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약 - 마음이 멍든 아이들을 위해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 선생님이 운영한 '피노키오 상담실' 이야기
이지성 지음, 이두용 사진 / 성안당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당신 안에 마음이 멍든 아이가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누구에게든 청소년기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지나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당시에는 내가 제일 힘든 사람인냥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때이다. 가장 민감하고, 예민한 시기.

우리때에야 사춘기를 조금 늦게 겪는 편이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다 빠르게 접한다. 첫경험이든, 사춘기든.

정보가 널린 시대에 살고 있다보니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올바르게 지켜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 교육을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가정이 대다수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스스로 모든 혼란을 이겨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보고는 너무나도 깜짝 놀랐다. 초등학생이 자살이라니.

사회가 삶을 쉽게 포기하는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터라 그것조차도 감당이 안되는데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나가야할 꿈나무들

에게서 '자살'이라니. 이 세상은 정말 어디까지 추락하는 것일까.

 

부정의 메세지로 출발했지만, 나에게는 자그마한 희망이 있었다. 제목에서 조금 위안을 받는다고나 할까.

넘어져서 까지고 피나는 나의 피부는 늘 빨간 약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만큼 만병통치약이라고 믿고 있었던 나의 어린시절.

지금의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순수하게 빨간 약을 바르고 치유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꿈꾸는 다락방』의 저자 이지성 선생님이 8년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운영하셨던 '피노키오 상담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긍정의 말을 하시는 분이라 이 책에서도 분명히 희망을 심어줄 무언가가 자리하고 있다고 그렇게 믿고 책을 펼쳐 들었다.

 





내 아이는 완벽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실제 완벽하게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 두가지 질문 모두 안심할 수는 없다.

완벽한 아이에게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이 있으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그 문제점이 드러난 상태라는 것의 차이일뿐.

스스로 경험하고 깨우쳐야 하겠지만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노키오 상담실'이라는 이름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가볼까 한다.



 

저자가 상담실 이름을 피노키오라고 지은 이유이다.

제페토 할아버지와 같이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피노키오는 행복해질 수 있었다.

마음이 멍든 우리 아이들에게 제페토 할아버지가 되어주고자 하는 마음이다. 참 따뜻한 분이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는 나무인형이라고 고정이미지가 박혀있다.

이런 피노키오 같은 녀석! 하고 호통을 치면, 이 동화를 아는 이상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이런 피노키오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제페토 할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옆에 있다면,

피노키오 같은 녀석도 행복하다. 진정한 사랑으로 다시 태어난 아이니까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참으로 쇼킹하고, 어지럽다. 우리 아이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너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얼룩진 아이들을 다그치기 이전에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것. 묵묵히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리고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을 전달했을 뿐인데 아이들이 변하고 있었다.

 

"지금 네 모습은 너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야. 너의 진정한 모습은 네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바로 그 모습이야.

넌 그 존재로 변화할 수 있어!" - 113쪽 중에서

 

이렇게 다독이는게 쉽지는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그만큼 아이들이 주의를 오래 기울이지 않으며 어른 또한 그만큼 참을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8년동안 상담실을 운영한 결과가 이렇다는 것이다.

물론, 혼을 낼 때는 확실하게 혼을 내되 아이가 진심으로 원하는 모습이 되도록 사랑의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이 책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화~알~짝~!

 

유치원에서나 쓰일 법한 아침인사지만 조금 유치하더라도 하루의 시작을 활기차게 하는데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활짝이라는 말 만큼이나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느낌.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면 천장을 쳐다보면서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침을 시작하는 것처럼 따라해본다. 화~알~짝~! 그러면 그날 하루도 밝아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지성 선생님의 교육방침이 참 마음에 들었다. 모든 선생님이 다 이와같다면 우리나라 교육 미래는 참 밝을텐데.

 

아침인사를 저렇게 바꾼다면, 정말 밝은 하루가 시작될 것 같지 않은가? 

 

 



 

눈을 맞추고 아이의 시선으로 대화하는 가정은 항상 웃음이 끊어지는 법이 없더라.

나의 어린시절도 그러했다면 조금은 더 밝은 아이가 되지 않았을까? 무거운 마음을 조금은 떨쳐버리지 않았을까?

 

조금은 어두웠던 나의 어린시절 모습도 이 책에 담겨있었다. 무조건 꾹꾹 참던 아이. 그게 나였다.

피노키오 선생님이 이제라도 나에게 빨간 약을 발라주었다. 미리 다독여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책이지만 조금 어두운 성장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그 때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이런 것이며, 지금에라도 받는 위안에 감사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픈기억을 조금 더 희미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또한 나의 아이에게 제페토 할아버지가 되어줄 것을 약속하면 된다.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를 키움에 있어 고비가 올 때마다 이 책이 그 길목의 작은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의 안에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아이를 다독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위안받았던 것 처럼.

 

 




여러가지 원칙이 있지만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믿음.

나의 아이는 내가 알아주지 않으면 안된다. 살아가면서 분명히 실망하는 일도 생긴다. 그 때에도 믿음만은 져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올바르게 나아줄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의지가 되는 일인가.

그 생각만으로 든든하고, 더 열심히 살아갈 의욕이 생긴다.

 

벌써부터 학원에 과외에 지쳐가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 더 나아가 힘겹지 않도록 늘 지지하고 많이 사랑해주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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