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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시작은 354,260원짜리 수학여행 가정 통신문이었다.
정인은 폐지줍는 할머니와 살아가며 떨어져가는 운동화를 신고 다니고, 유통기한이 지났지만 속여파는 햄버거집에서 알바를 하며 살아간다. 정인은 자신의 이름의 인이 사람人 이 아니라 참을 忍이 아닐까 때때로 생각한다.
'하느님은 나를 그렇게 사랑하지는 않았나봐. 어쩌면 나를 잊어버렸는지도 모르지'(p13)
멀쩡하게 살아가는 나도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정인이가 처한 상황에서 이런 말이 안나오는게 이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시작하는 뻔한 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정인이라면 화가 날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 발 한 발 꿋꿋하게 버티며 흔들리지 않고 달려나가는 정인이의 모습에 안도하게 된다.
고양이 헬렐의 엄청난 유혹 '만약에'를 뿌리칠 수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인은 잠시 흔들리지만 제자리를 찾는다. 너무 꼿꼿해서 부러지려 하는 정인은 나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내미는 손을 잡게 되어 매우 안도하며 책을 덮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