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위로
배정한 지음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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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도시의 여백이자 틈이자 쉼터인 공원이
도시와 도시인과 도시에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과
어떻게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지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어릴 땐 공원보다 놀이터가 더 많았다.
(적어도 내가 살던 곳은 그랬다.)
그래서 공원의 개념이 별로 없었고
커서도 안 가 버릇해서인지 산책 같은 것도 안 했었다.

그러다 여의도 공원, 선유도 공원 등
이리저리 다니며 공원을 봤는데
도시 속 작은 휴양지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소풍처럼 도시락을 싸 들고 오기도 하고
집 앞처럼 강아지 산책을 시키기도 했다.

내가 모르던 공간은 이미 사람들의 쉼터이자
하루를 환기할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공원들을 소개하며
공원이 왜 존재하는지 한 번 더 일깨워준다.
우리의 삶에 공원이 얼마나 중요한 장소인지도.

다양한 공원을 소개하는 덕에 수도권러들은
찾아가기가 좋을 것 같은데 지방러들에게는
다소 접근성이 어려운 책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을 참고해 종종 다닐거같다.
노들섬은 꼭 가보고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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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암실문고
마리아 투마킨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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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어릴 때 나는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는 걸 좋아했다.
어느 순간부터 내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남의 고민을 들어주기가 어려워졌다.
내 고민이 많아져서도 있지만 어른이 되고 나니
고민의, 고통의 크기가 커진 탓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여러 고통을 겪어봤어도
그 사람과 내가 느끼는 고통은 다를뿐더러
심지어 같은 일을 겪었다 해도 그 깊이는 다를 수 있단 걸
깨달아버린 탓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언젠가부터 고민을 털어놓고 들어주는 게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해결되지 않는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듣는 게
위안이 되기보다 자존심이 상했다.

상대의 고통에도 온전히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오히려 내 조언이 칼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내가 공감 및 조언 능력이 떨어지는 걸 수도 있고
남들은 만족하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 그런 괴리감은 점점 심해졌다.

온전히 공감하지 못한 고통의 내용들에 위로를 전하는 게
기만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고민 듣는걸, 말하는 걸 꺼리게 되었다.

책에서도 말한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없다고.
위에서 했던 말들과 공통되는 부분이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슬픔에는 한계가 없다."

이해할 순 없지만 슬퍼할 순 있다는 걸까.
책을 읽고 나서도 답을 찾을 순 없었다.
이해를 못 했는데 슬플 수 있나? 슬퍼해도 되나?

다양한 고통을 다루고 있는데
참 미묘한 책이었다.

고통을 다룸에도 우울하지 않고
그렇다고 밝지도 않고.

잘 읽히는 듯하다가 안 읽히기도 하고.

분명한 건 이해는 안되어도 사례들을 보면
슬프긴 했다는 거다.
이래서 이해하는 건 한계가 있어도 슬픔에는 한계가 없다고 하나보다.
사람인지라 100% 이해는 못 해도 공감 가는 부분들이 있더라.

-

🔖자살은 시도되고, 공상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고려되고, 완료되며, 애도되고, 기억된다. -p.63

🔖생각이 머릿속에 넘치며
내 정신을 오염시킨다,
너 자신을 뒤에 남겨 놓고
내 손에서 빠져나간 너.
내 기분을 괴롭히는 그림자들,
웃음 뒤에 따라붙는 죄책감,
내 삶은 한때는 충만했는데
이제 반으로 잘려 나가 버렸어. -p.78

🔖연필이나 녹음테이프를 지우는 건 진짜 쉽다.
삶을 지우는 일이
이렇게 쉬울 줄은 몰랐다.
그 안의 나는 실수조차 되지 못했지. -p.95

🔖그는 열두 시간 교대 근무를 해서 번 돈으로 세금을 낸다고 한다. 자신의 손자를 학대한 남자가 "감옥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 남자가 "서로를 죽이고 칼로 찌르고 잡아먹는 사람들이 나오는 갖가지 영화를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아늑한 휴식을 취하고, 건강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감옥에서 나와 제 손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 준비를" 할 수 있도록. -p.132

🔖이제 청년이 된 그때의 소년에게 사과하는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그때 소년이 스스로를 구할 수 있도록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그때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는데, 그래서 결국 어디에 있게 됐는가?). 아무도 사죄하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조차도. -p.139

🔖선한 사람들이 행하는 무언가라는 게 대체로 별것 아닌 일에 불과하다면 어떨까. 혹은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라면 어떨까. 그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렇게 진행된다. 다른 사람들을 그들 자신의 세계로부터 억지로 떼어 낸 다음, 이전보다 더 적은 자원과 더 적은 희망을 쥐여 준 채 그들을 내팽개치는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 소위 선한 사람들의 '도덕적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인데, 그 고갈은 피할 수 없다. 자신의 회복을 말없이 기대하는 누군가를 돕는 건 돕지 않을 때보다 나쁜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다.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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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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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이 책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스페인'과 '네 자매' 때문이었다.
원래도 여행기를 좋아하던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읽지 않았다.
부러워서도 있지만 아마 그맘때
내가 여행을 많이 다녔었던 것 같다.

여행으로선 유럽에 별 흥미가 없던 나였는데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예능으로 인해
환상이 생겨버려 이 책에도 흥미가 생겼더랬지.

읽기 전까진 몰랐는데 여행 가신 분들
평균 연령이 70대 언저리여서
굉장히 놀랐다. 여태는 다 어렸는데..!!

그래서인지 에피소드들이 남다르다.
엄청 웃겼는데 아쉽게도 생각보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

처음엔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그 뒤엔 살짝 아쉬웠다.

그치만 역사적인 부분이나
다른 상식들을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건축물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만족도는 높은 책.

여행을 좋아하고 스페인에 관심이 많고
역사나 건축물들을 좋아한다면 추천!
게다가 이색적이라 더더욱 좋다.

1999년도 여행기란 걸 알고
한 번 더 놀랐던 책.

-

🔖늙음은 서서히 오는 것이 아니다. 디디고 선 지층이 꺼지듯이 어느 날 갑자기 푹 가라앉는 것이다. 그러고는 소강상태가 한참 지속되다가 잊을 만하면 신은 다시 우리의 뒤통수를 때려, 인간이 죽음을 향해 질주해가는, 반드시 죽는 자임을 일깨워준다. -p.142

🔖사람이 세상을 사는 것은 제가끔 다른 것 같지만 사실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오죽하면, 60이 지나면 배운 여자나 안 배운 여자나 같아지고, 80이 지나면 산 여자나 죽은 여자나 다 같아진다는 익살맞은 우스갯말이 유행하고 있겠는가.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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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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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다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기억 속의 유괴>는
'붉은 박물관'의 두 번째 시리즈이다.
사실 붉은 박물관도 재밌어 보여서 구매는 해뒀는데
시간이 없어서 어쩌다 보니 두 번째 작품부터 읽어버렸다🥲

아마도 첫 번째 시리즈와 이어지는 건
범죄 자료관 관장 '히이로 사에코 경정'인 것 같은데
사건도 약간 비슷하게 꾸며놓은 부분이 있는 듯하다.
이 캐릭터에 대한 변화도 살짝 준 것 같고.

일본 소설을 좋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독성이 정말 좋아 금방 읽히는데
추리가 뛰어나게 좋아 감탄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킬링 타임으론 출중하며 재미도 있다.

▪️황혼의 옥상에서
졸업식을 앞두고 고등학교 2학년생인 후지카와 유리코가
옥상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왁스 칠을 하던 담당자가 마지막 대화를 듣게 되고
'선배'라고 언급되었던 부분 덕에 미술부 3인방이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해당 사건은 사실 도입부를 읽자마자 추리가 가능했다.
본능적으로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언급하면 스포라 말은 못 하겠네◔_◔
어쨌든 범인의 정체를 안 건 아니었지만 알 수 있었다(?)

▪️연화
연쇄 방화 사건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8건의 방화와 제보자가 사망한 사건인데 범인은 오리무중..
공통점이라곤 1965년 8월에 지어진 목조주택이란 것뿐인데..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근데 중단편 소설들이다 보니 뭔가를 언급하면
다 스포가 될까 봐 무슨 말을 하기가 어렵네🤔
어쨌든 적절히 사건을 섞어 풀어낸 게 재밌었다.

▪️죽음을 10으로 나눈다
부부가 동시에 죽음을 맞이했는데 한 명은 자살,
한 명은 타살인 신기한 사건.
과연 이 두 사건엔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소름 돋는 로맨스라고 표현하면 적당할까.
범인의 입장에선 세상 끝장나는 로맨스인데
남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그런 이야기.
그래도 오리에는 조금이나마 한이 풀리지 않았을까.

▪️고독한 용의자
'1990년 3월 미나미시나가와 회사원 살인사건'
한 남성이 자택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회사 동료들에게 수많은 돈을 빌려준 상태였는데..

이 비슷한 이야기를 <살육의 저택>에서 읽었었는데
그건 독백이었다면 이건 추리다.
어쨌든 일본에는 이런 위장에 관한 이야기가 꽤 많은 듯.

▪️기억 속의 유괴
'1988년 8월 14일 하치오지시 아동 유괴 사건'
유괴 피해자가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PTSD에 시달리고 있다.
우연히 경찰이 된 동창을 만나 사건의 재조사를 의뢰하는데..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지만
어쩔 때는 피보다 같이 산 정이 더 클 때가 있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사건 속에 아이가 더 단단해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었을까.
약간의 이기심이 있었다만 그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라다 사토시라는 조수가 생겨
1편보다 더 활력이 생겼다는데
얼른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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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 지브리 음악감독과 뇌과학자의 이토록 감각적인 대화
히사이시 조.요로 다케시 저자, 이정미 역자 / 현익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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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지브리 음악 감독 히사이시 조와 뇌 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대담집.
지브리 덕후라 히사이시 조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놓칠 수 없다 생각해 신청했고
운이 좋게 선정되어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히사이시 조에 대한 분량은 크지 않았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 과학, 철학, 사회학, 인문학, 곤충의 생태까지
방대한 분야의 지식과 함께 이어지는 지적 대화가 굉장히 인상 깊었고
음악과 뇌의 연관성과 같은 이야기만 할 줄 알았던 터라 의외였달까.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고
새로 알게 된 지식도 생겨 전반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고
모든 사람은 예술가라든지 시각과 청각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라든지
일본은 장애인에 대한 처우가 우리나라보다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그들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꽤 의외였다.

역시 단면만 봐서는 모를 일이다.

확실히 사회/인문학 쪽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그쪽 분야를 좀 더 흥미롭게 읽은 것 같고
다음에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대담집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생겼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도 전진하는 모습이 또 한 번 반성을 하게 만들어주는 계기도 되었고,
요즘 나는 확실히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라 일도 책도 더욱더 열심히 정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

🔖지금은 현실보다 언어가 우선이 되었습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버리고 말아요.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 중에서는 그림이나 음악 같은 예술만이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p.36

🔖도시형 사회는 더러운 것을 싫어합니다. 그만큼 냄새도 싫어하지요. 하지만 감각이 쇠퇴한 현대인이 후각만 특별히 민감해진 것은 아닙니다. 냄새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수용하지 못하게 된 것뿐이에요. 무취, 무균 환경에서 생물이 살아갈 수 있을 리 없잖아요? 게다가 냄새를 꺼리는 일은 차별과 직결되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p.74

🔖휴대전화 버튼을 몇 개 누르면 쉽게 받을 수 있는 음악에는 마음이 담기지 않지요. 금방 질리고 말 거예요. -p.103

🔖올리비에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이라는 대곡을 예로 들 수 있어요.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1시간 20분 정도에 걸쳐 힘들게 연주하는 곳인데, 한 사람이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런 악보를 쓰는 것은 아주 큰일이지요. 그야말로 거대한 건축물을 짓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봐요. -p.108

🔖제삼자가 그 사람의 작품에 손을 대서는 안 돼요. 눈 뜨고 못 봐줄 것 같은 작품이라도, 타인이 '내가 더 잘 그려 줄게'라며 도와줘서 예쁘게 고치는 건 의미가 없지요.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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