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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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처음이라 모두에게 낯설고 새로운 하루들이 자고 일어나면 끊임없이 찾아온다. 수 많은 아침을 맞이하고 별과 함께 하루를 마감하며 지내온 날들. 그렇게 어른이 되다보니 피터팬 같았던 어린 시절의 즐겁고 모험가득한 날들보다는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 그리고 세상과 나의 거리를 맞춰가기 위한 조급함이 가득해 마음만큼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있다. 세상도 몸도 마음만큼 따라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는 알것도 같은데 알 수 없는 인생은 매일 새로운 아침을 내게 가져다 놓고 햇살 아래는 어른의 모습을 한 어른아이의 내가 있다. 정말 모든 것들이 내 마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생각대로 나역시 잘 따라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내 인생도 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나에겐 이 책의 제목은 진심으로 웃픈 마음으로 공감을 형성하고 무슨 내용이 있어도 좋으니 빨리 한장 넘겨보기 싶은 호기심 가득한 책이었다.

 

 

 

 

 

 

 

책을 읽는 건 유익하고 더 성숙하게 성장시켜주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대단한 정보의 주식이나 부동산 또는 전공서적에 관한 책들을 보는 것은 인생에 구체적인 도움이 되어준다. 하지만 말이다, 가끔은 내 머릿속에서 하루살이보다 짧게 스쳐가는 고민이나 생각 또는 의미두지 않으면 일어났는지도 모른채 지나가는 일상과 느낌의 순간들을 붙잡아주며 공감을 느끼고 돌아보며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나에겐 엄청난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생각도, 고민도 많았던 저는 여전히 그런 '샴마'입니다. 저는 이제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라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되, 지금 해야 할 걸 하고, 지금 가야 할 길을 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계속, 꾸준히 제 앞의 일들을 뿌듯하게 해내다 보면 어느새 많이 나아가있겠죠. 그리고 어느 날 물이 들어와 훅,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p.6)

 

사람들이 인생을 살며 많은 부분을 공통적으로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거라 생각된다. 그 고민 끝에는 가장 아끼고 애정하는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의 작가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기에 자신의 인생을 응원하며 적은 소중한 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작가의 인생기록에서 엿본 고민은 공감을, 유머와 깨달음은 재미와 지혜가 되어준다.

 

공감 가득한 힐링책은 언제나 좋다. 이 책도 그렇다. 하지만 더욱 특별함 점이 있다면 학창시절, 옆자리에 앉은 짝꿍의 낙서를 구경하듯 재미있는 그림체와 손글씨가 친근함을 높여주고, 바로 옆에서 친구와 낙서로 대화하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한권의 그림 에세이 책이라는 점이다. 처음 읽어보면 30분이면 한권을 모두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다시 읽어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잠시 멈춰 오래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크게 느낀점은 나를 많이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자라는 점이다. 우리는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를 저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 문장에 의문을 갖게 한다. 나의 인생과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 때문에 내 인생에 물이 들어올 때까지, 세상이 나를 기다려줄 때까지 내 삶을 방치할 수 없다. 노 저을 순간만을 기다리며 수동적으로 살아가기엔 내 삶이 너무 애틋하다. 그러니 나를 아끼고 많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인생의 노를 젓자.

 

그렇게 허황된 걸 바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던데, 물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노 한 번 못 저어볼 것 같아서 일단 젓고 있으면 좋은 때 물이 들어올 거라 믿으며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려 합니다. (p.6)

 

 

지금의 행복을 느끼며 즐겁게 살다보면 어느 좋은 날, 시원한 물이 흘러오는 날이 찾아올거야. 소중한 모든 인생 화이팅-♡

 

 

 

 

 

 

 

 

 

마음속에 소장하고 싶은 좋은 문장들 골라보기 :D

 

 

 

 

 

"아니야, 괜찮아.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알아서 맞추고 그걸 해줘)"

"네가 원하는 건 모르겠지만 원하는게 있다는 것은 알것 같아. 제발 그냥 직접 말해주라~"

(p.34)

 

 

 

 

 

 

 

 

"자소서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게"

"답도 없는걸 붙잡고 있는게 불안해"

 

그렇다고 수학을 잘했던 건 아님 (p.35)

 

 

 

 

 

 

 

뾰족한 것을 그렇게 쥐고있으니 손에 상처가 나지

"계속 강하게 쥘 수록 너의 상처가 깊어질거야"

"더이상 아프고 싶지 않아"

"그럼 옆에 내려놓아도 돼"

"오랫동안 쥐고 있던건데, 내가 이거 없이 잘 살 수 있을까?"

당연하지

 

내가 듣고 싶던 말이야 (p.62)

 

 

 

 

 

 

 

 

어떤 낮은 자존감은

상대방의 낮은 자존감에 공감해주고 때론 깊게 위로해주며

진심으로 함께 가슴아파 해주지만

"나도 그럴 때 있어. 맞아 그런 기분 알아. 얼마나 속상했을까..."

 

어떤 낮은 자존감은

자신이 느낀 힘듦을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는것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

(p.74-75)

 

 

 

 

 

 

 

내가 할 수 있는 '열심'을 다하니까

미안해 하는 마음 가지지 않아도 되고

눈치 볼 일도 없어서 너무 마음 편했다.

아, 이게 '열심'후에 느끼는 보람이구나!

(p.123)

 

 

 

 

 

 

 

이걸 알게되니까 더는 외롭지 않더라.

혼자 같은 때에도

알고보면 혼자가 아니었어.

모두가 사랑을 말해줘도

내가 믿지 않아서 외로웠어.

(p.59)

 

 

 

 

 

 

 책 한권으로 위로와 사랑을 채워보기 :)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샴마에세이 #노저을때물들어왔으면좋겠다

#샴마 #팩토리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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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 박보나 미술 에세이
박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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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도 볼 수 있고, 책을 읽거나 또는 식물이나 동물을 키우면서도 느낄 수 있고, 심지어 게임을 하면서도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탐구자세만 있다면 무궁무진한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열린 마음으로 뚫린 시선의 확장은 관대하고 자유로운 유연한 생각과 행동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한번 뿐인 소중한 인생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풍부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에 하나. 이 책이 제시하는 "미술"에 대한 관점은 흥미롭다. 어떤 이야기를 읽거나 들으며 이해해왔던 직접적인 소통의 방법을 벗어나, 여러 신체의 감각을 통해 이야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는 듯이 다가오는 "미술"적인 메시지가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인 "옆으로 뻗어나가는 대화"에 관련된 지구의 이야기는 굳어버린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녹여주는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준다.

이 책은 14가지 주제의 미술 에세이를 통해, 예술에 다가가는 방법과 그 작가의 의도를 느끼고 교감하며 나에게 푸르고 건강한 인생의 씨앗을 마음에 하나 더 품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다.

 

 

 

 

 

 

"이 세상에 남아돌거나 소외되어도 괜찮은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레오나르도 보프 신부의 다정한 말을 곱씹으며 이 책을 썼다. 우리가 함부로 밀어낸 다양한 존재들을 하나하나 부르는 미술작가들의 작업을 넓게 읽고 사회와 유연하게 연결시킴으로써, 더 늦기 전에 이 땅 위의 생존 문제를 같이 얘기해보고자 했다. (p.8)

이 책은 굉장히 넓은 포괄적인 관점으로 생물, 무생물, 사물, 과거, 미래 등등 모든 것들의 존재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현대미술작품을 통해 말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은 불완전하고 나약하기에 서로 함께 기대며 힘이 되어주어야하는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그 관계안에 있는 소중한 모든 존재를 느끼고 깨달음으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굳어버린 차가운 마음을 녹게 도와준다. 이렇게 책의 핵심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작품 하나하나를 관계로 연결하며 다음 작품을 소개하듯이, 현대 미술과 내가 관계를 맺고, 나와 주변의 모든 존재를 깨달으며 나아가 세상과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책이다.

하지만 나에게 현대미술은 고전 작품들에 비교하면 더 어렵고 감히 다가가기 어려운 벽으로 느껴지곤 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읽은듯이 저자는 현대미술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과 함께 미술을 바라보는 마음을 열어준다. 그렇게 거리를 두던 예술에 한 발 다가가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고, 책을 읽으며 간접적으로라도 예술작품을 느껴보고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를 생각해봄으로 미술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구나라는 새로운 대화의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예술과 나를 따뜻한 관계로 연결해주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현대 미술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아름답고 화려하며 천재적인 테크닉으로 완성된 고전 예술작품들과 달리 현대미술의 작품들은 범위가 굉장히 크고 넓으며 받아들이기에 난해함을 느끼기도 한다. 아마 미술을 완성하는 목표가 예전과 지금이 다르기에 차이가 크지 않을까 싶다. 과거는 신과 소수의 지배층들을 위한 예술이 많았지만, 그 시절보다는 조금 더 평등한 지금 사회에서 현대 작가들은 무엇을 위해 작품을 그려나가고 있을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을 보면 작가들은 지구와 세상을 위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 하다. 특히 미술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감상하는 모든 이들이 미술과 하나될 수 있도록 미술안에 참여되는 새로운 경험을 주는점이 재미있다.

책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하면서 저자의 작품 해석을 더하여 글로만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새로운 느낌과 생각을 심어준다. 책속의 작품들을 접하며 인상 깊었던 책의 몇가지 문장들을 정리해보았다.

 

 

 

 

 

돌로 구분을 부수고

지미 더럼

 

 

 

 

바로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한 작가, 지미 더럼에 대한 이야기가 나에게는 인상깊었다. 작가가 예술로 말하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사춘기처럼 나는 누구인가 고민하는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혼혈 인디언 작가 지미 더럼은 세상이 정해주는 내가 아닌 독립적이고 유연하며 특별한 자신이 있다는 것을 미술을 통해 세상에 외친다.

그는 이 자화상에서 현재의 미국 원주민이란 여러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혼종적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다. 백인들이 허락하고 대상화하는 뻔한 원주민의 굴레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개성을 가진 개인으로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p.49)

작가는 순수한 미국 원주민이라고 주장하기는커녕, 매번 새로운 잡종으로 변신한다. 지미 더럼은 자신을 고정된 하나의 주체와 정체성으로 표현하는 것을 기꺼이 거부한다. 다 같은 인디언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입체적인 개인으로 한껏 반짝인다. (p.52)

원주민으로 등록되어야 하는 사람들은 미대륙의 원래 주민으로, 처음부터 미국인이었다. 그런데 유럽 침략자들이 들어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역으로 원주민들에게는 진짜임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미 더럼은 이 모순적인 폭력에 동의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짚는다. 자신의 작품 속 인디언 형상에서 원주민의 혈통과 정통성에 대한 일방적인 환상을 덜어내고, 복잡하고 다채로운 개인의 정체성과 다름에 대한 유연한 이해를 담는다. 그 새로운 비움과 채움의 끝에 구분과 분류로 나뉘는 우리와 저들이 아닌, 각각 다른 나(I)들이 가깝게 뒤엉켜 살아갈 미래를 얘기한다. (p.57)

 

 

 

 

 

원숭이의 눈에 신성(神聖)이

피에르 위그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면서 키우기 전보다 동물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변했다.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소중한지 그리고 나와 인간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까지도.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여섯번째 주제인 조은지 작가의 돼지는 잘 살기 위해 태어났을 뿐이라는 챕터도 인상깊게 읽었다. 특히 <봄을 위한 목욕>의 소를 목욕시켜주는 작품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눈물도 나고 식재료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소의 생명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피에르 위그의 <무제/인간가면(Human Mask)> 작품도 인간 우월주의의 이기적인 생각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피에르 위그 작업의 핵심은 관객이 이 자연스러움을 의심하는 데서 생긴다. 작가의 의도적인 미학적 배치가 유기적 생명체들의 아름다운 성장과 뒤섞여, 어디서부터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자연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이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관객은 이쪽과 저쪽을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기준으로 나눠보고 모아본다. 아까는 자연이었던 것을 지금은 예술로 바라본다. 지금은 예술인 듯하지만, 좀 지난 후에는 자연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과연, 자연을 제멋대로 규정한다. (p.86-88)

피에르 위그의 예술적 생태계 앞에서 관객은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이 예술보다 덜 아름답지 않고 예술이 자연보다 더 구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과 문명, 자연과 예술이라는 인간 중심의 이분법적인 분류가 형편없이 느껴진다. 이 나눔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에서 관객은 자신도 작업의 일부이고, 자연의 일부이며,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을 수 있다. (p.88)

피에르 위그의 작품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현대미술만의 특별함을 배울 수 있는 점이었고, 현대미술로 전하는 작가의 의도를 온 몸으로 흡수하듯 체험으로 이해하는 작품의 유도성이 여러 말보다 더 기억되고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면서 너무 좋았다.

 

 

 

 

 

좀 더 천천히, 좀 더 가깝게

케이티 패터슨

 

 

 

<미래도서관>은 노르웨이 숲에 천 그루의 묘목을 심고, 그 나무가 다 자라면 그것으로 책을 인쇄하여 출판하는 프로젝트다. 패터슨은 해마다 한 명의 작가를 초청해, 단어의 수나 글의 장르에 상관없이 글을 써줄 것을 요청하고 원고를 받는다. 그렇게 모은 원고는 나무가 다 자랄 떄까지 공개하지 않고, 봉인해서 오슬로의 공공 도서관 한 켠에 보관한다. 현재 방문객들은 글의 내용을 읽을 수는 없고, 제목과 작가 이름 정도만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에는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다섯 번째 작가로 초대되어 글을 쓰고 원고를 전달하는 의식을 가졌다. 이 작업은 속도가 흥미롭다. 나무가 다 자라야 글을 인쇄할 수 있기 떄문에, 패터슨은 작업의 완성을 100년 뒤인 2114년으로 잡았다. (…) 무려 한 세기 동안 패터슨은 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숲을 키우고, 백 명의 문필가들은 글을 쓴다. (p.163-165)

케이티 패터슨의 <미래 도서관>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작가의 발상이 너무 천재적이고 재미있으며, 판타지적인 느낌도 받는다. 내가 생전에는 볼수 없는 미래 도서관이지만 미래에 미래도서관의 책을 읽는 사람들은 지금의 미래도서관이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없겠구나 생각하니 이또한 너무 특별하고 소중해진다. 모든 순간은 특별한 가치가 있기에 소중한 것 같다.

케이티 패터슨이 <미래 도서관>을 진행하는 목적은 도서관을 채우기 위한 책을 만드는 데 있는 것 같지 않다. 작가가 프로젝트를 통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마냥 앞만 보고 돌진하는 것을 멈추고 나무의 성장을 같이 지켜보며 천천히 숨을 고르자는 제안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 느린 작업에서 관객들은 당장 크고 보기 좋은 완성품을 구경하는 대신, 여럿이 함께 힘을 모으는 여유로운 과정을 경험할 수 있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그 차분한 사유의 너른 뜰에서, 읽지 못하는 글에 대한 상상과 다음에 대한 배려가 나무와 함께 자란다.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이 읽을 책을 위해 나무를 심는 높다란 마음이, 짙은 숲을 이루어 모두를 숨 쉬게 한다. 패터슨의 <미래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서고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시간과 약속을 담는 가능성이라고 하겠다. 이 희망 프로젝트는 우리가 서두르느라, 깜빡 떨어트린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주변에 대한 이해와 양보, 협력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준다. (p.167)

그리고 이 작품에 대해 해석해주는 저자의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숨을 고르고 여유를 가지며 가능성을 꿈꾸는 희망 프로젝트라는 아름다운 의미가 따뜻하게 내 마음을 녹여주어 읽는 내내 미소가 흘렀다. 미래의 도서관은 현재와 미래의 관계에 대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작품과 관객 관계에 대해 등등 다양한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점이 멋지다. 미술의 참된 따뜻한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술 그리고 세상. 세상은 그 자체로 예술이지만 진정한 예술을 깨닫지 못하고 우리는 파괴하는 것 같다.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한 이슈로 망가지고 있는 이곳을 더 나은 세계를 제안하기 위해서,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서 올바른 한걸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불교, 과학, 진화, 심리, 그리고 예술까지 모두 같은 말을 외친다.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우리는 하나다.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관계를 통해 세상 모든 것은 소중하게 지켜져야하고, 존중받아야한다.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이라는 미술 에세이는 같은 외침을 특별하게 전해준다. 이를 통해 미술에 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배울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다시 아름다운 예술로 되돌리기 위해 미술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영향력을 알게 되어 좋았다. 미술을 더 사랑해야겠다.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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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다이어리 -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클레어 풀리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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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작가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 클레어 풀리의 실제 경험담을 직접 적은 금주 분투기 일화이다. 세 자녀를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주부가 되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점점 잃어가고 상황은 꼬여만 가는 나쁜 버릇이 생겨버렸다. 바로 와인이다. 매일을 와인과 함께 하며 스트레스로부터 위안을 받지만 다음날 시작되는 숙취는 또다시 와인을 부른다. 최고의 해장은 술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악의 순환고리같은 술의 순환고리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생활에 드디어 비장한 결심을 한다. 금주를 시작하는 것이다.

 

금주 7일째 되는 날, 구글에 술 끊는 방법을 입력하여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의 글들을 읽다가 "엄마는 남몰래 술을 마셨다"라는 블로그를 몰래 개설한 후, "소버마미"로 활동하면서 금주를 하며 겪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힘을 받고, 또한 힘을 주며 금주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 흘러가는 일상과 생각들을 통해 금주를 하며 변화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1년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의 금주를 위한 고군분투기를 보며 술과 중독 그리고 극복과 추구해나가야할 것들에 대한 여러가지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금주를 하며 겪는 작가의 유쾌하고 솔직한 생각과 일상들을 만날 수 있다. 술에 대해 많은 공감을 느끼면서도 중간중간에 폭소가 터져나오게 하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다. 정말 재미있는만큼이나 진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마 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작가의 경험담을 통해 금주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술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교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금주를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고, 금주를 배워갈 수 있는 좋은 문장들을 정리해보았다.

 

 


 

 

 

 

 

 

 

 

 

 

 

 

 

 

 

 

 

 

술을 마시는 이유와 술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분이 나아지려면 술을 한 잔 더 마시는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안다. (p.11)

다음날 숙취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겪어본 사람은 모두 알만한 이야기이다. 여러 해장 음식들로 끝낸다면 그나마 베스트겠지만, 술해장의 맛을 알아버린다면 이 말이 얼마나 공감이 되는지 알것이다. 이러한 반복은 어느새 술에 대한 집착으로 변하게 된다. 그럼에도 술을 계속 찾고 마시는 이유는 아래 글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우리가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를 많이 읽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마시고, 겁이 나면 술을 마시고, 행복하면 술을 마신다. (p.86)

나는 알코올을 이용해서 머리를 멈추곤 했다. 과거 일로 괴로워하거나 미래에 대해 스트레스받는 것을 멈추는 방법은 술밖에 없는 것 같았다. (p.193)

음주가 사회생활의 윤활유에서 자가투약으로 얼마나 쉽게 발전할 수 있는지 이제야 알겠다. 처음에는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술을 마신다. 그러다가 긴장을 풀기 위해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에는 위안을 위해, 두려움과 초조함 때문에 마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감정이든 술로 풀게 된다. (p.456)

작가가 술을 마취제로 표현하는 것을 보며 개인적으로는 반가울 정도로 공감대가 있었다. 나 역시 그렇기 때문인가보다. 술에 의존하다보니 점차 감정들도 의존하게 되는 것 같다. 의존은 점차 벗어날 수 없는 중독적인 성격으로 변화된다.

 

 

 

 

 

 

 


 

 

 

 지금이라도 술을 멈춰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데 지금은 항상 불안하다. 그리고 내가 굳게 믿는 친구, 초조함을 덜어주고 무적의 존재처럼 느끼게 해주던 술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든다. (p.16)

나는 스스로를 미치게 만들고 있음을 깨달았다. (p.21)

그러나 이제는 안다, 혼술의 문제는 바로 그때부터 술이 '인간관계의 윤활유'에서 '자가 처방 약물'로 바뀌는 것이다. (p.154)

술을 어떤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마시더라도 결국 그 상황은 그대로일 것이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회복된 듯이 보이는 기분은 다음날 더 나빠져있다. 그렇기에 술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으로 결론낼 수 있다. 그럼에도 술에 계속 의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가 알코올에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면(그때의 나다!) 자연스러운 갈망과 보상체계가 엉망이 된다. 술을 마시면 뇌의 보상 체계가 억지로 활성화되어 도파민을 생성한다. 도파민은 두뇌가 생성하는 '기분좋은' 화학물질, 말하자면 천연 마약이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뇌는 도파민을 너무 많이 생성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후진기어를 넣어 도파민의 기본 수치를 적극적으로 줄인다.

따라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조금씩 더 우울해지고, 술을 마셔야만 기분이 나아진다고 믿게 된다. 사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이 다시 생성된다. 그러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실은 애초에 술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는 술이 더이상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전환점에 도달한다. (p.162-163)

술은 도파민의 잘못된 순환을 일으킨다. 술 마신 다음날 떨어진 도파민을 다시 술로 일으켜내고 또 이것을 반복한다. 악의 순환고리다. 술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금주가 쉬운게 아니다. 적당히 마셔야 겠다는 핑계로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술을 줄이는 것? 그리고 금주를 하는 것! 두 가지의 차이점이 어떻게 다른지, 무엇이 더 필요한 대처방법인지 말하는 아래 문장 또한 인상적이다.

AA의 공동 창립자 빌 윌슨은 자신이 알코올중독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는지가 아니라(나는 그럴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적도 많다) 딱 한 잔만 마시고 더 안 마실 수 있는지 보라고 했다. 그는 (AA의 경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술을 마시고 바로 멈춰보라. 한 번 이상 그렇게 해보라. 금방 결론이 나올 것이다. (p.162)

 

 

 

 

 

 

 

 

 

 

금주를 하면 겪게되는 일들

 

 

술을 끊는다고 바로 철이 드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먼저 '껍질이 벗겨져야만' 스스로를 다시 단련하여 우리 인생과 감정을 맨 정신으로, 제대로 마주보면서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p.87)

생각해보니 술을 끊는 것은 사고를 당한 뒤에 걷는 법을 다시 배우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 아장아장 걸어야만 한다. (p.121)

술을 멈추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다. 금주를 하면 감정의 여러 변화들을 겪게 되는데, 작가가 겪은 혼란들을 보며 책을 읽는 내내 응원을 하게 되지만, 금주가 그리 간단하고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노력하는 자에게는 보상이 따르나보다. 혼란을 이겨낸 후에 겪는 좋은 변화들을 보면 긍정적인 희망이 더 가득차게 된다.

나는 샤블리 외에도 기분을 바꿔주는 훨씬 더 흥미롭고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깨닫는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 요가…… 내가 집에서 술을 마시느라 경시했던 그 모든 것.

흥분하기 위해서 꼭 제정신이 아닐 필요는 없다. (p.180)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나의 독서와 블로그 중독이 바로 온전히 집중해서 시간을 잊는 마음챙김이라는 것을 알겠다. 나는 아주 좋은 책에 푹 빠지거나 노트북으로 뭔가를 맹렬히 쓸 때 딴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p.196)

술로부터 시선을 벗어나면 다양하고 다채로운 경험과 스스로를 위한 시간들을 얻을 수 있다. 그 안에 미래에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위한 선택이 있는 것이다.

술을 끊는 여정에서 가장 신기한 점은 장점이 계속 생긴다는 것이다. 어떤 장점-통통한 얼굴 살이 빠지거나 숙취가 사라지는 것-은 금방 생기고 어떤 장점은 천천히 생긴다. 그리고 나는 점점 냄새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냄새를 더 잘 맡게 되었다. (…) 확인해보니 술을 많이 마시면 시간이 흐를수록 뇌에서 후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손상된다고 한다. 누가 알았을까? 나는 후각이 둔해지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분명 아주 천천히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후각은 미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미뢰가 둔해졌다는 것은 알았다. '자극적인 맛'을 위해서 거의 모든 음식에 칠리 플레이크를 넣기 시작했으니까. (p.253)

후각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많은 자극을 받았다. 후각과 미각은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감각기관이기 때문에 후각과 미각의 상실은 또 다른 우울과 불안을 야기할수 있다. 이 점 또한 알아두면 좋은 정보라고 생각된다.

 

 

 

 

 

 

 

 

 

 

 

 

 

 

금주에 도움이 되는 방법

 

 

술을 끊고 금주를 유지할 때 이미지 떠올리기를 이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라고 한다.

첫번째는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평소 와인을 마시던 시간에 피노그리지오를 생각하는 대신 조용한 곳을 찾아서 '행복해지는 장소'에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상상한다. 후각, 촉각, 청각, 시각 미각을 전부 이용한다. (…)

두번째 방법은 아널드 슈워제네거처럼 미래의 성공을 상상하는 것이다. 1년 뒤 원하는 곳에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그려보면 된다. (…) 미래의 이미지 떠올리기는 집중, 자신감, 동기부여, 자존감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알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정말로 믿는 것이 인생을 바꾸는 첫 단계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미래 이미지를 떠올리면 정말 그렇게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을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한다. (p.70-71)

불안에 대해 대처방법이 술에 대한 의존이었다면, 금주에 대한 대처방법은 불안이 아니라 긍정의 힘이다. 좋은 생각과 행복한 이미지를 통해 극복하는 방법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언제나 긍정의 힘만 믿으며 좋은 상상만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당근보다 채찍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지옥을 헤쳐나가는 중이라면 계속 전진하라." (p.147)

오늘의 음주는 내일의 행복을 당겨쓰는 것이다. (p.170)

술 한 잔은 절대 한 잔이 아님을, 우리에게는 절대 한 잔으로 끝나지 않음을 되새긴다. (p.207)

알코올은 당신에게 날개를 주고 나서 하늘을 빼앗는다. (p.233)

알코올은 우리에게 그릇된 자신감을 준다. (p.333)

나는 오늘의 음주는 내일의 행복을 당겨쓴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조금 웃기기도 하고, 경각심도 든다. 술이 생각날 때마다 이 문장을 한번씩 읽어본다면 좋은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삶은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226)

주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평온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용기를 주시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p.343)

두려움보다 강한 것은 희망뿐이다. (p.366)

금주는 순간이 아니라 지속되는 것이다. 쉽지 않고 힘든 여정일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반대되는 것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 힘든 여정안이라도 그만큼의 좋은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의 마음으로 그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힘을 통해 탄력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긍정과 희망 그리고 용기가 함께한다면 할 수 있을 거라 믿어봐야겠다. 정말 이 책에는 주옥같은 말들이 너무 많다.

 

 

 

 

 

 

 

 

 

 

 

 

 

 

 

금주를 통해 배우는 지혜

 

 

술을 마시던 시절에는 종종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정말 평화롭다고 느낄 때는 손에 술잔을 들고 있을 때뿐이었다(그런 시간이 꽤 많았고, 점점 더 많아졌다).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자마자 이다음엔 뭘 할지 생각했다. 그 순간에 집중하기(마음챙김)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나는 이것을 '계획 세우기'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초조함이었음을 이제는 알겠다. (p.221)

그러므로 나는 이제 다른 사람의 삶을 질투하는 것은 그만두고 내 삶을 살 것이다. 진정으로 살아갈 것이다. 조개 속에 들어간 모래알이 진주가 되듯이, 우리 삶의 불완전함이야말로 (결국에는) 우리를 강하고 독특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불완전함을 침몰시키려고 와인을 양동이째 들이붓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p.388-389)

행복한 사람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p.407)

불안은 당신의 경계를 넓히고, 앞으로 나아가고, 황소의 뿔을 잡고 있다는 표시다.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p.449)

불완전함과 불안은 손 안에 술잔을 들고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위의 말들처럼 불완전하고 불안이 있기에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소중한 몸 안에는 알콜보다 따뜻함이 더 가득해질 것이다. 그런 생각의 뿌리가 행복의 원천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솔직히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나의 이야기였다. 감정과 상황, 신체와 생각들의 공통점들을 비교해보며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작가 역시 같은 것들을 겪었었다. 그래서일까? 특별히 더 재미있었고, 더 크게 웃을 수 있었고, 진심으로 감동받을 수 있었다. 그 감동은 책을 읽는 나에게 너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었다. 지금 막 책을 다 읽은 상태라 넘치는 감동과 용기가 나에게 계속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암을 겪으면서 배운 것은,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던질 때 술은 전혀 필요치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 때일수록 강인해야 하고, 머리가 맑아야 하고, 맨정신어야 한다. (p.461)

살면서 겪는 절망 또는 불안은 인생에서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불안이 있다는 것은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으며, 불안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을 내곁에 두기 위해서, 불안을 벗어나기 위해서 작가가 선물하는 경험들을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함께해야겠다. 힘들 순간에도 진정으로 의지해야할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기억하자. 나도 할수 있다. 힘내자!

 

 

 

 

 

 

 

 

 

 

 

 

 

 

 

술에 대한 의존성에 대해 고민이신 분들과

금주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금주에 대한 용기를 채울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인 것 같아요 :D

from. 애주가

 

 

 

 

 

 

 

 

 

 

복복서가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금주다이어리 #복복서가 #맨정신오늘부터1일 #새로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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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아파트를 마련할 마지막 기회는 남았다 - 소규모주택 재건축, 재개발, 가로주택 투자의 모든 것
김종선 외 지음 / 팬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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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부동산일 것이다. 한 달에 몇천씩도 쑥쑥 올라가는 집값 상승세는 어느새 10억을 뚫고도 멈추지 않고 "내집마련"이라는 꿈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다. 대개는 대출로 집을 구입하게 되지만 화장실 한칸만 빼고 나머지는 은행 것이라며 우스갯소리로 말하며 실소를 하면서 인생의 꽤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집을 사기 위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가족, 친구, 직장, 삶과 추억이 모두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경우는 더욱 절망스럽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은 부동산에 눈을 돌려 주식이나 가상화폐를 통해 작은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암담한 미래에 저항한다.

그 중 하나도 나일것이다. 그런 나에게 "아직도 내 아파트를 마련할 마지막 기회는 남았다"라는 책의 제목은 읽지 않을 수가 없게 하는 한 줄기 희망처럼 보였다. 정말 그게 가능하단 말일까? 의심하고 기대하며 한장 한장 책을 읽어보았다.

 

 

 

 

 

 

 

높은 아파트들을 바라보며 희망이 식은 갑갑한 시선을 거두고, 다른 곳을 바라보게 하는 새로운 눈을 뜨게하며 미래의 가능성을 선물해준다. 바로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을 통해 스스로에게 꿈의 집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노후·불량 건축물 증가와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도심 주요 지역에 대한 주택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죠. (p.97)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은 크게 4가지 종류가 있다. 바로 자율주택 정비사업, 가로주택 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 소규모 재개발이다.

서울의 경우 재개발과 같은 대대적인 변화는 잘 이루어지는편도 아니고 이곳에 참여하기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만큼 어렵다. 그렇다면 솟아오른 집값을 감당해야만 하는데 경제적인 문제 역시 인생의 커다란 낭비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이라는 시대의 변화와 가능성을 받아들인다면 힘없이 재개발이나 청약을 기다리기 대신 스스로 내 안락한 집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서울시에서 규모가 큰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곳은 의외로 많지 않죠. 규모가 있고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들보다 광역적 정비사업이 어렵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이 더 많다는 의미죠. 따라서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입니다. (p.99)

 

 

 

 

 

 

 

서울에는 30년 이상 된 노후화된 건물들이 많다. 그 건물들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겠지만, 소규모주택 정비사업 가능성의 가치는 높아진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내집마련의 가능성 또한 높일 수 있다. 아는 것은 힘이라는데 아마 그 힘은 먼저 내 주변을 둘러봄으로써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향후 우리 동네 혹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이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어떤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지를 예측해볼 수 있기 떄문이죠. (p.15)

 

수도권이나 지방대도시에서 아파트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투기적 거품이 작기 때문이죠. 특히 초기단계인 구역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에서 제시된 사업시행계획은 사업진행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저평가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이 있다면 그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구역을 찾아 해당 구역의 조합창립총회에서 제시된 사업계획을 꼼꼼히 분석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 이후 조합총회에서 변경되는 사업계획도 꼼꼼히 분석해야합니다. (p.235)

 

 

이 책은 자율주택 정비사업, 가로주택 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 소규모 재개발에 대해 알려주고 이것의 사업적인 개념과 방법들을 익힐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해준다. 그리고 또한 여러 총회책자 응용 자료들을 통하여 최대한 현실적인 감각으로 생각하고 판단력을 키울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을 도와준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서 기억하면 좋을 중요한 문장과 개인적으로 꼭 기억하고 싶은 여러 문장을 모아봤다.

먼저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서 가장 좋은점은 사업의 진행이 빠르다는 점이다. 이는 물리적인 부분과 감정의 영역에서 더 우월한 조건이라고 생각된다.

 

소규모주택 정비사업 그 중에서도 특히 가로주택 정비사업과 소규모 재건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신속한 사업추진이라는 장점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통상 10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데 비해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은 소요기간이 4~5년 정도로 매우 짧죠. (p.74)

 

 

부린이라고 부르던가? 정말 모든것이 처음인 나에게 조합원, 감정평가액, 비례율, 권리가액, 용적률, 건폐율, 용도지역, 사업비 구성 등에 대한 개념들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겉핥기 느낌이라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어 앞으로 살아가다 이 용어들을 이해할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언제든지 다시 꺼내볼 수 있도록 중요 문장들을 모았다.

 

 

비례율이야 말로 지혜로운 의사결정에 있어 강력한 도구가 되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례율은 가로주택 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재건축사업 및 소규모 재개발사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념이죠. (p.193)

 

총분양수입은 용도지역에 따른 건폐율과 용적률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을 주목하는 것이 좋죠. (p.238)

 

용도지역이 상업지역이거나 준주거지역인 경우 동일한 면적형을 공급한다고 가정할 경우 다른 용도지역에 비해 공급세대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p.312)

 

결국 용도지역 혹은 분양가격이 확실하게 뒷받침해준다면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확보하기 쉬워진다는 뜻이죠. (p.299)

 

총수입과 총사업비의 개략적인 추정방법은 물론 개략적인 종전재산평가액의 추정을 통해 비례율을 추출하고 이를 통해 사업성을 검토할 수 있다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기 이전이라 할지라도 분명 좋은 지역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p.309)

 

좋은 지역이란 동일한 조건이라면 더 많은 공급세대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312)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이 진행되기 좋은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용도지역, 사업시행구역면적, 토지등소유자수, 분양가격 등이 양호해야 합니다. (p.348)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은 모든 토지등소유자들이 디벨로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바로 공적지원 때문입니다. (p.399)

 

 

 

 

 

 

 

그리고 한가지 더 기억하고 싶은 개념! 세대당 대지지분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 사용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어거지 공용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서 그런지 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재개발이나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서 대지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니 당장 써먹지는 않아도 이제는 알게 되었다는 것에 안도가 되는 부분이었다.

 

 

세대당 평균대지지분이 많다는 것은 동일한 조건을 갖고 있는 곳이라면 더 높은 용적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p.362-363)

 

각 세대별 대지지분을 분석함으로써 해당 지역내 면적형별로 어떤 면적형에 상대적으로 가격에 거품이 형성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인근지역 동일 혹은 유사 면적형과 비교해봄으로써 가격에 상대적으로 거품이 끼어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p.368-369)

 

 

 

 

 

 

 

앞으로 30년은 인구구조 변화가 강력하게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부동산 시장 역시 엄청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기반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 기존 도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데 비해 신규 신도시에 대한 수요는 사라지다시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 도심에 대한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물량을 적시에 공급하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주택공급은 가로주택 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재건축, 소규모 재개발, 자율주택 정비사업 같은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 최적화된 형태입니다. 결국 대한민국은 앞으로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p.406)

 

 

세상은 계속 변화하고 움직인다. 부동산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는 서민들을 위한 부동산 대책으로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해주려 노력하지만 체감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상황은 좋아지기보다 반대되는 방향으로 계속 흘러가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정부가 내놓을 새로운 대안을 기대하기도 한다. 마침 대선도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바뀌어도 부동산 시장은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책에서는 여야가 바뀌더라도 예측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선택할 부동산의 방향은 도시재생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고, 여기서 도시재생에 빠질 수 없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제는 대규모 개발이라는 개발성장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빠져나와 도심 내 필요한 곳에 맞춤형 공급이라는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p.392)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선을 키워주고, 청약과 재개발과 같은 희망을 바라보며 기다리기보다 희망을 집짓는 기회를 알려준 책에 너무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미래에 더 좋은 선택지가 생긴 것 같다. 사실 나는 책의 내용들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관심을 가짐으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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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김여환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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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살고있는 삶을 누구도 선택해 본적이 없다. 그저 태어났기에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다. 죽음 또한 마찬가지로 선택의 범위가 아니다. 생명안에 죽음은 언제나 공존하고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한가지로 존재한다. 하지만 어떻게 인생을 잘 살아내 갈 것인가라며 고민은 하지만 죽음은 외면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삶과 죽음은 함께 하므로 더 나은 삶을 생각하듯이 죽음을 포함하여 인생에 대해 폭넓게 생각해보는 것 또한 나쁠 것 없는 고민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은 너무 제목부터 끌렸고, 외면하고 싶던 주제에 대하여 생각을 넓혀줌으로 마침표를 찍기까지의 내 삶을 위한 고민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1부)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에 맞닥뜨렸을 때

2부)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군가를 용서할 수 없을 때

3부)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극단적이 바람이 들 때

4부) 그럴 때 나는 당신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으면 한다

5부) 죽음은 그 모든 문제에 정답을 가지고 있다

 

 

 

5가지 주제를 통해 호스피스 의사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가는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았을까?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값진 사람들의 인생과 마지막 문을 통과하는 과정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때로는 내가 근무하는 호스피스 병동의 열네 개 병실이 열네 권의 소설책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꺼내 보이는 진솔한 이야기를 단순한 이야깃거리로만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뜻한 이야기는 따뜻한 대로, 안타까운 이야기는 안타까운 대로 소중하다. 그들이 꺼내놓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삶의 지표를 선서한다. 죽음을 지켜보면서 삶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p.18)

 

어떤 영화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아마 영화에서 본 것이 맞을 것이다. 기억에 남았던 대사가 있다. 노인이 죽었을 때는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인생은 그렇게 엄청난 많은 이야기를 담은 여정이고, 그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려놓은 채 우리가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 나는 책이나 영화를 통해 그 여정 속에 남게된 찬란한 인생만 편집한 인생들만이 추구해야할 인생이라 감히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해준다. 생명이 꺼져가는 그 순간까지 모두 소중한 인생이고 모든 순간은 존중받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호스피스"에 대한 우리의 편견이다. 네이버에 "호스피스"를 검색해보았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호스피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호스피스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이 편안하고도 인간답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 활동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호스피스라는 명칭은 라틴어의 호스피탈리스(hospitals)와 호스피티움(hospitium)에서 기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호스피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출처=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3667&docId=932157&categoryId=43667)

 

 

 

이 책을 보고 난 후에 지식백과에서 말하는 가장 인상 깊은 설명은 이것이다." 편안하고도 인간답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위안과 안락을"이라는 문구다. 이 책의 저자, 호스피스 의사가 말하는 핵심이 이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호스피스를 인생을 포기한 상태라고 인식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는 것. 하지만 호스피스는 인생을 포기한 것이 아닌 인생을 마지막까지 인간답게 살게하는 마지막 삶의 여정이다. 

 

 

 

'나쁜 소식을 알면 빨리 죽는다'는 근거 없는 상식은 환자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가족들은 자신의 병명을 모른 채 고통스럽게 떠나는 환자를 통해 죽음은 힘들고 무서운 것이라 인식하게 되고, 자신의 마지막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기회마저 놓쳐버린다. (p.37)

 

이 책에서는 많은 호스피스 환자분들이 나온다. 가장 안타까운 사례들은 호스피스에 대한 나쁜 편견들로 인해 정말 소중할 마지막 삶의 시간들을 내려놓은채 고통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은 앞선 그 죽음에 학습되어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만 전염되고, 이를 통해 호스피스의 필요한 점들을 놓치고 마는 것 같다. 물론 죽음은 아픈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지인들에게도. 하지만 우리는 마지막까지 죽음을 잘 받아들이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꼭 알고있어야 한다.

 

모든 죽음은 슬프다. 비록 슬픔 속에서 떠나더라도 우리는 죽음 직전까지 행복해야 한다. 생명을 연장시키고 죽음을 중지시키려는 열망 때문에 마지막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면 슬픔은 불행으로 변질되어 남은 삶에 시커먼 먹구름을 드리울지 모른다. 우리가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기억은, 이혼으로 종결된 결말이 아니라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한 과정, 죽음이라는 끝맺음이 아니라 죽기 전까지 행복하게 살았던 시간일 것이다. (p.49)

 

죽음을 지켜본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고통스러운 모습과 결국의 죽음뿐이겠지만, 그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조차 삶이고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시간을 후회와 고통으로 가득한 시간들로 채우는 대신 사람답게 끝까지 살아낼 수 있으며 스스로 삶을 잘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꼭 필요한 것 같다. 그 소중한 방법이 바로 호스피스가 아닐까 싶다. 그러기에 우리는 꼭 호스피스에 대해 알아야 하고, 잘못된 인식은 고칠 필요가 있다.

 

 

 

 

 

책에서 알아보는 호스피스란?

 

 

의학적으로 말기 암이란, 죽기 직전의 상태가 아니라 더는 항암제가 암세포를 죽이지 못하는 시기를 뜻한다. (p.66)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임종이 너무 가까이 다가온 환자는 호스피스에 들어올 수 없다. 오자마자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를 보면 이미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 상처를 받기 때문에, 호스피스에는 삶의 마지막 시간을 즐길 여력이 있는 환자들만 입원이 허락된다. (p.81)

 

죽음만 돌보는 게 아니라 죽음 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호스피스는, 환자가 정신이 맑고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태어야 입원이 가능하다. (p.153)

 

 

암이란 얼마나 큰 고통인지 여러가지 설명이 적혀있지만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그저 추측이지만, 생명이 꺼져가게 만드는 잔인한 고통일 것이다. 호스피스는 지독한 고통속에서 마지막까지 생명이 꺼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이기에 고통을 줄임으로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삶으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호스피스 병동도 <하모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환자들은 암이라는 무거운 짐을 가지고 인생의 마지막 여관에 속속 도착한다. 그들이 짊어지고 온 짐 꾸러미에는 암도 있지만, 인생을 지나오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쑤셔 넣은 슬프고 아픈 사연도 있다. 의료적, 사회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이들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어루만지는 것이 호스피스 의료진의 일이다.  (p.110)

 

 

 

 

 저자는 "죽음의 의사"라는 잘못된 편견으로 상처도 받지만 우리 모두에게 호스피스에 대한 필요성과 잘못된 생각의 전환, 그리고 마침표를 찍는 과정을 통하여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무엇보다 모르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모르핀에 대한 설명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모르핀

 

 

우리는 모르핀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야 아프지 않고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핀은 우리를 죽음의 공포보다 끔찍한 암성 통증에서 해방시켜준다. (p.156)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호주 6개국은 전 세계 모르핀의 79퍼센트를 소비하지만 세계 인구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중하위권 국가의 모르핀 소비량은 6퍼센트에 불과하다(2005년). 부자 나라 환자들이 고통을 덜 받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같은 해 한국의 인구 당 모르핀 사용량은 호주의 152분의 1, 일본의 11분의 1정도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호주나 일본 사람들보다 통증을 더 잘 참는 건 아닐 것이다. 단지 마약석 진통제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부족해서 고통스럽게 죽는 것이다. (p.157)

 

 

통증의 정도에 맞게 적당량의 모르핀을 사용하면 아기를 낳는 산통보다 더한 암성 통증에서 15분 안에 자유로워진다. 호스피스 의사인 내게 다이아몬드보다 소중한 모르핀은, 그러나 다이아몬드처럼 비싸지도 않다. 한 앰플에 200원도 하지 않는 저렴한 약이다. (p.157)

 

 

암성 통증과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잘못된 상식 때문에 의미 없는 통증을 껴안고 지내는 환자들이 가진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마약석 진통제를 자꾸 쓰면 중독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틀린말이지만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p.158)

 

 

나는 호스피스 의사로서 당부하고 싶다. 언젠가 당신에게 그때가 오면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모르핀을 거절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나는 신이 우리가 아프지 않게 죽어가기를, 그리하여 죽음의 맨얼굴을 응시하기를 바랐을 거라고 감히 생각한다. (p.160)

 


책에서 경희씨와 영애씨의 비교사례가 나온다. 얼마 남지 않은 같은 시간 속 가족과 여행을 떠나 마지막 추억을 남기는 경애씨와, 마지막까지 고통을 겪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생명이 꺼져가는 과정을 겪은 영애씨의 이야기를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해준다. 둘은 마지막까지 삶을 살아낸것은 같지만 잘못된 인식이 마지막 순간 어떻게 인생을 살게 하는지를 바라보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며 꼭 이 사례를 알았으면 좋겠다.

 

 

 

 

 

 

 

 

죽음으로 배우다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있고 그중에는 참고 견디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도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시간조차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결국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지금 행복하지 않고, 미래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가 아닐까. 결국 삶과 죽음의 열쇠는 행복과 희망에 달려 있을 것이다. (p.122)

 

 

죽음에 익숙해지면 죽음을 긍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제야 삶을 낙관할 수 있다. 호스피스 환자들은 봉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인생의 대선배로서 우리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치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p.169)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하면서 나는 내일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내일을 포기하면 뜨거운 오늘이 있다. 나중에 행복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행복한 게 아닐까? 오늘을 즐기는 사람이라야 마지막이 다가왔을 때 얼마 남지 않은 삶도 즐길 수 있다. 이 순간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이다. (p.187)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인생에 대한 이기적인 집착 대신 편안하고 여유로운 자세를 갖게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삶이 영원할 것 처럼 생각하며 바라보는 자세를, 죽음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주어진 삶을 생각하는 시각으로 달라지게 하기 때문인 듯 하다. 나는 대부분 인생이 후회로 가득하다. 죽음 앞에서는 오죽할까? 죽음을 바라보며 유한한 값진 시간안에 진짜 선택해야하는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깨닫도록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며 호스피스와 모르핀에 대해 알게되어 너무 유익하다 생각했고, 무엇보다더 아직 알수 없던 마지막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 슬프지만 따뜻하면서 행복한 이야기도 있고, 상처투성이의 이야기도 있고, 범위는 다양하다. 하지만 작가는 말했다.

 

 

따뜻한 이야기는 따뜻한 대로, 안타까운 이야기는 안타까운 대로 소중하다. 그들이 꺼내놓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삶의 지표를 선서한다. 죽음을 지켜보면서 삶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p.18)

 

 

모든 생명의 시간들은 소중한 삶이었고 그 삶을 이해함을 통해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더 건강한 생명력을 불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꿔나가야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그 깨달음에 대한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나에게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게끔 도와주는 것 같다.

 

 

우리는 죽음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 죽음과의 싸움을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내가 패배하리라는 절망스러운 예감뿐이다. 싸우는 동안에는 지치고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싸움을 멈추면 삶이 보인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p.144)

 

 

 

인생을 너무 앞서 두려워하지말고, 지금 주어진 시간이라는 귀한 선물을 마음껏 느끼며 살아가는 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진짜 살아야 할 시간은 지금 오늘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죽음은 어두운 개념이 아니다. 그저 삶이다. 이 책의 좋은 교훈들과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읽으며 소중한 지금을 마음껏 느꼈으면 좋겠다. :D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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