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해당 교재를 제공받아
솔직한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지난 주 마포 중앙도서관에서 고정욱 작가님을 만나뵙고 와서 그런지
아이의 그리스로마신화 읽는 속도가 더 빨라진 듯 느껴집니다. ^^
작가님의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와 즐거운 강연이 꽤 유익했어서
저도 덩달아 아이와 나눌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졌어요.
7권에는 헤라클레스의 열두 과업에 대한 이야기가
이 한 권에 다이내믹하게 펼쳐집니다.
헤라클레스가 제우스의 아들임에도
신이 되지 못하고, 왕도 되지 못했던
탄생 이전에 벌어진 일들부터
과업을 달성한 이후
올림포스로 올라가기까지
긴 여정을 그리고 있지요.
헤라클레스의 열두 과업 과정을
자세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요.
저도 어릴 때부터 신화에 흥미를 갖고 읽었지만
헤라클레스만 따로 떼어서
그의 출생부터 열두 과업의 내용들을
다 알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이 한 권으로 그의 모든 영웅적 이야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강력하게 떠오르던 도시국가 미케네에서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헤라클레스.
헤라에게 한눈팔지 않겠노라
약조를 한 제우스였지만
세상에 인간을 도우려는 신이 더 필요했던 걸까요?
제우스는 그 약속을 깨버리고 말죠.
헤라클레스는 태어나자마자
헤라의 질투로 위기에 봉착해요.
제우스가 꾀를 내어
헤라에게 측은지심을 일으켜
갓난아기 헤라클레스에게 젖을 물리게 되지요.
안 그래도 화가 치미는 상황에
보기도 싫은 아기에게 젖을 물려줬다니
헤라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싶어요.
단단히 화가 난 헤라에게
헤라클레스는 눈엣가시와 다름없었고
헤라의 질투가 그를 죽음의 문턱으로
몰고 가는 역할을 하게 되었답니다.
우리가 흔히 여자의 한이 무섭다 하는데
헤라클레스 이야기를 보면서
여기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신의 아들이지만 신이 되지 못했고
지덕체를 갖춘 영웅이지만
목숨을 걸고 힘든 과업을 할 수밖에 없었잖아요.
이 불행한 영웅이 결과적으로는
죽고 나서야 올림포스의 신이 되었어도
살아생전 불행한 영웅이었던 점은
안타까운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럼 왜 이런 과업을
헤라클레스가 떠안게 된 걸까요?
영웅의 이야기가 절실했던 옛 그리스에서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너무 나약해서는 안 되는,
신적인 영웅이지만 그보다 약한 인간 본성으로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위기와 어려움을
헤라클레스를 내세워
지덕체를 갖춘 영웅의 면모를
본받게 하고자 한 것이겠지요.
이러한 내용들은
고정욱 작가님의 주석을 통해
알 수 있는데요,
어제와 오늘의 관계를 연결하고
당시 이러한 이야기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세계사의 역사 흐름을 짚어볼 수 있어
빠뜨리지 말고 읽어야 하는 부분이랍니다. ^^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아이들을 죽이게 되고
이를 씻기 위해 열두 과업을 받게 됩니다.
1. 네메아의 사자 처단하기
2. 머리 아홉이 달린 히드라 제거하기
3. 식인 새 제거하기
4. 야생 멧돼지 산 채로 잡아오기
5. 케리네이아의 암사슴 잡아오기
6. 아우케이아스 왕의 외양간 치우기
7. 크레타의 벌판을 휩쓸고 다니는 황소 잡아오기
8. 디오메데스의 말 데리고 오기
9. 아마조네스의 히폴리테의 허리띠 가져오기
10. 게리오네우스의 소 떼를 몰고 오기
11. 황금사과 세 개 따오기
12. 저승 타르타로스에 가서 케르베로스 데려오기
괴물과 다름없는 이 존재들을
과업을 수행할 때마다 챙긴 전리품을 활용해
마침내 10년의 긴 세월로 과업을 끝맺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에도, 지금도
과업 중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었어요.
머리 아홉 개 달린 히드라의 목을 칠 때마다
잘린 부위를 불로 지지고 재를 묻혔던 장면,
아틀란티스로 하여금 황금사과를 따게 하고
꾀를 내어 다시 하늘을 건네주는 장면은
다시 읽어도 재밌더라고요.
아들도 헤라클레스의 이 도전들을
이전부터 이야기 했어서 물어봤더니
식인새 죽이는 장면, 외양간 치우는 장면
그리고 황금사과를 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답니다.
아틀란티스가 떠받치고 있던 하늘을
다시 돌려주는 장면에서
은근 긴장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
헤라클레스와 삼손이 오버랩되는 부분도
사실 적잖이 느꼈어요.
작가님의 주석에서
그 힌트들을 발견해 반가웠습니다.

헤라클레스의 영웅적 면모와 스토리를 통해
오늘날의 올림픽의 기원과
끊임없는 도전과 용기,
약속과 신뢰 등의 교훈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오늘날 문화와 상업 영역에서
강인함, 신뢰, 어려움을 극복하는 상징으로도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신들이 감동하여
신들의 세계에 입성하게 된 헤라클레스.
끝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고
헤라의 질투가 마무리될 무렵
사랑하는 아내의 질투에 목숨을 잃었으니
이승에서의 미련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네요.
위대한 과업은 체력과 용감한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때로는 논리로 무장해야 하고, 때로는 힘을 쓰기보다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신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헤라클레스는 그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고귀한 사람이 하면 그 일도 귀해지는 법이다. 가장 천한 일도 이 세상에는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헤라클레스는 몸소 실천해 보였다. 사소한 일도 정성을 다하면 가치를 발하는 법이다. 궂은일을 할수록 헤라클레스의 체면은 깎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올라갔다. 이것은 헤라 여신조차 알지 못했다.
그리스 로마신화 7권의
헤라클레스의 대모험 참 흥미롭지요?
재밌게 읽고 느낀 교훈들이 많은 만큼
아이와 나눌 내용이 많아서 좋았답니다.
부지런히 1권부터 다시 읽는 아들의 열독에
엄마가 참 흐뭇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