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김여환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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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살고있는 삶을 누구도 선택해 본적이 없다. 그저 태어났기에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다. 죽음 또한 마찬가지로 선택의 범위가 아니다. 생명안에 죽음은 언제나 공존하고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한가지로 존재한다. 하지만 어떻게 인생을 잘 살아내 갈 것인가라며 고민은 하지만 죽음은 외면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삶과 죽음은 함께 하므로 더 나은 삶을 생각하듯이 죽음을 포함하여 인생에 대해 폭넓게 생각해보는 것 또한 나쁠 것 없는 고민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은 너무 제목부터 끌렸고, 외면하고 싶던 주제에 대하여 생각을 넓혀줌으로 마침표를 찍기까지의 내 삶을 위한 고민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1부)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에 맞닥뜨렸을 때

2부)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군가를 용서할 수 없을 때

3부)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극단적이 바람이 들 때

4부) 그럴 때 나는 당신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으면 한다

5부) 죽음은 그 모든 문제에 정답을 가지고 있다

 

 

 

5가지 주제를 통해 호스피스 의사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가는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았을까?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값진 사람들의 인생과 마지막 문을 통과하는 과정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때로는 내가 근무하는 호스피스 병동의 열네 개 병실이 열네 권의 소설책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꺼내 보이는 진솔한 이야기를 단순한 이야깃거리로만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뜻한 이야기는 따뜻한 대로, 안타까운 이야기는 안타까운 대로 소중하다. 그들이 꺼내놓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삶의 지표를 선서한다. 죽음을 지켜보면서 삶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p.18)

 

어떤 영화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아마 영화에서 본 것이 맞을 것이다. 기억에 남았던 대사가 있다. 노인이 죽었을 때는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인생은 그렇게 엄청난 많은 이야기를 담은 여정이고, 그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려놓은 채 우리가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 나는 책이나 영화를 통해 그 여정 속에 남게된 찬란한 인생만 편집한 인생들만이 추구해야할 인생이라 감히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해준다. 생명이 꺼져가는 그 순간까지 모두 소중한 인생이고 모든 순간은 존중받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호스피스"에 대한 우리의 편견이다. 네이버에 "호스피스"를 검색해보았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호스피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호스피스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이 편안하고도 인간답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 활동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호스피스라는 명칭은 라틴어의 호스피탈리스(hospitals)와 호스피티움(hospitium)에서 기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호스피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출처=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3667&docId=932157&categoryId=43667)

 

 

 

이 책을 보고 난 후에 지식백과에서 말하는 가장 인상 깊은 설명은 이것이다." 편안하고도 인간답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위안과 안락을"이라는 문구다. 이 책의 저자, 호스피스 의사가 말하는 핵심이 이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호스피스를 인생을 포기한 상태라고 인식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는 것. 하지만 호스피스는 인생을 포기한 것이 아닌 인생을 마지막까지 인간답게 살게하는 마지막 삶의 여정이다. 

 

 

 

'나쁜 소식을 알면 빨리 죽는다'는 근거 없는 상식은 환자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가족들은 자신의 병명을 모른 채 고통스럽게 떠나는 환자를 통해 죽음은 힘들고 무서운 것이라 인식하게 되고, 자신의 마지막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기회마저 놓쳐버린다. (p.37)

 

이 책에서는 많은 호스피스 환자분들이 나온다. 가장 안타까운 사례들은 호스피스에 대한 나쁜 편견들로 인해 정말 소중할 마지막 삶의 시간들을 내려놓은채 고통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은 앞선 그 죽음에 학습되어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만 전염되고, 이를 통해 호스피스의 필요한 점들을 놓치고 마는 것 같다. 물론 죽음은 아픈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지인들에게도. 하지만 우리는 마지막까지 죽음을 잘 받아들이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꼭 알고있어야 한다.

 

모든 죽음은 슬프다. 비록 슬픔 속에서 떠나더라도 우리는 죽음 직전까지 행복해야 한다. 생명을 연장시키고 죽음을 중지시키려는 열망 때문에 마지막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면 슬픔은 불행으로 변질되어 남은 삶에 시커먼 먹구름을 드리울지 모른다. 우리가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기억은, 이혼으로 종결된 결말이 아니라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한 과정, 죽음이라는 끝맺음이 아니라 죽기 전까지 행복하게 살았던 시간일 것이다. (p.49)

 

죽음을 지켜본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고통스러운 모습과 결국의 죽음뿐이겠지만, 그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조차 삶이고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시간을 후회와 고통으로 가득한 시간들로 채우는 대신 사람답게 끝까지 살아낼 수 있으며 스스로 삶을 잘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꼭 필요한 것 같다. 그 소중한 방법이 바로 호스피스가 아닐까 싶다. 그러기에 우리는 꼭 호스피스에 대해 알아야 하고, 잘못된 인식은 고칠 필요가 있다.

 

 

 

 

 

책에서 알아보는 호스피스란?

 

 

의학적으로 말기 암이란, 죽기 직전의 상태가 아니라 더는 항암제가 암세포를 죽이지 못하는 시기를 뜻한다. (p.66)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임종이 너무 가까이 다가온 환자는 호스피스에 들어올 수 없다. 오자마자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를 보면 이미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 상처를 받기 때문에, 호스피스에는 삶의 마지막 시간을 즐길 여력이 있는 환자들만 입원이 허락된다. (p.81)

 

죽음만 돌보는 게 아니라 죽음 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호스피스는, 환자가 정신이 맑고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태어야 입원이 가능하다. (p.153)

 

 

암이란 얼마나 큰 고통인지 여러가지 설명이 적혀있지만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그저 추측이지만, 생명이 꺼져가게 만드는 잔인한 고통일 것이다. 호스피스는 지독한 고통속에서 마지막까지 생명이 꺼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이기에 고통을 줄임으로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삶으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호스피스 병동도 <하모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환자들은 암이라는 무거운 짐을 가지고 인생의 마지막 여관에 속속 도착한다. 그들이 짊어지고 온 짐 꾸러미에는 암도 있지만, 인생을 지나오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쑤셔 넣은 슬프고 아픈 사연도 있다. 의료적, 사회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이들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어루만지는 것이 호스피스 의료진의 일이다.  (p.110)

 

 

 

 

 저자는 "죽음의 의사"라는 잘못된 편견으로 상처도 받지만 우리 모두에게 호스피스에 대한 필요성과 잘못된 생각의 전환, 그리고 마침표를 찍는 과정을 통하여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무엇보다 모르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모르핀에 대한 설명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모르핀

 

 

우리는 모르핀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야 아프지 않고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핀은 우리를 죽음의 공포보다 끔찍한 암성 통증에서 해방시켜준다. (p.156)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호주 6개국은 전 세계 모르핀의 79퍼센트를 소비하지만 세계 인구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중하위권 국가의 모르핀 소비량은 6퍼센트에 불과하다(2005년). 부자 나라 환자들이 고통을 덜 받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같은 해 한국의 인구 당 모르핀 사용량은 호주의 152분의 1, 일본의 11분의 1정도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호주나 일본 사람들보다 통증을 더 잘 참는 건 아닐 것이다. 단지 마약석 진통제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부족해서 고통스럽게 죽는 것이다. (p.157)

 

 

통증의 정도에 맞게 적당량의 모르핀을 사용하면 아기를 낳는 산통보다 더한 암성 통증에서 15분 안에 자유로워진다. 호스피스 의사인 내게 다이아몬드보다 소중한 모르핀은, 그러나 다이아몬드처럼 비싸지도 않다. 한 앰플에 200원도 하지 않는 저렴한 약이다. (p.157)

 

 

암성 통증과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잘못된 상식 때문에 의미 없는 통증을 껴안고 지내는 환자들이 가진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마약석 진통제를 자꾸 쓰면 중독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틀린말이지만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p.158)

 

 

나는 호스피스 의사로서 당부하고 싶다. 언젠가 당신에게 그때가 오면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모르핀을 거절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나는 신이 우리가 아프지 않게 죽어가기를, 그리하여 죽음의 맨얼굴을 응시하기를 바랐을 거라고 감히 생각한다. (p.160)

 


책에서 경희씨와 영애씨의 비교사례가 나온다. 얼마 남지 않은 같은 시간 속 가족과 여행을 떠나 마지막 추억을 남기는 경애씨와, 마지막까지 고통을 겪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생명이 꺼져가는 과정을 겪은 영애씨의 이야기를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해준다. 둘은 마지막까지 삶을 살아낸것은 같지만 잘못된 인식이 마지막 순간 어떻게 인생을 살게 하는지를 바라보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며 꼭 이 사례를 알았으면 좋겠다.

 

 

 

 

 

 

 

 

죽음으로 배우다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있고 그중에는 참고 견디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도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시간조차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결국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지금 행복하지 않고, 미래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가 아닐까. 결국 삶과 죽음의 열쇠는 행복과 희망에 달려 있을 것이다. (p.122)

 

 

죽음에 익숙해지면 죽음을 긍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제야 삶을 낙관할 수 있다. 호스피스 환자들은 봉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인생의 대선배로서 우리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치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p.169)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하면서 나는 내일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내일을 포기하면 뜨거운 오늘이 있다. 나중에 행복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행복한 게 아닐까? 오늘을 즐기는 사람이라야 마지막이 다가왔을 때 얼마 남지 않은 삶도 즐길 수 있다. 이 순간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이다. (p.187)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인생에 대한 이기적인 집착 대신 편안하고 여유로운 자세를 갖게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삶이 영원할 것 처럼 생각하며 바라보는 자세를, 죽음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주어진 삶을 생각하는 시각으로 달라지게 하기 때문인 듯 하다. 나는 대부분 인생이 후회로 가득하다. 죽음 앞에서는 오죽할까? 죽음을 바라보며 유한한 값진 시간안에 진짜 선택해야하는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깨닫도록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며 호스피스와 모르핀에 대해 알게되어 너무 유익하다 생각했고, 무엇보다더 아직 알수 없던 마지막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 슬프지만 따뜻하면서 행복한 이야기도 있고, 상처투성이의 이야기도 있고, 범위는 다양하다. 하지만 작가는 말했다.

 

 

따뜻한 이야기는 따뜻한 대로, 안타까운 이야기는 안타까운 대로 소중하다. 그들이 꺼내놓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삶의 지표를 선서한다. 죽음을 지켜보면서 삶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p.18)

 

 

모든 생명의 시간들은 소중한 삶이었고 그 삶을 이해함을 통해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더 건강한 생명력을 불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꿔나가야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그 깨달음에 대한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나에게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게끔 도와주는 것 같다.

 

 

우리는 죽음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 죽음과의 싸움을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내가 패배하리라는 절망스러운 예감뿐이다. 싸우는 동안에는 지치고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싸움을 멈추면 삶이 보인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p.144)

 

 

 

인생을 너무 앞서 두려워하지말고, 지금 주어진 시간이라는 귀한 선물을 마음껏 느끼며 살아가는 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진짜 살아야 할 시간은 지금 오늘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죽음은 어두운 개념이 아니다. 그저 삶이다. 이 책의 좋은 교훈들과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읽으며 소중한 지금을 마음껏 느꼈으면 좋겠다. :D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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