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빌런들 - 당신이 소비하는 사이, 그 기업들은 세상을 끝장내는 중이다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민사회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의 목숨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던 기업들이 엄청난 반발에 부딪치기 시작했다. (중략) 시민사회는 기업의 부도덕함을 더 이상 관용하지 않는다.

[시장의 빌런들] 서문 중에서





이완배 저자는 <시장의 빌런들>을 통해

자녀들에게 가치 있는 행복과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고 하는데요,

과거 중요시되는 가치들이 묵과되고,

이익만 추구하던 거대 기업들의 횡포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낱낱이 살펴

현명한 소비자의 책임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책에는 총 3부에 걸쳐

파괴와 죽음, 삶과 존엄의 훼손,

속임수와 사회혼란을 주제로

기업들의 만행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해외의 나이키, 네슬레, 아마존, 코카콜라, 옥시,

국내의 대우, 한보, 현대그룹 등

익숙한 기업들이 어떤 악행을 저질렀고

기업 이윤의 반대편에서 누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시대적 배경과 함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누가 그 많은 아프리카의 아기를 죽였나?

네슬레 : 식품업


첫 번째 만난 기업은 네슬레.

아기 분유부터 매일 마시는 캡슐커피 등

여전히 익숙한 기업이 등장해서 놀랐는데요.

1970년대 유류파동으로 미국의 출산율이 저하되자

분유 판매량을 늘리려 아프리카로 눈을 돌렸고

가난에 찌든 아프리카에

더 큰 희생을 치르게 한 기업입니다.





책에서 본 일련의 과정들은 비인간적이고

비양심적이라 너무 충격이었는데요,

그들이 벌인 과정이 너무 치밀하다 보니

피해 상황을 알고 배신감이 들었고,

왜 저자가 시민사회의 책무를 강조했는지

시작부터 많은 공감과 사명감이 타올랐답니다.  





실과 천이 아니라 피로 짠 옷을 만들다

H&M : 패션 소매업



H&M, 자라, 유니클로 등 패스트패션 기업은

중저가 옷을 빠른 유행으로 선도하였습니다.

이들 기업은 짧아지는 옷의 교체 주기를 맞추려

빠른 생산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노동 착취가 횡행했다는데요,

패스트패션의 선두 주자로 있던 H&M이

방글라데시에 많은 의류 공장을 두고 있던 때에

의류공장 붕괴사고가 일어났고

1천여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동력 착취에

스웨덴 국민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며

H&M이 집중포화를 맞았다고 합니다.

H&M은 인건비 상승 및 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후 의류 공장의 실태는

여전히 처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이번 H&M 이슈로 자유무역 이론의 맹점과

노동력 착취, 의류 산업의 허점을 살폈는데요,

경제 성장기, 의류산업 키워드를 보면서

과거 우리나라의 노동착취와 희생 등이 따랐던

씁쓸한 사건들을 재조명해 볼 수 있었습니다.




콜럼바인의 고교생들은 어떻게 총기를 난사할 수 있었나?

미국총기협회 : 이익단체




뜻있는 정치인들이 일반 국민의 총기 소지를 규제하려 노력해도 NRA의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들의 결사반대에 가로막혀서 입법화는 번번이 실패했다.

[시장의 빌런들] 198p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

총기 규제의 변화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어떤 노력이 있을지 궁금한데요

미국의 총기협회는 어떤 빌런이었을까요?




미국총기협회는

'의회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로비 단체'로

여러 해 1,2위에 오를 정도로 영향력이 커

정치인들이 총기 규제는 입도 벙긋 안 했다는데요,

총기 소지가 국민 치안과 밀접해 보이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매년 3만 명 이상이

총기로 목숨을 잃는다는 결과가 있음에도

실상은 팔아서 이득을 남기기 위한 것이라니..

무기를 팔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는 말이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로비하는 기업,

결함을 알고도 이윤을 위해 묵과한 기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업 로비와 정치인들의 꼼수 등

비슷한 사정들을 떠올려 보았고

시장 경제를 뒤흔들고 신뢰를 저버린 기업,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한 기업 등

과거의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 않은지

감시 역할에 소홀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시장의 빌런들》에는 통탄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노동력 착취, 죽음, 갑질, 속임수, 비리, 시장경제 혼란 등

끊임없이 지탄받아 마땅한 빌런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었다는 것과

이러한 사실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것에

새삼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시장을 흐트러뜨린 기업이 해산하기도 하고

법의 심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반면 여전히 건재한 기업도 있으나

과연 예의 그 사건들에서

완전히 벗어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 세계 시장의 빌런들을 마주하며

여전히 세상을 속이는 기업이 있을 텐데

이들 기업은 어떻게 드러내게 할까,

우리는 기업들을 제대로 감시하고 있는가,

이권을 쥐고 흔드는 시장의 빌런들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가 등 환기하며

'작은 돌부리에 거대 기업이 쓰러질 수도 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기업의 책임과

소비자의 책무를 살피며

과거 경제 성장의 이면과

시장의 민낯을 여러 사건 사고로 만나

시대적 배경을 살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