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미술관 - 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
손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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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일상을 살다보면 그렇다. 매일 가던 출근길은 내 정신과 영혼은 어딘가에 놔둔 듯이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내 몸은 자동화된 버전처럼 알아서 목적지까지 잘도 걸어간다. 매일 지나가는 익숙한 장소일수록 더욱 주변의 새로움을 발견하지 못하고 자동화된 로봇처럼 걸어갈 뿐이다.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러 타임스퀘어로 가던 그때도 같은 상황이었다. 영혼은 어딘가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고 내 몸은 알아서 약속장소를 찾아가던 길, 갑자기 신나는 노래소리가 들렸다. TV로만 보던 가수 "데이브레이크"가 바로 내눈 앞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둥둥 떠다니던 영혼이 돌아오고, 초점도 선명하게 잡히며 그제서야 주변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친구러 만나던 가는 길이 콘서트장이 되어 뜻밖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처럼 선물같은 순간은 일상 속 내 주변을 관심과 애정으로 둘러보기만 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자동화된 로봇처럼 걸어다니던 모습이 아닌 처음 길을 마주하던 순간처럼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처 몰랐던 많은 예술작품들이 곳곳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물 미술작품은 2021년 4월 현재, 전국에 2만 개가 넘는다. (p.73)

 

 

 

 

 

 

"거리로 나온 미술관"은 무심코 스쳐 지나왔던 거리위의 건축과 예술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도와줌으로 늘 보던 익숙한 것에도 새로운 눈을 뜨게 하고, 일상속에서도 언제든지 예술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자세를 갖도록 해준다. 책을 보기 전에 나는 특정한 장소에 있는 조형물들을 예술작품으로서가 아닌 익숙한 지형과 같은 어떤것으로서 무심하게 대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게 익숙했던 것들이 작품으로서 다가오니 세상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아름다운지 느끼게 된다.

그런말을 들은적 있다. 눈을 감았다 떠보자. 그때 내가 보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상상으로 출발해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쇼핑을 하러 갈때, 버스를 타고 지나갈때, 거리 위를 걸어갈 때 만나던 모든 것들도 그렇다. 누군가의 상상으로 출발한 예술작품의 결과가 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눈을 새롭게 뜬채 세상을 바라보면 나의 서울은 작품이고 미술관이다.

 

 

 

 

 

거리위 작품들은 특별히 작품설명이 적혀있지 않아 우리가 작품으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기 어렵다. 하지만 거리로 나온 미술관 책 한권을 통해 미술적 가치를 들어보고, 작품의 역사적 배경을 알아보며 일거양득으로 지식을 채울 수 있다. 또한 더 나은 거리 위 예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작품과 건축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4가지만 정리해보았다.

 

 

 

 

 

스프링

청계광장 X 클래스 올덴버그

 

 

"탑처럼 위로 상승하는 다슬기 모양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다이내믹하고 수직적인 느낌을 연출하며 청계천의 샘솟는 모양과 문화도시 서울의 발전을 상징한다." (p.37)

2007년 대선이 코앞인 시점이었다. 천천히 제대로 개울을 복원하고 조각물을 세우는 것은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될 게 뻔했다. 그는 '빨리빨리!'를 거듭 외쳤을 것이다. 그 결과, '길게 누운 분수대' '거대한 시멘트 어항'으로 불리는 청계천이 탄생했다. 복원된 청계천은 자연 하천이 아닌 한강과 지하수를 끌어와 흘려보내는 인공 하천이다. 그러니 청계천 초입에 놓인 <스프링>은 허구이자 위장이다. (p.40)

인공 개천이거나 말거나 봄이면 어김없이 피는 청계천 버들치는 개울의 기억을 불러낸다. 주변 직장인들에게 점심 식사 후 청계천 산책은 피로회복제 역할을 한다. 청계천 입구의 <스프링>은 많은 이들이 함께 공유하는 도심의 풍경이자 광화문의 랜드마크가 되어가는 중이지만, 빛과 그림자처럼 공론화 과정을 생략한 아픔을 가진 공공미술의 상징으로 그 자리에 서 있기도 하다. (p.42)

 

 

종로는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청계천도 물론이고, 그래서 저 소라껍데기 같은 "스프링"을 봐온지도 오래되었다. 하지만 한번도 작품으로서 생각해보거나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배경이 있어 조금 충격도 받았고, 이런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거리 예술문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민들레

최정화 작가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 최정화 - 꽃, 쉼' 전시를 하면서 경복궁이 바라보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마당에 설치된 <민들레>는 장관이었다. 그는 시민으로부터 받은 냄비, 접시 등 식기 7천 개를 모아서 방사형으로 뻗어가는 거대한 꽃을 만들었다. 거꾸로 홀씨가 모여서 민들레로 피어난 듯한 희망을 주는 작품이었다. (p.97)

일상의 물건을 가지고 예술을 하는 그의 작품 세계는 종종 팝아트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정화의 작품이 갖는 힘은 플라스틱이라는 흔한 소재가 갖는 여성성, 계급성에 있다고 본다. 값이 싸서 주변에 넘쳐나는 플라스틱 제품은 주로 아줌마가 사용하는 물건임과 동시에 가난한 서민이 쓰는 물건이었다. (p.97-98)

대량소비 시대에 서민들이 애용했던 각종 플라스틱 제품은 이제 21세기 들어 공포의 대상으로 변질됐다. (p.99)

최정화는 쓰레기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진작 플라스틱을 귀하게 여겼더라면 이런 복수를 당하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다. (p.99)

 

 

가볍고 실용적인 플라스틱, 지금은 환경적으로, 인류적으로 최대의 골칫덩어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편리함을 합리화하며 쓰레기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최정화 작가의 플라스틱에 대한 작품을 응원한다.

 

 

 

 

 

코스모스 리조트

울릉도 X 김찬중 건축가

 

 

 

"객실 수는 많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수익은 적게 나도 좋습니다. 버킷 리스트에 올릴, 그런 건축물을 지어주세요. 우리나라에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그런 건축물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2015년 봄,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리조트 설계를 요청받은 김찬중 대표는 이 같은 주문이 믿기지 않았다. (…)

좋은 집, 좋은 건축물은 이렇듯 건축가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건축가와 건축주가 함께 마주 보고 손뼉 쳐서 만들어낸 하모니의 결과다. (p.117)

사람을 압도하는 이 원시의 자연을 거스리지 않는 건축물의 형태는 도대체 어떠해야 할까. 그런 질문을 안고 궁리의 시간을 보내던 그에게 문득 별이 보였다.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별.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그 순간 그는 '바로 이거야' 싶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초저녁에 떠서 새벽에 사라질 때까지 별이 그리는 포물석 궤적이 그의 눈앞에 그려졌다. 다이내믹한 천체의 비가시적인 움직임을 담은 리조트 '코스모스(우주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디자인은 그렇게 탄생했다. (p.118)

 

 

사진 한장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코스모스 리조트. 건물이지만 오히려 바다의 파도같아 보인다. 자연을 최대한 해치지 않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이 탄생하다니. 이런 장소가 우리나라에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면서 위 건축주의 말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예술을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코스모스 리조트는 이 책에 설명된 국회의사당의 건축과정과 많이 비교가 되었고, 아름다움은 인간의 욕심을 내려 놓았을 때 더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용산 X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가 치퍼필드는 조선시대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고 한다. 그는 "백자에는 조용히, 그러면서도 당당히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했으며 "하지만 노골적으로 한국미를 표방하는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외려 그 본질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는 건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치퍼필드는 장방형의 당당한 형태, 희디흰 색의 순정한 맛, 어떤 장식도 없는 단순미 등을 통해 달항아리 이미지를 추상화했다. (p.145)

동양 건축에서 말하는 '차경(借景, 자연의 경치를 빌리는 것)' 효과를 한껏 살린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건물은 자신을 비움으로써 세상의 풍경을 끌어안았다. 서구의 건축가가 이 건축물에 구현한 동양적 미학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p.151)

이 건물 1층에는 현란한 간판도 상가도 찾아볼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이렇게 건물이 지닌 달항아리의 문인적 느낌을 살리기 위해 경제적 이익조차 과감히 버렸다. 이것이 이 건물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또 하나의 이유다. (p.151)

 

 

할 말이 필요없는 작품 중에 작품. 인공적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매료되는 건축예술이었다. 그리고 한 외국인 건축가가 한국의 문화를 깊게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모습에 감동도 받았다.

또한 매우 부럽다. 아모레퍼시픽 직원들.

 

 

 

 

 

공공미술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평범한 일상에 예술의 향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빽빽한 건물 숲속, 장을 보기 위해 찾은 마트 근처, 출퇴근길 우리의 발길이 닿는 곳, 그 어디든 공공미술은 24시간 연중무휴 간판을 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p.296)

삶을 더 풍요롭고 즐겁게 살아보는 방법, 거리 위에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인간의 손이 자연에 비하면 많이 부족할지라도,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과 메세지를 전해주는 작품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많은 고민으로 출발한 예술 창작물이다. 예술을 감상하며 즐기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는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감상하는 모든이들의 내면도 아름다워질 것이라 믿는다. 눈을 크게 뜨고 일상속에서 예술을 발견해보자.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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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 노르망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로부터
데이비드 호크니.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시공아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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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갤러리 카페에 앉아있다가 멋진 그림을 봤다. 마치 한적한 풀빌라인듯 수영장 그림이었는데, 도시에 갇혀있듯 살고 있는 나에게 해방감과 위로와 즐거움을 주었다. 지금 당장 도시를 떠날수는 없지만 그 그림을 바라보기만 해도 긴장이 풀리고 휴가철의 좋았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네모난 그림 가득한 파랑색은 마음을 청량해지게 하였고, 고요하면서도 시원하게 들리는 수영장 물소리가 그림 밖으로 들리는 것 같아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그 그림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이었다.

 

 

 

 

미술관을 가서 작품을 볼때는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거나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저 대단한 예술작품 앞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림이 탄생하는 과정의 이야기와 작가가 의도한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여러가지 설정들에 대해 알게되면 작품 앞에서 느낄수 있는 체험이 전혀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땐 눈앞의 작품이 사물로서가 아니라 영혼이 담겨있는 특별함이 되어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것이 수영장 그림을 그린 이유입니다. 정말이에요. 나의 흥미를 끈 것은 수영장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물과 투명성이었죠. 나는 춤을 추는 그 선들이 수면 아래가 아니라 수면 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연못에서 수면과 그 아래의 깊은 부분을 봅니다. (p.196)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영장 그림을 호크니가 어떤 이유로 그리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전과 후에 나에게 닿는 점이 전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는 2020년 데이비드 호크니가 프랑스 노르망디, 그랑드 쿠르(La Grande Cour)에서 생활하면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을 하며 작품 속에 투영하는지 엿볼수 있는 책이다. 더 나아가 호크니가 생각하는 예술에 대한 철학도 들어볼 수 있다.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나 오디오가이드의 설명이 많이 필요하지 않도록, 책 한권을 통해 호크니의 작품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살아있는 예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무명시절 없이 언제나 인정받아온 살아있는 레전드 화가이다.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려왔길래 반세기 넘도록 언제나 사랑받는 작품을 그려냈을까? 그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호크니가 바라보는 세상은 호크니의 그림속에 옮겨진다. 호크니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대로 예술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무심하게 지나치는 어떤 것에도 깃들인 영혼을 발견하는 특별한 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늘 나무를 바라봅니다. 항상 그렇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사과나무와 배나무를 그릴 수 있습니다. 이제 그 나무들에 열매가 달려 있죠. 나무는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나무는 가장 큰 식물이죠. 사람들처럼 저마다 다릅니다. 요크셔에 있을 때 하루는 누군가 우리에게 왜 항상 나무를 촬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나무가 모두 똑같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p.34-35)

 

나는 어디를 가든 허겁지겁 달려 나가서 차이점을 봅니다. 낭만주의적이죠. 그것은 눈을 통해 얻는 즐거움입니다. (p.114)

 

호크니가 말하는 즐거움이란 그림 안에서 세계와 고통과 전쟁, 죽음을 포함해 세계 안의 만물과 만사를 보는 것에서 비롯되는 즐거움이다. 이것은 언어가 아닌 시각적으로 수행하는 사색의 과정이다. 보는 행위를 통해 세계를 즐기고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림은 세계에 대한 해석이고 따라서 눈을 통해 정신으로 직접 전달되는 소통 수단이다. (p.118)

 

호크니는 사람들이 에덴 동산을 거닐고 있을 때에도 대부분은 그곳이 에덴 동산임을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사람들은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지면을 훑어보는 데 시간을 쓸 것이다. 세계는 아주아주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열심히 그리고 자세하게 보아야 한다. (p.122)

 

 

 

호크니의 작품을 보면 내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태양같은 따뜻한 기운이 뻗어나오는것 같다. 따뜻함도 전염성이 강하고 참 기분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것은 호크니가 세상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각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에덴동산에 거닐고 있어도 이곳이 에덴동산임을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는 말에서 무엇이 호크니의 특별한 점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호크니는 반 고흐가 미국에서 가장 따분한 모텔, 이를테면 털사에 위치한 간소한 1인 객실이라 해도 물감과 이젤만 있다면 갇혀 지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2,3일 뒤 반 고흐는 잊지 못할 아름답고 매혹적인 그림을 들고 나타났을 것이다. (p.252)

 

본질적으로 흥미로운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곳을 보는 사람이다. (p.253)

 

세상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듣기 좋으라는 사탕발린 말이 아니라는걸 호크니의 그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호크니의 생각과 시각은 호크니에게 좋은 순환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좋은 생각은 좋은 시선을 갖게하고, 좋은 시선은 좋은 행동을 그리고 행복의 감정을 불러일으켜 작가에게 좋은 영감을 준다. 결국 좋은 작품이 탄생되는 멋진 순환인 듯 하다.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높은 명성의 특별한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예쁜 마음을 닮고 싶다.

 

 

 

 

 

이 책에서 두번째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카메라와 그림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이야기들이다. 요즘의 사진들은 손쉽게 찍을 수 있어 순간의 기록으로 기억을 의존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사진이 남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사람이 바라보는 시선은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림은 사람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아름다운 순간을 재구성한 특별한 장면이 될수 있다. 아마 수영장 사진이라면 해낼 수 없었을, 호크니의 수영장 그림이 특별한 이유도 이런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의 눈으로만 볼수 있는 특별한 순간의 재구성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카메라가 인간의 눈과 뇌가 지각하는 방식으로 공간이나 일몰을 보지 않는 것처럼 꽃의 색채 역시 우리가 경험하는 방식으로 기록하지 않는다. (p.128)

 

우리는 카메라와 동일한 방식으로 색채를 경험하지 않는다. 그리고 호크니가 종종 강조하듯이 우리는 사진이 재현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또는 사실상 어떤 것이든) 지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심리적으로 본다. 호크니가 즐겨 말하듯이 우리의 눈은 우리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p.172)

 

호크니는 '우리는 기억을 통해 본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는 카메라 셔터처럼 1초의 몇 분의 1 동안에 장면을 경험하지 않는다. 우리의 눈은 (호크니의 또 하나의 반복구라 할 수 있는) 우리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이전에 보았던 것에 비추어 이해한다. (p.246-247)

 

나는 사진의 편리성을 너무 좋아하는 1인이지만 사진이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엄청난 반딧불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디카로도, 핸드폰 카메라로도 내가 바라 본 것을 찍을 수 없었다. 그 순간들은 기억속에 저장해 가끔 꺼내볼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이처럼 사람의 시선으로만 볼수 있는 세상과 그곳의 온도와 분위기까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그림이다. 그림이 표현하는 아름다움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은 기계가 전할 수 없는 특별함이 연결되는 있는 멋진 연결이라 생각된다.

 

 

 

 

 

 

 

 

사진이 아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예술활동을 호크니는 언제나 멈추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추는 순간에도 제한된 공간안에서 자신만의 소우주를 찾을 수 있었고, 절대 지치지 않으며 작품활동을 이어나갔다.

 

코로나19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그에 따른 봉쇄가 이어진 이 시기 동안 호크니는 더 작고 작은 세상 안에서 더 많고 많은 것을 발견했다. 다른 유명한 예술가들, 특히 중단 없이 계속해서 작업하고 성장하는 예술가들처럼 그는 우리에게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준다. (p.268)

 

어떻게 저렇게 질리지도 않고 한 평생을 그림을 그리는데 푹 빠져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말로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에는 나 자신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라고 여기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p.200)

 

화가들은 오래 살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젊어서 죽거나 피카소, 마티스, 샤갈 또는 내 오랜 친구 질리언 에이리스Gillian Ayres처럼 장수하며 성공을 거둡니다. 그 이유를 압니까? 그림을 그릴 때 아주 깊게 몰입하게 되어 자신의 존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추가로 얻은 시간이 됩니다. (p.204-205)

 

호크니를 움직인 진정한 동인은 그림에 대한 강력한 매료와 그림을 통한 세계에 대한 매료였다. (p.268)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찾고, 그 취미를 직업으로 삼고, 그 직업으로 돈을 벌어 성공하는 꿈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호크니가 부럽기도 하다. 그래도 가장 부러워야 하는 점은 호크니가 예술을 사랑한다는 것과 예술안에 담을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중요한 예술가들은 모두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호크니는 분명 그렇다. 하지만 그는 세계를 새롭게 보는 방식의 명확성에서, 그리고 결과적으로 돌파하는 능력에서 더욱 보기 드문 사람이다. 이 점은 그의 성격과 작품에서 선천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선과 형태, 구성에서 명료성을 사랑한다. 이 모든 요소들이 방을 가로질러 크게 울려 퍼지고 더 나아가 전시장 벽을 훌쩍 뛰어넘어 예술계 밖의 더 넓은 공동체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그의 그림에 제공한다. (p.268)

 

호크니의 작품과 책속에 적힌 호크니의 말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며 내가 얼마나 차갑고 경직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호크니처럼 특별함을 발견하는 열정을 가져보자. 매일 보는 나무도 그리고 그 옆의 나무도 서로 어떻게 다르고 다채로우며 아름다운지, 호크니의 시선과 그림 안에서 그 나무들이 얼마나 특별하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해야할 것이 생겼다. 코로나 이후로 예전처럼 미술관을 잘 가지 못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랑드 크루에서 그린 호크니의 작품들을 검색해보며 노르망디로 랜선 예술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멋질 것 같다.

 

 

 

 

 

삶에서 유일하게 진정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음식과 사랑입니다.

내 강아지 루비에게 그렇듯이

바로 그 순서대로입니다.

 

나는 이 점을 진심으로 믿습니다.

예술의 원천은 사랑입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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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으면 아프다 - 뇌가 사랑 없는 행위를 인식할 때 우리에게 생기는 일들
게랄트 휘터 지음, 이지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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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무엇을 위해 매일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할까? 누워있던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를 타고 오늘 해야할 일들을 구상하면서 몽롱한 정신에서 깨어나오는 시간 동안에 나는 무엇을 먼저 떠올리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 생각속에 들어있는 하루의 목표는 무엇들이 있을까? 아마 일을 위해서 여러 할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나열한 후 시간에 맞춰 계획을 구상하고, 날씨나 뉴스를 보며 꼭 알아둬야 할 중요한 사항들을 읽어보기도 하며 그렇게 모닝(은 아니고, 올빼미형인간;)커피타임을 가지는 것 같다. 이런 아침부터 돌아가는 생각들로 내가 꼭 지켜야 할 의무들은 그 날의 나를 움직이게하고 살게 한다.

 

매일 반복되는 당연한 일상 아침의 모습. 이 안에는 눈치채지 못하는 잘못된 무언가가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우리가 꼭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이 책에서 다루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부재'다. 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각자가 살면서 몸으로 체득해야만 한다. 경험하고 나서야 나와 타인을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내 관심사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 그 자체가 아니다. 나를, 그리고 타인과 다른 생명체를 사랑 없이 대할 때 생겨나는 결과들이다. (p.25)

 

내가 꼭 해야하는 하루의 일과 우선순위 안에 사랑은 어디쯤이 놓여있을까? 아침마다 보는 반가운 우리 강아지만 봐도 일어나는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안기고 포옹하고 뽀뽀하고, 애교를 부리며 종종 따라다니고, 저녁 집에 돌아오는 가족들에게는 한걸음에 뛰쳐나가 온갖 반가움을 표현하며 그렇게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일상으로 채우고 있다. 물론 사람과 강아지의 일과를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되긴 하지만, 내가 오늘 하루 해야만 하는 우선순위를 보면 사랑이라는 것의 가치와 중요성을 간과하며 살고있구나 싶다. 꼭 해야할 다른 어떤것들로 인해 사랑은 계속 밀려나고 밀려나 "사랑의 부재"이자 "사랑 없음"의 하루가 매일 완성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편리한 세상이고 여러 분야의 지식이나 의학 또한 발전하여 사람들은 과거의 사람들처럼 고생하지도 단명하지도 않으며 윤택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상징후가 있다. "문명병"이라는 것의 불안장애나 우울증 불면같은 정신 질환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지식은 누구나 손쉽게 얻을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아프다. 이 책은 그 이유를 우리가 본성과 욕구를 억누르고 살아가고 있음에 대한 결과라고 말한다.

 

우리가 정상이라면 뇌 깊은 영역에서 느껴지는 자극으로 욕구를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애착과 안전에 대한 욕구, 자아를 발견하고 형성해나가려는 욕구, 심지어 자신이나 타인을 돌보려는 욕구와 자기 육체와 관능을 느끼고자하는 욕구까지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깝게 억제되었다. 이제 우리는 생명에 필수적인 자연스러운 욕구를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내었거나 타인으로부터 받아들인 구상, 태도, 고정된 신념에 맞춰서 사고하고 느끼고 행동한다. (p.64)

 

인간은 타고난 욕구와 본질이 있다. 먼저 본능적으로는 살아있음을 유지하기 위하여 에너지자원을 축적한다.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신체를 움직이며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위한 행동을 하고 필요를 찾는다. 그 필요한 것에 사랑 또한 중요한 자원이 된다. 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우선순위 앞에 배부른 사치로 취급되고 만다.

 

 

 

 

 

 

 

우리는 이성이라는 잣대로 세상과 타인의 욕구를 학습하고 반영하며 살다보니 스스로의 고통을 참는데 익숙해지고 외면하는데 천재적일만큼 능통하다. 회사의 일을 위해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더블샷 커피나 각성음료를 도핑하며 잠을 물리칠 수 있고, 어깨와 척추는 뻐근해져 가지만 그래도 어벤져스처럼 참아가며 일을 해간다. 물론 사회적인 문제도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점은 스스로가 내 몸이 아프다고 말하는 외침을 듣지 못하거나 듣더라도 외면하는데 익숙한 점이다. 타의적인 결과라 할지라도 그렇게 내 몸과 마음에 대한 사랑의 순위는 현실에 밀려나간다.

이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의 존재감을 어필하기 위해 그리고 최소한의 공기만큼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은 안타깝다. 현실과의 타협으로 인한 사랑없음으로의 아픔을 외면하는 모습 또한 너무 안타깝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관한 나름의 구상을 자기 뇌에 새기는 일은 항상 위험이 따른다. 한번 뇌에 구상이 들어앉으면 혼자서든 다른 사람과 함께든 간에, 어쨌든 그 구상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그렇게 구상은 우리의 지향점이 되어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조종한다. 그러면 우리는, 심리적 욕구는 물론이고 신체에 이상이 나타났을 때 그것을 알리기 위해 몸이 뇌에 보내는 신호까지도 억제하고 무시하게 된다. (p.95)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존재도 생존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한 생존의 법칙은 내면의 불안과 만족할 수 없는 거짓된 사랑을 부른다. 결국 스스로를 억누르며 타인과 세상의 기대에 맞춰나가다보니 마음은 병들고 마음에 맞춰 몸도 아프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다른사람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변화의 시작은 스스로를 사랑함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나이가 몇인지, 인생에서 얼마나 자주 길을 잃었는지 혹은 얼마나 심하게 길을 벗어났는지는 상관없다. 그저 지금부터라도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하겠노라고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순간 나는 이미 그 길에 서 있으며,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다. 스스로에게 좋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의 비결이다. (p.147-148)

 

타인에게서 비롯된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좋아해줄 사람을 만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먼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좋아해야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자신과 자기 몸을 사랑 없이 대하는 한 타인이 먼저 나를 좋아해주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p.178)

 

 

그리고 나에게 사랑을 채울 수 있는 건강하고 진실된 동기를 심어주면 더욱 좋은 것 같다. 똑같은 세상에서도 자신을 아끼고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나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며 배울 수도 있다.

 

그 어떤 문제와 장애가 닥쳐와도 알맞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때문에 세상 그 무엇도 나의 내적 균형을 흔들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품을 사람들이 있다. 사는 동안 맞닥뜨린 다양한 문제와 도전을 해결하고 완수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그런 경험을 통해 머릿속에 불균형이 생겨도 다시금 일관성의 상태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켰다.

'일관성 감각'을 갖춘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들은 행복하고 건강하며, 즐겁고 경쾌하게 산다. 또한 평생 나름대로 꾸준히 발전하고, 그로 인해 끊임없이 기쁨을 경험한다. 나이와 무관하게 살면서 무엇이든 발견하고 만들면서 얻은 기쁨은 중뇌에 자리한 감정중추를 활성화시킨다. 상황에 알맞은 해결책을 발견할 때마다 이 중추는 기분 좋은 반응을 담당하는 모든 신경망을 자극한다. 그러면 온몸에 기쁨이 휘몰아친다. 특별한 날에는 감격이 들이닥친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함으로써 회복된 일관성이 체감 가능한 형태로 표현된 것이 바로 기쁨이다. 이런 감정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자가 치유력이 강해지고 건강을 유지한다. (p.130-131)

 

 

 

 

 

 

 

타인이나 사회가 알려준 생각이 아니라 어린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떠올리던 생각을 되찾아보자. 그 여리고 깨끗한 마음을 다시 내 안으로 가져와서 나의 생명과 인생을 사랑해보자.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과 변화마다 언제나 섬세하게 귀기울여보자.

 

아주 오래전부터 경험하지 못했던, 그래서 거의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감각이 일순간 되돌아온다.

이런 경험을 하면 항상 존재했으나 그동안 감각하지 못했을 뿐이던 자신의 생명력에 압도된다. 생명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상상 이상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발견의 기쁨과 창조의 욕망이며, 자기 몸과 연결되어 있다는 훼손되지 않은 감정이며, 다시금 깨어난 관능이며, 그로 인해 넘쳐나는 삶의 즐거움이다. (p.145-146)

 

 

 

 

 

 

 

많은 고민의 해결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사랑없음에 대한 아픔에 대한 처방도 나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신기루처럼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더라도 모두가 느낄 수 있고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 사랑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세상의 어떤 약보다도 가장 내 몸과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효과적인 약이 사랑일거라 믿어본다. LOVE YOURSELF ♡

 

나를 사랑하기 시작한 사람은 자신은 물론이고 세상과 그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도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한다. 좀 더 애정 어린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를 경험한 사람은 이후로도 타인과의 공존에 더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으려 노력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게 점점 이어지다 보면 우리 모두가 삶에서 더 많은 기쁨을 누리면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p.197-198)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일단 한번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당신이 얼마나 건강하게 살았는지,

얼마나 아프게 살았는지는 상관없다.

자신을 좀 더 사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p.212)

 

 

 

자 그럼, 마음이여 잘 지내고 건강하여라!

-단계 (헤르만 헤세)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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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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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처음이라 모두에게 낯설고 새로운 하루들이 자고 일어나면 끊임없이 찾아온다. 수 많은 아침을 맞이하고 별과 함께 하루를 마감하며 지내온 날들. 그렇게 어른이 되다보니 피터팬 같았던 어린 시절의 즐겁고 모험가득한 날들보다는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 그리고 세상과 나의 거리를 맞춰가기 위한 조급함이 가득해 마음만큼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있다. 세상도 몸도 마음만큼 따라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는 알것도 같은데 알 수 없는 인생은 매일 새로운 아침을 내게 가져다 놓고 햇살 아래는 어른의 모습을 한 어른아이의 내가 있다. 정말 모든 것들이 내 마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생각대로 나역시 잘 따라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내 인생도 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나에겐 이 책의 제목은 진심으로 웃픈 마음으로 공감을 형성하고 무슨 내용이 있어도 좋으니 빨리 한장 넘겨보기 싶은 호기심 가득한 책이었다.

 

 

 

 

 

 

 

책을 읽는 건 유익하고 더 성숙하게 성장시켜주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대단한 정보의 주식이나 부동산 또는 전공서적에 관한 책들을 보는 것은 인생에 구체적인 도움이 되어준다. 하지만 말이다, 가끔은 내 머릿속에서 하루살이보다 짧게 스쳐가는 고민이나 생각 또는 의미두지 않으면 일어났는지도 모른채 지나가는 일상과 느낌의 순간들을 붙잡아주며 공감을 느끼고 돌아보며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나에겐 엄청난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생각도, 고민도 많았던 저는 여전히 그런 '샴마'입니다. 저는 이제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라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되, 지금 해야 할 걸 하고, 지금 가야 할 길을 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계속, 꾸준히 제 앞의 일들을 뿌듯하게 해내다 보면 어느새 많이 나아가있겠죠. 그리고 어느 날 물이 들어와 훅,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p.6)

 

사람들이 인생을 살며 많은 부분을 공통적으로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거라 생각된다. 그 고민 끝에는 가장 아끼고 애정하는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의 작가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기에 자신의 인생을 응원하며 적은 소중한 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작가의 인생기록에서 엿본 고민은 공감을, 유머와 깨달음은 재미와 지혜가 되어준다.

 

공감 가득한 힐링책은 언제나 좋다. 이 책도 그렇다. 하지만 더욱 특별함 점이 있다면 학창시절, 옆자리에 앉은 짝꿍의 낙서를 구경하듯 재미있는 그림체와 손글씨가 친근함을 높여주고, 바로 옆에서 친구와 낙서로 대화하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한권의 그림 에세이 책이라는 점이다. 처음 읽어보면 30분이면 한권을 모두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다시 읽어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잠시 멈춰 오래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크게 느낀점은 나를 많이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자라는 점이다. 우리는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를 저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 문장에 의문을 갖게 한다. 나의 인생과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 때문에 내 인생에 물이 들어올 때까지, 세상이 나를 기다려줄 때까지 내 삶을 방치할 수 없다. 노 저을 순간만을 기다리며 수동적으로 살아가기엔 내 삶이 너무 애틋하다. 그러니 나를 아끼고 많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인생의 노를 젓자.

 

그렇게 허황된 걸 바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던데, 물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노 한 번 못 저어볼 것 같아서 일단 젓고 있으면 좋은 때 물이 들어올 거라 믿으며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려 합니다. (p.6)

 

 

지금의 행복을 느끼며 즐겁게 살다보면 어느 좋은 날, 시원한 물이 흘러오는 날이 찾아올거야. 소중한 모든 인생 화이팅-♡

 

 

 

 

 

 

 

 

 

마음속에 소장하고 싶은 좋은 문장들 골라보기 :D

 

 

 

 

 

"아니야, 괜찮아.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알아서 맞추고 그걸 해줘)"

"네가 원하는 건 모르겠지만 원하는게 있다는 것은 알것 같아. 제발 그냥 직접 말해주라~"

(p.34)

 

 

 

 

 

 

 

 

"자소서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게"

"답도 없는걸 붙잡고 있는게 불안해"

 

그렇다고 수학을 잘했던 건 아님 (p.35)

 

 

 

 

 

 

 

뾰족한 것을 그렇게 쥐고있으니 손에 상처가 나지

"계속 강하게 쥘 수록 너의 상처가 깊어질거야"

"더이상 아프고 싶지 않아"

"그럼 옆에 내려놓아도 돼"

"오랫동안 쥐고 있던건데, 내가 이거 없이 잘 살 수 있을까?"

당연하지

 

내가 듣고 싶던 말이야 (p.62)

 

 

 

 

 

 

 

 

어떤 낮은 자존감은

상대방의 낮은 자존감에 공감해주고 때론 깊게 위로해주며

진심으로 함께 가슴아파 해주지만

"나도 그럴 때 있어. 맞아 그런 기분 알아. 얼마나 속상했을까..."

 

어떤 낮은 자존감은

자신이 느낀 힘듦을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는것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

(p.74-75)

 

 

 

 

 

 

 

내가 할 수 있는 '열심'을 다하니까

미안해 하는 마음 가지지 않아도 되고

눈치 볼 일도 없어서 너무 마음 편했다.

아, 이게 '열심'후에 느끼는 보람이구나!

(p.123)

 

 

 

 

 

 

 

이걸 알게되니까 더는 외롭지 않더라.

혼자 같은 때에도

알고보면 혼자가 아니었어.

모두가 사랑을 말해줘도

내가 믿지 않아서 외로웠어.

(p.59)

 

 

 

 

 

 

 책 한권으로 위로와 사랑을 채워보기 :)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샴마에세이 #노저을때물들어왔으면좋겠다

#샴마 #팩토리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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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 박보나 미술 에세이
박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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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도 볼 수 있고, 책을 읽거나 또는 식물이나 동물을 키우면서도 느낄 수 있고, 심지어 게임을 하면서도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탐구자세만 있다면 무궁무진한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열린 마음으로 뚫린 시선의 확장은 관대하고 자유로운 유연한 생각과 행동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한번 뿐인 소중한 인생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풍부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에 하나. 이 책이 제시하는 "미술"에 대한 관점은 흥미롭다. 어떤 이야기를 읽거나 들으며 이해해왔던 직접적인 소통의 방법을 벗어나, 여러 신체의 감각을 통해 이야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는 듯이 다가오는 "미술"적인 메시지가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인 "옆으로 뻗어나가는 대화"에 관련된 지구의 이야기는 굳어버린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녹여주는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준다.

이 책은 14가지 주제의 미술 에세이를 통해, 예술에 다가가는 방법과 그 작가의 의도를 느끼고 교감하며 나에게 푸르고 건강한 인생의 씨앗을 마음에 하나 더 품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다.

 

 

 

 

 

 

"이 세상에 남아돌거나 소외되어도 괜찮은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레오나르도 보프 신부의 다정한 말을 곱씹으며 이 책을 썼다. 우리가 함부로 밀어낸 다양한 존재들을 하나하나 부르는 미술작가들의 작업을 넓게 읽고 사회와 유연하게 연결시킴으로써, 더 늦기 전에 이 땅 위의 생존 문제를 같이 얘기해보고자 했다. (p.8)

이 책은 굉장히 넓은 포괄적인 관점으로 생물, 무생물, 사물, 과거, 미래 등등 모든 것들의 존재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현대미술작품을 통해 말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은 불완전하고 나약하기에 서로 함께 기대며 힘이 되어주어야하는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그 관계안에 있는 소중한 모든 존재를 느끼고 깨달음으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굳어버린 차가운 마음을 녹게 도와준다. 이렇게 책의 핵심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작품 하나하나를 관계로 연결하며 다음 작품을 소개하듯이, 현대 미술과 내가 관계를 맺고, 나와 주변의 모든 존재를 깨달으며 나아가 세상과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책이다.

하지만 나에게 현대미술은 고전 작품들에 비교하면 더 어렵고 감히 다가가기 어려운 벽으로 느껴지곤 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읽은듯이 저자는 현대미술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과 함께 미술을 바라보는 마음을 열어준다. 그렇게 거리를 두던 예술에 한 발 다가가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고, 책을 읽으며 간접적으로라도 예술작품을 느껴보고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를 생각해봄으로 미술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구나라는 새로운 대화의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예술과 나를 따뜻한 관계로 연결해주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현대 미술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아름답고 화려하며 천재적인 테크닉으로 완성된 고전 예술작품들과 달리 현대미술의 작품들은 범위가 굉장히 크고 넓으며 받아들이기에 난해함을 느끼기도 한다. 아마 미술을 완성하는 목표가 예전과 지금이 다르기에 차이가 크지 않을까 싶다. 과거는 신과 소수의 지배층들을 위한 예술이 많았지만, 그 시절보다는 조금 더 평등한 지금 사회에서 현대 작가들은 무엇을 위해 작품을 그려나가고 있을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을 보면 작가들은 지구와 세상을 위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 하다. 특히 미술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감상하는 모든 이들이 미술과 하나될 수 있도록 미술안에 참여되는 새로운 경험을 주는점이 재미있다.

책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하면서 저자의 작품 해석을 더하여 글로만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새로운 느낌과 생각을 심어준다. 책속의 작품들을 접하며 인상 깊었던 책의 몇가지 문장들을 정리해보았다.

 

 

 

 

 

돌로 구분을 부수고

지미 더럼

 

 

 

 

바로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한 작가, 지미 더럼에 대한 이야기가 나에게는 인상깊었다. 작가가 예술로 말하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사춘기처럼 나는 누구인가 고민하는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혼혈 인디언 작가 지미 더럼은 세상이 정해주는 내가 아닌 독립적이고 유연하며 특별한 자신이 있다는 것을 미술을 통해 세상에 외친다.

그는 이 자화상에서 현재의 미국 원주민이란 여러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혼종적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다. 백인들이 허락하고 대상화하는 뻔한 원주민의 굴레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개성을 가진 개인으로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p.49)

작가는 순수한 미국 원주민이라고 주장하기는커녕, 매번 새로운 잡종으로 변신한다. 지미 더럼은 자신을 고정된 하나의 주체와 정체성으로 표현하는 것을 기꺼이 거부한다. 다 같은 인디언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입체적인 개인으로 한껏 반짝인다. (p.52)

원주민으로 등록되어야 하는 사람들은 미대륙의 원래 주민으로, 처음부터 미국인이었다. 그런데 유럽 침략자들이 들어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역으로 원주민들에게는 진짜임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미 더럼은 이 모순적인 폭력에 동의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짚는다. 자신의 작품 속 인디언 형상에서 원주민의 혈통과 정통성에 대한 일방적인 환상을 덜어내고, 복잡하고 다채로운 개인의 정체성과 다름에 대한 유연한 이해를 담는다. 그 새로운 비움과 채움의 끝에 구분과 분류로 나뉘는 우리와 저들이 아닌, 각각 다른 나(I)들이 가깝게 뒤엉켜 살아갈 미래를 얘기한다. (p.57)

 

 

 

 

 

원숭이의 눈에 신성(神聖)이

피에르 위그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면서 키우기 전보다 동물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변했다.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소중한지 그리고 나와 인간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까지도.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여섯번째 주제인 조은지 작가의 돼지는 잘 살기 위해 태어났을 뿐이라는 챕터도 인상깊게 읽었다. 특히 <봄을 위한 목욕>의 소를 목욕시켜주는 작품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눈물도 나고 식재료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소의 생명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피에르 위그의 <무제/인간가면(Human Mask)> 작품도 인간 우월주의의 이기적인 생각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피에르 위그 작업의 핵심은 관객이 이 자연스러움을 의심하는 데서 생긴다. 작가의 의도적인 미학적 배치가 유기적 생명체들의 아름다운 성장과 뒤섞여, 어디서부터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자연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이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관객은 이쪽과 저쪽을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기준으로 나눠보고 모아본다. 아까는 자연이었던 것을 지금은 예술로 바라본다. 지금은 예술인 듯하지만, 좀 지난 후에는 자연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과연, 자연을 제멋대로 규정한다. (p.86-88)

피에르 위그의 예술적 생태계 앞에서 관객은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이 예술보다 덜 아름답지 않고 예술이 자연보다 더 구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과 문명, 자연과 예술이라는 인간 중심의 이분법적인 분류가 형편없이 느껴진다. 이 나눔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에서 관객은 자신도 작업의 일부이고, 자연의 일부이며,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을 수 있다. (p.88)

피에르 위그의 작품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현대미술만의 특별함을 배울 수 있는 점이었고, 현대미술로 전하는 작가의 의도를 온 몸으로 흡수하듯 체험으로 이해하는 작품의 유도성이 여러 말보다 더 기억되고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면서 너무 좋았다.

 

 

 

 

 

좀 더 천천히, 좀 더 가깝게

케이티 패터슨

 

 

 

<미래도서관>은 노르웨이 숲에 천 그루의 묘목을 심고, 그 나무가 다 자라면 그것으로 책을 인쇄하여 출판하는 프로젝트다. 패터슨은 해마다 한 명의 작가를 초청해, 단어의 수나 글의 장르에 상관없이 글을 써줄 것을 요청하고 원고를 받는다. 그렇게 모은 원고는 나무가 다 자랄 떄까지 공개하지 않고, 봉인해서 오슬로의 공공 도서관 한 켠에 보관한다. 현재 방문객들은 글의 내용을 읽을 수는 없고, 제목과 작가 이름 정도만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에는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다섯 번째 작가로 초대되어 글을 쓰고 원고를 전달하는 의식을 가졌다. 이 작업은 속도가 흥미롭다. 나무가 다 자라야 글을 인쇄할 수 있기 떄문에, 패터슨은 작업의 완성을 100년 뒤인 2114년으로 잡았다. (…) 무려 한 세기 동안 패터슨은 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숲을 키우고, 백 명의 문필가들은 글을 쓴다. (p.163-165)

케이티 패터슨의 <미래 도서관>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작가의 발상이 너무 천재적이고 재미있으며, 판타지적인 느낌도 받는다. 내가 생전에는 볼수 없는 미래 도서관이지만 미래에 미래도서관의 책을 읽는 사람들은 지금의 미래도서관이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없겠구나 생각하니 이또한 너무 특별하고 소중해진다. 모든 순간은 특별한 가치가 있기에 소중한 것 같다.

케이티 패터슨이 <미래 도서관>을 진행하는 목적은 도서관을 채우기 위한 책을 만드는 데 있는 것 같지 않다. 작가가 프로젝트를 통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마냥 앞만 보고 돌진하는 것을 멈추고 나무의 성장을 같이 지켜보며 천천히 숨을 고르자는 제안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 느린 작업에서 관객들은 당장 크고 보기 좋은 완성품을 구경하는 대신, 여럿이 함께 힘을 모으는 여유로운 과정을 경험할 수 있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그 차분한 사유의 너른 뜰에서, 읽지 못하는 글에 대한 상상과 다음에 대한 배려가 나무와 함께 자란다.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이 읽을 책을 위해 나무를 심는 높다란 마음이, 짙은 숲을 이루어 모두를 숨 쉬게 한다. 패터슨의 <미래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서고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시간과 약속을 담는 가능성이라고 하겠다. 이 희망 프로젝트는 우리가 서두르느라, 깜빡 떨어트린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주변에 대한 이해와 양보, 협력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준다. (p.167)

그리고 이 작품에 대해 해석해주는 저자의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숨을 고르고 여유를 가지며 가능성을 꿈꾸는 희망 프로젝트라는 아름다운 의미가 따뜻하게 내 마음을 녹여주어 읽는 내내 미소가 흘렀다. 미래의 도서관은 현재와 미래의 관계에 대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작품과 관객 관계에 대해 등등 다양한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점이 멋지다. 미술의 참된 따뜻한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술 그리고 세상. 세상은 그 자체로 예술이지만 진정한 예술을 깨닫지 못하고 우리는 파괴하는 것 같다.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한 이슈로 망가지고 있는 이곳을 더 나은 세계를 제안하기 위해서,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서 올바른 한걸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불교, 과학, 진화, 심리, 그리고 예술까지 모두 같은 말을 외친다.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우리는 하나다.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관계를 통해 세상 모든 것은 소중하게 지켜져야하고, 존중받아야한다.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이라는 미술 에세이는 같은 외침을 특별하게 전해준다. 이를 통해 미술에 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배울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다시 아름다운 예술로 되돌리기 위해 미술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영향력을 알게 되어 좋았다. 미술을 더 사랑해야겠다.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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