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비밀
신영준 지음 / 지성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이며 들이며 꽃을 보러 나들이하기 딱 좋은 계절.

바로 봄과 가을이 아닐까 해요.

어릴 적 부모님과 산에 오르면서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꽃이나,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풀꽃의 군락을 보고

쉽게 지나치지 못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 싶어

항상 질문을 드려 부모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었는데요.

어떻게 부모님은 이 이름들을 다 아시지? 싶을 정도로

모르는 꽃, 모르는 나무가 없으시다고 생각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저도 부모님께서 그러하셨듯

아이와 다니면서 아이 질문에 두루뭉술하게 답하지 않고,

아이 흥미를 자극하며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고픈 마음이 들었어요.

물론 요즘은 쉽게 스마트폰 렌즈 기능으로

바로바로 찾아볼 순 있지만,

쉽게 볼 수 있는 풀꽃 정도는

아이에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만난 《풀꽃의 비밀》이라서


더 반갑게 읽어 보았던 것 같습니다. ^^




-


꽃은 정말 사랑스러워요.

그래서 많은 문인들이 꽃을 글에 담았겠지요.

꽃은 예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꽃은 아름다움을 전하는 존재 이전에

식물로써 인간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영준 저자는 이 고마운 식물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꽃의 속사정을 알고 나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자연의 이치에 감탄하여

인간과 식물의 공존을 도울 수 있다고 전합니다.





지성사의 《풀꽃의 비밀》은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있어요.

보통의 도감들은 이미지가 많기 마련이지만,

꽃을 이해하기 위한 약간의 절차가 있달까요? ^^





평소 의문을 가졌으나 흘려지났을 궁금증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풀꽃과 나무 꽃의 구분에 대해 큰 줄기를 나누어 설명하고

꽃의 구조와 관련 용어를 알아봅니다.

관련 용어는 초반에 모르는 용어가 있네? 하고 체크하면서 읽다가

뒤로 넘어갈수록 꽃의 세계도 참 넓다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지구상에 식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생각하면

꽃의 생장이 꽤 복잡하기 때문에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술술 읽어보자 했지만

꽃의 정보를 알려주고자 하는 저자의 열정이 느껴져서인지

이왕 알아보는 거 자세히,

꼼꼼하게 살펴보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답니다. ^^






책의 차례를 보면 풀꽃의 비밀을 담고 있는

비밀의 주인공이라 칭해지는 꽃들 50가지가 소개돼요.

꽃을 잘 확인할 수 있게 크고 선명한 사진과 함께

꼭 벌이 꽃에 모여드는 것처럼

꽃의 비밀로 독자들을 현혹한답니다. ^^

계절과 장소, 생존방식, 이름의 유래와 별명의 비밀 등

꽃이 갖고 있는 비밀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톡톡합니다.










꽃 소개와 함께 말미에 퀴즈처럼 내어놓는 비밀이 또 있어요.

[비밀 속으로]에서 꽃의 생장, 쓰임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말미의 [비밀 들여다보기]에서 해답을 내어줍니다.


[비밀 속으로]는 아직 계절을 맞지 못한 꽃을

언젠가 직접 맞이하고픈 생각을 갖게 했는데요.

비밀을 유추해 보면서 꽃을 생각하는 범위도 넓어져

앞으로는 길가에 핀 꽃들을 쉬이 지나치진 못하겠다 싶어요.









평소 풀꽃 사진을 종종 찍는 편인데,

이름도 모르고 그저 예쁘고 귀여워서 찍은 사진이 많더라고요.

아니 이런 잡초 사이에 이렇게 예쁜 꽃이? 하면서

찍은 사진도 있고

색이 정말 오묘해서, 생김이 낯설어서 등

그냥 지나치지 못한 꽃들이 꽤 있더라고요.

이번에 지성사의 《풀꽃의 비밀》을 읽던 중이라

나들이에서 만난 풀꽃들이 더 반갑게 느껴졌는데요.

인터넷보다 책에서 찾아보는 묘미가 또 있어서

한참을 또 꽃의 생김을 책 속의 정보와 맞추어

관찰하게 되는 저 자신을 마주하기도 했어요.





꽃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와 멋진 글귀들이

우리가 왜 풀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지,

이 풀꽃들이 이름 없는 꽃에서

이제는 당당히 예쁜 이름으로 불리기를

바람하는 마음이 절로 동하는 《풀꽃의 비밀》




해마다 가을이면 사람들이 구별하기 어려운, 들에 핀 꽃이 있습니다.

얼마나 구별하기 어려웠으면 시인 안도현 님은 『무식한 놈』이라는 시에서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라는 시를 썼을까요?

해마다 가을이면 사람들이 구별하기 어려운, 들에 핀 꽃이 있습니다.

얼마나 구별하기 어려웠으면 시인 안도현 님은 『무식한 놈』이라는 시에서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라는 시를 썼을까요?


《풀꽃의 비밀》 본문 p.173



꽃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아도

계속 보고 있지 않으면 사실 또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라

이번에 눈으로 확인하고 머리로 새기며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꽃의 이름을 잊지 않고 불러주겠노라, 생각합니다.

그러하면 제게 와서 향긋한 꽃이 되어 주겠지요? ^^

《풀꽃의 비밀》과 함께 출간된 《나무 꽃의 비밀》도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