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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꽁 좀비 그림책이 참 좋아 78
윤정주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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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꽁꽁>, <꽁꽁꽁 피자>에 이어 윤정주 작가님의 신작 <꽁꽁꽁 좀비>가 나왔다. 귀신이나 괴물 세대인 나에게는 '좀비'가 아직 좀 적응이 안되지만 요즘 아이들은 '좀비캐릭터', '좀비 술래잡기'등 놀이나 생활에서 익숙한가 보다. 다행스럽게 이 그림책은 정말 무서운 좀비는 아니고 냉장고 속에 사는 좀비들이다. 

 냉장고에 살고 있는 여러 음식물들은 끝까지 깨끗하게 살아남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흐물흐물해지고 곰팡이도 생기게 되어 작가의 표현처럼 '좀비'가 되고 만다. 얼마나 기발한 생각인가!

 주인이 휴가를 떠나면서 모든 것들이 멈춰있지만 냉장고는 그대로 돌아간다. 늦게 들어온 자두는 아직 생생하게 지내지만 아래칸에 있던 온갖 야채들은 서서히 좀비가 되고 위칸의 냄비채로 들어있던 카레도 좀비가 되고 말았다. 그들의 공격에 도망다니다 우리의 친구 사이다의 숭고한 희생으로 상황이 역전된다. 


 말도 안되는 이런 상상의 그림책이 너무 좋다. 고학년부터 어른이 읽는 철학적인 그림책도 좋지만 재미난 상상력으로 독자를 웃게 하는 그림책을 사랑한다. 읽고 또 읽으면서 냉장고 속 캐릭터를 다시 보게 되고, 함께 읽은 아이는 냉장고로 달려가 우리집 좀비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작가님의 다음 후속작도 기대가 된다. <꽁꽁꽁>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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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와 들쥐 : 아름다운 날들 어린이문학방 저학년 2
앙리 뫼니에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이슬아 옮김 / 여유당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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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두 친구의 우정이야기, 그리고 벵자맹 쇼의 그림이 어우러져 초 여름밤 살랑 불어오는 바람같은 작품이다. 표지 위쪽에 작게 '저학년' 이라고 적혀있는데, 저학년 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읽어도 좋은 책이다. 두 친구의 삶의 태도는 나를 사로잡았다. 그들이 내뱉는 언어는 나에게 한편의 시 처럼 다가왔다.

두더지와 들쥐는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친구다. 그러나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도대체 본인의 기준에 말도 안되는 행동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감탄해준다. 그리고 상대방의 실수같은 행동을 들취내지도 않고 맞장구를 쳐 주는 그야말로 단짝 중의 단짝이다.

3편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첫번째 이야기 <목요일의 화가>

들쥐는 두더지에게 그림을 같이 그리러 가자고 한다. 그러나 두더지는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자신 없어한다. 그런 두더지에게 " 걱정마. 내가 보이는 것들을 이야기 해 줄게. 아니면 상상해서 그리면 되잖아. 그림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리는 거니까." 하며 다독거린다. 금세 마음이 풀린 두더지는 함께 그림그리러 길을 나선다.

"마음속에 풍경이 다 들어있어. 보드라운 햇살 아래 봄 향기를 맡으니 그리고 싶은 것들이 마구 떠올라" 두더지는 눈으로 보는 풍경이 아닌 마음으로 보이는 풍경을 그림속에 넣는다. 아, 그림속만 아니고 그림 그리는 그 곳 주변 이곳 저곳을 다 캔버스로 쓴것이 조금 문제이긴 하지만 ^^

"나, 이 그림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아." 하며 들쥐가 울먹거렸어요.

"모든 걸 다 담으려고 하지마. 너무 작은것들까지 신경 쓰다가 중요한 걸 놓칠 수 있거든. 뒤로 두 발 물러서서 눈을 가늘게 뜨고 본 다음 다시 그려 봐." 두더지는 다정하게 말했어요.

두더지와 들쥐 p14

두더지의 다정한 말에 조급한 내 마음이 들쥐의 마음과 같이 평온하게 느껴졌다. 들판에 두 사람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 장면은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다. 같은 것을 느끼고 나누는 모습.


서로의 그림 스타일도 너무나 완연하게 다른데, 오히려 서로의 그림을 감탄하며 놀라워하는 두 친구. 서로에게 그림을 선물하고 서로의 모습에 놀라움을 느낀다.

실제로는 서로 다르기에 잠시 끌릴 수는 있지만, 그것은 순간일 뿐 서로의 생각을 강요하며 상처주는 경우가 많은데 두 친구에게 참 배울 점이 많다.

나에게도 두더지와 들쥐 같은 친구들이 있다.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상대방에게 있는 장점을 더 발견해 줄 수 있는 친구들. 서로를 격려해 주는 진심으로 있는 그대로를 믿어주는 사람들. "넌 늘 옳아!" 라고 말해주는 그들. 내가 어떤 모습이건 토닥여 주는 그런 존재가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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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 너는 아! - 2021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8
존 케인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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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그림책이다. 색색깔깔책처럼 그림책 자체를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만지고 소리내고 동작까지 할 수 있는 독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집에 워낙 그림책이 많기에 같은 그림책 보다는 다른 그림책을 계속 보기를 원하는데, 이 책은 5일 연속 잠자리 그림책으로 선정되었다. 처음에는 '오' 하면, '아' 하기도 헷갈려 하더니, 다음 번에 할 때는 개미가 나올 때 마다 몇 초 기다려 주면 '팬티!' 라고 외치고, 그 다음번에 읽을 때는 구름이 나오면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도 수줍게 '김서윤~'하면서 이름을 부른다. 그 모습이 귀여워 다시 한 번 더! 읽어 주게 된다.

'나는 오, 너는 아!' 작품은 책과 독자 사이를 가깝게 하기 위해서 꼭~ 읽어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 책을 혼자서 묵독하면 정말 매력이 없는 책이 되어버린다. 한편의 놀이나 연극을 하듯 책과 읽어주는 이, 들어주면서 말하는 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그림책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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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 교사에게 그림책이 필요한 순간
김준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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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는 치유적인 힘을 가진 책이다. 그림책 에세이가 수도 없이 나오는 중에 교사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그림책을 교사의 이야기를 가지고 온 김준호 선생님이 대단해 보인다. 단순히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 받기 위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라 모든 그림책의 메시지가 선생님들을 향해 있다니..

 같은 교사로서도 저 멀리 있는 빛나는 별 같은 김준호 선생님에게도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능한 교사, 많이 알고 책도 쓰시고 강연도 하시는 선생님은 분명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이질감이 있었다. 하지만 책 속에 쓰인 선생님의 고민은 우리 주위의 보통 선생님들이 모두 하는 고민이었다. 그 고민들을 그림책을 통해 치유받고 있었다니!

 내가 좋아하는 많은 그림책들이 겹쳐지는 부분도 좋았다. '중요한 사실', '고래가 보고 싶다면', '세가지 질문' 같은 철학적인 그림책들을 좋아한다. 결국 위로 받는 지점은 '괜찮아. 잘 하고 있어. 조급해 하지마. 너대로 너만의 색을 가지고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는 메시지다. 

 교사들은 늘 공부하고 도전하고 나아간다. 어떤 부분에서는 엄마들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도 부족해 보이는 것 같고, 잘 못하는 것 같고.. 그런 초보 엄마들 처럼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만나며 시행착오를 겪고 살아간다. 그 속에서 육아서적에서 늘 이야기 하는 하나!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처럼 선생님이 행복하면 그 교실의 아이들도 행복할 것이다. 선생님들 모두! 그림책 한권으로 위로 받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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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토끼는 포기하지 않아 토토의 그림책
큐라이스 지음, 황진희 옮김 / 토토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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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이 이토록 귀여울 수 있다니!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철학적인 이야기, 비유적인 것을 한 껏 담은 그림책도 좋지만 보면서 귀여움에 힐링되는 그림책도 있다. 바로 <대장 토끼는 포기하지 않아>가 그렇다. 일본의 다른 작가 '우당탕탕 고양이 시리즈'가 떠올랐고, 우리나라 안녕달이나 이지은 작가의 책도 떠올랐다. 모두 만화처럼 혹은 정지해 있지만 머리속으로는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나는 그림책 형식을 가지고 있다. 

 가슴에 리본을 달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 대장 토끼는 그 근엄한 모습에 더 웃음이 나오는 캐릭터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대장토끼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파파로', '푸푸로', '포포로' 부하토끼들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세 명이 똑같이 생겨 구별은 못하겠다.)

 '대장토끼가 부하 토끼 세마리를 거느리고 씩씩하게 산책중입니다' 로 시작하는 그 장면부터 내 머릿속으로는 짱구에 나오는 음악이 계속 맴돌았다. 분명 그림책은 멈춰있는데 귀로 음악이 들리고 그들이 움직이는 것 처럼 느껴지는 시작이다. 이렇게 '하늘을 날고싶다'라는 터무니 없는 소원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매번 대장토끼의 꼴은 우스워지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귀여운 부하토끼들은 계속해서 대장을 기쁘게 하기 위해 아-주 진지하게 연구하고 실천하지, 대장토끼에게 '니꿈은 왜그래!'라고 대들지도 않는다. 

 그냥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귀!여!움!으로 승부하고 있다. 마지막 면지까지 놓치면 안된다. 항상 대장토끼의 꿈이 큰건 아니다. '당근 볶음밥'먹고 싶다는 소소한 작은 꿈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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