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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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카렐 차페크의 로슘의 유니버셜 로봇(R.U.R)을 너무 흥미롭게 읽어서 희곡이라는 이 작품에 관심이 갔습니다. 1920년에 쓰인 로슘의 유니버셜 로봇은 오래된 만큼 허점을 많을지라도 상당히 중요한 통찰이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감탄하며 읽었거든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간"은 희곡스럽기도 하고, 희곡적 성격을 띤 소설이라고 해야 할 것도 같고, 상당히 애매한 구성입니다. 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공간이 전혀 이동 없는 한정된 공간이라 연극으로 올리기에는 딱 적합한 형식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냥 대사로만 이어지다가 끝이 나는 이 희곡 같은 소설, 소설 같은 희곡은 죄송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읽고 난 후 별다른 감흥이 없었네요.

   나름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밑도 끝도 없는 설정 속에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나 태도도 그다지 매력이 없었을뿐더러, 읽으면서 뒷이야기가 전혀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충 예상되는 결말이 있었고, 뻔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되었군요. 마지막의 반전은 없느니만 못했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접근이 독특하다는 정도는 인정해줄 만 합니다.

   두 사람의 대화로 우리 인류가 살아 마땅한가에 대한 문제를 다루게 되는데, 딱히 깊은 통찰이나 촌철살인과 같은 대사도 없었을뿐더러 하나 마나 한 결론까지 너무 평범했습니다. 좋은 설정을 잘 살리지 못한 느낌이네요. 그러거나 말거나 많은 분들이 이 작가를 사랑해주시니 저 한 사람쯤 별로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내용이 짧았던 것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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