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의 벚꽃 엔딩 초등 읽기대장
이규희 지음, 이지오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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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풍성한 나무를 보는 것도 잠시

바람에, 비에 흩날리는 벚꽃비를 보는 것은

멋진 장관이란 생각보다는

아쉽다는 마음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벚꽃에 별 감흥이 없었는데요,

나이가 찰 수록

왜 벚꽃에 미련이 남는 걸까요?

꽃샘추위에 잠시 잠깐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는

바람에 아스라한 흔적만 남기고 가서

더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연인과, 가족과 함께

벚꽃 나들이를 다녔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문득 부모 손에 이끌려 벚꽃 놀이를 가는 아이들의

벚꽃 추억은 어떠할는지 궁금해졌는데요.

한솔수북의 신간 초등읽기대장 시리즈,

[열한 살의 벚꽃 엔딩]에서

작가의 어릴 적 바람을 통해

그리고 저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이 즈음 아이의 시간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줄거리 -


서울에서 살다 시골 달래마을로 이사를 온

이준이네 가족.

엄마, 아빠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이준이를 위해

폐교였던 분교를 개조해 이주했다고 했지만,

이준이는 화가인 엄마와 조각가인 아빠의 작업실이

필요해서 그런 거라며

좀처럼 불만이 가시질 않습니다.

교실로 쓰던 곳을 방으로 만든 이준이의 방은

너무 넓다 못해 무서울 지경이라

귀신이 나온다 해도 믿을 참이었는데요.

어느 날 이준이 앞에 나타난

달래마을 큰 기와집에 산다는 소녀 해나.

큰 기와집은 한옥 카페를 말하는 것인데요,

친구 한 명 없던 이준이에게 해나는

그렇게 시골 삶에 적응을 도와줍니다.




해나는 폐교가 되기 전

운동장에 있는 벚꽃나무에 추억이 많았다며

매일같이 이준이네 집 운동장에 있는

벚꽃 나무에 찾아옵니다.

그리고 이준이는 그런 해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지요.





자전거도 타고, 유치하지만 소꿉놀이도 하며

해나가 친구들과 놀다 숨겨 놓은 구슬을 찾으러

오래된 마룻바닥 밑에도 기어가는 등

해나가 같이 했으면 하는 것들을 함께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깁니다.


어느 날, 벚꽃이 흩날리고, 연둣빛 새순이 올라오면서

해나는 슬픈 표정을 지우지 않는데요,

해나를 늘 맞춰주던 이준이는

자기 이야기에 좀처럼 관심 없는 해나가 야속하기만 했지요.


어느덧 마음속에 해나가 꽉 차오르던 이준은

시내에 나가면 해나와 낄 커플 반지를 살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해나는 갑작스러운 작별 소식을 알리며

벚꽃이 필 무렵 다시 온다는 약속을 남기고 사라지고 맙니다.

이준이는 해나에 대한 그리움에

큰 기와집 한옥 카페에 찾아가는데요,

한옥 카페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이준!

과연 이준이는 큰 기와집 한옥 카페에서

어떤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요?

이준이와 해나는 내년 벚꽃 꽃망울이 트일 때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해나가 이준이에게 자신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어 보여줄 때는

저도 그와 비슷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답니다.

벚꽃이 피던 따뜻한 봄 즈음,

언젠가 놀러 갔던 가족 소풍도 기억나고,

또 새로이 사귄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나가 뛰어놀았던 일,

 자전거를 타고 온 동네를 누비고 다녔던 일 등

해나가 전해준 추억처럼 생생했습니다. ^^


알렉스는 열한 살의 벚꽃 엔딩을 읽고

해나가 순식간에 사라진 점,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준이에게 해나의 존재가 커졌다는 점,

그리고 함께 벚꽃 나무를 감싸 안은 장면과

해나가 엄마에게 벚꽃잎을 수북이 놓고 간 점이

인상 깊었다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도 읽으며 울컥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현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회상하는 추억 속에는

그 시간과 공기,

함께 한 사람들과 분위기 등이 가득합니다.

그중 어느 하나가

그 추억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매개가 되기도 하지요.

열한 살의 벚꽃 엔딩에서도

그 추억의 특별함과 애틋함을 전해준 것은

벚꽃 나무였습니다.


벚꽃이 피었던 그때,

해나가 간직하고자 했던 추억이

이젠 이준이의 애틋한 첫사랑의 추억으로 떠올려질

열한 살의 벚꽃 엔딩



여러분의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는 무엇인가요?


시샘하는 바람결에 

꽉 붙든 꽃잎끼리 유난히 바스락거리던 봄의 어느 날,

#열한살벚꽃엔딩 을 통해

저도 그 즈음의 추억을

오랜만에 끄집어 내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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