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교육 개혁의 그랜드 디자인
사토 마나부 지음, 손우정 옮김 / 에듀니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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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디자인' 제목부터 거창한게 아닐까 염려했었다. 당장 다음주가 개학인데, 몇학년을 맡을지 어떤 아이들이 우리반인지 알지도 못하고 위에서 명령(?)이 떨어질때 까지 기다려야 하는게 현실이라 더 넓은 범위는 생각지 못하고 살아가는게 현실이다. 교직에 들어와 10년넘게 갑갑하고 억지스러운 교직문화에 교육정책에 실망하며, 우리 교실 하나만이라도 잘 지키자!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배움의 공동체를 알게 되었고, 동료 교사들 간의 공부 모임을 경험하고는 모든 것이 변했다. 모든 것이라기 보다는 나의 교육 세계가 변화한 것이다.

 교사교육 개혁의 '그랜드 디자인'에서 사토마나부 교수가 꼭꼭 짚어낸 현실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라든지 교사 양성의 문제, 잡무로 인한 수업 집중의 실패 등등 우리의 교육구조가 일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보니 겪는 문제 또한 비슷하다. 일본이 먼저 더 빨리 겪고, 문제점 진단과 대안도 더 빨리 내놓고 있다. 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 또한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이라는 전문성에 대한 의심을 품으며 교사들을 끊임없이 공격해 온다. 의사와 변호사와 비교해가며 쉬운 초등학생은 보육의 개념으로 흔들면서 무시아닌 무시를 받고 있다. 또한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 대학원의 커리큘럼이 현실의 학생들과 교육구조를 무시한채 변화없는 교수들의 가르침으로 톱니바퀴가 맞물리지 못하고 돌고 있다.

 학교안의 구조도 예전보다는 진보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제왕적인 교장의 권력과 교사들의 배움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또한 몇몇 지역에서는 지속되고 있다.

 

 어느 때 보다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교사교육의 개혁이 우리 교실의 개혁이고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개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관리자들에게 선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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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브레멘 그림책이 참 좋아 46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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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을 보면 '버려지고, 지워지고, 감춰지고, 쓸모없다 여겨지는  주변의 모든 존재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라고 되어있다. 작가는 그동안 동물들이 주인공인 그림책을 그려왔다. 전작 으리으리한 개집에서도 버려진 개가 승승장구하여 잘 살고 있고 이번 그림책도 버려진 안타까운 동물들이 그대로 주저 앉는 것이 아니라 밴드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며 아픔을 승화하는 이야기로 그려진다.

어쩌면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인데, 이렇게라도 그들을 위로하고픈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반려자'를 대신하기도 하는 그들은 주인의 마음에 따라 남이 되기도 한다.

'브레멘 음악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오히려 주인을 버리고 떠나 밴드를 결성하는 주인공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작가의 마음과 같이 간절하게 바라는 점은 모든 생명들이 아프지 않고 살아가기를.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고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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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거덕 가족 라임 어린이 문학 20
핀 올레 하인리히 지음, 라운 플뤼겐링 그림, 이덕임 옮김 / 라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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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든 최대한 즐기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해. 거대하고 으리으리한 것만 좇아가지 말고, 소박하고 사소한 것이라도 사랑하고 즐기며 행복해야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지."

 

 마울리나는 정말 멋진 아이다. 아픈 엄마를 돌보며 소외된 친구 파울과의 우정을 쌓으며 무너진 가족을 다시 합치려는 계획을 세우는 아이다. 어느 부모의 이혼 앞에서 힘들지 않을 아이가 있겠는가.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마울리나의 감정선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마울리나 엄마의 입장에서 이 작품을 보고 있었다.

 한때는 사랑을 이야기 했던 남편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는 그 집을 나와 딸과 함께 남은 시간을 애써서 잘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남편은 그럴 수 있지? 마울리나의 이야기처럼 아빠라는 사람이 어쩌면 이럴 수 있지 !! 분노하며 보았다.

 

 절망과 갈등 주인공의 괴로운 심정 묘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아빠의 집에 녹음기를 설치하고 엄마와의 여행을 추진하는 마울리나가 대단해보였다. 하지만 조금은 해피앤딩을 기대하며 보았는데 마지막이 아쉬웠다. 너무 현실적이라서 눈물이 났다. 아빠에게 좀 더 같이 복수하고 싶다.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 느낌과는 사뭇 다른 독일 청소년 소설을 읽어보며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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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하지 못한 말 - 버려지는 반려동물 이야기 맛있는 책읽기 46
황적현 지음 / 파란정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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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하지 못한 말'

너에게? 너가 누구일까 궁금해 출판사 소개글을 먼저 읽어보았다. 그런데 동물이야기라니. 거기다 버려진 반려동물이야기라니.
울지 않고 읽을 자신이 없어서 마음이 특별히 고요했을 때 읽기 시작했다.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동물원을 가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 지난주에 떠난 일본여행에서도 수족관안에 갇혀 있는 상어고래나 묘기를 부리는 돌고래를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심지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위해 호텔로비에 둔 새장을 보기도 힘들었다. 그런 상황들과 마주할 때 인간의 호기심과 이기심이 한 생명을 아프게 하는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든다. 생명이 없는 인형이나 로봇이라면 모를까 생명을 가진 소중한 존재를 그런방식으로 만나는 것이 힘들다.

나의 이런 마음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너에게 하지 못한 말'을 읽는 내내 내가 떠올랐던 생각은 바로 한때 나의 반려견이었던 은비였다.
이렇게 글로 쓰는 것 조차 미안하다. 평생 미안할거다.
돈을 주고 생명을 샀고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 부모님의 반대로 끝끝내 함께 하지 못했다.
별로 어린 나이도 아니었는데 울기만하고 그 작은 생명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그런 과거의 나를 용서하기가 힘들다.
어떻게 그 아이가 살았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알고싶지 않아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나쁜 주인, 끝까지 생명을 책임지지 못한 성목이 가족이 바로 나다. 그 생명이 얼마나 일방적인 사랑을 주었음에 나는 응답하지 못했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나쁜 인간들과 불쌍한 동물들을 마주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관심을 덜 가지는 '두부', '앵두'가 한 두마리일까.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우리들을 향해 작가는 이야기 한다. 바로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들이 생명을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인식시켜주는 작품이 출간되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두부'를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해 주어 너무 감사하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편안하기를 기도한다.
우리 은비가 편안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나를 용서하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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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 - 문맹과 문해맹 아이들을 위한 한글 수업
홍인재 지음 / 에듀니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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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을 덮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가슴이 울컥거렸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숨고만 싶었다. 은성이와 동찬이 같은 아이들이 우리반에도 있었던 것 같아서.. 아니 있었다. 분명히 있었는데 내가 무엇을 했나 싶어서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것만 같았다. 무지하고 부족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은성이와 동찬이에게 홍인재 선생님이 가르쳐준것은 글자일까? 문자를 해득한다는 것은 글자만을 익히는 것이 아니다. 삶 전체가 흔들리게 해준다.

 저학년을 가르쳐 본 적이 없어서 한글을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왔던 '학교 속의 문맹자들' 책을 접하고 이것은 비단 저학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학년을 주로 맡았던 내 경험 속에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문해력이 모두 비슷했던 것은 아니다. 그 중에는 책을 읽고도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는 아이들도 있었고, 생각은 많으나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몰라 글을 쓰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들을 단지 노력을 하지 않아서, 책을 적게 읽어서라고 할 수 없다.

 가정 형편에 따라 책을 제대로 접하지 못해서 언어 폭팔의 시기를 놓친 아이들도 있었고 다문화 가정이어서 엄마와 충분한 한국어 대화가 가능하지 못해 부족했던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공교육은 이들을 어떻게 대처했는가?

우리 지역청만 해도 읽기 부진아를 뽑아내어 한달에 한번 보정 시험을 본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지선다의 시험이 이 아이의 문해력을 높히는데 무슨도움이 될까?

 

이 책을 모든 초등교사가 읽기를 바란다. 사례로 인한 구체적인 방법도 도움이 되지만, '문해력'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다.

이제 그만 자책하고, 실천해야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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