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뉴스 - 과학이 밝혀낸 신기한 동물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13
롤란트 크나우어.케르스틴 피어링 지음, 정아영 옮김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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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날 행동 과학의 발전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오랫동안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여러 개념을 점점 무력화 시키고 있다.

 

이 책 또한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끊임없이 동물을 만나고 연구하는 현장형 전문가들의 결과물이며, 과학이 밝혀낸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신비하고 놀라운 동물의 세계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11개의 주제 꼭지 아래 뉴스 형식으로 구성하여 동물 진화의 비밀, 놀이와 문화, 권력 투쟁, 언어, 직업 세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제마다 인간과 동물을 비교하여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알려주고, 또 다른 점이 어떤 의미인지 연구된 과학 실험결과를 전한다. 각 장의 끝머리에는 동물에 대한 사진, 학명과 생활권, 먹이, 특이사항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여 이해가 쉽도록 구성했다.

 

특히 풍부한 창의력과 비범한 재능으로 잘 짜인 사회생활을 하는 챔팬지나 고릴라, 숫자를 셀 수 있는 벌, 자신을 광고하는 수단으로 특별한 향수를 만드는 수컷 주머니 날개박쥐, 정치인만큼이나 교활하게 정략적인 동맹을 꾀하는 게, 오늘날 인간 세상의 부의 대물림과 다를 바 없는 계급 체계를 가진 하이에나 이야기 등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동물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인간처럼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며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조직과 동료를 위해 협동하고 이타심을 발휘하는 등 동물 세계가 인간과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연구 결과는 함께 살아가는 자연에 대한 존중을 일깨운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자연과 동물의 세계를 입말 형식의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재미난 삽화로 흥미진진하게 엮어 놓아 과학에 관심이 없는 청소년들도 가볍게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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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야, 쫌! 미래아이문고 16
고수산나 지음, 노성빈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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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동협회의 '부모상담전화'에서 가정상담사로, 자녀교육과 가정을 중심 테마로 하는 저널리스트로 활동중인 펠리치타스 뢰머는 자신의 저서 <슈퍼차일드>에서

아이들은 주로 기분이 나쁠 때, 마음이 불안할 때, 무시당했거나 과도한 부담에 눌릴 때, 거부당한 기분이 들 때,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이상행동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보육교사, 교사, 부모들은 이상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고통을 당하는 희생자가 아니라 훼방꾼으로 여기고 이런 아이들 때문에 부모들은 행복한 가정의 그림이 깨진다고 생각하며, 교육자들은 능력 있는 자아상에 흠집이 생겨 짜증이 난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부모나 교육자들은 자신의 이상을 깨지 않기 위해 아이에게 모든 책임과 잘못을 떠넘긴다고 썼습니다.
너무 비약적일 수 있겠으나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구조적 환경에서 아이의 감성이나 능력에 벗어난 일률적인 강요가 수많은 ADHD 진단을 낳지 않았나 생각도 해 봅니다. 물론 아주 정상적인 아이의 ADHD 판정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민구야, 쫌!> (고수산나 글 / 노성빈 그림. 미래아이. 2010)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인 말썽꾸러기 동생을 둔 한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몸에 오토바이를 단 것처럼 잠시도 가만 있지를 못하는 민구. 좋아하는 닭튀김이 나왔는데 많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식판을 엎고, 로봇 흉내를 내며 집안의 물건을 때려 부수고, 복도에서 벌을 받다 나무가 흔들흔들 자기를 부른다며 집으로 가버리고...

급기야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학을 권유받기까지 합니다. 이런 민구 때문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누나인 5학년 누리도 부끄럽고 힘듭니다. 문제아 누나니까 너도 혹시 문제아 아니니? 하는 표정에서 자유롭지 못하지요.
새로 오신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온 날 엄마는 민구의 병원치료를 결심하지만 아빠는 민구가 '조금 산만하고 까부는 남자애'일 뿐인데 정신병원에 간다는 것에 크게 화를 내며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민구가 병원에 다니는 걸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것, 우리 사회 슬픈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지방근무 때문에 이주일에 한번 집에 와, 늘 잠과 텔레비전으로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는 아빠, 병원에 다닌 후로 모든 관심은 온통 민구에게로 향해 급기야 위염과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엄마, 사춘기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해 풀도 나무도 없는 벌판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이라는 누리.
힘들었을 가족에게도 희망의 싹은 찾아옵니다. 민구를 열외시키고 밀어내기에 급급하던 선생님과는 달리 새로 오신 선생님은 민구가 병원에 다닌다는 소문이 나자 같은 반 친구들에게 감기가 걸린 것처럼 마음이 아픈거라고, 배가 아프면 내과에 가는 것처럼 민구는 마음이 아파 병원에 가는 거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민구가 수업시간에 일어나려고 할 때마다 민구의 손을 잡고 조금만 참아보자 하십니다. 약속을 지킬 때마다 큰 포도송이에 예쁜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으시지요.
아빠 또한 엄마의 부재시 민구를 돌보고 집안일을 대신하며 그간 힘들었을 가족을 마음으로 느낍니다. 민구가 꼬깃꼬깃 모은 세뱃돈과 누리에게 빌린 삼만이천 원으로 아빠의 하루 일당 십만원을 만들어 운동회날 아빠의 하루를 사겠다고 했을 때 아빠는 가족들 앞에서 고백합니다.

아빠가 겁쟁이였다고, 엄마에게 모든 것을 맡겨두고 아빠는 그냥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너희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게 더 힘들까봐 겁이 났었다고.

각자의 자리에서 많이 힘들었을 가족, 천천히 느리게 가는 달팽이처럼 변화하는 민구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희망을 봅니다.
동화지만 섬세한 가족의 심리묘사와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를 풀어내었기에 우리를 돌아보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주위에 ADHD로 고통 받거나, 혹 아이의 산만한 행동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습니다.
<슈퍼차일드>에서 아이가 이상행동을 하는 것은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이며, 너무 많은 방해를 받아서 자신도 다른 사람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자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이상행동을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약점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것이므로 부모와 교육자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치료사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힘들어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상행동'을 견디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행동장애를 보이는 아이 당사자가 겪는 고난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 감춰진 문제와 갈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느꼈을 소외감, 가족이 받을 사회적 편견이 그들에게는 선명한 핏자국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이웃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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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야, 너는? 보름달문고 34
남찬숙 지음, 한성원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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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옥, 입시지옥.. 물론 지옥을 체험해 보지 않아 그곳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고달플지 알지 못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내뿜는 고통스런 말과 글들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질 때가 많습니다.
주말에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일요일 출근길에 버스를 타면 보충수업 하러 가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같이 다크 서클로 줄넘기를 할 수 있을 만큼 피곤에 찌든 얼굴이었습니다. 생기 없는 얼굴, 축처진 어깨, 자리에 앉자마자 고개를 떨구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머리... 저의 학창시절을 되돌려 보면서 달라지지 않은 교육 현실 때문에 답답했습니다.

엄마의 관심을 끄기 위한 방편으로 멍청함을 선택한 아이, 심한 우울로 몸도 마음도 닫아버린 아이, 性 일탈을 위해 학교 성적은 상위를 유지하는 아이 등 우리 아이들의 실상을 낱낱이 기록한 <대한민국 부모>를 보고 난 후라 더 마음이 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야, 너는?> (남찬숙 글 / 한성원 그림. 문학동네. 2009)은 <괴상한 녀석> <받은 편지함> <사라진 아이들> 등 우리 아이들이 놓인 처지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도 따뜻하고 진지한 태도로 희망을 이야기 하는 작가 남찬숙의 작품입니다.
일곱 살 되던 해까지 엄마 아빠를 대신해 외할머니 댁에서 자란 현우는 엄마 아빠랑 살게 된 첫날, 다른 아이들처럼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고 행복한 기분으로 잠들었지만 한밤중에 거실에서 들려오는 큰 소리에 잠이 깨고 말지요. 그리고 '그 아이'를 만납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아빠에게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던 엄마가 공부를 포기하고 취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부모님 집이지만 아이에게는 완전히 낯선 집이었을 터. 현우가 무서움에 떠는 순간 '무서워 하지 마'라고 그 아이가 나타나 위로합니다.
그때부터 현우는 엄마가 다시 외할머니나 다른 누구의 집으로 보낼까 겁이나 최대한 엄마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아이는 외롭거나 슬플 때 나타나서 위로해 주는 좋은 친구였지요.
시간이 흘러 6학년이 된 현우. 언제나 예의바르게 인사 잘하고 말썽부리지 않는 현우는 지금까지 모든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 담임선생님은 그런 현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 전체가 학예회 춤 연습 때문에 남아 있을 때 현우는 수학경시대회 준비를 위해 배가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집으로 와 공부를 합니다.
물론 현우에게는 친구가 한명도 없습니다. 친구 만들 시간에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공부로 지쳐가는 현실에서 현우에게 위로가 되어주던 그 아이도 요즘은 사사건건 트집을 잡습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과 같은 표정으로 딱하다는 듯 현우를 바라보지요. 그럴 때면 현우는 점점 그 아이가 싫어집니다.
팽팽하게 긴장된 생활 속에 아슬아슬 살얼음판을 걷던 현우는 엄마가 현우 공부를 위해 이사를 결단하면서 위기를 맞습니다. 엄마가 소리 지르며 야단치지도, 매를 들지도 않지만 그런데도 현우는 엄마가 조용조용 야단치는 게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고 느낍니다.

새 학교에서 기말고사를 치르게 된 현우는 당장 열두 시까지 학원에서 쉴틈없이 공부를 해야 했고 거기다 독서퀴즈 대회까지 온 힘을 다해 자신을 지킵니다. 하지만 결국 현우는 시험 당일 시험지의 글자를 읽을 수 없습니다. 거기다 불쑥 나타난 그 아이에게 꺼지라고 소리까지 지르고 말지요.
병원치료를 받게 되면서 현우는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게 됩니다.
남들 앞에서는 늘 당당하지만 외할머니 앞에서는 움츠러들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엄마.
외국에서 자리 잡아 교수하는 외삼촌과 이모를 비교하며 엄마의 삶을 실패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외할머니.
지방에서 1,2등 했다 지금 학교에서는 20등을 한다고 힘들어 하면서도 현우를 따뜻하게 위로할 줄 아는 민철이.
같은 병원에 다니는 뭐든지 일등이고 당당하다고 생각했던 수민이.
공부를 포기하고 학원 강사로 일하지만 현우에게 관심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아빠.
그리고 '그 아이'
과연, 현우에게 '그 아이'는 어떤 존재일까요?
어느 하나 가벼울 것 없는 현실. 팽팽한 긴장감. 수많은 책상 속에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는 책표지 속 아이의 모습에서 쉽게 읽혀질 내용이 아니 구나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오로지 공부만 하는 세상의 수많은 현우가 진정한 자아를 찾아 스스로 당당해지길 응원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아이 교육을 해야만 하는, 할 수 밖에 없는 부모님과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원합니다. 공부만으로 아이들의 능력을 평가하고 인정하는 고통스러운 우리 교육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자신만의 건강한 나침반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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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된 아빠와 스트레스 선생 모두가 친구 20
세실리아 에우다베 지음, 하코보 뮤니츠 로페스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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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도서관에서 <30년만의 휴식>의 저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이무석 박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한 말씀 한 말씀 감동을 주었지만 그 중 한 부분이 유난히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부모님이 밖에서 다른 일로 화난 일이 있을 때 대부분 화난 감정과 표정을 아이에게 그대로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아이는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대부분 화가 난 직접적인 이유를 아이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친절하게 설명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화의 감정을 아이에게 전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사실 부모도 사람인지라 화가 난 것을 아이가 전혀 모르게 하기는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조그만 표정 변화에도 큰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에 너 때문에 화난 게 아니고 어떠 어떠한 일 때문에 그러니까 시간이 필요하다는 솔직한 감정 전달, 정확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곰이 된 아빠와 스트레스 선생>(세실리아 에우다베 지음 / 하코보 뮤니츠 로페스 그림 / 유 아가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12)
이 책에는 성난 곰으로 변해 버린 아빠 때문에 힘들어 하는 주인공 아나가 등장합니다. 아빠가 곰으로 변해 버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엄마는 아빠의 몸 속에 스트레스 선생이 들어가 있어 그렇다고 하지요.

이날부터 아빠의 몸 속에 들어가 있는 스트레스 선생을 만나기 위한 아나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됩니다. 그 만큼 따뜻하고 친절했던 예전 아빠의 모습을 갈망하는 것 같아 보는 사람까지 애가 타게 만들지요.

과연 아나는 아빠를 괴롭히는 스트레스 선생을 만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 선생을 찾아다니는 주인공 아나의 모습이 우리 시대 많은 아이들의 현실이 아닐까싶어 혹 나도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고 있진 않은지 뒤돌아 보게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님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빠처럼 주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사실, 어딘가에 몰두하거나 아무 생각이 없이 무표정하게 있을 때 종종 냉정하게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엄마의 그런 표정에서 까닭없는 불안을 느끼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작업 중 가족 구성원을 동물로 표현해 보는 활동지에 엄마 아빠를 너무 무섭기 때문에 사자, 호랑이 심지어는 천둥 번개라고 쓴
아이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물론 순간적인 감정으로 그럴 수 있다고는 하더라도 어쨌든 아이들이 당시 느꼈을 무섭고 힘들었던 고통이 글로 느껴져 한 동안 우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아이가 엄마 아빠의 몸 속에 들어 있는 스트레스 선생을 찾아 나서지 않도록, 아이가 더 이상 엄마 아빠의 얼굴에서 찬바람 쌩쌩 부는 얼음 마녀를 만나지 않도록, 부모님의 미소 속에서 따뜻한 사랑을 만날 수 있도록 거울 앞에서 미소 짓는 연습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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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집
김희경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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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볼로냐 라가치 논픽션부분 대상을 수상한 <마음의 집>(김희경 지음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창비. 2010)은 폴란드 그림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와 한국의 글작가 김희경, 창비가 공동으로 작업해 한국에서 첫 출간된 책입니다.

 
  라가치 상(Ragazzi Award)는 2년 이내 출간된 전 세계 어린이책 중 창작성, 교육적 가치, 예술적인 디자인이 뛰어난 책에 수여하는 어린이책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로 '아동출판계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립니다. 1966년 제정되어 매년 그 권위와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어린이도서를
출판하는 전 세계 출판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지요.
 
 

 
  <마음의 집>은 철학적인 이야기가 낯선 아이들에게 '집'이라는 현실 공간을 빌려와 자신의 마음을 차근차근 이해하고 돌아볼 수 있도록 합니다.
마음과 집이 한데 어울려 있어 오래 생각하고 몰입해야만 진정한 책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라가치 상 심사평에도 이 책이 한 편의 우아한 시이며, 탁월한 완성도로 추상적인 기하학적 형태들이 완성되어 있으며, 암시적인 구조물들은 이미지와 함께 철학적 대화를 이끌어낸다고 했습니다.

  책은 "우리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도대체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큰 세가지 명제를 던져주고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림책 형식을 빌려왔지만 철학적 깊이는 어른이 읽어도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큰 집에 사는 욕심쟁이
    평생 한집에만 사는 고집쟁이
    매일매일 집 모양을 바꾸는 변덕쟁이처럼
    마음의 집은 모양도 크기도 다 달라
    백 사람이면 백 개의 집이 생기지.
 
    마음의 집에는 문이 있어.
    어떤 사람은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어떤 사람은 활짝 열어 두지.
    문을 아예 닫고 사는 사람도 있단다.
 
    마음의 집에는 방도 있어.
    어떤 방은 넓어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어떤 방은 좁아서 겨우 자기만 들어갈 수 있지. (p. 29 ~ )

  푸른 색 종이를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고 한 문장 한 문장 꼭꼭 씹어 읽으며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르게 하는 힘을 가진 그림책입니다.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대면했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배려하듯이...

  <마음의 집>에 글을 쓴 이희경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철학과 미술사를 공부했습니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프리랜서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기획자로 일하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관 프로젝트인 '모모뮤지엄www.momomuseum.org)'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좀 보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름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Iwona Chmielewska)는 1960년 폴란드 토루인에서 태어나 코페르니쿠스 대학 미술학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작가의 그림책은 질감과 문양이 다른 종이와 천을 이용한 콜라주와 다양한 채색 기법을 사용하여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며, 철학적인 사색의 깊이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가 잠깐 다림질을 하면서 딴 생각을 한 사이 엄마가 아끼는 식탁보에 눌어붙은 자국이 생기자 온갖 걱정을 하면서 이런저런 방법을 찾는 상황을 그린 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를 보면 단순한 그림을 통해 입체적 상황을 연출해 내는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얼핏 허전해 보일 수 있는 그림속에서 기발함이 그 진가를 발휘하지요. 
 
  그리고 최근의 손바느질 그림책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는 종 잡을 수 없는 아이들의 특성을 다양한 동물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이끌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양면적인 감정을 이해하고 장애 아이를 다르게 보는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안내하지요.
 
  이 밖에도 <생각> <생각하는 ㄱㄴㄷ> <생각하는 123> <생각하는 ABC> <반이나 차 있을까반밖에 없을까?> <학교 가는 길> <생각연필> 등이 있습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짧은 문장과 그림이 전해주는 많은 이야기에 매료되어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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