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다이어리 -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클레어 풀리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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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작가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 클레어 풀리의 실제 경험담을 직접 적은 금주 분투기 일화이다. 세 자녀를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주부가 되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점점 잃어가고 상황은 꼬여만 가는 나쁜 버릇이 생겨버렸다. 바로 와인이다. 매일을 와인과 함께 하며 스트레스로부터 위안을 받지만 다음날 시작되는 숙취는 또다시 와인을 부른다. 최고의 해장은 술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악의 순환고리같은 술의 순환고리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생활에 드디어 비장한 결심을 한다. 금주를 시작하는 것이다.

 

금주 7일째 되는 날, 구글에 술 끊는 방법을 입력하여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의 글들을 읽다가 "엄마는 남몰래 술을 마셨다"라는 블로그를 몰래 개설한 후, "소버마미"로 활동하면서 금주를 하며 겪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힘을 받고, 또한 힘을 주며 금주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 흘러가는 일상과 생각들을 통해 금주를 하며 변화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1년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의 금주를 위한 고군분투기를 보며 술과 중독 그리고 극복과 추구해나가야할 것들에 대한 여러가지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금주를 하며 겪는 작가의 유쾌하고 솔직한 생각과 일상들을 만날 수 있다. 술에 대해 많은 공감을 느끼면서도 중간중간에 폭소가 터져나오게 하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다. 정말 재미있는만큼이나 진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마 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작가의 경험담을 통해 금주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술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교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금주를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고, 금주를 배워갈 수 있는 좋은 문장들을 정리해보았다.

 

 


 

 

 

 

 

 

 

 

 

 

 

 

 

 

 

 

 

 

술을 마시는 이유와 술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분이 나아지려면 술을 한 잔 더 마시는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안다. (p.11)

다음날 숙취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겪어본 사람은 모두 알만한 이야기이다. 여러 해장 음식들로 끝낸다면 그나마 베스트겠지만, 술해장의 맛을 알아버린다면 이 말이 얼마나 공감이 되는지 알것이다. 이러한 반복은 어느새 술에 대한 집착으로 변하게 된다. 그럼에도 술을 계속 찾고 마시는 이유는 아래 글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우리가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를 많이 읽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마시고, 겁이 나면 술을 마시고, 행복하면 술을 마신다. (p.86)

나는 알코올을 이용해서 머리를 멈추곤 했다. 과거 일로 괴로워하거나 미래에 대해 스트레스받는 것을 멈추는 방법은 술밖에 없는 것 같았다. (p.193)

음주가 사회생활의 윤활유에서 자가투약으로 얼마나 쉽게 발전할 수 있는지 이제야 알겠다. 처음에는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술을 마신다. 그러다가 긴장을 풀기 위해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에는 위안을 위해, 두려움과 초조함 때문에 마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감정이든 술로 풀게 된다. (p.456)

작가가 술을 마취제로 표현하는 것을 보며 개인적으로는 반가울 정도로 공감대가 있었다. 나 역시 그렇기 때문인가보다. 술에 의존하다보니 점차 감정들도 의존하게 되는 것 같다. 의존은 점차 벗어날 수 없는 중독적인 성격으로 변화된다.

 

 

 

 

 

 

 


 

 

 

 지금이라도 술을 멈춰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데 지금은 항상 불안하다. 그리고 내가 굳게 믿는 친구, 초조함을 덜어주고 무적의 존재처럼 느끼게 해주던 술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든다. (p.16)

나는 스스로를 미치게 만들고 있음을 깨달았다. (p.21)

그러나 이제는 안다, 혼술의 문제는 바로 그때부터 술이 '인간관계의 윤활유'에서 '자가 처방 약물'로 바뀌는 것이다. (p.154)

술을 어떤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마시더라도 결국 그 상황은 그대로일 것이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회복된 듯이 보이는 기분은 다음날 더 나빠져있다. 그렇기에 술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으로 결론낼 수 있다. 그럼에도 술에 계속 의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가 알코올에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면(그때의 나다!) 자연스러운 갈망과 보상체계가 엉망이 된다. 술을 마시면 뇌의 보상 체계가 억지로 활성화되어 도파민을 생성한다. 도파민은 두뇌가 생성하는 '기분좋은' 화학물질, 말하자면 천연 마약이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뇌는 도파민을 너무 많이 생성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후진기어를 넣어 도파민의 기본 수치를 적극적으로 줄인다.

따라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조금씩 더 우울해지고, 술을 마셔야만 기분이 나아진다고 믿게 된다. 사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이 다시 생성된다. 그러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실은 애초에 술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는 술이 더이상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전환점에 도달한다. (p.162-163)

술은 도파민의 잘못된 순환을 일으킨다. 술 마신 다음날 떨어진 도파민을 다시 술로 일으켜내고 또 이것을 반복한다. 악의 순환고리다. 술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금주가 쉬운게 아니다. 적당히 마셔야 겠다는 핑계로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술을 줄이는 것? 그리고 금주를 하는 것! 두 가지의 차이점이 어떻게 다른지, 무엇이 더 필요한 대처방법인지 말하는 아래 문장 또한 인상적이다.

AA의 공동 창립자 빌 윌슨은 자신이 알코올중독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는지가 아니라(나는 그럴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적도 많다) 딱 한 잔만 마시고 더 안 마실 수 있는지 보라고 했다. 그는 (AA의 경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술을 마시고 바로 멈춰보라. 한 번 이상 그렇게 해보라. 금방 결론이 나올 것이다. (p.162)

 

 

 

 

 

 

 

 

 

 

금주를 하면 겪게되는 일들

 

 

술을 끊는다고 바로 철이 드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먼저 '껍질이 벗겨져야만' 스스로를 다시 단련하여 우리 인생과 감정을 맨 정신으로, 제대로 마주보면서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p.87)

생각해보니 술을 끊는 것은 사고를 당한 뒤에 걷는 법을 다시 배우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 아장아장 걸어야만 한다. (p.121)

술을 멈추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다. 금주를 하면 감정의 여러 변화들을 겪게 되는데, 작가가 겪은 혼란들을 보며 책을 읽는 내내 응원을 하게 되지만, 금주가 그리 간단하고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노력하는 자에게는 보상이 따르나보다. 혼란을 이겨낸 후에 겪는 좋은 변화들을 보면 긍정적인 희망이 더 가득차게 된다.

나는 샤블리 외에도 기분을 바꿔주는 훨씬 더 흥미롭고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깨닫는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 요가…… 내가 집에서 술을 마시느라 경시했던 그 모든 것.

흥분하기 위해서 꼭 제정신이 아닐 필요는 없다. (p.180)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나의 독서와 블로그 중독이 바로 온전히 집중해서 시간을 잊는 마음챙김이라는 것을 알겠다. 나는 아주 좋은 책에 푹 빠지거나 노트북으로 뭔가를 맹렬히 쓸 때 딴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p.196)

술로부터 시선을 벗어나면 다양하고 다채로운 경험과 스스로를 위한 시간들을 얻을 수 있다. 그 안에 미래에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위한 선택이 있는 것이다.

술을 끊는 여정에서 가장 신기한 점은 장점이 계속 생긴다는 것이다. 어떤 장점-통통한 얼굴 살이 빠지거나 숙취가 사라지는 것-은 금방 생기고 어떤 장점은 천천히 생긴다. 그리고 나는 점점 냄새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냄새를 더 잘 맡게 되었다. (…) 확인해보니 술을 많이 마시면 시간이 흐를수록 뇌에서 후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손상된다고 한다. 누가 알았을까? 나는 후각이 둔해지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분명 아주 천천히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후각은 미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미뢰가 둔해졌다는 것은 알았다. '자극적인 맛'을 위해서 거의 모든 음식에 칠리 플레이크를 넣기 시작했으니까. (p.253)

후각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많은 자극을 받았다. 후각과 미각은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감각기관이기 때문에 후각과 미각의 상실은 또 다른 우울과 불안을 야기할수 있다. 이 점 또한 알아두면 좋은 정보라고 생각된다.

 

 

 

 

 

 

 

 

 

 

 

 

 

 

금주에 도움이 되는 방법

 

 

술을 끊고 금주를 유지할 때 이미지 떠올리기를 이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라고 한다.

첫번째는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평소 와인을 마시던 시간에 피노그리지오를 생각하는 대신 조용한 곳을 찾아서 '행복해지는 장소'에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상상한다. 후각, 촉각, 청각, 시각 미각을 전부 이용한다. (…)

두번째 방법은 아널드 슈워제네거처럼 미래의 성공을 상상하는 것이다. 1년 뒤 원하는 곳에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그려보면 된다. (…) 미래의 이미지 떠올리기는 집중, 자신감, 동기부여, 자존감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알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정말로 믿는 것이 인생을 바꾸는 첫 단계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미래 이미지를 떠올리면 정말 그렇게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을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한다. (p.70-71)

불안에 대해 대처방법이 술에 대한 의존이었다면, 금주에 대한 대처방법은 불안이 아니라 긍정의 힘이다. 좋은 생각과 행복한 이미지를 통해 극복하는 방법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언제나 긍정의 힘만 믿으며 좋은 상상만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당근보다 채찍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지옥을 헤쳐나가는 중이라면 계속 전진하라." (p.147)

오늘의 음주는 내일의 행복을 당겨쓰는 것이다. (p.170)

술 한 잔은 절대 한 잔이 아님을, 우리에게는 절대 한 잔으로 끝나지 않음을 되새긴다. (p.207)

알코올은 당신에게 날개를 주고 나서 하늘을 빼앗는다. (p.233)

알코올은 우리에게 그릇된 자신감을 준다. (p.333)

나는 오늘의 음주는 내일의 행복을 당겨쓴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조금 웃기기도 하고, 경각심도 든다. 술이 생각날 때마다 이 문장을 한번씩 읽어본다면 좋은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삶은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226)

주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평온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용기를 주시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p.343)

두려움보다 강한 것은 희망뿐이다. (p.366)

금주는 순간이 아니라 지속되는 것이다. 쉽지 않고 힘든 여정일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반대되는 것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 힘든 여정안이라도 그만큼의 좋은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의 마음으로 그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힘을 통해 탄력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긍정과 희망 그리고 용기가 함께한다면 할 수 있을 거라 믿어봐야겠다. 정말 이 책에는 주옥같은 말들이 너무 많다.

 

 

 

 

 

 

 

 

 

 

 

 

 

 

 

금주를 통해 배우는 지혜

 

 

술을 마시던 시절에는 종종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정말 평화롭다고 느낄 때는 손에 술잔을 들고 있을 때뿐이었다(그런 시간이 꽤 많았고, 점점 더 많아졌다).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자마자 이다음엔 뭘 할지 생각했다. 그 순간에 집중하기(마음챙김)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나는 이것을 '계획 세우기'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초조함이었음을 이제는 알겠다. (p.221)

그러므로 나는 이제 다른 사람의 삶을 질투하는 것은 그만두고 내 삶을 살 것이다. 진정으로 살아갈 것이다. 조개 속에 들어간 모래알이 진주가 되듯이, 우리 삶의 불완전함이야말로 (결국에는) 우리를 강하고 독특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불완전함을 침몰시키려고 와인을 양동이째 들이붓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p.388-389)

행복한 사람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p.407)

불안은 당신의 경계를 넓히고, 앞으로 나아가고, 황소의 뿔을 잡고 있다는 표시다.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p.449)

불완전함과 불안은 손 안에 술잔을 들고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위의 말들처럼 불완전하고 불안이 있기에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소중한 몸 안에는 알콜보다 따뜻함이 더 가득해질 것이다. 그런 생각의 뿌리가 행복의 원천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솔직히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나의 이야기였다. 감정과 상황, 신체와 생각들의 공통점들을 비교해보며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작가 역시 같은 것들을 겪었었다. 그래서일까? 특별히 더 재미있었고, 더 크게 웃을 수 있었고, 진심으로 감동받을 수 있었다. 그 감동은 책을 읽는 나에게 너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었다. 지금 막 책을 다 읽은 상태라 넘치는 감동과 용기가 나에게 계속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암을 겪으면서 배운 것은,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던질 때 술은 전혀 필요치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 때일수록 강인해야 하고, 머리가 맑아야 하고, 맨정신어야 한다. (p.461)

살면서 겪는 절망 또는 불안은 인생에서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불안이 있다는 것은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으며, 불안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을 내곁에 두기 위해서, 불안을 벗어나기 위해서 작가가 선물하는 경험들을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함께해야겠다. 힘들 순간에도 진정으로 의지해야할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기억하자. 나도 할수 있다. 힘내자!

 

 

 

 

 

 

 

 

 

 

 

 

 

 

 

술에 대한 의존성에 대해 고민이신 분들과

금주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금주에 대한 용기를 채울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인 것 같아요 :D

from. 애주가

 

 

 

 

 

 

 

 

 

 

복복서가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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