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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천재들 - 세계에서 가장 비범한 언어 학습자들을 찾아서
마이클 에라드 지음, 박중서 옮김 / 민음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언어의 천재들이 아닌 '초다언어구사자들'을 찾아 떠난 르포와 같다. 즉, 5개국어가 아닌 몇십가지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지은이의 '초다언어구사자'와 관련된 연구자료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단순히 '언어 잘하는 법'을 알고 싶었던 독자들에겐 조금 다른 이야기라 느낄 수도 있다.
이 책에선 '언어 잘하는 법 첫째, 둘째..' 이런 식의 이야기는 들려주진 않지만, 언어와 관려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초다언어구사자는 존재하는 것인지, 칠십여가지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언어를 '능숙하게' 한다는 것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하는 지 등 언어를 배웠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5개 국어를 한다고 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데, 이 책에서는 5개 국어하는 사람들은 쳐주지도 않는다. 대회 참가기준도 최소 6개 국어에서 9개 국어까지이며, 실제로 본선에 오른 사람들은 몇십가지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다. 몇십가지의 언어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저 어안이 벙벙해지지만, 이 책은 단순히 그들을 극찬하는 것이 아니다. 과연 그들은 어느 수준으로 그 많은 언어들을 구사하며, 실제로 능숙하게 말할 수 있는 언어는 몇가지인지 그리고 과연 준비없이 바로바로 능숙하게 구사하는 언어는 어떤 것인지 캐묻고 있다.
사실 좀더 천재들의 이야기를 기다렸던 독자들에겐 이 책의 맺음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진실이며 진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공부든 마찬가지지만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고 공부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