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여동의 빛
최이랑 지음 / 책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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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 년이 지나도 개발되지 않는,

예전의 향수가 여전히 자리한 동네 소여동.


소여동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책담'의 청소년 문학 [소여동의 빛]이다.


[소여동의 빛]은 크게

세 가지 에피소드를 녹여내었다.

이들 사건은 소여중학교 3학년 예림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아무 고민도, 아무 걱정도 없던 중학생 예림은

자신에겐 일어날 것 같지 않던 일들을

친구와 가족의 일들을 통해

사회 문제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청소년 문학이고, 사춘기 소녀들이 등장해서

아이들 중심의 이야기인가 싶어 보았더니

예림의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사회문제를

제법 묵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내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 [소여동의 빛]




예림과 은채는 3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고

우연히 국어 시험 문제에서

앞반과 뒷반의 점수 차가 나는 것을 알게 된다.

앞반 담당 국어 선생님은 강조하지 않은 것을

뒷반 담당 국어 선생님이 시험에 나온다며 강조를 했다는 것.


뒷반 아이들과 점수가 12점이나 차이가 나니

은채는 정의롭지 못하고 부당하다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한편 예림의 할머니는

초등학교 급식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파업을 하고,

예림의 엄마는 동네에 특수학교가 들어서

집값이 떨어진다며 반대 시위를 한다.

아빠의 회사에서도 연일 파업으로 시끄럽다.


그런데 왜 은채는 선생님들을 상대로

할머니와 엄마는 교육청과 구청장을 상대로

파업과 시위를 벌여야 했을까?


예림은 은채가 점수 몇 점, 석차 몇 등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줄 알았지만,

은채는 성적 조금 올려보겠다는 이유가 아니라,

앞뒤 반 선생님이 달라서 시험에서 차별을 받는

불공정한 사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이유를 든다.


그리고 예림의 할머니는

공사장 앞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며

부당한 일을 당하면서도

아무 말 못 하는 힘없는 이들을 보아왔기에

당신이 초등 급식실의 실무자로 있으면서

환풍기도 없고, 인원도 부족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파업에 나섰던 것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급식이 나오지 않아

불편한 것만 눈에 띄지만,

정작 그들이 왜 파업을 하고 시위를 하는지

그 속내를 알려 하지는 않는다.

그저 '자기들 잇속을 챙기기 위해 벌이는 거겠지'라는

냉소적인 시선을 던질 뿐이다.




예림은 자주 듣는 아티스트 선인장 꽃을 통해

소여동의 또 다른 모습을 마주한다.


재개발도 힘든 동네에 특수학교가 들어선다니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는 어른들의 이야기.

그리고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비슷한 친구들과 따돌림 없이

편히 공부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또 다른 이들의 기대감 사이에서

예림은 어떤 가치들을 깨닫고 세울 수 있을까?


옳은 것과 내 안위를 위해 가져가야 할 것.

우리는 그것에 과연 객관적일 수 있을지,

상황을 넘나들며 고민하게 했던 소여동의 빛.


[소여동의 빛]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상이라 생각했던 일들을

내 앞에 마주하게 되었을 때,

내 의견을 표출할 줄 알아야 한다는 예림의 깨달음처럼

또는 은채의 정의로운 행동처럼

공정하고 현명한 사회의식을 갖춰갔으면 좋겠다고,

그것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길이라는 독려가 말이다.


아이들이 세상과 사회에 객관적인 시선을 열어갈 시작으로

청소년 소설 [소여동의 빛]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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