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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 지브리 음악감독과 뇌과학자의 이토록 감각적인 대화
히사이시 조.요로 다케시 저자, 이정미 역자 / 현익출판 / 2023년 11월
평점 :
📝 𝑹𝒆𝒗𝒊𝒆𝒘
지브리 음악 감독 히사이시 조와 뇌 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대담집.
지브리 덕후라 히사이시 조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놓칠 수 없다 생각해 신청했고
운이 좋게 선정되어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히사이시 조에 대한 분량은 크지 않았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 과학, 철학, 사회학, 인문학, 곤충의 생태까지
방대한 분야의 지식과 함께 이어지는 지적 대화가 굉장히 인상 깊었고
음악과 뇌의 연관성과 같은 이야기만 할 줄 알았던 터라 의외였달까.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고
새로 알게 된 지식도 생겨 전반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고
모든 사람은 예술가라든지 시각과 청각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라든지
일본은 장애인에 대한 처우가 우리나라보다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그들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꽤 의외였다.
역시 단면만 봐서는 모를 일이다.
확실히 사회/인문학 쪽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그쪽 분야를 좀 더 흥미롭게 읽은 것 같고
다음에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대담집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생겼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도 전진하는 모습이 또 한 번 반성을 하게 만들어주는 계기도 되었고,
요즘 나는 확실히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라 일도 책도 더욱더 열심히 정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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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현실보다 언어가 우선이 되었습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버리고 말아요.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 중에서는 그림이나 음악 같은 예술만이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p.36
🔖도시형 사회는 더러운 것을 싫어합니다. 그만큼 냄새도 싫어하지요. 하지만 감각이 쇠퇴한 현대인이 후각만 특별히 민감해진 것은 아닙니다. 냄새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수용하지 못하게 된 것뿐이에요. 무취, 무균 환경에서 생물이 살아갈 수 있을 리 없잖아요? 게다가 냄새를 꺼리는 일은 차별과 직결되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p.74
🔖휴대전화 버튼을 몇 개 누르면 쉽게 받을 수 있는 음악에는 마음이 담기지 않지요. 금방 질리고 말 거예요. -p.103
🔖올리비에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이라는 대곡을 예로 들 수 있어요.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1시간 20분 정도에 걸쳐 힘들게 연주하는 곳인데, 한 사람이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런 악보를 쓰는 것은 아주 큰일이지요. 그야말로 거대한 건축물을 짓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봐요. -p.108
🔖제삼자가 그 사람의 작품에 손을 대서는 안 돼요. 눈 뜨고 못 봐줄 것 같은 작품이라도, 타인이 '내가 더 잘 그려 줄게'라며 도와줘서 예쁘게 고치는 건 의미가 없지요.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