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니까 참 좋다 마음별 그림책 9
오나리 유코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황진희 옮김 / 나는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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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별 출판 / 오나리 유코글 / 하타 고시로 그림

비 오니까 참 좋다~ 지난 비 오는 주에 한창 아이와 읽었던 책입니다.

저는 비 오는 날의 특별한 추억을 갖고 있는데요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을 보고 너무 읽어 보고 싶었다지요.

비 오니까 참 좋다 책의 일러스트는

옛 어린 시절의 향수를 일으키는 서정적이고 역동적인 그림체로

책읽기의 몰입에 빠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덥고 짜증나는 여름.

아이는 집에서 나와 홀로 동네를 서성거립니다.

맑고 높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잿빛구름으로 변하고 있지만

왠지 반가운 먹구름이네요.

시커먼 먹구름을 보고는 기대감에 찼을지도 모르겠어요.

집 앞에 꽂혀있는 우산도 비를 예상 했을까요?

비가 토도독 떨어지자 하늘냄새 땅냄새가 납니다.

우산을 펼치니 우산 위로 통통 토옹 통 우산북이 만들어졌어요.

후두두둑 비가 쏟아지고 땅은 금방 촉촉히 젖어 풀숲에 생기를 더합니다.

쏴아~ 오는 빗물이 우산을 토다다다 투다다다 다다닥

아이는 온 몸으로 비를 느낍니다.

시끄러워 비에게 소리쳤더니 보란 듯이 더 세차게 내립니다.

하늘과 땅에 가득찬 비의 노랫소리가 나를 찾아 왔다고 생각하는 아이.

참방 첨벙 처얼썩~

빗물이 고인 곳을 찾아 뛰어다니는 아이.

신난 아이는 우산도 잊고 빗물과 신나게 놉니다.

이마를 두드리고 술래잡기를 하고 말을 거는 빗물이

더욱 힘차게 내리고

아이도 흠뻑 젖어

빗물이 주는 느낌을 올곧이 느끼는 모습입니다.

비가 그친 후 촉촉한 땅과 또르르 나뭇잎을 타고 떨어지는 빗물.

맑게 개인 하늘, 기분 좋은 마음을 안고 집으로 가는 아이는

비에게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합니다.



이 책은 비 오는 날을 서정성있게 표현하면서

비오는 장면을 의태어들을 통해 역동성을 더합니다.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없이 일러스트와 반복되는 글을 보고 있노라면

꼭 책 속으로 들어가 찰방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비가 발가락 끝에 찰랑거리는 그 느낌.

우수관을 통해 내려오는 빗물에 발을 대어 보고

굴절되는 발가락을 보며 깔깔 웃던 기억

빗물이 가득 고인 골목 어닌가에서 찰방찰방 뛰어 놀던 내 유년시절의 그 기억이

딱 책 속에 있었습니다.

비를 맞으며 신나게 노는 모습은 해방감, 자유가 느껴집니다.

장마철 비오는 날, 혼자 동네 골목에서 우산을 쓰고 비 오는 풍경을

눈으로 손으로 발로 가득 담았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그 시절엔 아파트도 빌라도 흔하지 않아

단독주택 넓은 골목들 사이가 마당이고 놀이터였는데..

지금은 비가 오면 이렇게 아무 걱정없이 비를 온전히 느끼며

뛰어 놀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요?

비가 연일 오던 이틀내내 집에서만 놀던 아이였는데

밖으로 나가서 비 내음 흠뻑 맡고 올 걸 그랬나 싶네요.

그래도 아이는 책 속의 그림을 보고 함께 신나하는 모습입니다.

엄마의 유년시절 추억을 얹어 읽어주니 비 오니까 참 좋다 책이 좋다고 합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비가 막 오기 시작할 즈음의 땅냄새, 흙냄새를

아이도 느끼는 날이 오겠죠?

비 오니까 참 좋다 책을 읽으니

비 오는 날의 여러 좋았던 기억들이 소환되어

아무 걱정없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웃음을 머금게 하네요.

어른이 읽어도, 아이와 읽어도 즐거운 비 오니까 참 좋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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