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 여우가 있어 - 학교 폭력 예방 그림책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8
올리비에 뒤팽.롤라 뒤팽 지음, 로낭 바델 그림, 명혜권 옮김 / 한솔수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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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아이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은

열에 아홉 학교 폭력을 가장 먼저 꼽을 거예요.

무엇보다 겪지 않아도 될 일은 겪으며

아이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남을 테고,

피해를 당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신이

훗날 사회 적응에도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아이가 남을 괴롭혀서도 안되지만

혹여나 누군가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여린 마음에 거절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불이익을 당했을 때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흘려버리면 어쩌나,

부당한 대우에 말하지 못하고 일을 키우면 어쩌나,

더 쥐어짤수록 걱정거리가 쏟아질 만큼

학교폭력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이럴 때 간접 경험으로 해당 사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거기에 지혜도 얻을 수 있는

한솔수북의 [학교 폭력 예방 그림책]

"우리 학교에 여우가 있어" 통해

평소 가졌던 고민을 한결 수월하게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화법은 '나'로 1인칭 시점에서 학교 폭력을 마주하고 있어요.

책에서 '나'는 왜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멀리 떨어져 있게 된 걸까?

조금은 용기 있게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수는 없었을까?

왜 내 친구 파울로는 나처럼 힘이 약했을까?

중간에 누구라도 이 부당한 일에 나서주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결국 내게 일어나는 일들은 나부터 알아차리고

해결 또한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독후 노트를 쓰면서 작가 이름을 보고는

엄마와 딸이 쓴 게 아닌가 했어요.

찾아보니 작가 소개에도 나와있더라고요.

어느 나라든 아이들의 사회에서도 서열과 폭력이 양과 음으로 드러나 있는데

엄마와 딸의 시선으로 잘 그린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 책이 외국 작가의 책이라 다행으로 느껴졌어요.

우리나라 배경의 이야기라면 안 그래도 1인칭 시점이라

아이에게 너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웬만하면 아예 모르고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화자이자, 3인칭 관찰자가 되어

'나'도 되어 보고, 여우와 호랑이도 되어보며

학교 폭력을 바로 볼 수 있었습니다.

뉴스에 심심치 않게 학교 폭력이 등장합니다.

심지어 가해자들을 속 시원히 응징하는 드라마까지 나와

사람들에게 사이다를 안겨 주었어요.

예전에는 아이에게 학교 폭력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대비하는 게 맞는지

잠깐 고민할 때가 있었어요.

아직 겪지도 않았고 겪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험한 일을

일부러 가르쳐 주는 게 맞을까? 하고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워낙 빠르고

아이들끼리도 종종 이야기를 한다고 해요.

그만큼 학교폭력은 부모의 생각보다 아이들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조금만 심기가 불편하거나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의 우월성을 다른 친구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자기 보다 여린 친구들을 괴롭히며

점점 폭력을 학습해 더 큰 피해를 입혀요.



아이는 읽는 내내

너무 못됐다! 도대체 왜 그래? 하며 분개했어요.

아이들 눈에도 폭력은 어떠한 당위성도 부여될 수 없는 것인데

왜 여전히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아이 반응으로 저도 고민이 들더라고요.

왜 아이들 세상에서 이러한 일들이 점점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걸까요?

아마도 가정에서의 역할이 점점 사회로 옮겨가는 과도기가 아닌가 해요.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형태가 바뀌며

부모의 역할이 가중되었고 아이를 키우는 데에 필요한 지혜와 노력이

부모 두 사람에게만 한정되어 아이들 세상도 좁아진 것 같아요.

우리 아이가 학교 폭력에 노출될까 노심초사하는 것보다

이러한 내용들을 함께 읽고 나누면서

아이 스스로 지혜로운 상황 판단을 하는 데에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지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우리 가족만의 일이 아닌,

이젠 우리 공동의 역할과 책임으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해요.

아이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앞으로 어른들의 고민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 시선으로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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