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지구를 탐하고 뜨거운 사람들에 중독된 150일간의 중남미 여행
조은희 지음 / 에코포인트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여태껏 봐온 여행책 중에, 색감이 가~~~~~~~장 예쁘다. 

보랏빛과 분홍빛, 하늘빛의 감미로운 조화.

사진은 좀 하늘빛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예쁘다.

양장으로 또 나왔으면 하는 작은 바램도 있다.

표지를 보지 않고, 제목만 보아서는 뭔가 철학적인 느낌이 감돈다.

하지만 표지와 함께 어우러진 솜사탕 빛 제목은

나를 마구마구 설레게 만들었다.

여행의 목적이 어디에 있든 무작정 떠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이랄까?

 


 




어떻게든 색감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

옆으로 돌려 찍으니 특유의 예쁜 빛깔이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책은 사랑스러운 색감때문에 더욱 사랑스럽다. 


 

 




 


 보통 표지에 신경을 쓰다보면,

내부는 조금 실망을 하는 수도 더러 있는데 전혀~

구름 위에 둥둥 떠있는 기분, 따뜻한 느낌.

글 뿐 아니라 사진으로 위로 받는다는게 이런 것이구나.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사진이 가득하다. 왜 그렇게 진지해?
여행을 떠나기 전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설레임도 가득하겠지만, 혹시 모르는 사태도 걱정이 되고..원래 머무르던 곳을 조금이라도 떨어질라치면 나오는 감정들이다.진짜 여행의 이유를 찾기 위한 여행의 길에서 진지함(쓸데없는 걱정이랄까,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움츠러듬이랄까)을 떨쳐버리게 만드는 책이다.

 


 



따뜻한 색감은 쭈~욱 이어진다.전체 연분홍빛톤에 연보라색 글씨!!  프롤로그뿐이라 할지라도, 이런 배려는 정말 처음이지 않을까?내가 워낙 이런 색깔에 환장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감탄이 절로 나오게 예쁘다. 알찬 내용에 섬세한 배려가 넘치는 책.이 책을 덮고 나서 당장 손톱에 메니큐어를 이런 색으로 칠해버렸다. 내심 뿌듯~ ^^; 아무튼, 완소 큐트 굿굿굿!!

 

 

      

→ 여기서 부터 사진 감상하시죠 -













 마음까지 반짝거리는 사진들이다. 사진만 보고 있어도 상상이 펼쳐지는 환상적인 매력.  나는 남미에 이런 예쁜 곳들이 많은지 처음 알았다. 사실, 책으로 본다고한들 배만 아프고 내가 직접가야지 여행이지 않은가.다른 사람 여행기 백날 봐봤자, 내 마음에는 담기지 않는 것을.그리고 더군다나 여행을 가도 나름의 로망이있는지라 낭만을 꿈꾸어 왔기 때문에 관심도 없었다.이 책을 보면서 사진에만 심취했더라면 여느 책과 같은 여행책으로 기억되어졌을지 모른다.하지만 리뷰를 쓰고 있기에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사진을 넣은 것이지, 사실 굳이 사진을 보지 않더라도 그녀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했다. 낭만적이지도 않으며, 감상적이지도 않다. 오로지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람을 믿는 여행이다.그 나라를 홍보하기 위해서 펴낸 책이 아닌, 진짜 여행이 무엇인지 보여주고자 함을 느낄 수 있었달까.그녀가 풀어낸 이야기들은 쉴새 없다.하루종일 쫑알쫑알 지치지도 않아? 할 정도로 말이 많다.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끊임없이 쏟아내는 이야기 보따리는 닫힐 새도 없이 흐르고 흐르고 넘친다.그곳에 가야지만 필요한 실용서가 아닌, 마치 재밌는 만화책이나 라디오의 제각기 다른 사연을 읽는 것처럼 전부 다른 스토리와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다른 여행서를 읽을 때에는 솔직히 쉬는 텀이 더 많았다. 그래 이런 곳도 있구나, 여기는 언제쯤 갈 수 있을까. 하며 책을 덮기 일쑤였는데 이 책은 펴자마자 숨돌릴 틈도 없이 마구 읽어내려갔다.그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쏠쏠한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내가 바라던 여행은 아마 그녀가 보여주는 이런 여행이 아닐까? 용감하지 않아도, 해박한 지식이 없어도 사람하나 믿고 떠나는 그런 여행. 아직도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이었다.여행을 함에 있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 계획이 조금 틀어지더라도 얼마만큼 여유를 갖고 빨리 긍정적으로 바꿔서 즐기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에 질질 끌려가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은 하는 여행.
여행이라면 무언가를 얻기 위해 떠나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혹은 충전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또다른 활력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여행이란 게 그냥 하고 싶었던 것을 길에서 하면 되는 거였네......’  - 89쪽 

’여행’을 거창하게만 생각했었다. 돈을 쓰고 오는 것이고, 더 발전된 나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고.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쉽게 떠날 수도 없는 것이 아니었을까.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떠나는 것. 단순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한 값진 말이었다.

낯선 사람에게 친절을 받을 때, 우리는 일말의 의심을 하게 된다. 무엇을 바라고 그러는거 아닐까? 하고 말이다.요즘 세상이 그렇게나 각박해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나 또한 사람에게 디인 적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착한 마음만 가지고 있어서는 이 세상에서 살아내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날을 세우고, 강해지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물며 가까운 환경에서도 이런데 타국에 가면 오죽할까? 그녀는 낯선 할머니의 호의가 부담스럽고, 불편했다. 여행길에서 안 좋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할머니가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한 눈에 그 곳의 경치가 내려다 보이는 야경. 따라가며 의심했던 그녀의 마음을 미안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사람 복이 있는 그녀이기에 이런 따뜻한 여행이 가능했을런지는 모르겠지만,그 여행에서 나는 사람냄새를 맡았고, 따뜻한 온기를 느꼈다. 아직은, 좋은 사람이 더 많아. 하고 말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에게 받은 선물이다.성격 급한 그녀, 조금은 그녀와 다른 친구이기에 좋게만 생각할 수 없었는데 (그녀는 정해진 일정이 있었기에 늘 마음이 급했는데 반해 친구는 쇼핑을 즐기고, 성격이 느긋했다.)
친구에게서 뜻밖의 선물을 받고 뭉클해하는 장면이다.오랜 시간 만나왔더라도 그 사람을 100%이해하기란 절대적으로 어렵다. 진정한 마음을 나누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하기도 하다.여행지에서 사람을 만나면 어느 정도 교감은 할 수 있지만 쉽게 마음을 터놓기는 쉽지 않기에늘 마음속으로만 불만이 쌓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차피, 마음이 맞는다면 또 연락하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많이 없다.거기서 머무는 동안이 끝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마음을 뒤로 하고,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그녀와 친구들을 보며 국경이라는 것도 아무 소용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Where are you from? 이라고 물어보면 한국에서 왔다고 하지 않고 지구에서 왔다고 해야지. 하던 그녀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 할지라도, 그래. 우리는 같은 지구인이다.
 
이 책을 보고서는, 남미 여행을 꼭 가고 싶어졌다. 편견을 깰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나도 그리 운이 좋지 않은 편은 아니니까, 그녀 만큼은 아니더라도 좋은 사람, 좋은 곳에 닿을 수 있겠지.그다지 용감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대로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진정한 여행의 이유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언젠간 떠나봐야 알겠지만, 그녀가 다녀간 행적만큼이나 따뜻한 곳이기를 바래본다.
남미야~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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