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경청하라 -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가 말하는 뇌과학의 지혜
김재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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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을 정복해왔던 의학은 뇌를 앎으로써 인간의 마음까지 정복하고자 한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콘트롤할 수 있다면 이것보다 더 진화한 의학이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평소 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지식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우리의 마음의 메카니즘을 알고 지혜로운 인생을 사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뇌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들을 먼저 정리해봤다.


전두엽은 바깥 위쪽, 아래쪽, 안쪽 등 세 개의 면으로 구성된다.

1)바깥 위쪽(DLPFC)은 ‘인지의 중추’, '중앙 집행기‘, ’뇌의 CEO'의 역할이다.

2)안쪽 면은 동기조절과 주의조절에 관련된 ‘의지의 중추’이다. 자기 인식과 자기 성찰의 핵심 영역. 자기 정체성을 갖추는데 필요. 상호작용의 중추로 적절한 대인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담당. 안쪽 전두엽을 통한 상호교감은 측핵의 활성화를 동반할 때 비로소 따뜻한 공감이 이뤄진다. 증오감은 안쪽전두엽과 혐오의 중추인 뇌섬엽이 짝을 이뤄 활성화한다.

3)아래쪽은 기분조절에 중요한 ‘정서의 중추’

VMPFC ; 아래와 안쪽 면이 접하는 모서리

-정서와 의지를 담당하는 핵심중추. 이곳의 활성이 많을수록 긍정적으로 변함. 이곳의

기능이 약화되면 우울증에 빠지기 쉬움. 쾌감조절 기능이 있어 절제의 중추. 이곳의 활

성이 감소하면 적절한 억제가 안되어 분노가 표출됨. 인지적 판단에는 DLPFC의 역할이 중요하고, 도덕적 판단에는 VMPFC의 역할이 중요.


※ 변연계

뇌의 중심부에 위치한 여러 뇌 영역의 집합. 기억의 중추인 해마, 정서의 중추인 편도, 식욕 성욕 체온 등과 같은 생리반응을 조절하는 시상하부가 여기에 속함.


* 쾌감보상회로

:중뇌의 VTA에서 시작해 뇌 중심의 측핵을 거쳐 전두엽으로 이어지는 회로. 도파민을 매개로 신경의 흥분을 전달하여 어떤 행위의 기쁨을 느낄 때 활성을 일으키는 쾌감중추. 여기서 느끼는 쾌감은 브레이크가 없는 저돌적인 습성이 있어 중독되기 쉽다.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쾌감보상회로에서 도파민 분비가 주는 희열의 유혹을 못 견디기 때문이다.


*편도:공포감에 관여하는 뇌 영역. 공포 반응에 자신을 보호하게하는 역할. 호감도와 높은 상관성이 있는 정서의 대표중추. 무의식적인 정서처리에 핵심적 역할.

*해마:기억중추. DLPFC에서 처리된 후, 기억에 저장할 만한 내용 저장. 애절한 음악을 들으면 기억의 중추인 해마가 활성화된다. 흥겨운 음악을 들으면 쾌감보상회로의 일부인 측핵이 활성화된다.


칭찬은 이성의 중추인 DLPFC를 춤추게 한다. 야단과 꾸중은 아래쪽, 안쪽 전두엽만을 자극해 갈등과 부정적 감정만 조장하는데 비해, 칭찬은 DLPFC를 움직여 행동할 준비를 시킨다.


명상이란 자유상상을 의도적으로 통제해 무아의 상태로 진입하게 안쪽 전두엽의 주의조절기능을 강화시키는 과정이다. 불완전한 디폴트 상태가 진정한 디폴트 상태로 변환되는 과정.


꿈을 꾸는 동안 정서의 중추인 편도와 기억의 중추인 해마의 활성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꿈은 편도와 해마에 남아 있는 정보를 끄집어 내어 감정의 앙금을 정리하기 위한 활동이다.


증오의 감정은 안쪽 전두엽과 뇌섬엽이 짝으로 활성화를 일으킨다. 통증이 가해질 때 안쪽전두엽과 뇌섬엽이 활성화하여 통증에 동반한 감정요소를 처리한다.


고통을 목격할 때 두가지 상반된 감정이 일어난다. 편도의 활성으로 나타나는 공포와 회피의 마음과 다른 하나는 측은지심의 공감적 관심과 타인을 돕고자 하는 이타적 동기가 유발되는데 이것은 안쪽 전두엽과 뇌섬엽의 활성에 의해 나타난다.


남성들은 표정을 보고 무슨 표정인지 알기는 하지만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데 비해, 여성들은 표정을 보는 동시에 그렇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자보다 긴 이유도 이런 공감능력의 차이와 연관이 되어 있다.


이기적 희열이 단순한 보상회로의 활성에 머무르는데 비해, 이타적 희열은 보상회로의 활성과 더불어 보다 고차원적인 전두엽의 활성과 연계된다. 그러므로 이타적 희열은 이기적 희열처럼 강렬하지는 않더라도 은근하고 심오하며 지속적이다.


인지행동 치료의 핵심은 VMPFC의 활성에 의해 나타나는 자동적 사고의 파악이다. 죄책감과 수치심에 시달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감정을 느낄 때 자동적으로 뒤따르는 핵심적 생각이나 심상을 파악해 교정함으로써 부정적 자의식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다.


옥시토신은 여성의 분만과 양육의 호르몬이자 모성을 잘 반영하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한 불안을 억제하고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여 회피 행동보다는 접근행동을 강화시키는 아줌마들의 호르몬이다.


집단의견에 동조할 때는 두정엽의 활성이 증가하고, 나름대로 독립적인 판단을 할 경우에는 공포감정의 중추인 편도의 활성이 증가한다. 독립적 판단이 그만큼 불안을 일으켰다는 증거가 된다.


상품을 구매할 때, 그 상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수록 VMPFC의 활성이 증가했다. VMPFC 는 상품구입의 결정뿐 아니라 상품의 가치평가에도 작용한다. 상품선전에 있어서 DLPFC의 이성에 호소하기보다는 VMPFC의 감성에 호소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의 뇌에서 유혹에 견디는 힘의 원천은 도덕과 절제의 중추인 VMPFC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과 악을 모두 갖고 태어난다. VMPFC의 양심이 강하면 DLPFC를 제대로 통제해 선한 행동을 하게되고, 약하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악한 행동을 하게 된다. 반복적 윤리교육은 VMPFC의 기능을 강화해 인간을 보다 도덕적으로 만든다.


지혜로운 자의 정의를 뇌의 언어를 빌려 표현하면, “DLPFC와 VMPFC의 기능이 조화를 이루고, 안쪽 전두엽의 다양한 긍정, 부정적 기능들을 적절히 통합하며, 전두엽의 통제하에 편도를 포함한 변연계와 쾌감보상회로의 기능을 알맞게 활용하는 자”가 된다.


공감은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보장한다. 당장의 만족과 희열을 좇을 것인가, 궁극적 성공과 행복을 추구할 것인가? 공감의 심포니를 연주하는 뇌 영역들이 전하는 궁극의 행복이야말로 뇌과학이 전하는 인생의 진리라고 말하고 싶다.


책 읽는 내내 뇌에 대한 저자의 학구적 실험정신이 돋보였다. 우리의 마음을 저자가 제시하는 지도를 따라가고 해석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마음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뇌 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뇌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단계에서는 뇌를 이해하고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준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뇌에 대한 유익한 지식과 정보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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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김진아 옮김 / 오래된미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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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주옥같은 글을 읽었다. 아무생각 없이 태어나, 경쟁 속에서 성장하고, 직장을 다니고 가정을 꾸리며 자식들을 키우며 젊음을 보낸 다음, 은빛 황혼을 보내다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들 인생에서 과연 노년을 어떻게 맞이하고 보내야 할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시간, 깨어남, 도전, 사랑, 내려놓음, 화해, 이별로 이어지는 글들을 읽으면서 참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을 보았다. 육체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퇴화를 거치는 동안 육체와는 반비례하여 영성이 탄생하고 성장하여 육체의 죽음을 통해 영성이 마지막 꽃을 피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융은 중년부터는 죽음을 자각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죽음을 친구 삼아 삶을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고 싶다.


‘사람은 그의 신념만큼 젊어지고, 회의만큼 늙는다. 그의 자신감의 높이만큼 젊어지고, 두려움의 키만큼 늙는다. 그의 희망만큼 젊고, 절망만큼 늙는다.’

‘노년은 인생에서 이룬 성과, 인간관계, 체력, 권력, 영향력을 손에서 놓아야 할 때다. 그래야 노년의 새로운 가치들인 지혜, 너그러움, 여유, 자유가 그 자리에 들어설 수 있다.’

‘불안함에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단계를 벗어나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정에 도달한다. 노년의 지혜와 성숙을 개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노년의 첫걸음은 혼자 지내야 하는 외로움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자기 자신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하나 됨을 즐길 수 있다.’

‘내 인생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오래된 계획을 놓아 보내자. 그러면 새로운 것이 들어설 자리가 생긴다.’

‘중요한 것을 보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잊는 능력과 필요성이 동시에 생겨나는데 이것이 바로 노년이 특별한 이유다.’

‘죽음의 존재는 삶을 값지고 맛있게 한다. 삶과 죽음은 한 줄에 꿰어진 진주알과 같다.’


각 목차 별로 가장 감명 깊은 글귀를 옮겼다. 나이가 드는 게 두려웠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두려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과 가까워진다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지만, 죽음을 통해 삶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삶이 더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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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 우울한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행복의 조건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지음, 윤미나 옮김, 황상민 감수 / 흐름출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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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직장생활을 10년 가까이 했다. 더욱 힘든 사실은 이 생활을 앞으로 2~30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10대 때는 빨리 어른이 되길 꿈꿨고, 20대 때는 안정된 생활을 꿈꿨다. 40을 바라보는 지금은 꿈을 꿀 수가 없다. 내가 견딜 수 없는 고통만 없으면 인생 살만하다고 감사하면 살지만, 뭔가 매가리가 없는 허무함에 쉽게 빠지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항상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자기발전을 위해서만 책을 보고, 항상 위만 쳐다보고 경쟁만 하면서 살아왔던, ‘놀이’가 전무했던 삶이었다. 퇴근 후 지쳐 쉬고 싶은 맘에 6살짜리 아들이 놀아달라고 장난감을 갖고 들이대면, “아빠는 어릴 때 이런 놀이 많이 해봐서 지금은 지겨워~”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내 살을 빼기 위해 아들과 공차기 하는걸 즐겼고, 아들과 노는 건 놀이보다는 교육에 가까웠다.

이 책은 즐겁고 행복한 삶에 대한 지침서다. 무미건조한 사막 위 도로에 나무와 꽃을, 산과 냇물을, 놀이터와 쉼터를 제공하는 안내서다. 보다 생동감 있고 창조적이며 살아있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part1에서는 놀이의 의미와 중요성을 말해준다. 놀이는 본능이며 인간은 놀이를 통해 창조적으로 진화해 왔다. 놀이는 우울증과 조기치매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심장질환을 억제한다. 놀이를 멈추면서 퇴화가 시작되며 발달이 멈춘다. 곧 죽음에 가까워진다.

part2에서는 놀이를 통해 성장하고, 일하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의 놀이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학습하고 어른이 된다. 놀이를 통해 창의적으로 일을 수행하며, 놀이를 통해 서로 어울리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넌 요즘 무슨 재미로 사냐?’, ‘뭐 재밌어서 사냐? 배부른 소리 한다......’ 이런 대화를 자주한다. 우리는 인생의 과제와 목표만을 바라보며 사는 것 같다. 무미건조한 삶을 앞만 보고 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로 알아왔다. 이제 그 회색 빛 인생에 분홍빛 색깔을 입힐 필요가 있다는 걸 느낀다. 지금까지 살아온 관성을 쉽게 벗어버릴 수는 없지만, 이제 그 방향을 알았으니 기꺼이 변화를 꿈꾼다. 나와 우리 아이들의 삶을 좀 더 재밌게, 화끈하게, 흥미진진하게 시작할 기회가 온 것이다. 여러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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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플랑크 평전 - 근대인의 세상을 종식시키고 양자도약의 시대를 연 천재 물리학자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이미선 옮김 / 김영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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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준비하고 21세기를 여는 시대의 과학자 막스 플랑크


학창시절 과학교과서에서 자주 봐왔던 여러 과학자들 중 하나로 기억되는 막스 플랑크라는 이름. 보어의 원자모형의 모티브가 되는 플랑크의 양자가설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그의 발견이 이다지도 중요한 것이었는지 새삼 느끼면서 책을 들었다. 뉴턴의 고전물리학을 허무는 20세기 현대물리학의 시작을 알린 그의 업적은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의 인생은 너무도 힘들었던 것 같다. 천재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에게 느껴지는 화려함보다는, 마치 인생을 곱씹는 수도승의 느낌과 누구도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과학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으로 점철된 인생이 죽음을 통해 편안한 안식을 얻게 된 듯한 숙연함이 느껴진다.



그의 평범한 인생은 1900년 양자역학을 발표함으로써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처음 시작은 미미했으나 점차 여러 학자들에 의해 발전된 양자이론은 이후의 아인슈타인에 의한 상대성이론과 함께 쌍두마차로 20세기 현대물리학의 태동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그 당시 과학계는 양자역학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으며 실제로 플랑크의 업적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다. 그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이 늦어진 것 또한 양자이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부족하여 미뤄졌으며 양자역학을 기초로 한 연구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노벨상을 받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옹호한 최초의 물리학자이기도 한 플랑크의 양자이론이 인정받는데 또한 아인슈타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플랑크는 불굴의 의지를 지닌 사람이었다. 그가 덜 금욕적이고 철학적, 종교적인 확신을 덜 가졌더라면 그에게 닥쳤던 비극들을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첫 아내는 22년의 행복한 결혼생활 중에 죽었고, 플랑크에게 두 아들과 쌍둥이 딸을 남겼다. 큰 아들 카를은 1916년 전투 중 사망했다. 두 딸은 모두 출산 중에 사망한다. 제2차 세계대전은 그에게 더 큰 비극을 안겨주었다. 베를린에 있던 플랑크의 집은 1944년 폭탄투하로 완전히 파괴되었을 뿐 아니라 그의 둘째 아들 에르빈은 히틀러의 목숨을 노렸다는 혐의를 받아 게슈타포의 손에 무참히 살해된다. 이런 무자비한 행위가 그의 삶의 의지를 파괴해버렸다. 그는 1947년 9월 4일 89세로 괴팅겐에서 죽었다.


확고했던 고전물리학의 기반을 흔드는 양자역학의 기초를 확립하고 본의 아니게 과학계의 혁명가로서, 예술가로서, 철학자로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 가족을 잃는 고통스런 시대를 살다간 막스 플랑크. 그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시대가 필요로 했던 시대의 영웅이었다. 과학을 전공하거나 과학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의 필독서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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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 후 - 10년간 1,300명의 죽음체험자를 연구한 최초의 死後生 보고서
제프리 롱 지음, 한상석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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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죽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고, 내 존재는 사라진다. 숨도 쉴 수가 없고 모든 것이 없어지고 만다는 생각이 견딜 수 없는 공포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렴풋이 사후의 세계가 존재할 거라는 명확하지 않은 기대와 희망 속에 살아가고 있다. 나는 십 여 년 전 유체이탈을 경험한 적이 있다. 우연히 사이비종교를 알게 되어 몸담을 즈음 수시로 가위에 눌리더니 어느 날은 새벽에 잠을 깨고 다시 잠들기 전 천장까지 떠오르는 내 몸을 느끼게 되었다. 창문을 뚫고 나가려다 금 새 내 몸으로 돌아왔던 적이 있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어머니가 들었다는 말씀을 그날 저녁에 듣고 내가 정말 유체이탈을 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몸을 떠났던 잠시! 정말 무한히 평화롭고 자유로운 상태를 경험했었다. 식욕, 성욕, 금욕, 명예욕 등등, 육체를 통해 태어난 이상 그 육체적인 욕망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지만, 육체를 떠나는 순간, 그 모든 굴레를 벗어나 절대자유와 평화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이 정말 맘에 와 닿고, 수많은 임사체험의 경험을 접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사라지는 걸 느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임사체험에 대한 회의론자에 대한 반박논리와 임사체험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방법에 할애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미 그 사실을 믿고 있는 독자라면 그런 내용보다는 임사체험의 다양한 내용 - 필수적으로 공통되는 내용만이 아닌 자료수집 과정에 나타난 다양하고 희귀한 임사체험례 -이 좀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적인 관점에서의 천당과 지옥은 과연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인지, 죽으면 누구나 다 똑같이 행복한 사후세계가 보장된 것인지, 임사체험이 어쩌면 사후세계에 대한 수박겉핥기식의 잠깐의 경험을 통해 성급한 일반화의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많은 임사체험자들이 다시 얻은 인생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좀 더 보람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생명이 갖는 본능적인 두려움인 죽음에 대한 장밋빛 희망이 삶을 더 활기차게 만드는 듯싶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천안함 장병, 46명의 죽음을 접하게 되었다. 분명 지금은 더 행복한 순간을 만끽 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 사후의 세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 남아있는 유족들의 아픔도 분명 많은 부분 덜해질 거라 생각한다.

지난 1월 작은아버지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그 당시 충격적이었지만, 지금은 맘이 편하다. 분명 저세상에서 아주 편하게 잘 계시리라 믿고 있으니까.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주는 이 책을 많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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