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열광 이경란

 

엄청난 꽃들속에 파고 듭니다

나.나는 나비. 유혹의 나래를 폅니다

바람 불때마다 온갖 꽃들이 신발벗고 모자벗고 아리랑 춤을 흐느적거립니다

나도 바람따라 꽃들을 마구 흔듭니다

꽃분 묻혀 이꽃 저꽃 팔저어 안아도 줍니다

살짝 살짝 움찔거리는 꽃들역시 싫지 않은듯 주름몇푼 접은 얼굴로 웃어줍니다

날이 가자. 꽃들은 쯔쯔가무시에 시들어가고

바람은 점점 거세어 집니다

이제, 꽃밭을 나가야 할까 봅니다

연못, 개구리풀 일광욕터로 날아갑니다

이제 나비의 탈을 벗고 잠자리가 되었습니다

개구리풀 토해낸 꽃가루 촘촘 박힌 물위를 꼬리로 흔들어 봅니다

물방울 방울 얼굴에 비벼 성형수술도 합니다

개구리풀이 잠깨어 물위로 하트를 날립니다

나는 또다시 4분의3박자의  리듬으로 꼬리치며

개구리풀의 심장을 터치해 봅니다

흔들리며 물결 한가득 하트가 넓게 퍼져 나갑니다

유혹, 개구리의 전율이  채 끝나기도 전 또다른 세계로 떠나려 합니다

밖으로만 나돌다 무대로 돌아갑니다

키메라 화장에 화려한 배우들 틈으로 유혹의 터를 정했습니다

그 틈에 나는 유령으로 둔갑합니다

모습없이 그들에 섞여 춤을 춥니다

아차, 그들은 나를 볼수가 없군요

나의 유혹을 알리가 없군요

무대위 조명이 하나 둘 꺼지기 시작하자 유혹이란 노래가 흐릅니다

 

너는 나를  유혹하고

나는 너를 유혹하지

 

하얀 설움 타던날

많이 울고 싶던날

널 놓아 버렸어

 

무더위 작열하던 여름

너를 잃어 버렸어

서랍속에서 너를 다시 찾았어

 

너와 나의 유혹의 창은

이제 끝났어

널 찾았으니까

 

노래가 끝나고 서서히 막이 내립니다

유혹은 까만 유령으로 사라집니다

마지막 멘트와 함께 연극도 끝이 납니다

"처음부터 유혹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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