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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이너스 2야 - 제2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사계절 1318 문고 141
전앤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평점 :
미주는 아침 등교길에 우연히 차 사고를 목격했는데 그 사고에서 죽은 아이가 같은 반 '김세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세아는 미주앞에 나타난다. 그리고는 기억에 없는 오백원을 갚으라고 한다.
미주는 친구하고 싶은 아이에게 거짓말로 자기를 포장하다 들키고 그 후로는 없는 존재가 되었다. 투명인간처럼 없는 존재처럼 지내려고 한다.
"세상은 나를 그냥 그대로 존재하게끔 내버려 두질 않았다. 학교에 다니지만 공부는 열심히 안 할 수 있다. 반에 애들은 많지만 친구는 없을 수 있다. 돈은 벌고 싶지만 계획은 없을 수 있다. 나는 누구에게도 피해 주지 않으며 최대한 조용히 살고 싶을 뿐ㅇ다. "(p57)
미주는 엄마 아빠라 믿었던 사람들이 이모와 이모부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옷장 속에 숨어서 그렇게 투명인간이 되어갔다.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고 관계도 맺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미주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빌린 오백원의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자 세아는 쌍둥이인 '세정'이와 친구가 되라고 한다. 그러면 그 일은 없어진 걸로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미주는 마음을 주고 싶었던 윤이서와 틀어지고 나서 아무런 노력도 주변의 어떤 친구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런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종종 내가 불 꺼진 상점처럼 느껴졌다. 불 꺼진 상점에는 누구도 들어오지 않는다. ' 그런 미주에게 세정이와 연결해 주려고 하는 세아는 다 이유가 있었다.
세정이는 어릴적 아동학대를 당했고 그 충격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 세정이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로 미주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미주도 한번 그 제안을 받아드려 보고자 한다. 미주의 마음에도 불이 켜질 수 있을까.
나는 미주를 이해할 수 있다. 감히. 나의 청소년 시절도 불꺼진 상점처럼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불우한 환경이 싫어서 .. 사춘기 시절을 겪으면서 불안한 정서를 고스란히 친구에게 표현했다. '나를 사랑하면 이정도는 해주어야지!' 라는 이상한 마음을 아이들에게 비추면서 모두가 나를 멀리하게 되었다. 쉽게 고치지 못하고 그 다음 친구에게 , 또 그다음 친구에게도 말이다. 나도 아주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밝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지 못한 나를 스스로 제일 미워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뒤늦게 치유를 하고 그 시절과도 직면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미주와 세아와 세정이 같은 아이들을 만나면 더 신경이 쓰인다. 그 마음이 너무 잘 이해가 되어서 말이다.
세상에 마이너스같은 사람은 없다. 그저 서로가 서로를 위할 수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