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달이 차오른다 달이 차오른다 1
온누리 지음 / 마롱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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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합본이 아니였다... 외전도 구매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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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저택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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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뒷말들을 꿰차고 어느 순간부터 그곳에 자리잡은 커다랗고 오래된 저택.   시시각각 변화하는 계절과 전혀 상관없는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모여드는 시월이다. 

티모시의 독백처럼 시작되는 이 글은,  보통 무시무시하고 음침한 이야기의 조미료 같은 단골들이 하나 둘 소개 될 때마다 마치 이웃집 수다장이가 일상을 떠들어대는 듯 가볍고 친근하게 표현되어 오히려 여유 있을때 부담없이 읽기 좋은 이야기다.

 

미이라도 천 번 할머니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하는 소년 티모시가 듣고 만드는 이야기.

이집트 어느 무덤에서 불려와 저주와 함께 도착한 땅에 정착하는 고양이의 유쾌한 여정이 있고.사랑이 하고싶은 다락방 자유로운 영혼 세시가 있으며.

오늘 밤에는 세상의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안에 깃들어야지.

이제 그녀는 타르 웅덩이 옆 길가의 훌륭하게 토실토실 살찐 귀뚜라미 속에 있었다.   다음에는 철문에 맺힌 이슬방울 속에 있었다.

- p27 본문 중에서

 

그리고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괴상한 아이라서 사랑을 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사랑에 빠져버리면 되잖아!

-p28 본문 중에서

 

 

그리고,

'역사가'로 명명된 작은 아이가 있어, 그들 세상을 말하는 시월의 이야기로 우리를 환상으로 이끌어가며 글 읽기의 소소한 행복을 선물해준다 .

 

 

"죽음이란 신비로운 것이란다."
-
"삶은 더욱 신비롭지. 네가 고르면 된단다. 그리고 삶의 끝자락에서 먼지가 되어 흩날리는 일도, 젊음에 도달해서 탄생으로, 탄생 속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모두 단순히 이상하다고는 표현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니?"
-
"받아들여."
-
"그리고 이 기적을 축하해라."

-본문 p180. <18장 삶을 서두르라> 티모시,어머니,아버지 대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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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별에 사는 여우
채은 지음 / 가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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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예인 소재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잘 읽혔던 글이다.

채원과 이건이 나누는 말들이 튀지 않고 자연스런 대사와 달달함이 [푸른 별에 사는 여우]로 몰입하는데 한 몫 했던 것 같다.

 

 

채원이 이건을 보며 하는 말처럼...

"나..... 뭐, 해줄까?"

"안아 주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서...,."

"그래서 말인데....."

"네가 와서 안길래?"                   - 본문  p313 중에서

 

 

"입술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이렇게 맛있어."

"윤진 맛있는 립스틱 발라줬어.  너 먹으라고."           - 본문  p320 중에서

 

그들이 나누는 이런 마음 한자락을 보여주는 대사가 좋았고,  이별을 고하고 몇년이 흐른뒤 다시 부딪히게 되는 심리 변화가 내게도 그대로 전달되기에 고개 끄덕이며 읽힌건지 모르겠다.   뭐 어찌되었든 간만에 재미있는 현대물을 읽었다.

 

그리고,  

로맨스가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게 했던 요인 살짝 첨가 되어 있다.   심심하면 툭 튀어나와 행패나 부리는 엑스트라처럼 등장했던 세령....적은 분량의 언급만 있었을 뿐인데 많은 이야기를 담아놓은 그 사연이 감춰져 있었다.

내 생각을 말하라면, 차라리 삽입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 싶은 그녀의 아픈 이야기에 잠시 타 작가 [괴X] 이란 글속에서 세령과 비슷한 상황이 떠올라 주춤거렸었다.    과거를 잠식했던 '괴물들'에 의해 현재까지 두려움이 남아있는 여인의 조심스런 첫걸음이 애달펐던 어떤 이야기를....  

로맨스보다는 추악함에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더욱 어루만져주고 싶었던 눈물나던 이 글이 자꾸 겹쳐 눈앞에 맴돈다.

 

지우개로 지울수 없다면 먹물을 끼얹어서라도 가려 보고 싶은 과거의 상처를 고스란히 맞대면 해야 하는 세령의 마음이 너무도 무겁고 아픈건 뭘까?    

'자궁속 더러운 오물 '이였을 '액체'를 세상 밖으로 내놓은 세령의 마음은 지금도 모르겠다.   내 몸 속 암세포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어느 드라마속 남자 대사가 떠오르기도 하고... 치욕을 넘어선 세령의 모성애 였을까?

과연 나였다면?    단순하고 이기적인 나는 아마도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이 글을 읽고난뒤 내게 남는 로맨스의 달달함은 채원과 이건의 몫이고, 강렬하게 새겨지는 감성은 세령이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푸른 별에 사는 여우]가 무거운 글은 아니다.    몰입도 잘되고, 재미있는 감각적인 로맨스 이다.    그런데도 내 가슴에 오래 남는 사연이 아프기만 한 것은 세상이 핑크빛만은 아니라고 보아온 내가 나이 먹어가는 '여자'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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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2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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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의 일본 여행 후기 속에 언급된 소세키 산방 서재 관련 글을 읽은후 부쩍 읽고 싶었던 [마음].   은근한 분위기의 표지부터 호감인 현암사판이 눈에 띄여 데려온게 지난해 가을인데 이제서야 펼쳐본다.

  

[마음]은 흑백 사진으로 지난 시간을 보여주듯 담백하게 '나'의 회상으로 진행 되지만, 내게는 그 현실감이 한참 잠 못 이루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 글이기도 하다. 

 

'나' 의 '선생님'에 관한 생각과 적당한 마지노선 안에서 차가운듯 피곤하지 않은 거리감은 최근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알고 싶어 하지만, 사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보다는 넘겨버리는 것을 선택하는 '나'에 공감하며 어둠의 적막을 핑계 삼아 잠시 생각하고 이제 막 읽기 시작한 글에 줄 한번 그어본다.

 

 

 만약 내 호기심이 다소라도 선생님의 마음을 탐색하는 쪽으로 작용했다면 두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공감의 실은 그때 가차 없이 뚝 끊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 [마음] p31 본문 중에서

 

 

 

" 자네는 아마 나를 만나도 여전히 어딘가 외로운 기분이 들 거네.   나한테는 자네를 위해 그 외로움을 근본적으로 없애줄 만한 힘이 없으니까 말이야.  자네는 조만간 다른 방향으로 팔을 벌려야 하겠지."   -[마음] p33 본문 대화중에서.

 

<선생님과 나>에서 그들이 나누는 말 한마디가 하나 둘 현재를 살아가는 내게 쌓여가고 있다.   좀더 밤이 깊었으면 독서가 아니라,  나도 어쩔수 없는 ‘마음‘ 그 속에 천천히 물들어 가느라 글 한줄에 생각만 늘어질 뻔 했다.

 

 

 

˝하지만 그이는 세상을 싫어하거든요.  세상이라기보다 요즘은 인간이 싫어진 걸 거예요.  그러니 인간의 한 사람인 저를 좋아할 리 없지 않겠어요?˝
-[마음] p57 본문 사모님과 대화중에서.

선생님 마음속에는 세상 그 무엇에 대한 애착이 전혀 없어 보이는건 뭐지?   

아직 글 초반이라 이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게 찾아온 생각.
아, 선생님은 어딘가 떠나야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시간은 적당한 거리감이 주는 무심함에서 알고자하는 마음 간섭으로 변하기도 한다.   '나'도 결국은 변화하는 인간이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녔든지.

 

 

 

" - - - 내 머리로 정리한 생각을 무턱대고 숨기지는 않네.  숨길 필요가 없으니까.   하지만 내 과거를 모조리 자네한테 이야기해야 한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일 거네."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과거가 낳은 사상이라서 저는 중요시하는 겁니다.   그 둘을 분리한다면 저에게는 거의 가치 없는 것이 되고 맙니다.  저는 혼이 들어 있지 않은 인형을 받은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 [마음]  p 90 본문중에서

 

 

초반에 나누던 짧은 대화가 함축적이고 여러 갈래 '마음'이  보였기에 나 역시 글 읽기를 멈추고 그들의 생각에 아하 끄덕, 현실의 나와 공감되어 끄덕.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고 여기저기 참견할 즈음의 나이 먹은 부모님들이 하시는 말씀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였다.  

머물던 시간도, 사는 나라가 달라도 자녀를 탓하는 말씀들은 항상 같기에 아픈 아버지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웃음이 났던 부분.

 

"옛날에는 자식이 부모를 부양했는데 어떻게 된 게 요즘은 부모가 자식을 먹여 살린다니까"

- p 122 [마음] 본문 <부모님과 나> 중에서

 

어딘가 염세적으로 보인 선생님.

만약, 첫 전보를 받고 '나' 랑 '선생님' 의 만남이 이뤄졌다면 다른 결과물이 나왔을까?

처음부터 '선생님'에 빠져든 '나' 라면 오히려 그에게 동화되어 더 지독한 외로움과 허무를 맛봤을지도 모르겠다.  

간결하게 쏙쏙 들어오는 문장이 좋았고, 밤이 주는 고독으로 그들에게 물들어가며 넘겨본 이글은 과거에 붙들린 '선생님'도, 그에 의지하는 '나'도 그 방향을 알수없는.[마음] 이였다.

 

" --- 사랑의 만족을 맛본 사람한테서는 좀 더 따뜻한 말이 나오는 법이거든. 하지만... , 하지만 사랑은 죄악이네. 알고 있나?"
- [마음] p45 본문 대화중에서.

" 믿지 않는다는 건 특별히 자네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네. 인간 전체를 믿지 않는다는 거지."
- [마음] p49 본문 대화중에서.

나는 어두운 인간 세상의 모습을 기탄없이 자네에게 보여주겠네. 하지만 두려워해서는 안 되네. 어두운 것을 가만히 응시하고 그 안에서 자네에게 참고가 될 만한 것을 붙잡게.
- [마음] p151 본문 선생님의 편지글 중에서.

현실과 이상의 충돌, 그래도 아직 불충분했지. 나는 결국 K가 나처럼 혼자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갑자기 결심한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지.
- [마음] p267 본문 선생님의 편지글 중에서.

그런 단계를 하나하나 지나면서 남에게 채찍질 당하기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채찍질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 자신이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는 자신이 스스로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 하는 수 없이 나는 죽었다 생각하고 살아가기로 결심한 거지.
- [마음] p269 본문 선생님의 편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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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 떠나올 때 우리가 원했던 것
정은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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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감성을 그대로 사진으로 담고 그림으로 옮겨놨는데, 여행 에세이라서 그런가 잔잔하던 나의 마음까지 엄청나게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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