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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채소 레시피 - 살짝 말리면 더 맛있어지는
모토야 에츠코 지음, 박은희 옮김 / 부광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평균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 수명은 제자리걸음을 한 지 오래다. 오래 살더라도 비실비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노후를 즐기려는 욕망에 비해 우리의 식단과 운동은 턱없이 부족한 탓이리라.
요즘 거기에 발맞춰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바로 채소식단이다. 건강도 그렇지만 환경문제도 생각한다면 나날이 육식에 대한 견해는 비관적으로 변할 듯 싶지만 채식단은 나날이 각광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핵가족화, 저출산 등 가족의 단위가 줄어들면서 식단을 준비하는 여자들의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그것은 음식물 찌꺼기. 소량으로 판매하는 채소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음식을 준비하면 자연스레 음식물 찌꺼기가 늘게 되고 환경 문제로 인해 주부들의 고민은 계속 반복된다. 나의 이런 고민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결혼 전에는 제자들이나 조카들의 쉼 없는 방문으로 음식을 해다 나르느라 버리는 음식은 없었지만 결혼하고 이사하면서 남편과 나, 단 둘의 식단은 매일 버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아침과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면 나 혼자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면 되기에 많은 반찬이 필요하지 않다. 게다가 남편은 같은 반찬을 두 번 다시 올리면 젓가락질의 횟수가 줄고, 그러면 자연스레 남은 음식은 버리게 된다. 이런 반복이 계속되자 이제는 식재료 사는데 오히려 망설여진다. 이런 고민의 해결책으로 냉동 보관을 시도했지만 맛의 문제가 발생을 한다. 그러면 말리는 건 어떨까? 작가 모토야 에츠코의 <말린 채소 레시피>를 펼쳐보자.
‘말린 채소가 더 맛있다!’는 지론을 펼치며 작가가 쏟아내는 54가지 채소 레시피는 독특하다. 싱싱함에 익숙한 물기 가득한 채소를 일부러 반나절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말려서 요리하면 더 맛있다는 레시피들은 생소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그러나 작가가 보여주는 말린 채소 카레는 사진을 보면 솔직히 먹음직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좀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저자의 글을 읽어보니 도전해보고 싶은 레시피 1순위가 되었다. 브로컬리나 양배추 등 한 번 사면 양이 항상 남아돌아 선뜻 구매하기 힘든 채소들의 경우 반은 일부러 말려서 이렇게 요리하면 같은 재료 다른 식감으로 맛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뿌리채소(무, 당근, 고구마, 순무, 연근, 우엉, 감자), 잎채소(샐러리, 양파, 배추, 파, 양배추,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푸른 채소), 열매채소(토마토, 가지, 오크라, 오이, 고야, 호박, 주키니, 시시토우 카라시, 피망), 버섯과 허브, 과일(유자, 귤, 감, 블루베리, 사과, 키위)로 구분하여 말리는 요령, 시간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그에 따른 실용 레시피를 소개함으로써 실생활에서 쉽게 보고 따라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살짝 말린 채소의 맛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