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꿈을 스캔하라 - 찾고! 모방하고! 이루어라!
김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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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고! 모방하고! 이루어라!

 

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때에는, 영웅, 생각도 해보지 않은 단어라 미궁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나를 보며, 제발 그저 그런 책은 아니기만을 바랐다. 왜 영웅이 되라고 하는가. 왜 영웅타령인가. 꿈이 없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돌아오는 물음 뿐이었다.

 

첫번째 부딪힌 시련. 롤모델 찾기. 수많은 책을 읽으며 롤모델을 누구로 삶을 것인가 고민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롤모델을 찾아봤자 무의미한 일이 될 터였다. 나에게는 꿈이라고 드러낼 만한 무언가가 없는데 무슨 소용일까,

 

 

어찌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러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뻔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무미건조하게 읽어 내려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책을 덮게 만들었다. 무언가 계기를 만들지 않고서야, 혹은 새로운 마음가짐이 아니고서는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에도 그저 눈으로 보는 것일 뿐 남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만 같았다. 다 옳은 말 뿐이기에 포스트잇이 늘어가는 것은 당연했다. 초반부터 늘어가는 포스트잇의 수에 적잖이 당황했고,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바보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정만을 좇는 나에게 주어진 과제란 어떤 것일까. 생각하려고 애썼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며, 이 책은 어떻게 나에게 오게 되었을까. 무엇을 알려주기 위해 온 것인가를 되짚어 보기로 하며, 주변을 살피고 나 스스로를 살폈다.

 

끊임없는 물음 속에 '초 능력자' 영화를 보게 되었다. 제목에서 이미 어떤 내용이 나올 것임을 알려주는 영화라 굉장히 뜬금없거나 시시하겠지. 별 기대없이 봤던 영화 속에서 내가 그리던 상상과 같은 소박한 꿈의 양상을 띄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 역시 익히 내 속에 존재해오고 있던 것이며 막연히 스케치라는 연한 바탕만이 존재할 뿐. 구체적인 설계 등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었기에 나는 내가 하고 싶어하는 무언가를 안정이라는 이름아래 묻어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부터 머릿 속이 어지러웠다.

 

"사람이면 누구나 넘어야 할 마음의 산을 갖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장애지만 난 이겨냈다. 하지만 마음의 장애를 이기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의외로 많다. 인생의 걸림돌은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당신 마음속에 들어 있다. 무엇이 자신의 성공을 가로 막고 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65쪽 <시각장애를 딛고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웨이언메이어 인터뷰 中에서>

 

당신이 존재하는 오늘은 어제의 생각이 데려다 놓은 자리이며, 내일은 오늘의 생각이 데려다 놓을 자리에 존재한다. -66쪽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 나와는 다른 그들의 삶을 보면서 내가 어제 품었던 생각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 특별한 삶을 꿈꾸지 않았던 것. 이 땅에 온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기만 하는 그런 것들 뿐이라는 것. 계속 똑같은 생각이 반복되면 후에도 나는 먹고 사는 일에만 전념할 것이며, 아무에게도 결코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없으리라는 느낌이 나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분명 나의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되뇌이면서...

 

'LIFE(삶)'란 단어에 'IF'가 들어가는 이유는 '삶에는 항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26쪽

"아프다는 것을 알았으니 일어나지 않았겠느냐. 아픈 것을 안다는 것은 이길 능력이 있다는 의미" -153쪽, <전 권투선수 홍수환>

"가장 두려운 것은 '어제의 안철수'보다 '오늘의 안철수'가 못한 것입니다." -182쪽 <벤처기업인 안철수>

내내가 늘 강조하지만 자자잠자는 개한테는 결코 결코 햇빛은 비추지 않아. 햇빛! -196쪽 <넘버3, 송강호 대사 中에서)

 

이런 말들 속에서 내가 진정으로 찾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나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방치한 오로지 나에 대한 자각과 반성일 것이다. 나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은 채 늘 정지되어 있던 나의 삶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어찌보면 나 자신을 너무 사랑했기에 불러왔던 나태함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은 나의 존재의 이유를, 어제의 생각이 불러온 나의 나태함의 틀을 깨기 위해 만난 책이었던 것이다. 내가 미약하게 나마 소원했던 그 상상들의 밑거름을 다시금 불러와 주기 위한 무심코 불렀을 휘파람 같은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나를 찾아볼 생각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도움이 필요할 그 누군가를 위해 나는 한번더 성장의 도약앞에 서게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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