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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 우울한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행복의 조건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지음, 윤미나 옮김, 황상민 감수 / 흐름출판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직장생활을 10년 가까이 했다. 더욱 힘든 사실은 이 생활을 앞으로 2~30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10대 때는 빨리 어른이 되길 꿈꿨고, 20대 때는 안정된 생활을 꿈꿨다. 40을 바라보는 지금은 꿈을 꿀 수가 없다. 내가 견딜 수 없는 고통만 없으면 인생 살만하다고 감사하면 살지만, 뭔가 매가리가 없는 허무함에 쉽게 빠지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항상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자기발전을 위해서만 책을 보고, 항상 위만 쳐다보고 경쟁만 하면서 살아왔던, ‘놀이’가 전무했던 삶이었다. 퇴근 후 지쳐 쉬고 싶은 맘에 6살짜리 아들이 놀아달라고 장난감을 갖고 들이대면, “아빠는 어릴 때 이런 놀이 많이 해봐서 지금은 지겨워~”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내 살을 빼기 위해 아들과 공차기 하는걸 즐겼고, 아들과 노는 건 놀이보다는 교육에 가까웠다.
이 책은 즐겁고 행복한 삶에 대한 지침서다. 무미건조한 사막 위 도로에 나무와 꽃을, 산과 냇물을, 놀이터와 쉼터를 제공하는 안내서다. 보다 생동감 있고 창조적이며 살아있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part1에서는 놀이의 의미와 중요성을 말해준다. 놀이는 본능이며 인간은 놀이를 통해 창조적으로 진화해 왔다. 놀이는 우울증과 조기치매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심장질환을 억제한다. 놀이를 멈추면서 퇴화가 시작되며 발달이 멈춘다. 곧 죽음에 가까워진다.
part2에서는 놀이를 통해 성장하고, 일하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의 놀이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학습하고 어른이 된다. 놀이를 통해 창의적으로 일을 수행하며, 놀이를 통해 서로 어울리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넌 요즘 무슨 재미로 사냐?’, ‘뭐 재밌어서 사냐? 배부른 소리 한다......’ 이런 대화를 자주한다. 우리는 인생의 과제와 목표만을 바라보며 사는 것 같다. 무미건조한 삶을 앞만 보고 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로 알아왔다. 이제 그 회색 빛 인생에 분홍빛 색깔을 입힐 필요가 있다는 걸 느낀다. 지금까지 살아온 관성을 쉽게 벗어버릴 수는 없지만, 이제 그 방향을 알았으니 기꺼이 변화를 꿈꾼다. 나와 우리 아이들의 삶을 좀 더 재밌게, 화끈하게, 흥미진진하게 시작할 기회가 온 것이다. 여러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