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성장소설만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 또 있을까요? 책 속 인물들이 겪지 않은 일들을 대변해 주기도 하고 또 응축되어 있는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기도 하는 매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 또래의 이야기들로 채워진 [오늘의 기분은 파랑]은 잔잔하게 보일법한 일상들을 겪어내는 아이들의 모습으로이들이 겪는 내면의 파도를 하나씩 거둬 보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의료 사고로 엄마를 잃고 바닷가 근처 작은 마을 정담시로 이사간 5학년 강희.전학 간 학교에서 반에서 제일 작은 친구 우람이와 점점 가까워지는 듯 하지만, 아빠 없이 엄마와 둘이 사는 우람이를 보며 아직 자신은 엄마의 부재를 선뜻 주변에 알리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도움을 주게 된 우람이 엄마와 친해지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엄마의 빈자리를 느끼는 강희는 아빠의 모습에서 낯선 기분을 느낍니다.점점 우람이네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을 느끼는 강희는 아빠에게 향한 미움과 엄마를 향한 그리움으로 우람이와 주먹다짐까지 하게 되는데요.앞으로 이 친구들은 어떤 성장통을 거쳐 서로의 입장과 자기 마음을 위로하게 될까요?-한참 친구들과 부대끼며 자라는 아이들이다보니 저마다 걱정거리가 다릅니다. 아마도 갖고 있는 걱정과 고민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그 걱정과 고민들을 밖으로 꺼내어 말하는 친구도 있고 안으로 집어 넣어 삭히는 친구도 있습니다.책에서 본 강희는 엄마의 부재가 가장 큰 아픔이고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날을 기다리는 친구이지요.우람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람이도 자신의 키가 작은 이유를 굳이 꺼내어 놓지 않습니다. 반면 아무렇지 않게 엄마와 단둘이 사는 것을 드러내는 친구입니다. 단둘이 사는 것을 드러낼 만큼 아무렇지 않아하는 우람이가 신기한 강희. 허나 강희가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간 날 마주친 우람이는 적잖이 당황한 기색을 보입니다. 강희 또한 아빠와 우람이 엄마가 친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 엄마의 부재를 알렸을까 걱정스러운데요, 이때 우람이에게 낯선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우람이와 우람이 엄마를 만나 낯선 기분을 느낀 이유는 아빠와 우람이 엄마가 친근한 모습이라서 엄마를 잊었다는 배신감이 느껴졌던 것도 있지만 우람이가 자신에게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선뜻 다가와주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사실 우람이는 사고로 다리를 다쳐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학을 왔기 때문에 이를 모르는 강희지만 오히려 아버지의 부재보다 다리를 다쳐 성장이 어려운 것을 선뜻 이야기하지 않은 우람이가 이해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요. 누구나 고민을 갖고 있지만 그 크기는 상대적입니다.한창 성장기의 우람이에게는 또래 친구들보다 작은 모습이 제일 고민이었을 거고, 그래서 자신감도 잃어갔을지 모릅니다.반면 이제막 엄마를 잃은 강희는 그 빈자리가 제일 크게 느껴졌을 테지요.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의 일상에서 조금씩 보이는 틈으로 빛이 새어 들어오듯 나와 다른 친구들의 고민을 십분이해하고 주변을 배려해가는 과정을 [오늘의 기분은 파랑]을 통해 우리 아이의 마음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매일이 성난 파도와 같다면 마음이 얼마나 척박할까요?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고 무얼 느꼈는지 나누면서 아이 마음에 언제나 늘푸른 이야기만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 시간이었습니다.#오늘의기분은파랑 #어린이추천도서 #성장소설 #의료사고 #재혼가정 #가정위기 #사춘기 #그린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