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3주

 

 의미를 찾지 않고 볼 수 있는 단순 유희의 영화가 올 여름의 대세였다면 이제는 약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력이 몇 장 남지 않은 가을이 왔습니다. 이제는 조금 진지하게 자신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이 시대에 대해 고민해보라고 성숙한 계절의 분위기가 부추키는 듯 합니다. 어디서부터 고민을 해야할 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영화를 보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시는 건 어떠실지? 이번 주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한핏줄 영화 <9>과 <마이시스터즈키퍼>를 추천합니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는 양날의 검입니다. 진보를 거듭하는 기술은 그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냅니다. 인간의 이로움을 위한 목적은 점차 그 본질을 잃어 갑니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처럼 한 사람의 혜택이 다른 사람의 희생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이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자연 발생이 아닌 애초부터 희생물로 규정지어 탄생한 가혹한 운명, 그 내맡겨진 인생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씁쓸함을 자아냅니다.  

 맞춤형 아기, 혹은 복제 인간 등 문명과 과학의 발전에 뒤따르는 인간 간의 이념과 가치관의 갈등을 <마이시스터즈키퍼>는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찬, 반 논쟁을 넘어 인류가 지켜나가야 할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표를 쥐어줍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한순간이라도 고민을 한다면 그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는 가슴 따뜻한 사람일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포스터의 느낌이나 영화의 소재를 봤을 때, 월E가 떠오릅니다. 사실 큰 맥락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9>은 월E 처럼 단조로운 스토리, 반복적인 "월E" "이브"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 까지만 말해두겠습니다. 

 <마이시스터즈키퍼>가 문명 속 인간 사이의 불협화음을 다루었다면, <9>에는 문명과 자연이라는 더 큰 대립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군상이 문명으로 인한 자연 파괴의 대척점에 서서 지구를 지켜갑니다. 그리고 그들의 어설픈 행동들은 영화의 포인트이자 애니매이션의 특성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과학과 물질만능으로 피폐해져 가는 이 시대에 영화 <9>의 이야기는 언젠가 우리가 맞이하게 될 현실이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려움의 정도가 크지 않은 것은 영화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 때문입니다. 어둠의 터널에서 주저 앉지 않고 한 발 나아가게 하는 것, 그거은 소중한 것을 지키려 하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그 순수한 마음을 담아낸 <9>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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