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13
이라영 외 지음, 인권연대 기획 / 철수와영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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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1.26~12.27 / 🩷 도서 협찬 🩷
* 해당 도서는 출판사 '철수와 영희'에게 (@chulsu815)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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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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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인권이나 차별, 혐오에 관심이 있었는데 때마침 철수와 영희에서 좋은 책이 나와 받아보게 되었다. 사실 이전에 <인권을 말해야 할 때>도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그 당시 인권은 정치란 얘기를 보고 굉장히 생소하다 생각했었다.

그땐 몰랐지... 비상계엄이 터질거라곤...ㅎㅎ
이 시국이 되고 나니 알겠다. 인권은 정치가 맞고 차별과 혐오 또한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리뷰가 늦어진 게 자랑은 아니지만 이 시국에 읽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

사실상 계엄부터 오늘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중 인상적인 사건을 꼽자면 바로 '남태령 대첩'이었다. 농민을 지키고자 수많은 시민이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가서 밤새 경찰과 대치했고 결과는 승리였다. 그 뒤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장애인·노동자·여성·팔레스타인 등 여러 곳으로 연대의 손길이 뻗어나갔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소속의 사람들 또한 놀라워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더욱더 읽어야 한다. 우리도 모르게 사용했던 혐오의 표현이나 현 정부가 하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 정치, 중국 동포 혐오, 빨갱이 콤플렉스,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혐오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오리엔탈리즘까지 정말 없는 게 없다.

특히 우익 포퓰리즘 정치와 장애인 혐오 표현이 인상 깊었다. 전자는 너무나도 현 정부가 하던 짓을 설명하는 것이었고, 후자는 장애인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답답하고 화나는 마음에 역지사지의 뜻으로 말했던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같은 표현이 사실 장애인 혐오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진짜 근래 읽은 책 중 베스트였고 각자도생 혐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된다. 나라가 힘들어질수록 약자를 향한 탄압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모두가 읽고 서로를 지켜가며 연대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다 이 책 읽어줬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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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검사들
이중세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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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부터 여자에게 홀려 중요 사건의 정보가 담긴 USB를 홀라당 잃어버린 최수현 변호사가 나온다.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여미새 같은 이미지로 낙인찍혔으니 이 사람이 나쁜 검사인듯하지만 알고 보면 의외로 수현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진또배기였다. 역시 사람은 입체적이라 늘 재밌는 것 같다.

내부의 문제를 고발하고 쫓겨나다시피한 수현은 이 USB를 계기로 자칭 '변호사'와 얽히게 되고 김훈정 검사와 함께 기획수사를 하기로 한다. 자칭 변호사가 넘겨준 자료엔 검찰의 치부가 들어있었고 훈정은 고뇌에 빠진다.

'황금 커프스' 즉 뇌물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 이 기회에 훈정은 검찰을 솎아내고 싶지만 백수사관은 이 건이 그녀에게 너무 거대해 삼키지 못할 정보라 판단한다. 물론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단 것도..

세상에 정의로운 검사보다 그렇지 못한 검사가 더 많을 거라 생각한다. 어떤 글을 읽었는데 검사 집단은 생각보다 고루하고 권위적인 데다 자신들이 무조건적인 정의라 생각해 멀쩡한 사람도 다니다 보면 세뇌당하기 쉽다고 하더라.
일반 회사를 다녀도 회사 측에게 반발해 무언가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 곧으면 그만큼 잘 부러진다. 나도 어릴 땐 회사에 불합리한 일들을 참지 못했는데 이젠 어느 정도 참아지더라.

왜? 회사를 변화시키는 건 어렵지만 당장 눈앞에 나타난 나에 대한 변화는 바로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 망나니 수현 같은 인물이 별로이면서도 싫지 않다. 그 용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이 소설은 전형적인 한국의 현 상황을 단면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황금 커프스? 현실에 그뿐이겠는가. 우리가 모르면 몰라서 그렇지 엄청난 것들이 많을 것이다. 제정신인 사람은 버티지 못하고 튕겨진다는데 멀쩡한 집단이겠는가.

한편의 누아르 같은 이 소설은 부패 검찰을 다룬 여느 작품들과 달리 결말이 찝찝하다. 사이다가 없다. 현실과 타협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인 책이라 느꼈다. 살면서 사이다 같은 결말은 많이 없으니까.

비상계엄이 터지고 수많은 날이 흘렀다. 그것을 통해 이 책이 다시 보였다. 역시 현실은 작품보다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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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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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8.31 / 🩷 도서 협찬 🩷
* 해당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 '소미 미디어'에게 (@somymedia_books)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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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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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하야부사 소방관>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작가, 작가를 몰라도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 관심 있다면 제목 정돈 들어봤을 작품들을 집필한 이케이도 준의 데뷔작.

에도가와 란포상도 받고 유명한 작가의 데뷔작인데 한국에선 비교적 늦게 공개된 것 같아 약간 의아했다. 하지만 더 의아했던 건 내가 이 작가의 작품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어쨌든 데뷔작인 만큼 다소 가벼운 느낌은 있었지만, 작가가 전직 은행원이라 은행권에 대한 배경지식과 직업의 이해도가 높아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아주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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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인 이기 하루카는 대형 은행에서 융자 담당으로 일하는 평범한 직원다. 외근을 나가던 중 마주친 동료 사카모토는 “너, 나한테 빚진 거다?”라는 묘한 한마디를 남긴 채 자리를 떠났는데 몇 시간 후 시체로 발견된다. 사인은 알레르기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다. 동료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사카모토가 고객의 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온 형사는 사카모토의 아내인 요코가 이기의 전 연인이었기도 한 터라 이기를 의심하기도 한다. 사카모토의 업무를 인계받은 이기는 이 일련의 사태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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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추리소설처럼 보였으나 사실 은행 금융 경제 스릴러에 더 가까울지도? 주인공이 금융 범죄를 줬다 연속적인 살인을 맞닥뜨리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는데 일본 특유의 음습함이나 잔혹함이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난 일본 특유의 음습함에서 나오는 불쾌감을 좋아한다)

찾아보니 일본에선 드라마로 나온 모양이다. 볼 수 있는 곳이 있나 모르겠지만 이것도 찾아봐야겠다.

어느 분이 쓴 글에서 에도가와 란포상은 장르의 재미보다 문학적 성과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하던데 적어도 이 책은 장르적 재미까지 챙겼다고 생각한다. 가볍게 읽기 진짜 좋음.

책을 읽고 나면 제목을 잘 지었다고 생각되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도 그러했다. 끝없는 바닥, 인간의 탐욕 앞에 놓인 건 그저 끝없는 바닥이 아닐까. 도덕성을 시험당하는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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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없는 검사의 사투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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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1.26~28 / 🩷 도서 협찬 🩷
* 해당 도서는 출판사 '블루홀식스'에게 (@blueholesix)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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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표정 없는 검사는 시리즈 작품으로 벌써 3권째인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
근데 제목부터 궁금해지는 이야기라 두근거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너무 재밌어서 나머지 두 권도 읽어볼 예정🤭

줄거리는 기시와다역 앞에서 차를 몰아 시민을 3명 치고, 차에서 내려 4명을 찔러 죽인 묻지 마 살인사건 발생한다. 현행범으로 잡힌 사사키요 마사이치로는 잃어버린 시대의 피해자라며 당당하게 구는 와중에 인터넷에선 그를 옹호하는 여론이 생긴다.
그 와중에 자신을 '로스트 르상티망'이라고 말하며 사사키요의 석방을 요구하며 연쇄 폭탄 테러를 일으키는 인물까지 나타나는데..
오사카 지검의 에이스 후와 검사와 검찰 사무원 하루는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사건이 꽤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아키하바라 살인사건'과 거의 흡사했다. 작가가 그 사건을 모티브로 쓴 건진 모르겠으나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사사키요가 벌인 사건과는 매우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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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6월 8일 12시 30분, 도쿄도 지요다구 소토칸다 지역의 교차로에서, 이스즈 엘프 2톤 트럭 차량 한 대가 신호를 위반하고 돌진하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5명의 보행자를 들이받았다. 그 뒤 이 트럭은 교차로를 지나 맞은편 차선에서 신호 대기하고 있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고 정차하였다. 트럭을 운전하고 있던 용의자는 차에서 내려 다친 보행자에게로 접근하고 있던 행인과 경찰관 14명을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등산용 나이프로 연달아 찔렀고, 사건 발생 5분 후, 만세이바시 경찰서 아키하바라 지구대로부터 출동한 경찰관이 용의자를 추적해 경봉으로 대응한 뒤, 마지막에는 가스총으로 남자를 제압하였다.

비슷하지 않은가? 솔직히 말하면 그래서 더 몰입이 잘 됐다. 거기에 더해 폭탄 테러라니... 사실 스포라 말은 못 하지만 뒤로 갈수록 더욱더 흥미진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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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검사가 폭탄 테러에 휘말리고 경찰들이 로스트 르상티망을 잡으려 고군분투하고 검찰 사무원 미하루의 성장도 볼 수 있어서, 아마 1권부터 읽었다면 (거기에 미하루가 나온다면) 더 재밌었을거다. 처음부터 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미하루를 응원하고 뿌듯해했을지도 모르겠다 ㅎㅎㅎㅎ

사사키요의 처벌과 미하루의 성장, 로스트 르상티망의 정체 등 흥미진진한 요소가 다분하고 후와 검사가 유족들을 만나 대화하는 장면에선 실제 사건의 유족들도 저렇게 억울하고 분통하겠지란 생각에 절로 눈물이 났다...😭

미하루가 궁금해서라도 나머지 시리즈를 읽어야만...ㅋㅋㅋㅋ
마지막 후와 검사의 인간미까지 완벽한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실제로 저런 상사가 있다면 무서움+존경심이 공존할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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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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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0.19 / 🩷 도서 협찬 🩷
* 해당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 '믹스커피'에게 (@mixcoffee_onobooks)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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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영화+신화 덕후인 의사가 썼다기에 궁금해서 봤는데 전문적 지식에 덕력까지 갖춘 사람은 무섭더라 🤣 솔직히 말하면 신화에 관한 얘기 해 주실 때 더 재밌게 봤다. 영화 관련 책들은 내가 안 본 영화가 항상 더 많았는데 이 책은 진짜 진짜 대중적인 영화나 상업 영화를 많이 다뤄줘서 좋았다 👏🏻

그중 맘에 들었던 몇 챕터가 있었는데



✔️ <헤어질 결심>은 이전부터 유명했지만 로맨스를 기피하는 나인지라 안 보고 있었는데 이거 이거 단순 로맨스가 아닌듯하더라. 스릴러에 가까운 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이 영화의 주인공들과 함께 운디네의 저주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데 마치 인어공주와 비슷한 전설이었다

❓ 운디네 관련 전승 중에는 운디네가 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져서 그와 맺어졌다가 남자가 수명 차이 때문에 먼저 가 버려서 과부가 되어버린다거나, 남자가 자길 배신해서 자기 손으로 그를 익사시킨다거나 혹은 저주를 내리거나, 운디네 대신 다른 정령들이 배신당한 그녀를 위해 복수를 해서 남자를 죽게 만든 다거나 하는 전승들이 많다. 독일 전설에 따르면, 바람난 남자에게 "잠이 들면 숨을 쉬지 않는" 저주를 내렸다고도 한다. 공통점을 든다면, 해당 전승들은 죄다 운디네 입장에서는 비극으로 끝난다.

실제로 '운디네의 저주', '운디네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 질병은 잠자고 있을때 숨쉬기 어려운것 상태를 말하는데 심하면 깨어 있을때도 그렇다고 한다. 대부분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나타나지만 뇌졸중 등에 의한 질병의
때문에 후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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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오겔3>에 로켓을 언급하며 동물 실험(=인체 실험)을 T4 작전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가히 충격적이다. T4 작전에 희생자들의 뇌를 연구하여 밝혀진 질환의 이름은 '할러보르덴-스파츠 병'으로, 현재는 '뇌의 철분 침착에 의한 신경퇴행성 변성'이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할러보르덴이 T4 작전 관계자와 나눴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라고..💦

"이봐, 그 사람들을 다 죽일 것이라면, 그들의 뇌를 꺼내 사용할 수 있게 해줘."
"얼마나 검사할 수 있는데?"
"많을수록 좋아."

(사람새낀가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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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대표작 중 하나인 <올드보이>에서 나오는 상상임신은 임신하지 않은 여성이 자신이 임신했다고 강력하게 믿게 되는 일종의 정신 병리적인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상상인데 실제 임신과 구분이 어려울까?'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5판'에 나오는 상상임신의 정의에는 여러 임신 증상이 동반됨을 명시한다고 한다.

참 쉽지 않은 듯.. 상상임신이 없었다면 주인공이 만두만 먹을 일도 없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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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진격의 거인, 새벽의 저주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품들이 많아서 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던 것 같다. 여러 질병 혹은 증후군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주인공이나 그 배경 또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볍고 읽을만하니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을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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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급된 작품 중 찾아볼 것
<헤어질 결심>, 박찬욱, 2022
<스틸 앨리스>, 리처드 글랫저, 2014
<사랑의 기적>, 페니 마샬, 1990
<매드맥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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