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하지 못한 말 - 버려지는 반려동물 이야기 맛있는 책읽기 46
황적현 지음 / 파란정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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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하지 못한 말'

너에게? 너가 누구일까 궁금해 출판사 소개글을 먼저 읽어보았다. 그런데 동물이야기라니. 거기다 버려진 반려동물이야기라니.
울지 않고 읽을 자신이 없어서 마음이 특별히 고요했을 때 읽기 시작했다.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동물원을 가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 지난주에 떠난 일본여행에서도 수족관안에 갇혀 있는 상어고래나 묘기를 부리는 돌고래를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심지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위해 호텔로비에 둔 새장을 보기도 힘들었다. 그런 상황들과 마주할 때 인간의 호기심과 이기심이 한 생명을 아프게 하는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든다. 생명이 없는 인형이나 로봇이라면 모를까 생명을 가진 소중한 존재를 그런방식으로 만나는 것이 힘들다.

나의 이런 마음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너에게 하지 못한 말'을 읽는 내내 내가 떠올랐던 생각은 바로 한때 나의 반려견이었던 은비였다.
이렇게 글로 쓰는 것 조차 미안하다. 평생 미안할거다.
돈을 주고 생명을 샀고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 부모님의 반대로 끝끝내 함께 하지 못했다.
별로 어린 나이도 아니었는데 울기만하고 그 작은 생명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그런 과거의 나를 용서하기가 힘들다.
어떻게 그 아이가 살았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알고싶지 않아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나쁜 주인, 끝까지 생명을 책임지지 못한 성목이 가족이 바로 나다. 그 생명이 얼마나 일방적인 사랑을 주었음에 나는 응답하지 못했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나쁜 인간들과 불쌍한 동물들을 마주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관심을 덜 가지는 '두부', '앵두'가 한 두마리일까.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우리들을 향해 작가는 이야기 한다. 바로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들이 생명을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인식시켜주는 작품이 출간되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두부'를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해 주어 너무 감사하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편안하기를 기도한다.
우리 은비가 편안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나를 용서하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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