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도 올레길이 있다 - 국내 최초 로드플래너가 추천하는 도심 속 걷기여행52
손성일 외 지음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올레길? 제주도가 어드메에 붙어있는지, 또 어드렇게 생겼는지는 지도로만 보았다.

얼마나 만세를 부르고 싶기에 (통신사 광고 중에서 볼 수 있는 제스쳐) 올레! 인걸까 훗,

 

올레는 큰길에서 집앞까지 이어지는 작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입니다.

즉 올레길은 집앞으로 난 작은 골목길 처럼 걸어서 산책할 수 있는 작은 길이며

주변 경관이 뛰어난 곳들을 연결해서 트래킹을 즐길수 있도록 꾸며놓은 길입니다.

 

검색해 보았더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올레'라는 뜻도 모르고 좋다는 뜻으로만 알고 있던 나였기에 이 책은, 조금.. 알쏭달쏭하게 다가왔다.

무심코 책을 훑어 보고, '올레'를 검색했을 때, 그제서야 아... 그래서 이렇게 곳곳 구석구석의 길까지 찾아다닌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즐겨하던 걷기여행에세이는, 혼자 다녀도 전혀 적적하지 않은, 그래서 여유로운, 오히려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었다면

이번에 접한 책은 자연과 더불어, 사람과 더불어 몰랐던 곳의 구석구석을 조금은 숨가쁘게 돌아보는 일정이 함께했다.

 

 



 


 

도보의 아름다움이라,

걷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말이지만, 요즘같이 걷는 것 보다 자동차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름답지만은 않은.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 도저히 나의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아름다운 도보여행을 위한 10가지 약속'이 되겠다.

어쩌면 이렇게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일이 자연에게는 좋은 일만은 아닐터, 좋은 코스를 추천해주되 지킬 것은 지키자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

 



 


 

감성에세이가 대세인 요즈음에, 익히 내가 보아오던 책들-사람이 없는, 자신의 발자국이나 감성사진 등- 과 다르게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의도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의 사진들. 자연스럽게 그 길에 머물렀다가 이내 돌아가는 바람직한 도보여행을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내음이 보기 좋았다. 자연은 우리의 필요에 의해 훼손되어 많이 아파하고 있는데,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다독여주려는 마음이 보인다고나 할까?  그렇게 자연을 아끼는 마음에서 출판된 책이긴 한데.. 책에 쓰인 나무들은.. 행복할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다. 종이의 질감도 보드랍고 좋았기 때문에 더.. 그래도 인세일부가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된다고 하니, 조금은.. 마음이 누그러들었다. 

 



 


 

이렇게 직접 그려진 지도들을 보고, 우와! 손으로 쓰여진 글씨도 글씨지만, 이 길을 걸으며 지표를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쓰고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참 정성스럽네. 분홍색으로 하늘색으로 수놓아진 나무그림을 보면서 솜사탕같은 느낌, 꼭 그림일기를 보는 기분으로 빙긋이 웃었었다. 

기분 좋은 지도라면, 이런 지도가 아닐까?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지하철, 대중교통이 닿는 곳이면 구석구석 거의 소개를 해놓았다. 내가 자주 가던 지역에도 이런 올레길이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반갑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다. '느림'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정해진 코스가 대부분 길고, 게다가 내가 사는 지역과는 먼감이 있어 조금 아쉬웠지만, 삭막하고 차갑기만 할 것 같은 서울 도심 안에서 이렇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장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기쁘고 부럽기도 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듯이 서울이라는 도시도 많이 발전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속에 알려지지 않은 고즈넉한 곳들이 많아서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한동안 서울에 머물러 이 코스들을 답습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 차가움의 이미지를 벗겨주기 위해서라도..

 

우리 동네에도 찾아보면 이런 올레길이 있을까.

내 가까이에 있는 나무를 벗삼아 바람을 음미하며 공기를 맡는다면 그 곳이 바로, 나의 올레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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