자 메이 올컷은 매사추세츠 출신 중 가장 이름난 여성 작가로 떠올랐고, 《작은 아씨들》과 그 속편들 덕분에 문학계의 유명인사가 됐다. 이렇듯 올컷이 인기 소설로 인세를 거두는 동안, 같은 지역 출신의 또 다른 작가는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그 작가의 이름은 1830년에 태어나 1886년에 세상을 떠난 에밀리 디킨슨으로, 그녀가 쓴 약 1,800편의 시 가운데 생전에 발표된 시는 채 열 편이 되지 않았다." --- p.329

 

영문학에 대한 상식이 없어도, 심지어 그 책들을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을 읽는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가의 책을 읽었더라도 이 책에는 다른 책이 언급될 확률이 더 높다.

그래서 읽는 내내 부담이 없었고, 역사 속에 묻혀 있었던

새로운 사실을 읽으며, 옛이야기를 듣는 느낌도 들었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힐 수 있도록 쉽고 지루하지 않게 쓴 작가의 역량 덕분이리라.

처음 책을 들었을 때 느꼈던 무게감은

읽어갈수록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쉬울 정도가 되었다.

 

워낙 방대한 양이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지만

기억 속에 지워진 것도, 정리가 채 안된 것들도 있다.

이제는 처음 들어가기 전에 했던 테스트 결과처럼

흥미로운 시대를 뽑아서 좀더 깊숙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기회가 된다면 소개된 책들 중 인상깊었던 책도 읽어보고 싶다.

그렇게 한권 한권 마주하다 보면 영문학에 대한

나의 무지도 조금씩 깨지지 않을까 싶다.

 

정말 오랜만에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고 깊이있는 멋진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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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독서법 - 읽으면 기억되는 기적의 독서법
기성준 외 지음 / 북씽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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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의식을 하게 되었고,

이후 관련 강의도 듣고, 방법도 배우면서

책에 접근하는 시각과 방법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이사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모임에서는 멀어지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도 독서법과 관련된 책을 꾸준히 찾아 읽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시각으로 책을 대하는 방법이

또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새로운 독서법 책이 나오면

습관적으로 찾아서 읽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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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독서법] 역시 새로운 독서법으로 책을 대하는 내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바와 같이 저자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독서를 하고 있는 독자를 위해서다.

나 역시 그러한 독자 중에 하나이다.

설사 읽은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난다고 하더라도

삶에, 생활에 적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때문에

책을 읽은 의미가 없는 경우도 많다.

마치 공부법책을 읽어도 실제 적용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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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한 번 더 보면서 정리해보려는 것이었다.

사실 책을 읽는 것도 힘든 여정인데 글까지 쓰려니 힘들어서

한동안은 읽기만 하고 쓰기를 건너 뛴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읽는 것에는 부담이 없어졌는데

리뷰를 쓴 책과 그렇지 않은 책에 대한 기억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로는 힘들어도 간단하게라도 꼭 쓰고 넘어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인풋이다. 인풋으로만 끝나는 독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 번만 읽어도 의미를 남기는 독서를 위해서 아웃풋이 필요하다. 인풋에서 얻어진 영감을 아웃풋으로 배출할  때 기억독서가 시작된다.

지금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 자신이 적용할 수 있는 것을 노트에 써보라. 우선 이 파트에서 소개한 자신만의 위기관리메뉴얼을 한 번 만들어보라. 자신이 본 것을 적용하고, 깨달은 것을 적용을 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하나만 남겨도 된다.

...

책을 읽고 아웃풋을 남기는 것은 정성이다. 결국 독서는 정성이 필요하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아웃풋을 남기는 정성을 통해 기억의 힘을 키울 수 있다." --- p.48~50

 

실제 리뷰를 쓰고, 안 쓰고의 강력한 차이 중의 하나는 바로 '반복'이다.

책을 읽고 그냥 덮은 것과 리뷰를 쓰기 위해

대충이라도  한 번 뒤적거리며 본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충분히 경험으로 느끼고 있었다.

저자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면, '나는 정상적인 뇌를 가졌구나'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읽어보자. 반복 독서를 하는 것이다. 반복은 아주 오래되고, 확실한 기억독서법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방법이지만, 아무나 실천하지 않는 독서법이다." ---p.109

 

리뷰를 쓰기 위한 반복은 사실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다.

선별적인 반복인데 이렇게 한다고 해도 놓치는 부분이 많을 수 있고,

제대로 된 반복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런한 부분에서 저자가 제시한 반복의 방법을 읽으면서 감탄을 했다.

빨리 읽을 수 있을 뿐더러 정말 필요한 반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는 다시 읽어야 할 부분은 페이지 위쪽을 살짝 접어 놓는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페이지 아래쪽을 살짝 접는다. 그 다음에 표시할 때는 접은 흔적을 따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아래쪽을 접힌 부분을 찾아 가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신중하게 읽는다. 그 부분이 감동이 되면 아래쪽 접힌 부분을 펼치고, 위쪽을 접게 된다.

아래쪽 접힌 부분을 다 읽고나면, 위쪽 접힌 부분을 찾아가서 줄을 긋는다. 필요에 따라서 띠지를 붙이고, 필사를 하기도 한다." ---p.71

 

"위의 과정을 거치면 한 권의 책을 처음 읽을 때, 귀퉁이 접었던 것을 읽을 때, 노트에 기록할 때까지 총 세 번을 읽게 된다. 이렇게 읽은 책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혹시 시간이 흘러 잊어버리더라도 우연히 서점에서 그 책을 보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불쑥 책의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필자는 강의 준비를 할 때 종종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 떠오르는데, 이럴 때에는 숨겨둔 보물을 찾은 듯 짜릿한 희열을 느낀다." ---p.114

 

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는 그저 무작정 읽으라고 권하는 부분도 신선하다.

우선 지속적으로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해도 계속 읽어나가는

'기계적인 독서'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책이 이해되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책 속의 감동이 밀려오는 시점이 반드시 찾아온다고 한다.

이렇게 독서의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면

저자와 함께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저자를 만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책을 꾸준히 읽으려고는 했지만 아직 내게는

이 임계점이 찾아오지는 않은 것 같다.

그만큼 양도 부족했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적었다.

저자는 이 임계점을 넘어선 독자가 더 성장해

최고의 독서가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임계점에 우선 도달해보고 싶다.

독서의 이유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이것이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보람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훌륭한 독서가가 될 수 있는 팁은

잠시 미뤄두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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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 - 일의 속도가 성과를 좌우한다
기베 도모유키 지음, 장인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일을 빨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벽하게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최근 그것이 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 전 이직을 하고 업무환경이 바뀌면서

현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같은 업계이지만 일의 종류와 분위기가 다르다보니 아무래도

일의 속도나 질적인 부분을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러면서 내가 일을 너무 비효율적으로 하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원래 추진력있게, 저돌적으로 일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스스로에게도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내심 꼼꼼하고 완벽하면 괜찮을 거이라고 위안을 삼고 있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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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를 읽으면서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고, 변명이었는지를 깨달았다.

일의 속도와 성과에 대한 고민과 답답함이 쌓여갈즈음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고,

혹여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내가 안고 있는 업무방식이 얼마나 아마추어적이었는지

고스란히 실체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단 3초를 줄이기 위해서 단축키를 사용하거나

동선을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 메뉴의 구성을 바꾼다. 

처음에는 3초를 줄인다고 업무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그러나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3초'를 아낀다는 것이

비단 물리적인 시간을 얘기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물론, 다양한 단축키를 익혀서 3초씩 모아 업무의 속도가 빨라지기도 하고,

다른 기술적인 부분들도 개선을 해서 속도를 높이다 보면

그런 것들이 쌓여서 월등하게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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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긴장감있게 집중하고,

허튼 시간을 보내지 않는 습관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부분이었다.

저자는 여유있는 업무일수록 스스로 마감기간을 정하고

바로 착수하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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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빠르게 끝내기 위한 팁은 일을 받자마자 수첩에 마감 일자부터 적는 것이다. 그리고 한꺼번에 해치워야 한다. 기한은 중간에 급한 업무가 들어와 일이 밀릴 가능성을 예상해 실제 마감일보다 적어도 일주일 정도 앞으로 잡는다.

인간은 본디 게으르다. 나도 그렇다. 아무리 한 시간 안에 끝나는 작업이라도 기한이 사흘 뒤거나 열흘 뒤라면 늑장을 부리다가 마감이 가까워져서야 서둘러 시작한다. 게다가 그전까지는 마음이 내킬 때마다 조금씩 살펴보기 때문에 시간도 낭비하게 된다. 또 한 번에 끝내지 못하고 어영부영 진행하면 업무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그러면 다른 업무에도 집중하지 못하므로 전체 업무가 느려지고 만다."

---p.40

 

어찌 내 상황을 이리도 잘 알고 있는지...

한편으로는 전문가인 저자도 그렇다고 하니 위안이 되기도 했다.  

당장 적용해야 할 꿀팁이 아닐 수 없다.

 

또 한 가지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완성도이다.

늘 완벽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이것저것 들쑤시고, 잡고 늘어지다가

정작 마감 시간이 되었을 때 허겁지겁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다른 일이 생기면 낭패를 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이또한 저자가 명쾌하게 정리해주었다.

 

"80점이 목표인 일이 있다. 마감까지는 한 시간 남았다. 그런데 일은 50점 정도로밖에 완성하지 못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마감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사죄하고 제출하지 않는 것이다.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하면 0점이나 다름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50점이라도 좋으니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마감 전에는 꼭 제출해야 한다. 완성도는 50점으로 타협해도 좋다. 그렇다고 50점 수준임을 솔직하게 밝힐 필요는 없다.

단 어중간하게 끝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 된다.

...

누가 봐도 마감 전에 허겁지겁 끝냈다는 느낌만 지워도 50점 수준의 자료로나마 어떻게든 모양이 갖춰진다.

조사가 덜 됐거나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에도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본인만 알고 있으면 된다. 일단 제출하고 난 뒤에 "숫자는 더 확인해야 하므로 변경이 있으면 3일 내에 수정해서 다시 제출하겠습니다."라고 당부하면 되는 일이다." ---p36~37

 

책은 업무 속도를 높이는 준비 단계부터 실제 업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 팀단위로 협업할 때, 혹은 팀을 이끌어나가는 위치에서

팀 전체의 업무 속도를 향상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절대적인 시간 속에서 더욱 시간을 짜내는 방법 등을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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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효율의 전문가답게 핵심만 깔끔하게 정리해서 전달해준다.

마지막장은 가장 강력한 방법인데

전문가적인 역량이 필요하고, 그만큼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프라임워크'로 아예 사고의 틀을 바꾸라는 것이다.

단시간에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좀더 연구하고 연습해서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전문적인 부분까지

이해하기도 쉽게 도식과 그림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것으로 보아

저자는 정말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전문가임에 틀림없는 것같다.

75가지의 기술 중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도 상당히 많다.

저자가 제시한 방법의 절반만 업무에 활용해도

정말 일의 속도는 상당히 빨라질 것 같다.

게다가 실행하기에 부담도 없는 아주 간단한 스킬들이다.

 

새로운 일에 늘 긴장감이 넘치고 있는 요즘,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저자를 믿고 지금 당장 적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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