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일본문화여행 - 일본인의 숨겨진 1인치, 스토리텔링 콘텐츠와 자유여행지 추천
오세종.타카오카 쿠루미 지음 / 지식공감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즐거움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의 머리말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이후 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막연한 물음에 대하여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묘책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예술을 비롯한 문화미란 아무런 노력 없이 획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을 아는 비결은 따로 없을까? 이에 대하여 나는 조선시대 한 문인의 글 속에서 훌륭한 모범답안을 구해 둔 것이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특히 이 말이 정확히 적용되는 예는 역시 여행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아무 준비없이 떠나는 여행을 사랑합니다. 무언가 예측되고 계획된 상황과 마주치는 일은 크게 흥미롭지 않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과 경비로 투자대비 효과를 생각한다면 역시나 여행은 충분히 준비를 하고 가는 편이 더 좋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계획을 짜고, 일정을 고민하는 것이겠지요.

 

  처음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갈 때는 아무래도 타지의 생경한 풍경들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여행의 깊이가 생기려면 아무래도 그 나라와 지역의 특수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특별한 곳에서보다는 현지인의 사소한 실제 생활이나 소소한 물건들에서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2. 여행이 즐거워지는 일본의 문화심리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정보지는 전혀 아닙니다. 몇가지 테마를 가지고 일본의 문화심리를 가볍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반적인 평가나 비평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가볍게 툭툭 던져줍니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 이런건 우리랑 많이 다르구만! 몰랐네...' 이런 반응을 하고 있는걸 느끼게 됩니다. 일본의 역사와 일본인의 세계관, 가치관 등을 갖다 붙이면 굉장히 심오하고 복잡해지는 그들만의 행동양식이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저 편안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늘 타인을 배려하는 일본인의 문화심리, 여행 중에 만날 수 있는 그들만의 특징적인 문화, 값비싼 음식이 아니라도 우리와의 차이를 크게 느끼며 즐거워 할만한 식도락 문화,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일본의 문화 등을 테마로 정말 다양한 내용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제가 나열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상 분류를 해놓기는 했지만 뭐랄까? 잘 짜여진 느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그냥 소소한 사실과 저자의 단상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각각 챕터마다 독자가 느끼는 느낌이 천차만별일 거라 생각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저 개인적으로는 늘 줄을 서는데도 화내거나 초조해하지 않는 일본인의 특징을 다룬 "기다림의 즐거움"이라든지, 저의 일과 관련이 있는 "전철 승무원"이야기, 최근 일본에 계시는 이웃으로부터 설명들었던 우리와 다른 "다코야키"이야기, 늘 궁금한 "일본 전통 료칸"이야기 등등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마 평소 궁금했던거나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독자마다 많이 달라진다는 점, 다양한 반응을 할 수 있는 독특하고 재미난 이야기꺼리들이 많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일 것입니다.  

 

 

#3. 창업을 위한 Insight 라.. 글쎄....

 

  이 책은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모습들을 다시 잘 관찰하면 새로운 콘텐츠와 창업 아이템이 보인다'는 취지를 내걸고 있습니다. 제가 딱히 창업의지가 없어서 그런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와닿지도 공감이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그 취지, 슬로건 자체만 공감이 가는 정도입니다. 이 슬로건을 이 책이랑 연결했을때 과연 저 취지에 적합한 구성이며 컨텐츠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일상의 소소한 정경이나 물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거기에서 무언가를 뽑아내는(짜내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서 독자의 관심에 따라 예상치 못한 통찰을 얻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로 갈수록 각 재료들은 하나하나가 싱싱하고 맛있지만 비벼놓았을때 맛의 조합이 잘 안되는 상황이 더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의 특징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재각각인 이야기들을 억지로 묶어놓은 느낌이 조금은 들었다고나 할까요? 일본을 막연하게 나마 좋아하는 저로써는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하나의 완성된 책에서 느껴지는 쫀쫀한 완성감이 조금더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거 같습니다. (여행을 주로 한 테마문화책에다가 별걸 다 요구한다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군요)

 

 

#4. 일본은 어떻게 될까요?

 

  요즘 일본의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비관적이고 심각한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일본여행을 가고 싶은 저로써는 상당히 안타까운 소식들인데 어떤 얘기들은 굉장히 충격적이더군요. 방사능 피폭의 영향은 일정시간이 지나봐야 확인이 되는데다가 내부피폭(음식으로 인한)의 파괴력은 엄청나다고 하니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정확한 사실이 어떠하든 이런 상황자체가 일본여행과 문화를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떨어뜨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일본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족이 기분좋게 여행갈 수 있도록 잘 회복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