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어의 보석 구피 마니아를 위한 Pet Care 시리즈 1
김영민 지음 / 씨밀레북스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책한권 정도는 읽어주는 준비가 있어야...

 

   아이가 물고기를 기르고 싶다는 말을 듣고선, 아, 그러고 보니 기르고 싶다가 아니라 마트에 파는 예쁜 어항을 보고 이런 어항이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던거 같네요. 덩달아 그 핑계로 어항을 들이고 물고기는 젤 안죽는 얘들로 주세요~~ 해서 시클리드를 데려오고.. 뭐 그렇게 시작이 되었건만 도대체 물고기는 어떻게 키우는지 준비할 것은 뭔지,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덜렁 생물을 데려와서 혹사시킨 걸 생각하면.. 크....

 

   그러다 주변 지인으로 어항이 크면 손갈 일이 없다는 완벽한 뻥에 속아서 한자반짜리 어항을 또 사서는 젤 무난하고 이놈저놈 합사가 가능하다는 말만 줘 들어서 선택한 구피, 그리고 자연의 조화를 사랑하는 저는 종류별 구피뿐 아니라 뚱땡이 진주린도 넣고, 코리도라스도 넣고, 알지이터도 넣고 심지어 새우까지 넣었다가 몇명 아이들을 용궁으로 직행시키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쯤되면 이제 무한 검색에 들어가게 됩니다. 검색을 통해서 이런저런 문제점을 알게 되고 여러가지 팁을 발견해서 따라해보기도 했는데 결과는 영 시원찮습니다. 잘 못먹는 야마토 새우를 위해서 애호박을 넣었더니 미친듯이 먹어치우더라는 말을 듣고 따라해봤는데 아 이놈들 본척도 안한다거나 이끼제거제를 넣었는데 이끼가 제거가 안된다거나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역시 검색은 검색일 뿐 꼭 정확한 지식은 아닙니다.

 

   결국은 전문가의 손길이 뭍어나는 책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책 서두에서도 언급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물고기 키우기에 대한 전문적인 서적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몇권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몸으로 때우면서 익히지 매뉴얼을 먼저보고 따라하지는 않죠. 성질들이 급해가지고 일단 닥쳐보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얻어가는 스타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카페나 동호회에서 많은 정보나 경험담이 오가지만 막상 체계화되고 정리된 자료는 딱히 없는 것이죠.

 

   잠시 겪어보니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사전에 관련 서적 한두권쯤은 반드시 읽고 나름의 준비를 한 다음 도전해야 생물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먹고살기 바쁜 세상에 물고기까지 챙겨야되냐는 푸념을 들을 가능성이 높은 시대를 살아내고 있습니다만은...

 

 

 

#2. 구피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사실 제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내용은 구피의 역사라던가 종류 뭐 이런건 전혀 아니었는데 이 책은 구피에 대한 상당히 폭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부터 구피의 종류와 특성, 구피 콘테스트 등에 대해 아주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칼라풀한 사진들을 통해 구피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어지간히 구피를 사러 다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고 그냥 이쁘네? 하고 사오기 마련인데 정말 체계적으로 다양한 구피의 차이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더 깊이 구피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 생각은 없어 설렁설렁 사진만 보고 했는데 그 와중에도 기본적인 차이와 구별은 할 수 있게 되더군요.

 

   중반부에 제가 그렇게도 관심을 기울이던 어항 준비와 환경조성, 수질관리, 그리고 먹이주기 등에 대한 정보가 아주 상세히 잘 나와있었습니다. 역시나 제대로 된 전문가가 정리해주는 정보가 정확하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더군요. 아직까지 관심은 없지만 구피가 잘 걸리는 질병과 그 대처법 등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정도로 충분히 만족했는데 후반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사육하고 키우는 "브리더"에 대한 소개도 나오더군요. 세상에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호로록 읽어보니 이거 원 장난이 아닙니다. 수십개의 어항과 사육환경에 입이 쩍... 이래저래 물값에 전기세에 장난이 아니겠더라구요. 구피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마니아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의 관심은 오히려 야마토 새우의 생존이기 때문에요. 책의 말미에는 초보자들을 위한 팬시구피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피는 한마디로 막 싸게 사서 키우는 막구피와 비싸고 예쁜 팬시구피가 있는데 당연히 저야 일단은 막구피들도 충분히 예뻐서 그정도로 선을 그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들어가면 폐인이 될거 같아요.

 

   여튼 이 핑계로 구피 기르기 책까지 사서 읽게 되었으니 나름 폭넓은 독서생활을 한다며 정신승리를 합니다. 신경쓰이는게 이만저만이 아니라 일단 어항 수질이 좀 안정이 되면 더 이상 빠져들지 않도록 해야죠. 이 책은 구피에 한정되어 약간 아쉬움은 있었지만 다른 물고기와 새우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검색으로 커버가 될 듯 합니다. 어쩔 줄 몰라 갈팡질팡 하는 물생활의 시작을 안정시켜준 고마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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