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인간을 읽다 -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 이야기 It's Science 1
마이클 코벌리스 지음, 김미선 옮김 / 반니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책을 리뷰하는 자세..

 

우선 저는 어지간한 책을 읽으면 대체로 재미있습니다. 그 책이 잘 읽혀지든, 쉽지가 않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주로 그 책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장점들을 찾는 편입니다. 책을 읽고 평하는데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독자를 위한,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는, 책을 평하는 태도가 맞는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똑같은 책을 읽기도 독자들이 느끼는 반응은 각양각색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세상에 다양한 책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최대한 냉정하고 비판적으로 평을 쓰는 것과 서평이 객관적이냐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서평이라는 것은 객관적일 수도 없고 객관적이어서도 안됩니다. 개인이 자신의 느낌과 감상을 적는데 객관적이란 표현 자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통상 이런 표현은 서평을 쓰는데 있어 책의 내용 외에 외부적인 영향으로 불필요하게 또는 의도적으로 좋은 쪽으로만 포장하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로 쓰여지는 표현일 것입니다. 

 

서평을 하는데 있어 재미가 없었다면 확실히 재미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독자들 스스로 좋은 책을 고르는데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서평을 쓰는 사람이 논란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면피하는 마음으로 심하게 혹평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이것 역시 경계해야할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영향력이 있는 블로거 B의 혹평을 보고 해당책을 사지 않을 경우, 아예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이 책이 맞는지 안맞는지 판단 자체가 불가합니다. 이런 경우 블로거 B는 본인의 안목에 대해 면책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A가 사실 해당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고 삶의 태도가 바뀌는 책이 될 수도 있다는데 있습니다. 또한 블로거 B의 혹평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보게되는 출판사와 작가의 입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엄청 극단적으로 주장을 위한 주장을 하자면, 책을 사랑하는 선량한 독자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사명감으로 혹시나 인생에 변화를 맞이하는 책을 만날 기회를 막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정직한 블로거들이 이런 식의 태도를 취하는데는 많은 경우 상업적인 의도의 출판사와 결합한 서평이 나오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두가지 다 조심해야 합니다만 결국은 얼마나 받은 느낌 그대로 잘 담아내느냐의 문제로 귀결되어 질 것입니다.  

 

 

#2.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

 

제가 장황하게 책을 리뷰하는 자세에 대해 이래저래 설레발을 칠때 알아보셨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실망스런 책이었습니다. 우선 이 책이 무슨 책인지 자체가 애매합니다. 과연 이 책이 뇌과학에 관련된 전문서적이냐를 따져보면 그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원래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어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분이 보시면 하등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입니다. 왼손잡이에 대한 이야기, 좌뇌와 우뇌에 대한 이야기, 선택적으로 잘못기억하는 기억오류의 문제, 자폐증 동물학자 캐서린 존슨과 관련된 이야기, 심지어 요즘 유행하던 공감각자 이야기까지 전반적으로 그저 익숙한 이야기들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 책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만약 뇌과학이나 일반 심리학 분야에서 뇌, 또는 인지와 관련된 분야에 별반 관심이 없었거나 전혀 모르는 분야하고 한다면 나름 신기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또 이쪽 분야에 전혀 문외한이라고 치면 이책에 등장하는 용어들이나 개념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름 쉽게 풀었다고 하지만 이 책은 구성자체가 칼럼에 순차적으로 기고했던 글들을 그저 모아놓은 산만한 구성이므로 차근차근 이해하고 알아가는 맛도 없습니다. 이것이 이 책을 진퇴양난으로 만드는 함정입니다. 

 

 

#3. 가벼운 교양 심리학 책정도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특정 주제에 대해 어느정도 수준으로 서술되어야 적절한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이 딱 그 문제에 적합한 책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정한 주제에 한정지을 때 어쩔 수 없이 독자층이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이 책은 특정 주제를 유지하면서도 독자층의 대역폭을 최대한 넓히고자 노력했다는 느낌은 듭니다. 다만 그 노력이 어느정도 성공적이었을지 가늠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뇌과학 이야기라기 보다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인 뇌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대중 심리학 책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뇌와 감정, 인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 정도는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볍게 흥미롭게 접근하면 딱 좋을만한 그런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