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로토닌하라! - 리커버 특별판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9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우리는 종종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자책한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도 야식을 먹고, 공부를 시작했다가 휴대폰을 접어드는 그 순간마다 스스로를 나무란다. 하지만 이시형 박사는 말한다.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고 세로토닌의 문제다."
<세로토닌하라!>는 뇌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가 15년간 연구한 세로토닌의 힘을 통해, 왜 우리는 다짐을 지키지 못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의욕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그는 "머리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라 강조한다.
전두엽과 편도체, 해마가 어떤 방식으로 감정과 습관, 의욕을 만들어내는지를 뇌의 언어로 풀어낸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기조절력 테스트에서 시작해 세로토닌의 작용, 전두엽 훈련법, 걷기 효과까지 생활 속으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조언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전두전야'라 불리는 전두엽의 핵심 영역이다. 이곳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는 두뇌의 사령부로, 감정(편도체)과 이성(전두엽) 사이의 균형을 담당한다. 우리가 결심을 번번이 어기는 이유는 이 두 영역 간이 갈등 때문이다.
편도체는 변화나 위험을 싫어해서 전두엽이 해야 한다고 외쳐도 본능적으로 저항한다. 그 결과 인간은 이성보다 감정에 휘둘리게 된다. 이때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면 전두엽이 안정되고, 감정이 진정되며, 이성적 판단이 가능해진다. 이시형 박사는 세로토닌을 '행복 호르몬'이 아닌 '조절 호르몬'이라 부른다. 행복은 순간적인 쾌락이 아니라, 조절된 평온함 속에서 자란다는 의미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잔잔한 행복, 그 조용한 안정감이 세로토닌의 힘이다.

책에서 가장 실천적인 조언은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생활 습관에 관한 부분이다. 세로토닌은 햇빛에 반응한다. 아침 햇살 안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뇌의 전두엽이 안정되고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한다.
하루 30분, 목적 없이 걷는 시간.
그 단순한 행동의 뇌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마음을 정돈한다.
또한 세로토닌은 '조금씩, 꾸준히'의 리듬을 좋아한다 급격한 변환는 편도체를 자극해 저항을 일으키므로, 작은 변화를 3주 동안 반복하는 것이 습관 형성의 핵심이다.
"단번에 해내겠다"는 결심보다 "오늘 한 걸음만 더"라는 태도가 더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늘 "왜 나는 이렇게 쉽게 흔들릴가?" 스스로를 책망하던 나에게 "그건 의지부족이 아니라 세로토닌의 문제"라는 말은 큰 위로가 되었다. 내가 잃어버린 건 의지가 아니라 조절의 균형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균형을 다시 찾을 수 있다. 걷고, 햇빛을 쬐고,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느끼는 것. 그 단순한 일상이 뇌를 회복시키고 결국 삶에도 영향을 준다.
큰 변화를 바라기보다, 오늘 하루 30분이라도 가볍게 걷는 것처럼 작은 습관 속에서 세로토닌을 채우는 것이 내 마음을 지키고 행복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추천한다.
지금 흔들리고 있다면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의 뇌가 회복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