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크리스마스 에디션)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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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이지연 옮김

<(그는) 영국 비글호를 타고 여행하며 7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일지를 쓰고, 1750페이지 분량의 기록을 남기고, 5436점의 동물의 가죽, 사체,뼈를 수집한... 따개비를 8년간 연구 한 사람, 마지막 프로젝트를 위해 지렁이를 29년간 실험한 사람 . >- P.44일부-

 

그는 바로 찰스 다윈(1809~1882)이다.

그를 상징하는 진화론의 등장으로 19세기 동안 서구 유럽의 근간을 지탱해온 일신교의 창조론적 신념 체계는 순식간에 허물어져 버렸다.

또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그의 생물학을 토대로 생태학, 유전학, 생명공학, 뇌과학등 자연과학의 범주를 넘어선 다른 과학적 학문과 통합 연구를 진행 하면서 과학이란 학문 자체를 진화 발전 시킨 토대를 마련했다.

이제 과학은 일개 학문적 영역의 경계에서 벗어나 유일신을 대체할 만한 신흥 종교에 버금갈 정도의 위치로 어느새 올라와 버렸다.

또한 그의 업적도 갈수록 식을줄 모르며 지금도 과학계에는 수 많은 다윈주의 추종자가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대 과학계의 교주와도 같은 위상을 가진 다윈도 한때 인간적인 고민으로 심각하게 고려한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에 대한 문제였다고 한다.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다윈은 노트에 결혼을 한다 안한다 를 적어놓고 서로 비교하며 분석을 했었다는 것이다.

 

그가 당시에 썼던 글에는 결혼을 한다면 '동반자가 생겨 일단 외롭지는 않겠다' 거나 '함께 놀 상대로 개 보다는 나을것 같다', '여성과 수다를 떨수 있고 음악이 주는 매력을 얻을수 있고 자녀가 생기면 노후에 자신을 돌봐 줄수도 있겠다' 고 썼다.

하지만 그에 반해서 '자신은 아내를 즐겁게 해줘야 하는게 시간 낭비가 되고, 아내 친척을 방문해야 하는 수고와 시간 낭비, 자녀에 대한 걱정, 가족 부양을 위해 돈벌이를 해야 하는것, 사교 클럽에서 재치있는 남자들과의 대화를 못하게 되는점 등 자신 뜻대로 살수 없음' 에 무척 아쉬워 했다고 한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그당시 다윈의 황당한 생각에 어이가 없을정도 이지만 당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도 한다.

다윈의 시대에는 남자는 독신으로 살아야만 위대한 업적을 이룰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했다고 한다.

아마 다윈도 자신이 위대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독신을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진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윈의 사후 발견된 당시 일기에 쓰인 글에는 '결혼한다. 결혼한다. 결혼한다. 증명 끝.' 이라 적으며 그의 아내 '에마 웨지우드(1808~1896)' 와의 결혼을 선택 하고야 만다.

 

이책<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에서는 이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다윈의 심각했던 고민,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에 대한 문제를 소개 한다.

또한 이 문제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화두 이기도 하다.

저자 '러셀 로버츠'는 세계적 석학의 반열에 오른 경제학자로 저자는 선택을 해야 하는 문제들, 즉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특히 우리 삶에서 번번히 마주하는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한 성찰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삶에서 만나는 수많은 답이 없는 문제들, 찰스 다윈이 고민했던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같은 문제나 이와는 반대로 이혼을 해야 하나 마나,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나 마나, 아이를 가져야 하나 마나 등등, 내 앞에 놓인 선택의 갈래길에서 결심이 필요한 문제를 나열하자면 수도 없이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 인생의 굴곡점에서 전환을 맞이 하게 될 때 반드시 직면해야 하는 문제들.

하다못해 우리는 '오늘 점심에 뭘 먹을까?' 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던가?

그런 답이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항상 망설이게 된다.

수많은 위인들 조차도 예외가 없다. 그들도 그런면에서 우리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

결국 답이 없는 문제는 모든 인간에게는 필연적으로 안고 사는 문제 이기도 하다.

과연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어떻게 결심해야 하는가?

 

경제학자가 쓴 글이니 경제학의 효용적인 측면을 다룬 비용과 혜택에 따르거나 공리주의 입장에 따르는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하는 방법으로 답을 구하는가 싶었다.

그런데 러셀 노교수는 그러한 경제학적인 이론들 가운데 답을 선택하고 싶지 않은것 같다. (이 또한 답이 없는 문제가 아닌가?)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경제학 이론으로 내세워 펼치지 않는다.

그는 의외의 담론을 펼친다.

 

"답이 없는 문제에서 최선 이라 할 만한것이 그 무엇이든 간에 최선을 찾아내려고 시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최선의 반대말은 최악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음' 이다.

따라서 우리는 삶을 보는 방식을 바꿔야만 한다.

즉 내가 삶이라는 합창에서 디바가 되려고 하지 말고 세상과 앙상블을 이룰 수 있도록 삶의 하모니를 즐겨야 한다.

자신만의 삶의 간결한 원칙을 세워 비용과 혜택을 고려하기 보단 원칙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그러한 원칙을 두고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열망하며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또한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를 고민하기 보단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더욱 늘릴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선택권이 많을 수록 인생에서의 경험과 좋은 인연을 만날수 있는 가능성의 지평을 더욱 넓혀준다.

삶은 불확실성을 통제하고 제어 하는게 아니라 경험하며 알아 가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당신이 쓰면서 동시에 읽고 있는 한권의 책과 같다."

 

경제학자의 철학적인 대답에 어안이 벙벙하다.

그래서 어쩌면 이런 이유로 최재천 교수 추천사에서  '늘 곁에 두고 매일 아껴 읽고 싶은 책' 이라 했나 보다.

 

우리는 학창시절 부터 객관식 4지, 5지선답, 단답형 주관식 풀기에 익숙해져 있다.

모든 문제엔 반드시 정답이 있다는 생각이 머리속 깊이 박혀 있다.

문제집의 모르는 문제는 아는 사람에게 묻거나 혼자서 문제집 뒷면에 있는 정답과 풀이집을 보면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는 각종 이론서와 법칙을 내세운 책도 많고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리학의 법칙 처럼 삶의 법칙도 존재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삶의 문제집엔 정답지가 따로 존재 하지 않는것 같다.

 

결국 노학자의 삶에 대한 조언은 경제학적 이론과 법칙을 넘어선 무언가 더 큰 심오한 진리를 담은듯 하다.

머리로 재고 따지고 분석 하지 말고 그냥 내 직관을 따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짜피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정답은 없다는 명제는 동의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남은것은 오직 선택의 문제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택의 결과에 대해 좋다 나쁘다로 규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인생만사 새옹지마(人生萬事 塞翁之馬) 를 이렇게 이해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결과적으로 다윈의 결혼은 아주 훌륭한 선택으로 증명 됐다.

아내 에마는 평생 다윈 곁에서 다윈의 연구를 도우며 훌륭한 아내이자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한다.

다윈의 자식들 역시도 위대한 과학자인 아버지 연구를 도왔으며 각자 모두 당대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한다.

다윈이 결혼을 앞두고 쓴 일기장에 쓴 '결혼한다. 결혼한다. 결혼한다. 증명 끝.' 처럼 다윈은 자신의 인생 여행을 아주 훌륭하게 무사히 마쳤다.

 

 

 

'인생은 탐험과도 같은 여행이며 최고의 질문은 답이 없는 문제들이다' 라고 전하는 저자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열정과 깊은 통찰에 경의를 표한다.

내 인생 여행은 아직도 헤메고 있는 중 같다.

가다가 부딪히고, 순조로운줄 알았는데 막히고, 그래서 돌아가게 되고,

그래도 결국엔 나도 여행을 무사히 마칠수 있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당신이 일단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면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세로운 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으로 완전히 달라진 자신이다. - P47

어디에 사느냐는 내가 무얼 경험하게 되느냐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관한 문제이다. - P108

어떤 인생 문제들은 정답이 없다. 그래도 괜찮다.
삶은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이다.
인생이란 지도 없이 지구를 행군하는 여행이다. - P143

당신이 얼마나 재치 있는 대화를 나눴는지를 음미하기보다는 다른 한 인간과 교류를 나누었다는 경험 자체를 음미하라. - P170

어느 의사 결정이 ‘본질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냐‘를 보여준다면 대가는 고려하지 말라. 자아감을 지키는 쪽을 선택하라.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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