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양상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씨는 점점 더 추워져만 갑니다. 그래서인지 제 식욕 또한 저 멀리 달아나려고 하는군요.

입도 짧고 위도 엄청나게 작은지라 먹을거리라는 것은 저에게는 좀 골칫덩어리입니다.

다 먹을거야! 하고 욕심부리다가도 이내 남기고 마는 저 때문에 주변 사람만 고생이지요. - 미안합니다. 진심 -

 

Food - 에 대해 어딘가 모르게 무서움이 들기 시작할 즈음, 에쿠니의 에세이를 만났습니다.

푸드에세이라니! 신선했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우유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

가슴 저 깊은 곳까지 뻥 뚫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요.- 

그녀가 들려주는 음식이야기라면 분명 무언가 특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이 참 귀여워요. 참 에쿠니스러운 - , 표지도 참 앙증맞네요.

 

 

 

 

 

 

  띠지의 사진이 바뀌었어요. 싱그러운 느낌이예요. 푸드에세이에 잘 어울리는 사진같아요.

그녀와 행복한 식사를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구 두근거렸습니다.

마치 오래 기다렸던 메인메뉴를 마주했을 때의 그 놀라움이랄까, 뭉클함이랄까.

어찌보면,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될테니까. 그 점에 더욱 설레였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겉표지를 벗겨보면 이렇게 상큼한 연두빛이 나타나요.

아삭아삭한 파슬리와 금방 씻어 물을 살짝 머금은 양상추를 아그작 베어물어보는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색감 하나만으로도 오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표지만으로도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좋은 글귀에 작은 포스트잇을 붙이는 습관이 있어요.

붙일 때와 다시 읽을 때의 느낌이 묘하게 다른데, 그 느낌이 참 좋아요.

표지가 연두빛이다보니, 자연스레 같은 컬러로 붙였어요. 꼭 셋트같죠? ^^

 

 



  짜잔! 

  커버 뒷면을 보면 예쁜 스탬프들이 예쁘게 찍혀 있어요. 꼭 소꿉놀이하는 것 같아요.

  아기자기한 그림책을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괜스레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답니다.

  와아- 귀엽다,를 연발했다니까요.

  여기저기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아요. 세밀함과 친절함 덕분에 눈도 마음도 모두 즐거웠어요.



 

  드디어 안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예쁜 그림들이 가득해요.

그녀가 오목조목 담백하게 설명을 하면 제 나름대로 머릿 속에 상상을 해요.

그러고는 뒷면을 탁 넘기면 그녀의 설명대로 그림이 등장해요.

글과 그림이 어찌나 딱 들어맞는지 감탄하고는 한답니다. 상상하는 재미도 있고, 그림을 보는 눈도 즐거워요.

아- 따뜻한 주스. 굉장히 뇌리에 오래 남아서 주스를 냉장고에서 꺼내어두고 일부러 미지근하게 먹고 있어요.

시원할 때와는 맛이 다른 점이 있어요. 데워서 먹어보는 건 살짝 고민중이예요. 하하 -

 

 


 

 표현이 정말 맛깔스러워요. 에쿠니의 청아하고 깔끔한 문체와 푸드가 만나면 이런 느낌이 나요.

 따뜻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늘 따뜻한 차를 한모금씩 마시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에쿠니의 푸드에세이가 꼭 이런 느낌이예요. 마음이 화사해지는.

 그녀가 한 입 베어물면 덩달아 나도 베어물고 싶어지는 상큼 담백한 음식들이 많이 등장해요.

 거의 과하지 않은 꼭 그녀 같은 음식들이라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문득문득 생각날 것 같아요.

 

 

 

 

  참 세심한 작가지요.

우리는 그냥 흘릴 법한 것들은 그녀는 참 잘도 찝어내요.

소리없이 강하다,는 말은 꼭 그녀를 위한 말 같이 느껴질 정도로.

 

 


 

 싱그러운 비파.비파.

 저는 이것을 먹어본 적이 없지만, 그녀의 소설에는 자주 등장하지요. 이 책에도 어김없이 만났어요.

 

 


 

  그녀가 감탄하면 저도 덩달아 감탄해요. 꼭 엄마가 부르는 동요를 따라부르는 아이처럼 마냥 순수해지는 것 같아요.

  굉장하다고 말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았던 말들이 굉장하게 바뀌어요. 그녀의 말에는 신비한 마력이 존재하나봐요.

 

 


 

  음식을 깔끔하게 담아낸 그릇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네요. 후루룩- 한 젓가락하고 싶군요.

 


  그녀의 행복한 식사를 들여다보면서, 저도 음식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맛있게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딱 제가 느끼는 만큼 글로도 표현해보고 싶어요.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기쁨에 흠뻑 빠져본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