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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공룡이 살아요! ㅣ 공룡 가족 그림책 시리즈
다비데 칼리 지음,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박정연 옮김 / 진선아이 / 2019년 11월
평점 :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 작가 _ 다비드 칼리 글
프랑스 플뢰르 드 셀 상 수상 작가 _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진선아이 그림책방에서 전작 <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후속으로 출간한 책입니다.
공룡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말임을 제목만 보고도 알 수 있는 책이지요.
표지 띠에서도 티라노사우르스!를 말려달라고 애원합니다. 우리 집에 얼마나 거침없는 공룡이 왔기에 그것도 육식 최강자인 티라노사우르스라고 칭했을까요?표지에 침을 흘리며 온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든 공룡은 다름아닌 동생 '아니이스'입니다.
악셀의 취미는 외계인 인형을 수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장난감들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죠.
색색깔깔 모양과 크기 순으로 가지런히 정리하는 악셀을 보고
함께 책을 읽는 저희 아들 얼굴도 한 번 봅니다.
눈을 마주친 아들은 엄마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저는 장난감을 갖고 노는 걸 좋아해요~!!" 하고 씩씩하게 말합니다.
우리 집 정리 담당은 아빠이기에 열심히 정리하는 아빠의 마음을
아들이 알 수 있을까? 살짝 기대하며 읽어주었어요.
"누구는 정리를 열심히 하는데 누구는 매번 어지르기만 하네.. 그럼 어
떻게 해야하지?" 하는 물음에 같이 놀고 같이 치우면 어때요? 말하는 아들입니다.
같이 놀기도 힘에 부치고, 같이 치우는 건 더 어려운데 말입니다.
이건 지금 치우면 안된다 저건 치워도 된다.
아직 다 갖고 놀지 못한 장난감에 미련이 남아서 정리하는 것도 산 넘어 산이지요.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보니 정리를 잘하는 악셀을 보면서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질지 궁금해졌어요. 하지만 쉽게 말해주지는 않네요.
아마도 모두 꺼내어 놀고 싶은 마음과 정리를 해야하는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모양입니다.
외동아들인 덕에 동생에 대한 생각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조카가 태어나고 아들에게도 사촌 동생이 생기자 자기 동생이라며 챙기기는 엄청 챙깁니다만,
아나이스처럼 침을 질질 흘리며 장난감을 입에 넣고 침을 묻히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며 동생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어느 새 쏙 들어간지 오래 입니다. 혼자 놀기 심심하고 동기간이 있으면 더 좋을거라는 이야기에도 저희 아들은 꿋꿋하게 동생은 싫다고 하네요. 침 흘리는 동생은 사촌동생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동생이 태어나면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이 더 소중한 존재가 될텐데 아직 그걸 깨닫기엔 어린걸까 싶네요.
아나이스 티라노사우르스가 오빠를 위해 예쁜 짓을 합니다.
이런 소소한 기쁨들이 쌓이면 동생이 더욱 이뻐 보이겠지요.
아이도 함께 읽으면서 이런 부분은 감동일거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런 감동은 네가 엄마아빠에게 주는 감동과 비슷함을 알까 싶습니다.
하루 아침에 말썽장이에서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
말썽꾸러기 동생을 만나게 된 악셀과 거침없는 동생 아나이스의 좌충우돌 남매 이야기.
이 평화가 과연 얼마나 갈까? 웃음짓게 합니다.
그리고 책에서는 동생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내용과 함께
우리집에서는 정리의 내용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답니다.
동생은 없지만 동생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기 보다 미성숙한 어린 동생을 만났을 때 어떤 감정이 들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볼 지
읽는 아이의 예쁜 마음이 기다려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