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된 아빠와 스트레스 선생 모두가 친구 20
세실리아 에우다베 지음, 하코보 뮤니츠 로페스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통영도서관에서 <30년만의 휴식>의 저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이무석 박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한 말씀 한 말씀 감동을 주었지만 그 중 한 부분이 유난히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부모님이 밖에서 다른 일로 화난 일이 있을 때 대부분 화난 감정과 표정을 아이에게 그대로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아이는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대부분 화가 난 직접적인 이유를 아이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친절하게 설명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화의 감정을 아이에게 전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사실 부모도 사람인지라 화가 난 것을 아이가 전혀 모르게 하기는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조그만 표정 변화에도 큰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에 너 때문에 화난 게 아니고 어떠 어떠한 일 때문에 그러니까 시간이 필요하다는 솔직한 감정 전달, 정확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곰이 된 아빠와 스트레스 선생>(세실리아 에우다베 지음 / 하코보 뮤니츠 로페스 그림 / 유 아가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12)
이 책에는 성난 곰으로 변해 버린 아빠 때문에 힘들어 하는 주인공 아나가 등장합니다. 아빠가 곰으로 변해 버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엄마는 아빠의 몸 속에 스트레스 선생이 들어가 있어 그렇다고 하지요.

이날부터 아빠의 몸 속에 들어가 있는 스트레스 선생을 만나기 위한 아나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됩니다. 그 만큼 따뜻하고 친절했던 예전 아빠의 모습을 갈망하는 것 같아 보는 사람까지 애가 타게 만들지요.

과연 아나는 아빠를 괴롭히는 스트레스 선생을 만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 선생을 찾아다니는 주인공 아나의 모습이 우리 시대 많은 아이들의 현실이 아닐까싶어 혹 나도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고 있진 않은지 뒤돌아 보게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님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빠처럼 주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사실, 어딘가에 몰두하거나 아무 생각이 없이 무표정하게 있을 때 종종 냉정하게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엄마의 그런 표정에서 까닭없는 불안을 느끼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작업 중 가족 구성원을 동물로 표현해 보는 활동지에 엄마 아빠를 너무 무섭기 때문에 사자, 호랑이 심지어는 천둥 번개라고 쓴
아이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물론 순간적인 감정으로 그럴 수 있다고는 하더라도 어쨌든 아이들이 당시 느꼈을 무섭고 힘들었던 고통이 글로 느껴져 한 동안 우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아이가 엄마 아빠의 몸 속에 들어 있는 스트레스 선생을 찾아 나서지 않도록, 아이가 더 이상 엄마 아빠의 얼굴에서 찬바람 쌩쌩 부는 얼음 마녀를 만나지 않도록, 부모님의 미소 속에서 따뜻한 사랑을 만날 수 있도록 거울 앞에서 미소 짓는 연습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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