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서 - 사실적인 묘사로 영혼까지 그린 화가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 20
송미숙 지음, 오세정 미술놀이 / 다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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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윤두서 - 사실적인 묘사로 영혼까지 그린 화가



그림에 관심이 있는 나는 종종 취미로 스케치를 하곤 한다. 색에 대한 조예가 깊지는 않아서 채색은 하지 않지만 이 책의 표지를 보면서 무언가 많은 영감을 얻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만 이 책을 보기 전에는 그림의 기법에 대한 어떤 방법을 알려줄까 싶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기대감이 무지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윤두서가 갖고 있었던 한 인간의 성찰과 그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우수는 그림에 그의 삶을 얼마나 투영했는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물론 박물관에서 직접 그림을 본 기억도 있긴 하나, 책에서 그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그 연결이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이 책에는 윤두서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서양의 비슷한 주제나 시기의 작품들을 소개했는데 그것 또한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시대적인 상황을 세계로 뻗어 상상해 볼 수 있으니 읽고 보면서 계속 흥미로움이 가득했다.

윤두서의 작품 중 자화상은 뒤러의 자화상보다 훨씬 심층적이고 정교하게 그려졌다고 한다. 적외선 촬영을 통해 지금은 흐릿해진 얼굴 아래의 몸체를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는데 자신의 자화상을 통해 올곧은 심성과 시대를 대변하는 것을 해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저 무섭게 생겼구나 했던 생각이 이 책을 통해 시대의 사조를 엿볼 수 있어 굉장히 알찼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예술적 감각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그의 시각을 통해 화폭에 담긴 그림들을 보며 그의 영감과 심미안을 느낄 수 있었다.


금방 언급했듯이 이 책에는 다양한 작품이 윤두서의 작품과 함께 실려있다. 비교를 통해 윤두서의 작품세계가 굉장히 깊었고 우월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평소 책의 각주를 챙겨보긴 하나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이 책의 각주는 내가 갖고 있는 미적 지식이 얕아서인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책의 이해를 돕고 설명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


책에는 챕터별 미술놀이가 실려있다.

요즘 전시관 관람 이후 키즈 아틀리에를 이용하면서 예술 활동을 통해 아이의 예술적 소양을 쌓아주려 애쓰는 중이었는데 이 책의 미술놀이 페이지를 통해 집에서도 간단하게 준비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제시해주어서 아이도 겨울방학에 해볼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두서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조선의 대표적 화가로 팔방미인 윤두서는 다만 시대를 좀 더 잘 타고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시대를 잘 타고났다면 다른 일을 하느라 이런 그림들이 우리에게 남겨졌을까 싶기도 하다. 정물,자화상,풍경화부터 시작해 과학,지리에까지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보였던 그가 감기 합병증으로 세상을 일찍 뜨면서 그의 짧고도 굵은 생이 아쉽게 느껴진다.

윤두서의 그림과 그의 일생을 들여다보면서 예술적 가치가 있는 그림에는 예술가의 혼이 아무렇게나 담기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의 삶도 함께 들여다보아야 진정 그 작품의 세계가 이해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책은 작품과 인물의 교감을 꽤 잘 설명하고 표현해서 이해가 쉬워서 좋았고, 여러 가지 상황들을 함께 묘사해주어 시대적 흐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작품과 관련한 미술 활동은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을 한 층 업그레이드해 준 것 같다.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그의 그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 필체의 힘을 느끼게 되며 함께 그 시대로 시간 여행을 허게 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위해 여러 박물관, 전시관 등을 함께 방문하는 일이 많은데 이 책도 함께 읽어보며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보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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