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행복해지기 - 우리 시대 인생 멘토 22인의 행복 특강!
박완서.김지원.양애경 외 지음 / 북오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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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완서 선생님의 글로 가슴뛰는 책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와 아내는 박완서 선생님을 무척 좋아합니다. 음.. 그 분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긴 좀 뭣하지만 그 분을 좋아합니다. 특히 저는 그 분의 수줍어 하며 조신하고 차분하게 말씀하시는 태도가 너무나 좋습니다. 유명하고 명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겸손한 모습이 절로 존경하게 만드는 분입니다. 사실은 노여사가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샀습니다. 저는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이유로 이책을 집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이 책에 박완서 선생님의 글은 달랑 두페이지 하고 반 밖에 안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수줍음이 물씬 뭍어나는 소박한 글이었습니다. 무려 1971년에 쓰여진 이 일상 글은 한밤중에 남편 몰래 쓰고 싶은 글을 써나가던 그분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것이 그 분의 행복의 실체였을 겁니다. 아이들이 다 잠들고 난 밤에 읽고 싶은 책을 졸려하며 몇페이지나마 읽어낼 때 제가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에 잠시 행복했습니다.(사실은 마음껏 못 읽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만....)

 

  

 

#2. 행복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단상이 펼쳐지는 책

 

   이 책은 행복에 대한 릴레이 기고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복에 관한 공감가는 내용들, 문구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인간은 자기가 결심한 만큼 행복해진다'라든가, '행복의 본질은 자기만족에 있다' 등의 이야기들 말입니다. 저도 완전 동감하고 살면서 똑같이 느끼는 것들이죠. 가진 것의 유무에 관계없이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화목한 삶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것 만으론 충분치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과연 생계 문제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지친 가족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배려하기가 말처럼 쉬울까 하는 문제입니다. 먹고 살기에 지치면 쉽게 짜증내고 서로 비난하고 미워하는 생각들을 가지게 되는 것은 우리가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법정스님이 될 수 없고 모두가 성직자가 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너무 당연한데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말이야 참 쉽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면이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치가 있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이러한 행복의 원천과 원리들이 바쁜 일상 가운데 뜬 구름 잡는 이야기로 잊혀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정기적으로 이런 책을 통해 자극을 받고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를 갖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의 형편이 어떠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안에 가지고 있는 행복의 조건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의미있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3. 옴니버스식 구성의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가진 책

 

   이런 에세이류에 옴니버스식 구성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이 책은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많은 저자들이 연작 형태로 써붙여 한권의 책이 된 경우입니다. 저는 이런 구성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단편 소설집도 아니고 에세이류인 경우는 특히 그렇습니다.

 

   한분, 한분의 행복에 관한 글들은 상당히 훌륭합니다. 모두들 연륜이 있고, 내노라하는 불들이니 글이 깊이가 있고 간결하기도 하고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참 행복이 무엇인가를 얘기한다는 점이 참으로 무서운 점이었습니다. 계속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강의하는 느낌이랄까요...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조그만 방에 저를 가둬두고서 한사람씩 나와서 자 들어봐~~ 하면서 "행복이란 말이지....~~~ " 그리고 '아.. 좋은 말씀이다..' 하고 나니 곧바로 다른 분이 들어오십니다. 자 들어봐~~~ "행복이란 말이야~~" 그렇습니다. 이런식으로 가둬두고 한명씩 나와서 때리는 그런 분위기더란 말입니다. 좋은 말인데 계속 또하고 또하고 또하고.. 점점 지쳐갑니다. 책의 말미가 되자 뭔 소리인지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느낌까지 드는 것입니다.

 

꼬옥... 하루에 한 두편씩 끊어서 읽기를 당부드립니다. 하긴, 저처럼 까칠하게 읽지 않으신다면 읽는 족족 좋고 감동스러울 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튼 저는 시작은 참으로 감동적이고 의미 돋았으나 갈수록 허물어져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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